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260화 (260/305)
  • 제260화

    -이야, 하다 하다…… 거기까지 갔네.

    -저거 보호막에 질량 강화도 건 것 같아.

    -[블레이즈 워크]까지 쓰니까 불타는 쳇바퀴 완성이네.

    -저 던전이 저런 식으로 깨지는 거였어?

    ↳ㄴㄴㄴ 원래면 서른 명이서 팀 짜서 한 달 동안 깨야 하는 던전임.

    -그걸 햄볼로 굴려?

    -여윽시 엄지다乃

    -엄지는 자기모에화에 진심인 놈임 이쯤 되면 장인이고 광기임.

    ↳자기모에화 외길인생 ㅇㅈ

    ↳자기모에화 무형문화재

    ↳살아있는 자기모에화 그 자체이신 분乃

    던전 소멸을 하는 영상은 생방송임에도 이미 모여든 사람의 수가 전 세계에서 6,000만 명이 넘었다.

    그리고 생방송은 갓튜브에 찍히는 따봉이 아니더라도, 따봉이 올라간다.

    전 세계 사람들의 감탄이 다이렉트로 엄지척에게 전해지니까.

    성좌가 된 이후 엄지척은 따봉을 2배로 얻을 수 있게 되었기에, 그야말로 미친 듯이 따봉이 오르고 있다.

    이윽고 던전을 모두 소멸시킨 엄지척.

    방송을 끄지 않은 채로 북극 건설 기지로 들어가 그대로 바닷물을 향해 몸을 던졌다.

    -뭐야? 뭐하는 거야? 왜 잠수해?

    -何してるの?(뭐하는 거야?)

    -What? What are you doing?(뭐야? 뭐하는 거야?)

    -으아, 나 심해공포증 있다구우우우!

    엄지척이 방송을 켠 것은 몬스터를 처리할 때부터였기에, 이 심해에서 그가 무슨 일을 했었는지 시청자들이 알 길이 없었다.

    그사이.

    엄지척은 심해 아래에서 빛나고 있는 차원 방벽의 밑단에 도달했다.

    -저게 뭐야!?

    -저게 그 아틀란티스의 유적인가 뭔가냐?

    -어? 엄지가 뭔가 한… 커지고 있어!!

    ↳바… 바벨탑?

    -차원 방벽이다! 저거 저번에 엄지가 방송한 차원 방벽이야! 근데 저게 저렇게 컸었어?

    ↳킬로미터 단위라고는 했었는데……. 진짜…… 압도적이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리고 모두가 보는 와중에 엄지척은 기둥을 쌓아 올린다.

    이렇게 하면 겸사겸사 따봉도 받기 좋고, 세계를 구원하기에도 편하다.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이 빠르게 성장해 갔다.

    순식간에 그 거대한 것은 해수면을 뚫고 북극 건설 기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대로 계속해서 커지고, 커진다.

    인간이 건축한 그 어떤 건축물보다도 높이.

    하늘을 뚫을 듯이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이윽고 거대한 기둥의 성장이 끝났을 때.

    “방가방가 비이이이이임--!”

    엄지척은 양팔을 교차하며 포즈를 취했다. 그의 머리 위로 척량도 함께 포즈를 취했다.

    그것의 몸체 전체에 기하학적인, 마치 기계의 회로 기판 같은 문양의 빛이 생겨나 번쩍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마력을 조금이라도 가진 이들 전부가 이변을 알아차렸다.

    무언가가 세계에 일어나고 있다.

    북극 건설 기지의 주인이자, 이제는 엄지척의 사도가 된 정비가는 기지 전체를 조율하고 조종하며, 버프를 걸어주는 특수 건물인 [중앙 지휘실]에서 모니터 너머의 하늘을 보았다.

    마력을 회복하느라 포션을 마시던 필 그랜트 역시 놀란 표정으로 하늘을 본다.

    보호막 밖으로 나가 도끼를 휘두르던 바이킹이란 직업의 헌터 게롤트 역시 싸움을 멈추고 하늘을 직시했다.

    벨라티나, 아르칸, 제임스, 마틴, 호르쇼프, 키릴, 아웅산, 니할랍, 올트, 구베, 밀튼, 세릴카, 렐리아, 다론, 젝스카, 쿠베트, 하렐시, 호유나, 곤도, 벡스, 할람, 이트라, 아이샤, 제시카, 메일즈, 박상배, 쥐랭…….

    북극 건설 기지의 모든 이들이 하늘을 보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의 사람들이 전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것은 일찍이 없었던 대이적.

    아무도 해낸 적 없던 거대한 기적.

    촤아아아악!

