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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263화 (263/305)
  • 제263화

    이 더러운 놈들이 이미 선수를 쳤더라고.

    “동료들을 순조롭게 강화한 건 좋은데… 저건 어떻게 해야 하려나?”

    [궤도 폭격은 이미 먹히지 않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주 특별한 공간계 결계가 펼쳐져 있다고 보여집니다.]

    남극 대륙.

    대륙이라고 할 만큼 제법 큰 땅덩이와 얼음으로 이루어진 지역인데…….

    문제는 그 거대한 땅덩이 전체가 반구 형태의 돔(dome)으로 뒤덮여 있다.

    완전히 검어서 안쪽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그 돔은 크기도 어마어마해서, 궤도 폭격을 써도 반응이 없다.

    폭발이나 그런 것도 관측되지 않으니, 저 돔 형태의 결계가 외부의 모든 것을 차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새끼들……. 내가 저기다가 초대형 차원 방벽 생성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려고 별 수작을 다 부리네.”

    [어리석군요. 성좌들도 주군께서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모르나 봅니다.]

    “그런 것 같네. 그러면 나야 일이 더 편하지. 초대형 차원 방벽 생성기를 굳이 남극에 지어야 하는 이유는 그게 더 균일하기 때문일 뿐이라는 걸 모르나 봐.”

    효율이 떨어져서 그렇지.

    다른 데 지어도 작동은 한다.

    그렇지 않았으면 초소형과 소형 차원 방벽 생성기들의 힘을 연동해서 지구 전체를 덮는다는 발상을 어떻게 했겠어?

    [헤파이스토스가 해당 정보에 대해서 다른 성좌들에게 알리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제작 계열의 성좌나 결계 전문의 성좌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일 수 있지요. 아니라면…… 기만책일 수도 있습니다.]

    “하긴. 성좌들이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걸지도. 다 알고도 저런다는 건 다른 계략이 있다… 이거인가?”

    [그게 무엇인지는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 그러면 우리는 우리가 할 일을 해야겠네?”

    [예.]

    “재산 상황은?”

    성좌가 되면서 나는 내 따봉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지금 현재 내 따봉은 6억 정도.

    저번에 홀라당 다 썼고, 우리 팀원들을 강화시키고 남은 게 이 정도. 물론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중이라서 6억이나 있는 상태지.

    실시간으로 상승 중이니 가능한 숫자. 하지만 재산 상황 같은 건 나도 모른다.

    [현재 순수한 자금으로 302조 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야. 미쳤네.

    [초소형 차원 방벽 생성기는 1가구당 평균 5개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세대의 빌라, 아파트, 오피스텔 같은 공동 거주 구역의 경우에는 소형 차원 방벽 생성기를 건물의 규모에 따라서 적게는 3개, 많게는 10개도 설치하고 있습니다.]

    척량은 주둥이로 앞발을 핥았다.

    [거기다 이미 서울은 완전하게 새로운 던전이 나타나지 않는 지역으로 변모하였으며, 그것은 전 세계 국가들의 수도도 전부 동일합니다.]

    호오?

    [미국의 워싱턴,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파리 등등의 수도는 모두 완전 방어가 된 상태이며, 거대 도시들 대다수도 이미 완전 방어가 완료되었습니다. 덕분에 결계석은 실험용을 제외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게 되어 가격이 폭락 중입니다.]

    “그런 상황이니까 내가 돈을 이렇게 벌어들였다 이거지?”

    [그렇습니다.]

    “미쳤구먼. 나 혼자 세계 구원할 듯? 아니. 정확히는 전 세계인의 ‘돈’이 세계를 구하는 거겠지만.”

    ‘경제가 세계를 구한다!’ 같은 표어라도 내걸어야 하려나.

    [사실 남극에 초대형 차원 방벽 생성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이대로면 팔 개월 안으로 차원 방벽이 완벽하게 완성됩니다. 그만큼 초소형과 소형의 차원 방벽 생성기의 판매가 빠릅니다. 생산되는 양이 판매되는 것보다 느린 상태니까요.]

    “내가 지금 여러 가지 스킬 떡칠로 생산력이 10배 증가했는데도 그래?”

    [예. 모자랍니다. 포션도 만들고 계시니까요.]

    “해결되려면 내 생산성이 얼마나 더 올라야 하는데?”

