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227화 (227/305)

제227화

“그래서. 지금 베타 팀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

“예. 그들을 교육해 주셨으면 합니다.”

“어려울 것 없죠. 그나저나 저도 할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나는 오늘 하루 만에 있었던 일을 말해 주었다.

[신성에 닿은 연단연금]에 대한 이야기.

이번에는 정지한도 엄청 놀란 표정이 되었다.

“그건… 정말로 예상외군요. 엄지척 헌터가 성좌가 되었다고 해도, 그 정도의 권능을 얻을 수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 이유로. 정지한 대표님이 도와 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일인지 알 것 같군요.”

포션 업계의 재편.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포션의 절반을 내가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포션으로 강을 메우고 바다를 채울 수 있다고 할 정도!

이걸 이용하면.

세계의 경제를 뒤흔드는 거물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된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뭐다?

스피드!

기업 운영이라든가 그런 거, 나는 모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포션을 어마무시하게 찍어내는 거다.

“그러면 처리하도록 하죠.”

긴밀하게, 포션을 얼마만큼 생산하고 팔 것인지. 정지한과 의논을 했다.

* * *

필리핀에서 엄지척이 던전을 해결하고 나온 지 석 달이 지났을 때.

필리핀 내부의 마피아들 전쟁은 외부인들이 보는 것보다 더욱더 크게 진행되고 있었다.

“끄……으으…….”

백인 남자 한 명이 나무줄기에 묶인 채로 사지가 부러져 피를 흘리고 있다.

신음을 흘리며 고통에 찬 얼굴을 한 그의 앞에는 식물로 만들어진 인형 같은 존재가 서 있다.

백탄의 마카우.

그가 이런 잔혹한 일을 벌이고 있는 자였다.

“홀홀홀. 이 보잘것없는 나라에 이탈리아에서 뭘 주워 먹을 게 있다고 기어들어 왔는가? 정말 놀라운 일이로고…….”

“마카우… 네놈… 파더의 보복이 두렵지 않은 건가. 네놈들의 수가 많다지만… 겨우 필리핀 따위가…….”

백인 남자.

그는 이탈리아에 본거지를 둔 거대한 마피아 조직에서 파견 나온 자였다.

필리핀 내부의 마피아들이 도살당하면서, 그 일부가 불러온 지원군 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외세의 힘을 끌어온 것.

하지만 그런 이탈리아에서 온 마피아들도 지금은 전원 분쇄되었다.

“이 늙은이는 자네를 모르네만. 자네는 이 늙은이를 잘 아는 모양이로구먼. 홀홀홀.”

마카우가 웃음을 흘린다.

“이보게, 알베르토. 자네만 살려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네.”

“뭐냐…….”

“경고지. 우리의 나라에 관심 끊으라 이 말일세. 이 나라는 이제 전혀 다른 국가로 변모할 것이거든.”

“네놈들의 일을 미국 놈과 멕시코 놈들이 내버려 둘 것 같으냐.”

“그치들도 처리했으니 큰 문제는 아닐세.”

“미쳤나? 너희는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거다!”

“그럴 리가. 어차피 자네들은 음지의 인물들 아닌가? 우리는 양지에 있으니 문제가 안 된다네. 자……. 그런 잡담은 의미가 없지. 자네는 돌아가서, 자네의 보스에게 내 말을 잘 전달하게.”

알베르토라고 불린 사내는 마카우의 말을 기다렸다.

“필리핀은 이제 성좌께서 굽어보시는 나라이니, 감히 노리지 말라고 말이야. 알겠나?”

마카우의 말에 알베르토라는 사내는 고통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그에게 더 이상 없었다.

* * *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엄지검지! 그리고 초코! BJ 초코 입니다!”

여기.

BJ 초코라는 헌터가 있다.

자신이 기르는 푸들의 이름이 초코라서 닉네임도 초코라고 지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개명도 해서 본명이 김초코인 사내.

생김새는 나쁘지 않게 생겼다.

나름대로 귀염상이라 여성 팬들에게도 인기가 제법 있을 법하다.