    하늘을 뒤덮으며 거대한 빛의 파장이 번져 나가고 있다.

    새파란 그 빛의 파동은 원을 그리며 점점 넓어진다.

    이윽고 세계 전체가 빛의 파장에 뒤덮이자, 그 빛은 그대로 사라졌다.

    -쩐다…….

    -저게 뭐야? 뭔 빛이…….

    -우리 집 위에도 지나갔어.

    ↳나도.

    ↳너도? 나도!

    -Me, too.

    -어. 뭔가 메시지 같은 게 떴는데…….

    [불완전한 세계 보호 차원 방벽이 완성되었습니다. 절반의 완성으로 효과가 떨어집니다.]

    세계가 뒤집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 *

    -불완전한 세계 보호 차원 방벽이 완성되었습니다. 절반의 완성으로 효과가 떨어집니다.

    -불완전한 세계 보호 차원 방벽에 의해서 5성급 이상의 던전이 자연적으로 출현하지 않습니다.

    -불완전한 세계 보호 차원 방벽에 의해서 4성급 이상의 던전이 자연적으로 출현하지 않습니다.

    -불완전한 세계 보호 차원 방벽과 같은 종류의 차원 방벽이 감지되었습니다. 차원 방벽이 연동되어 불완전함을 보완합니다.

    -차원 방벽 전개 현재 65%

    “해냈다아아아아아!”

    소리 질러어어어엇! 내가 해냈다아아아!

    너무 기뻐서 두 손을 번쩍 들고 소리 질렀다.

    [주군! 대업을 성공하신 것을 축하드리옵니다!]

    척량이도 성공 축하를 해 준다.

    차원 방벽 전개 65%.

    이게 무슨 말을 뜻하느냐?

    일단 이번에 지은 게 본래 지으려던 것의 5분의 1 크기니까. 사실 10% 정도 출력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왜 65%냐고?

    그만큼 차원 방벽 생성기 소형과 초소형이 어마어마하게 팔렸다는 의미다.

    그것들과 연동이 되었기에 단번에 65%가 된 것.

    이대로 소형과 초소형만 계속 팔아도 지구 전체를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북극과 남극에 축이 하나씩 있어야 하거든.

    이제, 하나 더.

    남극에서 하나만 더 만들면 튜토리얼의 기한을 더욱 뒤로 밀어버릴 수 있다.

    아예 튜토리얼을 없애 버릴 수는 없겠지만, 인류 스스로 튜토리얼이 끝난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가 될 거다.

    지금보다는 기술도 발전할 것이고, 사람들의 레벨도 더 올라갈 테니까.

    적어도 [절망]이 보여준 그 멸망하는 미래에 나오는 괴물들과 싸울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살아남든가 뭘 하든가 할 거 아냐.

    [주군. 따봉이 어마어마합니다.]

    척량의 목소리에, 생각에서 깨어났다.

    슬쩍 방송의 채팅창을 보니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채팅장 올라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뭘 볼 수가 없다. 돈을 내고 글을 쓰는 사람들도 부지기수.

    시청자 수는 1억 명을 돌파하고 있었다.

    생방송 시청자가 1억 명인 거 실화냐?

    이 인간들이 다 거대 햄볼로 던전 깨는 거 보려고 모였어?

    [아, 그건 못 참죠~ 주군.]

    그렇군. 나도 그건 못 참을 거 같군.

    척량. 슬슬 방송은 꺼.

    [예. 주군.]

    척량이 방송을 종료했다.

    자, 그러면. 생각을 정리해 볼까? 이렇게 되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척량?

    [승천을 노리는 인간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겁니다. 그들은 보편적인 인간들의 사회 속에서 숨어서 주군의 행동을 방해하려고 하겠죠. 음해와 선동도 하기 시작할 겁니다. 다만 주군의 인기가 아주 드높기 때문에, 이게 먹히지 않을 테지만요.]

    음해와 선동이라…….

    하기사 언론은 돈을 가진 이들의 편이니, 그런 일도 있을 수 있지.

    그렇게 해서 정치권의 행동도 방해.

    결과적으로 남극에서의 건설을 방해하려고 할 것이다. 이거겠지?

    [그것은 양지에서의 공격입니다만, 음지에서의 공격도 본격적으로 할 겁니다. 암살 혹은 유인책 등의 행동으로 주군을 제거하려고 할 것이며, 전과 다르게 강력한 전력을 사용하겠죠. 혹은 그들의 수장이 직접 나설 수도 있습니다.]

    일전 스페인에서는 별거 없었는데…….

