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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235화 (235/305)

제235화

리블이 손가락을 까닥하자, 갓튜브 영상이 나온다.

그곳에는 외눈거인들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사이클롭스. 혹은 퀴클롭스라고 부르는 저것들은 아주 강력한 종족이란 말이죠. 초월종의 하나니까~.”

“초월종이요?”

“태어나면서부터 초월자가 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종족들. 개체 수는 적지만, 아주 강력해요. 물론 초월자가 된다고 해서 신, 즉 성좌가 되는 건 아니지만.”

뭐야, 그게.

그런 사기적인 종족이 다 있었어!?

“어라? 엄지 군도 이미 알 텐데요? 그런 종족이 의외로 많다는 거.”

“제가 알고 있었다고요?”

“그럼요. 드래곤과 같은 용족이 그런 놈들이니까. 유명하잖아요~”

리블은 인상을 쓰고 있는 나를 향해 말을 늘어놓았다.

“용족, 거신족, 환신족, 마령족 등등. 초월종이라고 이름 붙은 종족들이 제법 되죠~ 어쨌든 아까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말이죠, 팬티만 걸친 놈들은 하급 병사처럼 보이지만 다른 놈들은 확실히 지금의 엄지 군으로도 어떻게 하기 어려운 놈들이거든요.”

“저들이 [느린 녹음]보다 강하다는 겁니까?”

“네. 강해요. 특히 저놈이.”

리블이 영상에 보이는 다른 놈들보다 반 배는 더 거대한 사이클롭스를 손가락질했다.

“사이클롭스 전쟁 사령관. 음~ 군대로 치면 별 하나 정도 단 장군 같은 놈이랄까요? 당연하지만, 그만큼 강하거든요.”

그는 뭐가 재미있는지 혼자 막 웃더니 말을 잇는다.

“물론 [느린 녹음]급은 아니지만……. 저놈이 저 정도 숫자의 군대를 이끌고 있다는 게 중요한 점이에요. 저 정도 숫자라면 [느린 녹음]보다 강하고 까다롭죠.”

미치겠구먼……. 초월종인데, 숫자가 늘어나면 더 강해지는 특성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거냐.

“어차피……. 엄지 군은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요?”

미국이 개발했다는 무기가 통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리블이 켠 갓튜브 영상을 노려봤다. 그 화면 한쪽에서 무언가가 날아드는 게 보인다.

[미사일 폭격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 저걸로 처리되면 좋겠다. 진심으로.

* * *

마도공학 스킬.

대량생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붙어 있으나, 소품종 소량 생산에서는 충분한 기능과 위력을 발휘한다.

포션 업계에서 D급 포션만 제작해서 판매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포션 제작을 위한 설비의 품질이 더 높아지기 어렵기 때문.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정비가는 그런 제약을 어느 정도 벗어났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녀도 완전히 초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에서는 이 마도공학 스킬의 지식을 끌어모아서, 이른바 ‘최종 파괴 병기’라는 것을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대량 양산이 안 된다면.

스킬과 마정석 그리고 필요하다면 사람을 갈아 넣더라도 ‘최종 파괴 병기’를 소량 생산할 수 있도록 개발해 온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상당한 성과를 얻어냈다.

‘최종 파괴 병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마법과 신비한 힘으로 보호되는 몬스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파괴 병기’의 제작에는 성공했다.

그것이 지금 하늘을 초음속으로 돌파하고 있는 병기였다.

지상공격용 토마호크 미사일(Tomahawk Land Attack missile, TLAM)이 바로 그것이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군수업체인 제너럴 다이나믹스에서 1970년대에 개발한 미사일이다.

약 2,000km까지 날아가며, 양산화에 성공해서 가격이 다른 미사일들에 비해서 싸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미국은 던전이 출현하기 이전 세계에서 이것을 수천 발 만들어 쏴댔을 정도다.

이 미사일 한 발의 가격은 10억 원 이하.

10억이 많은 돈 같겠지만, 미사일 중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이 최고로 우수한 모델로 손꼽힌다.

그리고 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개량, 개조하여 만든 것이 바로 지금 날아가고 있는 이것.

몬스터 파괴용 토마호크 미사일.

통칭, TMAM.