    [지금의 상태에서 5배입니다.]

    “최초 상태에서 50배 증가하라는 거잖아, 그거.”

    [성좌시니 괜찮습니다.]

    그게 무슨 미친 짓이냐?

    [하지만 도움이 됩니다. 이미 느끼고 계시겠지만 차원 방벽 생성기가 설치된 지역에서 따봉이 빠르게 수급되고 있지 않습니까?]

    갓튜브에서 따봉이 찍히면 그게 포인트로 전환되어 내 힘이 된다.

    성좌가 된 이후에는 2배로 더 먹고 있다.

    그게 내 권능이니까.

    그런데 갓튜브의 따봉이 아니더라도, 순수하게 나를 보고 감탄하거나 놀라는 등의 마음을 가지게 되면 그걸로도 따봉이 쌓인다.

    척량의 말은 저 차원 방벽 생성기가 일종의 수신기가 되어 그 근처에서 나를 떠올리는 이들에게서 따봉을 자동으로 수급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미 느끼고 있긴 했다.

    안 그러면 이렇게 미친 듯이 따봉을 얻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면 네 대전략은…….”

    [예. 주군의 제작품으로 세상을 채우시옵소서. 그로써 세상은 주군의 것이 되는 것이옵니다.]

    척량의 말에 팔짱을 끼고 생각을 정리했다.

    내가 만든 물건.

    당연히 돈 받고 판매했지만, 사실 그것의 소유권은 여전히 나에게 있다.

    내가 일반적인 필멸자였다면 이건 사기다.

    하지만 내가 성좌이기 때문.

    내 소환체로 취급되는 만능 기계가 만든 물건은 당연히 나의 힘이 서린 채로 제작된다. 그것은 곧 성좌인 나 [갓튜브 소설 슈퍼스타]의 성물인 것.

    그래.

    성물.

    내가 만든 포션도 성물이고, 내가 만든 차원 방벽 생성기고 성물이다.

    그 외에 내가 만드는 모든 게 다 성물이다.

    특별한 어떤 힘을 불어넣지 않았기 때문에 다들 모르지만.

    그러니 언제든지 저것들의 영향력을 내 마음대로 조종 가능했다.

    어찌 보면 척량의 말이 맞을지도.

    나는 이미 지구 전체를 장악한 흑막이 되었다.

    그러니 계좌에 몇백조 원이 있다고 쫄면 안 될 듯.

    계좌에 수천조 원을 쌓아도 모자라다.

    이미 지구는 내 수중에 들어와 있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그렇다면…….

    “더 화끈하게 움직여도 되겠다.”

    [화끈하게 말씀이십니까?]

    “그래. 정비가 사장 연결해.”

    [알겠습니다.]

    통화음이 뚜-뚜-하고 이어진다. 그리고 내 앞으로 화상이 나타났다.

    -우리 사랑스러운 성좌께서 무슨 일로 다시 연락을 하셨나?

    “헛소리는 혼자 계실 때 하세요. 일 때문입니다.”

    -급한 일?

    “급한 일이죠.”

    -좋아. 어떤 일인데?

    “제가 프로그램 쪽은 잘 모르거든요. 이제부터 골렘을 찍어 낼까 하는데, 그 골렘에 탑재할 AI를 제작하는 데 도움이 필요합니다.”

    -전투 병기라도 만들려고? 골렘이 쓸 만하지만 각성자만큼 훌륭하지 않을 텐데…….

    그녀는 화면 안에서 막대사탕을 하나 꺼내서 입에 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렸다.

    “자원 채취용입니다.”

    -자원?

    “예. 자원.”

    돈 주고 자원을 사오는 것도 쓸 만하지만, 직접 캐내면 공짜 아니냐?

    시간이 든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자원 채취를 위한 AI라면 이미 있어. 하드웨어를 담당할 기체도 있고. 굳이 네가 뭔가 만들 필요는 없을 텐데?

    “둘 다 설계도가 있습니까?”

    -흐응. 있어. 메일로 보내 놓겠어. 만약 뭔가를 한다면 그 결과물을 보여 줘야 해.

    “그러죠.”

    그녀는 한쪽 눈을 찡긋해 보이고는 통신을 종료했다.

    [파일 왔습니다. 주군.]