하지만 그는 BJ를 하는 주제에 그다지 언변이 좋거나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 그에게도 광명이 들어온 것은 과거 BJ 엄지척과의 인연 덕분이다.

그때 잠깐 반짝했던 것을 밑천으로 삼아.

그는 노력해 왔다.

리액션도 개발하고, 사람들의 흥미를 당길 만한 콘텐츠 아이템도 발굴하면서 살아왔다.

그럼에도 그의 영상에서 가장 높은 조회 수를 뽑는 것은 역시 ‘엄지척’ 관련 영상!

‘멘트를 못 치면 렉카라도 잘하자.’

자존심을 세우기에는 이미 무명 생활이 너무 길지 않았던가.

이미 내려놨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내려놓을 생각이다.

그래서 오늘도 그는 ‘엄지척’의 영상에 묻어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게다가!

건수도 있다.

바로 ‘따봉 포션’의 신상품이 나왔으니까!

“오늘의 방송은 다른 그 누구보다 빠르게 올리는 영상! 바로 따봉 포션 신상품 소개 영상입니다아~ 뒷광고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앞광고도 아닙니다! 저 아시죠? 저 검지단이다, 이거예요!”

-초코야! 매번 엄지한테 업혀 가긔 있긔 없긔?

-이게 BJ야, 아니면 빈대야?

-그래서. 오늘은 무슨 신박한 걸 가져왔는데?

-응. 너 광고쟁이 아님. 그냥 엄지 빈대자너.

김초코. 그는 누구보다도 엄지척에게 충실한 남자.

엄지척 덕분에 먹고살고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서 채팅은 씹는다!

그리고 사실 대다수는 그냥 잘 본다.

-초코 엄지 힘들 때 도와준 유일한 BJ 아님? 빈대가 아니라 줄을 잘 선 거지.

-ㄹㅇ 초코는 주식 성공했지. 다른 렉카들이랑 경우가 다름.

“자. 그래서 오늘의 신상품 공개! 사실. 이거 하나만 있어도 끝장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바로 발모제 포션!”

그가 엄지척이 만들어낸 새로운 포션을 꺼내 들었다.

그것은 인류 역사 동안 수많은 과학자들이 대를 이어 매달렸으나 끝내 만들 수 없었던 것.

알츠하이머와 암을 정복하고, 잘린 팔을 기계로 대체하는 이 시대에도 못 했던 통곡의 벽이었다.

발모제 포션!

-발모제 포션?

-실화냐?

-엄지척 연금술 한다는 건 알았는데… 저걸 만들었다고?

-저거 연금술 쪽에서도 불가능한 걸로 소문난 건데?

“그간 발모제 관련해서 많은 약들이 나오고, 연금술 있는 헌터들도 달라붙었었죠? ‘아! 회춘도 하는데 왜 머리털은 안 나냐고!’라고 화를 내시는 분들도 많았죠? 하지만 이건 다릅니다!

아! 광고 아니라고요. 제품 리븁니다! 제품 리뷰! 그래야 제가 조회 수도 벌고, 따봉도 벌죠!”

김초코는 호들갑을 떨었다.

“자! 그래서……. 이번에는 게스트 분도 계세요! 제가 섭외했죠! 나와 주시죠!”

그러자.

한 남자가 화면에 들어왔다.

마스크에 선글라스에 야구 모자까지 신분을 철저히 감췄다! 그런데 그가 모자를 벗자 시청자들의 채팅이 폭주한다.

-수도사 컷!

-아앗……. 형님…….

“자기소개 좀 해 주시죠.”

“원형탈모가 온 지 1년째인 회사원입니다. 기적의 발모제가 있다고 하셔서 나왔습니다.”

“나이는 어떻게 되시나요?”

“지금 서른둘입니다.”

“아……. 서른둘에 원형 탈모. 안타깝습니다.”

BJ 초코. 그동안 노력한 것이 빛을 발하는지 진행을 능숙하게 하고 있었다.

“그러면 거두절미하고 발라 보겠습니다.”

김초코가 병의 뚜껑을 딴다. 그리고 그 액을 남자의 탈모가 일어난 부분에 발랐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쑥.