대량의 마정석에 일일이 제작계 스킬을 가진 이들이 폭발 스킬을 부여하고, 그것을 연계.

더욱 큰 대폭발을 일으키도록 만들어낸 흉악한 물건으로, 본래는 아음속으로 비행하는 토마호크를 개량해서 초음속으로 날아가게 만든 파괴 병기였다.

거기에 물리학적인 폭발과 스킬의 권능에 의한 폭발이 동시에 일어나게 만들어 그 위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

이 강력하고 정신 나간 물건은 비마법적인 공격을 아예 무시하는 특별한 몬스터를 처리하기 위해서 제작된 폭탄이었는데.

실제로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몇몇 사건에서는 이 TMAM을 사용한 폭격으로 몬스터들을 파괴하고는 했었다.

때문에 이것은 미국이 외국에 제대로 판매하지 않는 전략 자산이었다.

제작 방법 역시 극비이며, 제작에 참가하는 인원들 역시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

그런 파괴 병기 수백이 하늘을 찢고 그대로 날아가 외눈거인들이 만든 진지를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미국은 외눈거인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몰랐다.

미사일이 상공에 도달했을 무렵, 빛의 기둥이 외눈거인들이 만든 진영 전체에 일어났다.

그것은 날아오던 미사일의 궤도를 단번에 틀어 버렸다.

아래로 낙하하던 미사일은 수직으로 상승하며 솟구치며, 저 하늘 높이로 날아가다 그대로 폭발한다.

그것은 외눈거인들을 제외한다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일 것이다.

이어서 내리꽂히던 파괴의 기계 장치들은 대다수가 그렇게 궤도가 수정되며 허공에서 폭발했고.

몇 개의 미사일만이 외눈거인들의 진영 근처에 떨어지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어마어마한 폭음. 그리고 무시무시한 폭발.

그러나 지근거리에서 일어난 폭발의 여파만으로는 외눈거인들이 빌딩의 잔해를 쌓아 만든 후 마법적인 처리를 한 방벽을 파괴하지는 못했다.

수백 발의 미사일 폭격 후.

외눈거인들은 여전히 건재했다.

그 모습을 전 세계가 지켜보았다.

* * *

역시 안 되는 거냐.

“오호… 궤도 반전의 마법이군요. 확실히 원거리 공격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죠.”

“궤도 반전이요? 설마, 날아오는 뭔가를 반사해 버리는 거예요?”

“넹~ 맞답니다~ 방향을 완전히 반대로 틀어 버리는 마법이니까요. 거 있잖아요. 블랙홀 반사~ 우주 반사~ 무지개 반사~ 같은 거요. 그런 것과 원리는 비슷해요.”

아니, 그게 된다고?

리블이 말을 잇는다.

“그러니 미사일이 다른 방향으로 방향을 바꿔서 날아가 버렸잖아요? 광역화되어 공간에 영향을 끼치는 거라서 마법 해제 같은 종류로도 저걸 해결할 수는 없죠.”

“아하, 그래서?”

“네. 저 지역 전체에 마법 해제를 사용하면 없어지겠지만. 저것들도 그 정도는 대응 방법이 있을걸요? 저거, 운석 소환 같은 마법도 막아 낸다고요. 궤도를 반전시켜 버리니까.”

이게 무슨 무지개 반사 같은 소리야?

지성을 가진 초월종이라는 게 저렇게 무서운 거냐. 저게 대체 따봉으로 치면 얼마지?

[8클래스 마법입니다. 8클래스까지 마법적인 능력을 높여야 하고, 저 주문을 배우고, 저 정도 규모로 사용하려면 몇 가지 마법과 스킬을 더 배워야 합니다. 약 1억 따봉 정도를 사용하신다면 저 정도 규모의 마법을 주군께서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듣자니 뭔가 정신이 막막해진다.

궤도 반전 마법이 어마어마한 따봉을 먹는다는 것도 문제지만, 결국 저놈들이 8클래스 마법 주문을 쓸 수 있다는 거 아니냐?

그러면 저놈들, 운석 소환 같은 것도 할 수 있겠네?

