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231화 (231/305)

제231화

나보다 열 살이나 많은, 늘씬한 근육을 가진 훈남.

트레이닝 전문 헌터 김진한 씨.

나이는 마흔에 가까움에도 외모만 보면 이십 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얼짱인 사람이다.

본래 PT 트레이너였다던데.

어느 날 각성해서는 [근육 훈련사]라는 직업을 얻었다더라.

이 사람 밑에서 PT를 받으면 레벨과 별개로 체력과 근력 스테이터스가 성장하는 효과가 있는 스킬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일류 헌터들 모두가 이 사람에게 훈련받기를 원하는데… 정진 컴퍼니에 고용된 이유는 별게 아니다.

나한테 무공 전수를 받고 싶어서!

“선생님 오셨습니까!”

“쌤 오셨어요!”

헬스장처럼 꾸며진 정진 컴퍼니 전용 훈련장.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온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고, 애도 있고, 나이가 있으신 분도 있고.

[주군에 대한 팬심이 빛나는군요!]

그러게.

단순히 교사 대하는 태도랑은 조금 다르지?

그나저나 슈퍼 루키라고 하면 나이가 보통 젊지 않나?

아저씨도 계시네?

[늦은 나이에도 각성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지만 제법 됩니다.]

그렇구먼… 몰랐다.

“처음 뵙는 분도 있고, 다시 뵙는 분도 있군요. 반갑습니다. 여러 분들에게 무공을 전수해 드릴 엄지척입니다.”

일단 자기소개.

“우선은 트레이너 선생님들 먼저 와 주시구요. 예. 앞 열로. 그리고 서로 적당히 거리를 내고서 앉아 좌선을 해주세요.”

우선은 내공심법. 그것이 기본이다.

내공이 있어야 뭘 하거든.

물론 이들 모두 헌터라서 마력 정도는 있다.

때문에 무공 초식을 가르치면 그대로 사용이야 가능하지만, 나는 기초부터 가르치고 싶으니까.

내공 수련시키고, 그다음이 무공 초식이다.

생존을 위해서 외공도 가르쳐야 하고. 할 거 많구나.

“처음 오신 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전에 배우신 분들은 복습한다는 의미로 호흡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혀를 입천장에 붙이시고요, 입은 다물고 입술을 아주 조금만 벌린 상태로 숨을 들이쉬는 겁니다.

들이쉴 때는 코로, 내뱉을 때는 입으로 아주 느릿느릿 천천히 해 주시고요. 그 와중에 흉부의 근육을 조이듯이…….”

내공 수련의 기본. 호흡법!

그걸 가르치면서 돌아다녔다.

그리고 안 되는 이들에게는 등에 손바닥을 대고, 기운을 나누어 주어 기가 순환할 수 있게 도왔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자소단]

등급 : B

분류 : 비약/영약

화산파가 비전의 연단법으로 만들었다고 알려진 단약.

신성에 닿은 연단연금의 힘에 의해 품질이 1랭크 상향되었다.

섭취 후 운기조식을 잘할 경우 20년 공력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직접 만들어 냈다.

자소단 제작 레시피도 따봉으로 살 수 있더라고.

이걸 하나씩 먹인다.

이것만으로도 빠르게 강해질 수 있으니까.

왜 [저품질의 금단]이 아니냐고? 이 사람들 레벨이 낮아서.

우리 팀원들이야 [저품질의 금단]을 연속으로 퍼먹어도 된다.

왜냐면 레벨이 돼서 몸이 받쳐 주거든.

이분들도 그랬으면 [저품질의 금단]부터 먹여도 되겠지만, 지금 그걸 먹으면 주화입마 걸린다.

아마도…… 한 달 후쯤에는 [저품질의 금단]도 먹일 수 있을지도.

물론 그렇게 내공만 빵빵하다고 다가 아니지만, 일단 내공이라도 빵빵해지면 실제 직업과 합쳐져서 무시무시하게 강해지니까.

덧셈이 아니고, 곱셈으로 강해진다고!

그리고 지금.

이렇게 동료들을 늘리면서도, 부지런히 할 일을 하고 있다.

두 개의 분신체가 던전에 들어가 소멸시키고 있는 중!

도시 근처의 던전은 내버려 두었고, 사람이 가지 않는 오지 그리고 비인기 던전만 돌면서 소멸시키고 있다.

그걸 위해서 익힌 스킬이 몇 개 더 있었으니…….

[마법의 신이 개선한 투명화], [유령마공], [기계신의 심장]의 세 가지다.