    [주군께서 궤도 폭격으로 쓸어버렸기에 별거 없었던 것뿐입니다. 그들도 세력이 있고, 주군의 궤도 폭격을 무효화하거나 궤도 폭격이 닿지 않는 장소에서 전투를 벌이려고 할 테죠.]

    그건 주의해야겠지만…….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가야 한다고 하잖아?

    함정 자체를 박살 낼 생각도 해야겠는걸.

    [물론입니다, 주군. 힘이 있다면, 계략도 정면에서 분쇄하실 수 있으니까요.]

    좋아. 그렇게 하자고.

    차원 방벽 기둥 하나 세우느라 그간 모은 따봉을 다 털었는데…….

    금세 2억 정도를 회복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야.

    -엄지척. 해냈구나! 이걸… 이걸 해낼 줄은 몰랐는데…….

    정비가 사장의 목소리가 나에게 들려왔다. 사도의 능력 중 하나. 성좌에게 목소리 전달하기다.

    마력이 아닌, 포인트를 소모해야 하는 능력.

    내가 성좌가 되고 보니 알게 된 건데, 일반 헌터들이 가지는 포인트라는 건 몬스터를 쓰러트릴 때 얻게 되는 ‘카르마’다.

    업보 혹은 카르마, 혹은… 인과율이라고 부르는 힘.

    그것들을 축적하고 있다가 헌터 상점에서 스킬이나 아이템으로 바꾸는 것이다.

    따봉 포인트가 경외감을 중심으로 한다면, 카르마는 운명론적인 세계를 구성하는 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옷을 도로 갈아입고는 그녀가 들어가 있는 거처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위웅.

    공간을 넘어 그녀 앞에 도착하자, 그녀가 놀란 표정이 된다. 그러고는 곧 웃어 보였다.

    이 양반이 저렇게도 웃을 수 있었구먼?

    짝짝짝짝.

    “훌륭해. 성좌라고 해도 전혀 믿지 않았는데.”

    “그래도 해냈잖아요?”

    “그래. 설마, 이 세계를 이렇게 지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그녀의 표정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흘러내렸다.

    “일이 이렇게까지 진행되었으면, 나머지도 해야겠지?”

    “물론이죠.”

    “그럼 이걸 봐 봐.”

    그녀가 손가락을 딱 튕긴다.

    그러자 그녀와 내 가운데에 영상이 나타났다. 지구의 영상.

    “이미 차원 방벽 생성기의 힘으로 지구 전역에 얇은 차원 방벽이 생긴 상태야. 내 계산이 정확하다면, 현재 차원 방벽의 완성도는 61%. 남극에 2번째 기둥을 세우면 그걸로 파국을 피할 수 있어. 문제는 남극에 새로 짓는 시간.”

    여기의 건설 장비와 기타 등등의 자원을 전부 이동시키려면 적어도 몇 달은 시간이 소모될 것이다.

    “그리고 안전.”

    [정비가의 지적이 옳습니다. 이 북극의 기둥도 계속해서 지켜내야 합니다. 만약 파괴된다면 차원 방벽은 다시 얇아지겠죠.]

    그렇겠지.

    “여기 일이 다 끝난 게 아니라는 건 너도 이해하지? 이곳의 기둥도 계속 지켜야 해.”

    “그건 UN에 맡기도록 하죠.”

    지금까지는 민간인인 내가 정비가와 일을 진행했다.

    거기에 각국에서 숟가락 얹는답시고 자원과 인력을 보낸 것뿐.

    그러니 이곳의 방어는 이제 전적으로 UN 같은 곳에서 해야 하지 않을까?

    “흥. 그놈들이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시간은 벌어주겠죠. 제가 지구에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으니까요.”

    “시간 벌이라… 그러기 위해서는 방어 시설을 더 보강해 두고 가야겠는데. 엄지척, 네가 보기에 파멸의 유예 시간은 얼마나 남았지?”

    [일전의 튜토리얼 가이드와 제 계산 능력을 동원한 결과. 현재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있습니다.]

    1년도 안 남았었는데 2년으로 늘었다니 감개무량하구나…….

    “2년입니다.”

    “2년……. 적들도 그걸 알 거 아냐? 앞으로가 더 어려울 거야.”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도 열심히 해야죠. 일단 여론도 움직일 거지만, 돈과 협박 같은 일도 할 수 있으면 해야죠.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니까요.”

    “멋진걸? 좋아. 나도 방법을 마련해 놓겠어. 일단 이곳에 요새를 3개월 정도 세우고, 그다음 남극으로 이동할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리고 내 집을 향해 헤르메스의 발걸음을 사용했다.

    조금 지켰으므로.

    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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