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246화 (246/305)
  • 제246화

    휘두른다. 휘두른다. 휘두른다. 휘두른다. 휘두른다. 휘두른다.

    검을 휘두르면서 알게 된 게 있다.

    -완벽한 호흡!

    -완벽한 자세!

    -완벽한 힘의 배분!

    -숙련도가 증가합니다!

    -천무지체의 효과로 숙련도가 대폭 증가합니다!

    무신의 수련 공간.

    이곳에서 단순 수련을 하면 숙련도 메시지가 뜬다! 전에 무공 수련을 할 적에는 안 떴는데…….

    기초라서 그런 건가?

    슉. 슈슉. 슉슉. 슈슈슉!

    한 초식당 일만 번. 십이 초식 전부 일만 번씩 십이만 번!

    무신의 수련 공간에서는 반의반도 못 채우고 튕겨져 나오기 일쑤.

    현실에서도 검술 수련을 계속했다.

    휘두르고. 휘두른다.

    놀랍게도 하다 보니 무아지경에 이를 정도였다!

    이게…… 즐겁다니. 내가 뭔가 이상해진 건가!

    무언가 보이는 것 같은 기분.

    느껴지는 것 같은 감각. 그 와중.

    하루의 시간이 지나면 바로 무신의 수련 공간으로 다시 들어갔다.

    똑같은 메시지를 들으며 계속해서 검을 휘두른다.

    -천무지체의 효과로 숙련도가 대폭 증가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달았다.

    12만 번의 초식 전개를 해내는 데 딱 6시간을 소모했다는 것을.

    30분 만에 1만 번의 초식을 전개하는 데 성공하고 말았다.

    이게… 기초의 힘인가?

    -스킬 [검계무리]를 습득하셨습니다!

    그리고 내 앞에는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검계무리劍界武理]

    등급 : 레전드

    검술이라는 것의 이치를 뜻하는 정신적 경지.

    검계무리를 깨우친 자는 검의 경계를 걸을 수 있다.

    기능 : 검 숙련도 300% 상승.

    기능 : 검 공격력 100% 상승.

    기능 : 검 스킬 효과 100% 상승.

    음! 아주 강력한 스킬을 얻었다.

    그리고 이게 뭔지도 알 것 같다.

    검, 그 자체에 대한 무술의 이치를 터득하고 만 것이다.

    무섭다, [천무지체]. 거기에 [인간]과 [진인] 효과까지 중첩되어서 이런 결과가 일어난 걸지도.

    무공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말해서 내가 익힌 것은 [인간]의 [무공]이니까.

    연체동물 형태의 이계인을 위한 무공을 익히고 있는 게 아니니까 당연히 [인간]과 [진인]의 효과를 전부 받는다.

    [천무지체]의 효과도 강력한데, 이 두 가지 효과까지 있어서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검계무리]를 터득한 것이겠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나는 [심검]이 무엇인지 더욱 확실히 깨우쳤다.

    이거… 애초에 [심격]이 [심검]으로 변한 거였어.

    [심격]이란 마음으로 공격한다는 것. 내 의지가 세계의 규칙에 끼어들어 상대를 때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생각만으로 꿀밤을 먹일 수 있다구!

    그게 검의 형태를 띠고 베거나 찌르는 것이 [심검]인 것.

    [심격]이 뭔지도 모른 채 어거지로 [심검]을 쓰고 있었으니……. 무신이 혀를 찰 만하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거의 대부분의 것을 [베어낼 수] 있다고 느낀다.

    마치 물고기가 물을 타는 것 같은 자연스러운 감각.

    이 감각이 진짜인지는 확인해보면 알겠지.

    서걱!

    쩌어어어억!

    무신의 수련 공간. 그 자체가 베어졌다.

    새카만 어둠이 내 앞에 드러난다. 그리고 천천히, 그 검은 갈라짐은 아물어 가면서 사라졌다.

    좋아. 이제부터 나는 차원을 가르는 남자다!

    다만…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것처럼 차원을 가르고 어디로 이동하는 건 못 하지만.

    차원을 갈랐다 뿐이지, 저 갈라진 안쪽이 어딘지는 나도 모른다.

    만약 저기로 들어갔다가 괜히 지구로 못 돌아오면 배드 엔딩이에요.

    하와와와, 착한 어른이는 바보짓은 하지 않기로 해요.