마법의 신이 개선한 투명화는 탐지 마법에도 안 걸리고, 6클래스 이하의 마법 해제에는 사라지지 않는 투명화 마법이다.

말 그대로 투명인간이 되는 것!

탐지 마법에 안 걸리기 때문에, 열 감지나 X레이 같은 수단으로도 탐지 불능!

거기에 유령마공은 마치 유령처럼 돌아다닐 수 있게 해 주는 신공절학이다.

마공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걸 익히면 심성이 사악하게 변해서 그런 것이지만, 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

스킬에다가, 타이틀에다가, 방패도 있으니까.

[기계신의 심장]은 내 심장 옆에 기계로 된 심장이 하나 더 생긴다.

이거는 기계장치지만, 신의 것이라서 그런 건지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에 비해서 이득은 어마어마하지.

마력의 회복력이 단번에 세 배 더 증가하고, 마력의 총량을 열 배 늘려 주지.

내 마력은 내공과 하나가 된 상태라 마력&내공으로 표시되는데.

[저품질의 금단]을 잔뜩 먹고, 각종 스킬로 뻥튀기까지 해서.

본래 가지고 있던 마력&내공의 수백 배쯤 되는 상황이었다 이거지.

그런데 거기서.

세 배가 더 증가하니. 그야말로 천 배 이상의 마력&내공을 가지게 된 것.

인간 중에서는 이제 나와 MP빵 대결을 1:1로 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고 볼 수 있는 상태다.

‘그 인간’ 정도나 나와 비슷할까? 하지만 ‘그 인간’은 헌터의 정점에 아주 오랫동안 있었던 사람이다.

아마도 세상의 비밀도 얼추 알고 있을 거고.

어쩌면 나처럼 성좌화되었을 수도 있다.

이건 정지한에게 물어봐야겠는걸. 정 대표 그 인간도 요새 여러 가지로 해금된 모양이던데.

생각을 끝내고, 사람들을 보았다.

다들 무아지경 속에서 내공을 모으고 있다. 이 훈련장은 새롭게 지어진 곳으로, 세계수의 영역 안에 있는 것.

때문에 내공을 빠르게 모으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그리고 사람들에게서 정신을 돌리자, 저 멀리에서 사슴 모양의 보석처럼 생긴 던전 핵을 파괴하는 내 분신이 보인다.

자……. 이걸로 시간을 조금 더 벌었다. 더 빨리 하자. 더 빨리. 더 많이.

그렇게 생각할 때.

스마트폰이 울렸다.

“네. 전화받았습니다.”

-접니다, 엄지척 헌터.

정지한이다.

“네. 말씀하세요.”

-수업은 끝나셨을 시간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후 일정은 있으십니까?

“없죠.”

-그러면 마경화된 북한 지역으로 가서 ‘청소’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허가 떨어졌어요?”

-예.

마경이 되어 버린 북한 땅.

지금도 던전이 여럿 열려 있고 시기가 될 때마다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키며 몬스터를 쏟아낸다.

한국은 강에 요새를 쌓고, 강과 요새를 방패 삼아서 남하하는 몬스터들을 대량 토벌하면서 지내는 것이 현재 상황.

때문에 수도를 서울에서 남쪽으로 옮기자는 소리도 매번 나왔지만 무산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북한 지역은 금지된 구역이 된 지가 오래.

때문에, 멋대로 들어가서 던전에서 사냥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걸 정지한이 허가를 받은 것이다.

물론 미리 이야기했던 일이기도 하고.

“바로 가죠.”

-혼자 가셔도 되겠습니까?

“예. 지금은 혼자 가는 게 더 나아요.”

성좌가 된 이후로 내 성장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으니까.

그리고…… 골든 호라이즌인가 뭔가 하는 놈들 꼬여 내기도 쉽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리블을 보내두도록 하겠습니다.

“예.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무운을 빕니다.

전화를 끊었다.

* * *

부아아아앙!

모노 바이크G를 타고 하늘을 질주한다.

염혼염동으로 만든 엑토플라즘으로 하늘에 도로를 깔며 달리는 것.

그 속도는 지상에서 달리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모노 바이크G의 최고 속도로 내달려 임진강의 요새를 돌파했다.

그러자 지상에서부터 무언가가 쏘아져 온다.

펑! 퍼펑!

일종의 독액으로 만든 구슬이다.

그것들이 염혼염동의 염동력 방어막에 충돌해 폭발해 흩어져 내렸다.

[곤충형 몬스터입니다. 개미군요.]

개미 중에는 꽁무니로 강산을 뿜어서 적을 죽이는 종류가 있다고 들었다. 지상에서 독액탄을 날리는 놈은 그런 종류겠지.