    “좋아. 그러면…….”

    나는 돔 형태로 뒤덮인 남극대륙을 내려다본다.

    그 넓이 전체는 미국을 하나 집어넣어도 자리가 남을 정도로 크다.

    그리고 그 전체가 검은 돔에 뒤덮여 있다는 건 분명히 좋지 않은 징조다. 일단 결계 같은 저 돔부터 박살 내야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 * *

    정진 컴퍼니 알파 팀은 5성급 던전을 돌파하고 있는 중이었지만, 이대로는 인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엄지척의 사도가 되고, 여러 스킬을 얻은 끝에 강대한 힘을 손에 넣었음에도 그랬다.

    5성급 던전들도 그 안에서 격차는 천차만별이기 때문!

    그간 정지한의 기이한 정보를 이용해 나름대로 4인 파티로 갈 수 있을 만한 곳으로 다녔지만, 난이도가 급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인원을 새롭게 충원하기로 했고, 마침 적당한 이들이 있었다.

    타마 그룹.

    바로 필리핀에서 엄지척의 권속이 되었던 이들!

    그들 역시 엄지척의 [하사]를 받아서 스킬들을 고르게 얻었기에 강해졌으며, 엄지척의 권속이기 때문에 더욱더 믿을 만했다.

    그리고 지금.

    백탄의 마카우는 필리핀에 계속 자리 잡고 있지만, 다른 두 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인간이랑 다를 바가 없는데요?”

    정진 컴퍼니의 트레이닝 룸.

    이름은 룸이지만, 사실 대형 운동경기장 하나의 크기를 자랑한다.

    내부는 각종 스킬과 마법, 그리고 특별한 재료들로 만들어져 있어 외부에서 내부를 관측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물론 내구성 역시 뛰어나서 어지간한 힘으로는 흠집도 나지 않았다.

    유사시에는 대피소로도 쓰이게끔 되어 있지만, 이렇게 내구도에 집착한 까닭은 헌터들의 능력을 마음껏 쓰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알파 팀 4명은 필리핀에서 건너온 두 명을 맞이하고 있었다.

    베르나데 이트.

    드루이드 워리어이면서, [뒤틀리고 변이된 지성체]가 되었던 그녀는 분명 보통의 인간하고는 다른 형상을 하고 있었던 과거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필리핀계와 이탈리아계의 혼혈 같은 외모의 그녀는 선글라스를 하나 낀 채 검은 정장 슈트를 입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자신을 다니엘 엔조라고 소개한 근육질의 거한이 서 있었다.

    엔조 역시 검은 정장 슈트를 입었고,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다.

    어찌 보면 깔맞춤 복장을 하고 있다고도 보여질 정도.

    “성좌님의 은총으로 종족을 변경하는 데 성공했으니까요. 마카우 님은 여전히 그 상태로 남기를 고집하셨지만요.”

    이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트 님은 그때도 뵈었으니 알겠는데……. 이분은 어떤 분이신가요?”

    “방금 전 소개드렸듯이 다니엘 엔조라고 합니다. 성좌님을 섬기는 성기사지요.”

    근육질의 거한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변했다.

    그리고 그의 직업 능력에 다들 놀라고 말았다.

    성기사!

    “본래는 어떤 성좌의 성기사였습니까?”

    정지벽의 질문.

    과거 어떤 성좌의 성기사였는지 묻는 이유는 별게 아니다.

    지금은 이자가 엄지척의 권속이니까!

    소속이 바뀐 것이니 중요한 문제였다.

    전에 이 성기사가 섬기던 성좌가 만약 사악하다면?

    보복이 뒤따를 수도 있으니까.

    거기다 굳이 사악하지 않다고 해도 보복은 언제든 올 수 있다.

    배교는 보통 신벌로 처벌받기 때문이다.

    “지금도 저는 [하늘과 바다를 속인 새]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너그러우신 [갓튜브 소셜 슈퍼스타]님의 은덕이지요.”

    “호오!?”

    “아……. 물론 저는 [갓튜브 소셜 슈퍼스타]님도 섬길 수 있게 허락받았습니다. 때문에 저는 두 분의 은총을 전부 느끼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다행이었다. [하늘과 바다를 속인 새]는 대협이셨다.

    넓은 마음으로 봐준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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