[8클래스 주문에 작은 운석 소나기 소환이라는 마법이 존재합니다. 말 그대로 작은 운석을 다수 소환하는 것으로, 9클래스의 운석 소환 보다는 못하지만 도시 하나를 파괴할 정도의 힘은 있습니다.]

미친놈들이잖아, 저거?

역시 저대로 내버려 두면 안 되겠어. 하지만…… 어떻게 처리하지?

리블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니 내버려 두라고 하지만 그래서는 맹렬하게 X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사소한 직감]이 머릿속에서 망치질하는 기분이거든, 지금.

“일단은 대책 회의를 해야겠네요.”

“호오…. 포기 안 하셨습니까?”

“포기는 최후의 순간에 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내 말에 그가 히죽 웃는다.

“희망은 곧 절망. 과연 엄지 군은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궁금하네요~”

여전히 관측하며 즐기는 태도의 리블에게서 등을 돌리며 정지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벨 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미국을 욕했다.

개새들. 저런 미사일 있으면 진즉 마경림에다가 쏟아부어서 다 불태우지, 좀.

미사일 값 비싸다고 안 한 거겠지? 하여튼 이 새끼들…….

-예. 엄지척 씨. 사이클롭스 때문에 전화하셨습니까?

“예. 이야기를 조금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이 인간이 아는 것들까지 듣고 나서, 움직여 볼까.

* * *

정지한은 공간을 넘어 날아온 엄지척의 모습에 놀랐다.

확실히 이번의 엄지척은 과거의 수많은 엄지척들과는 달랐다.

과거로 회귀할 때마다, 엄지척은 늘 달랐다.

어떤 때는 힐러였고, 어떤 때는 대마법사가 되기도 했었다.

어떤 때에는 정령을 부리기도 했으며, 어떤 순간에서는 대장장이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는 아무런 능력이 없었음에도 사람을 구하려고 들었다.

그럼에도 상당히 기묘한 밸런스를 가진 것이 엄지척이라는 인간이었다.

눈앞의 사람을 구하지만, 그것은 자동 반사적인 그런 행위는 아니었다.

고뇌하고, 고민한 이후. 결국 구하려고 든다.

자신의 생명을 저울에 올려놓고 저울질을 하지만, 그럼에도 위험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런 엄지척이 목숨을 구해 준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그랬다.

몇 번이나. 반복해서.

엄지척은 그를 구원했다.

그렇기에 정지한은 놀랍도록 변하여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도 강대하고 강력해진 엄지척을 보면서도 놀라지 않았다.

언젠가는 이런 때가 올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때문에 즐겁다.

‘이래서 혼돈의 조각인가.’

시공을 반복할 때마다 전혀 다른 주사위를 만들어 내는 게 이런 존재니까.

운명을 거스르면 거스를수록 더욱 그는 달라지고 있었다.

좋은 일이었다.

엄지척의 성장은 곧 엄지척 본인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그가 이 세계가 존속할 때까지 살아 있었으면 했다.

언제고 정지한 그보다 먼저 죽지 않았으면 했다.

“여기는… 어디래요?”

엄지척은 주변을 둘러보고는 묻는다.

“구 북한의 군부대에서 만들어 놓은 지하 벙커 중 하나입니다. 방금 전까지 검은 손이라는 비밀결사가 쓰고 있었죠.”

“지금은요?”

“지금은 비었습니다.”

정지한은 간단하게 대답했다.

“이야~ 진짜 깔끔하네요. 우리 정지 군. 이렇게 청소하기도 쉽지 않은데. 역시, 인과율을 직접 다루면 이럴 수 있게 되려나. 하지만 이건 우리 같은 성좌들 중에도 할 수 있는 놈이 없을 텐데 말이죠.”

리블이 엄지척의 그림자에서부터 걸어 나왔다.

“얼레, 정말 따라오셨네.”

“그럼요. 저와 엄지 군은 계약 관계잖아요? 그럴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엄지 군의 등 뒤로 따라붙을 수 있다고요. 그리고 제 힘을 엄지 군에게 빌려드리는 것도 가능하니까요. 잊지 마세요~”

“사령술을 쓸 일이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차라리 리블 당신을 소환하는 쪽이 나은 거 아닌가?”

“그것도 방법이지만. 제가 못 올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 부분은 생각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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