척량. 가서 전부 불태워 버려.

[명을 이행하겠나이다.]

척량이 거대화하며 뛰어 내려간다.

나 역시 마찬가지. 지상으로 핸들을 꺾고, 독액탄을 쏘아낸 개미를 향해 그대로 돌진했다.

나무 사이로 기어오른 대형견만 한 개미를 그대로 바이크로 들이받는다.

검기를 둘러 포탄이 된 바이크는 그대로 개미를 박살 냈다.

“염계의 불꽃. 크투가의 걸음. 생명을 가져 확산되는 불길.”

새로 익힌 스킬 [생명을 가져 확산 되는 불길]은 내가 사용한 마법의 불길들이 주변의 것을 집어삼키며 확산되게 만드는 스킬.

심지어 레전드 등급의 스킬로, 필드에서 마경을 전부 불태워서 정화할 용도로 샀던 것이다.

그래. 바로 오늘을 위해서 구입한 스킬이지!

화아아악!

모노 바이크G를 탄 채로 그대로 전부 들이받아 분쇄해 버렸다.

마치 불도저 같은 위용으로 숲을 뚫으면서 달린다.

내가 달린 길에 생긴 불길은 주변의 나무와 식물 파편을 살라먹으며 사방으로 번져 간다.

본래 크투가의 불길은 저렇게 확산되지 않고, 염계의 불길은 주변에 불을 붙이긴 하지만 마법적인 불길이 아닌 자연적인 불을 만들 뿐이다.

하지만 [생명을 가져 확산되는 불길]의 효과로, 숲을 태우며 번져 가는 저 불길 모두가 마법적인 힘을 담게 되는 것이다!

마법적인 힘이 아니면 타격받지 않는 몬스터도 다수 있으나, 저 불길이 일어나면 그런 놈들도 통구이가 되고 말거든!

“전부 타 버려라!”

그대로 계속해서 달리고 달렸다.

내가 만들 불길이라서, 나에게는 피해가 없다는 점도 중요하다.

숲을 파괴하며 다니자, 개미뿐만 아니라 온갖 것들이 튀어나와 나를 공격해대기 시작한 것은 덤.

다리 여덟 개 달린 거대한 도마뱀 바실리스크. 닭 머리에 공룡의 몸통을 가진 코카트리스.

여러 개의 야수의 형상으로 변하는 바게스트.

아까의 개미들 중에서도 강력한 힘을 지닌 병정개미와 기사 개미까지.

거기에 식물, 언데드, 부정형 몬스터까지 모두 나타나서 공격을 가해 왔다.

콰쾅!

하지만 그대로 뚫고 나가며 불을 지른다. 그리고 놈들은 하나둘 화마에 집어삼켜져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덤벼온다고 해서 내가 그대로 마주 싸운 게 아니라, 바이크를 타고 그대로 지나쳤기 때문!

그렇게 불을 지르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바이크에 탄 채로 지상을 내려다보니, 거의 수 킬로미터 범위의 마경이 불타고 있었다.

“킥! 키이이익!”

“까아아악! 카아아악!”

“치칫! 치치치치치이이익!”

가지각색의 몬스터들이 내는 비명 소리가 들린다.

몬스터들이 살아남으려고 나무를 부수며 도주를 하고 있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그나마 불길이 태우고 있는 장소의 외곽에 있던 놈들이야 쉽게 탈출했지만, 나머지는 불길에 갇혀서 우왕좌왕하다가 그대로 쓰러지는 게 보였다.

내가 레벨 업이 정상적으로 되었으면 지금 엄청나게 레벨 업 했을 텐데.

대충 얼마나 죽었을까?

[파악한 바로는 이미 1,200마리 이상은 죽었습니다.]

마경이라더니, 더럽게 많은 몬스터가 살고 있었구나?

[몬스터 연구의 전문 학자가 조사하여 추측한 숫자로는 이 마경화된 북한 지역에는 ‘인간을 죽일 수 있는’ 몬스터 수십만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미쳤구먼… 수십만 마리의 몬스터라니.

[몬스터들끼리도 적대적이니만큼, 일종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죠. 때문에 이 이상의 숫자로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 수십만 마리의 몬스터도 처리하고, 던전도 처리하면 시간을 그럭저럭 벌 수 있겠지?

[예. 그리고…… 주군께서 구상하신 마력 연소 시설을 이 지역의 지하에 만드신다면 튜토리얼이 끝나는 것을 유예할 수 있을 테죠.]

하기사.

차원 방벽만이 아니라, 마력 연소도 같이 진행하면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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