    나중에 나올 적들이나 처박아주면 될 것 같아요.

    다만 지금 이 정도면 어지간한 결계나 봉인 같은 것들은 전부 내가 잘라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여기서 더욱 수련해서 [심원검계]를 익혀내면, 개념적인 것도 잘라낼 수 있게 되는 것.

    차원 방벽 건설 와중에 공격받게 되면 이걸 쓰면 되겠지.

    [대공의 성취를 경하드립니다. 주군!]

    “고마워. 그나저나 시간이 얼마나 흘렀더라?”

    [검술 수련을 하신 지 현실에서는 열흘이 지났습니다. 무신의 수련 공간까지 합하면 20일 정도 수련을 하신 것이 되지요.]

    “20일 만에 이 정도 수준이라니. 내가 한 거지만 감격스러운걸. 나 수련하는 동안 별일은 없었지?”

    수련을 하느라 대외적인 연락에 대해서는 척량에게 맡겨두었었다.

    [별일은 없었습니다. 동생분께서 잠깐 보러 왔었고, 정비가는 이미 배와 자재 그리고 사람들을 모아 북극을 향해 출발시켰습니다.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전부 출발했습니다.]

    “빠르네.”

    정비가 사장님이 아주 일을 잘하셔.

    하긴 내가 3조 원이나 줬으니…….

    [열흘 후면 북극에서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주군께서 그 자리에 계셔야 할 겁니다.]

    “좋아. 그러면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할 일은 이제 하나뿐이다.”

    [무엇입니까?]

    “바로 영업이다!”

    그것도 홈쇼핑으로!

    나는 즉시 옷을 갈아입고, 펜트하우스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촬영장으로 향했다.

    세계의 기득권 새끼들이 차원 방벽 만드는 것에 도움을 안 주겠다고? 그러면 내가 방법을 바꾸면 되지.

    적자생존 하자며?

    좋아. 내가 진짜 적자생존이 뭔지 보여 주마!

    * * *

    아담 브론즈는 아주 바빴다.

    얼마나 바빴냐면, 하루에 2시간 정도 쪽잠을 자고 다른 모든 시간을 일에 쏟아부어야 할 정도.

    인생 즐기며 사는 욜로족인 그가 이렇게 미친 듯이 자신을 갈아대는 이유?

    뉴저지의 일이 다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

    외눈거인의 진지를 파괴하고 뉴저지를 구원했지만, 전리품을 나누는 문제는 첨예한 이권이 대립하는 일이었다.

    특히 외눈거인들의 사체는 큰 가격으로 거래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파괴된 도심지의 복구와 민간인 피해에 대한 지원 같은 것 까지 따지면 정치적인 문제가 안 끼어들 수가 없었다.

    어느 육아 현자가 말했던 것처럼 ‘첫째가 반으로 가르고, 둘째가 골라라’ 같은 선택지는 불가능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골든 호라이즌이 더 이상의 방해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게 바쁘게 시간을 보내던 그는 지금도 전화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중이었다.

    “네가 월급을 왜 받는다고 생각하냐! 원자재 못 구하면 해고당할 줄 알아!”

    삑.

    “쉣! 고액 연봉을 받을 거면 그만큼 일해야 할 거 아냐!”

    “진정하시지요. 도련님.”

    “오즈월드. 나 진짜 피곤해. 아주아주 피곤하다고.”

    자신의 집 집무실.

    화려한 곳에서 그는 머리를 쥐며 한숨을 내쉬었다.

    “펜타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엄지척의 귀화를 추진해 보라고 하더군요.”

    “그놈들은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나? 머저리들.”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도련님. 하는 척은 해야 합니다.”

    “머저리들을 화나게 하면 안 되니까?”

    “예. 그들도 우리의 거래처 아니겠습니까?”

    “후. 이놈의 자본주의란. 이러다가 레닌 형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서 붉은 깃발을 들겠어. 네크로맨서들은 뭐 하나 몰라.”

    “그래도 자전거보다는 벤츠에서 우는 게 낫다잖습니까.”

    “그거 누가 한 명언 같은 거야?”

    “예. 어느 나라의 속담 비슷한 거라더군요.”

    “그건 됐고. 엄지척 그놈이 진짜 차원 방벽 만들겠다고 돈 쏟아부었다지?”

    “예. 한국 돈으로 3조 1천억 원입니다.”

    “미친놈이네. 지금 환율이면 24억 5천만 달러쯤 하지?”

    “예. 바로 그렇습니다.”

    3조 원. 일개 개인이 움직이기에는 너무나도 큰돈이다.

    “그리고 그 미친놈은 더 돈을 들이부을 거고…… 그렇다면 그게 정말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일전 엄지척이 찾아와 대화할 적에 들은 차원 방벽 건설.

    그게 정말 가능한 걸까?

    아직 눈먼 예언가에게 이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

    그간 너무 바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눈먼 예언가가 앞으로 얼마간은 미래를 볼 수 없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미래는 오로지 암흑뿐.

    무언가가 미래를 보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일단 상원 의원들을 만…….”

    띠링띠링.

    그와 연결된 갓튜브에서 알람이 울렸다.

    그건 엄지척의 영상이 올라왔다는 신호.

    “엄지척 이놈이 또 뭘 하……. 뭐야?”

    [우주가 놀라고, 성좌가 경악할 세기의 대발명품 즉시 판매! 이제 당신도 결계석 소유자? 엄지척의 결계석 판매 갓튜브 홈쇼핑!]

    요즘 돌아다니는 국뽕짤까지 친절하게 붙어 있었다.

    “미친놈인가.”

    * * *

    신주란.

    거미 교단의 습격 때 엄지척과 같이 손발을 맞춰 싸워 보기도 했던 그녀지만, 지금은 피로에 전 채로 의자에 앉아 있는 중이다.

    늘어진 미역이 여기에 있다.

    제아무리 고가의 피로 회복 영양 앰플이 있어도 과로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뉴저지에 나타났던 사이클롭스들 그리고 그것들을 토벌한 이후의 여파는 전 세계 기업들을 강타할 수밖에 없기 때문.

    미국 땅에서 이런 대참사가 벌어진 것은 실로 오랜만이니까.

    증시가 출렁거리고, 원자재 가격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흔들린다.

    신주란은 차기 후계자로서 이미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는바, 일이 없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지금은 휴식 시간이다.

    전투적인 워킹을 끝내고 늘어진 시간.

    그리고 늘어진 채로 그녀는 엄지척의 갓튜브 영상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미 몇 번이고 봤지만, 궤도 폭격 장면은 역시 명장면이라고 생각하면서 또 보는 중.

    “엄지 많이 컸네… 갓튜브 처음 했을 때 이름 각인시킨다며 별짓 다 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엄지척에게 무언가가 있다는 것 정도는 옛날에 눈치챘다. 그렇지 않다면 거미 교단의 습격에서 살아남을 수도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렇게까지 엄청나게 성장할 줄은 그녀도 예상하지 못했었던 일.

    그래서 예전이 조금은 아쉬워지기도 한다.

    좀 더 작고 귀여운 갓튜브였을 때를 추억하며 위스키에 콜라 탄 잔을 들었다.

    “내 새끼 성장을 위해서 건배! 킥. 나 혼자 뭐래니? 하여튼 이놈의 집안일이 웬수야. 차라리 후계 때려치……. 응?”

    그리고 알람이 울렸다. 엄지척이 뭔가 영상을 올린 모양.

    그녀는 잽싸게 가서, 제목도 보지 않고 영상을 눌렀다.

    그리고 입을 벌렸다.

    “이게 뭐야?”

    영상에는 실로 괴이한 것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 * *

    -아니, 이제는 대놓고 홈쇼핑을 하네.

    -엄지가 직접 만들었다는데 뭘까?

    -근데 문구 너무 자극적이다. 성좌가 경악한대. ㅋㅋㅋㅋㅋ

    -그래서 엄지야. 물건이 뭐냐?

    채팅이 초당 수천 개가 올라가고 있다.

    방송 시작하고 1분도 안 지났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옛날에는 이것만으로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았지만, 지금은 담담하다.

    익숙하냐고?

    그건 아니고. 그냥 자기 페이스에 익숙해진 거지.

    나도 몰랐는데 나는 관심을 먹고 자라는 아이였나 봐.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일단 관심을 받으면 멘탈이 건강해지거든.

    슬슬 준비한 멘트를 해보실까?

    “던전이 갑자기 나타나지 않을까!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시던 여러분! 이제 안심하세요. 연금술사로서의 스킬도 가진 제가 직접 제작한 이 물건이 있으니까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