머리숱이 자라났다!

아주 짧게 스포츠머리로 깍은 듯이 자라난 머리카락!

-X바! 저거 진짜야?

-어디야! 어디서 살 수 있어!?

-형님. 진정하세요. 탈모는 도망가지 않아요.

↳야, 이 미친놈아! 탈모가 도망가야지, 새꺄!!!

↳그, 그런가?

채팅창은 혼돈의 도가니! 다들 난리가 났다!

“시청자 여러분, 보셨습니까! 엄지척 헌터가 또다시 해냈습니다아아!”

“이, 이거 진짜예요? 어. 어어!? 진짜야? 진짜냐고!”

출연자가 더 흥분해서 난리가 났다.

자기 머리를 마구 만져 대는 모습이 어찌나 짠한지!

-짠하다…….

-즐기시게 내버려 둬.

-근데 저걸 만들었네… 미쳤네…….

↳부작용은 없는 거냐, 저거?

“다들 부작용 걱정하시죠? 하지만 감정 스킬로 확인한 결과 부작용은 제로! 다만, 발모제로 난 머리털이 스트레스성 탈모로 다시 빠지면 약을 다시 써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자. 그러면 김머리 씨,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한 명이면 의심을 하실 수도 있겠죠?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을 불렀습니다! 나오시죠!”

우르르.

탈모, 대머리, 반대머리 등 머리카락 숱이 적은 이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그리고 이어지는 발모쇼.

김초코의 생방송에 들어오는 사람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생방송이었는데, 무려 5시간이나 진행하고서야 꺼진 전설의 방송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정진 컴퍼니가 판매를 개시한 발모제가 전국으로 팔려 나가기 시작했다.

* * *

[발모제, 정력제, 피부 재생 등등의 포션들이 엄청나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파주의 세계수 근처에 지은 커다란 고층 빌딩의 꼭대기.

내 집이 된 펜트하우스의 한쪽에는 내 전용 수련 공간이 있다.

세계수 아래에서 내공 수련을 하면 아주 효과적이기 때문에 여기서 내공 수련 중.

성좌가 되었다고 해서 힘이 마구 샘솟는 게 아니다.

물론 지금이라면 따봉을 내공으로 전환해서 사용할 수도 있긴 하다.

내가 [갓튜브 소셜 슈퍼스타]니까!

하지만 따봉을 내공 성장시키는 데 사용하는 건 아깝지.

그나마 다행이라면, 성좌가 되면서 육신의 제약에서 제법 벗어났다는 점이다.

이런 말 하면 웃기지만.

지금의 나는 심장과 머리가 날아가도 안 죽는다.

영혼이 있는 한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다 이거죠.

때문에 육체의 손상을 각오하고 무시무시한 속도로 주변의 기운을 흡수해 몸에 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육체는 더 이상 나의 전부가 아니다. 내가 사용하는 도구가 된 것.

하루 내공을 수련하면 수백 배의 효과가 일어나 1년 치 내공을 얻을 정도다.

그뿐인가. 금단을 만들어서 계속해서 먹어대고 있다.

그런데 무신님 저한테 거짓말하셨죠?

성좌가 되면 성좌 잡는다면서요.

지금 제가 성좌 되어 보니까 다시 하라면 못 할 것 같잖아요.

애초에 내가 전투형 성좌가 아니라서 그런 건가?

게다가 심원검계는 아직도 요원하다. 어떻게 하는 거야, 그거?

금단을 개돼지처럼 먹고, 내공 수련을 계속해서 지금 내공이 삼십 갑자에 도달했다.

육체가 포화된 내공을 담아내다 못해서 전신의 육신이 기화(氣化)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발모제 판매를 시작한 지 열흘입니다만, 열흘 만에 국내에서 3만 병, 그리고 외국에서는 12만 병이 팔렸습니다. 가격은 병당 1,200만 원이었으니 1조 8천억 원, 어지간한 시 예산만큼 팔렸군요.]

“풉!?”

억. 주화입마 올 뻔!

내공이 역류해서 나도 모르게 풉 소리를 내고 말았다.

본래라면 이 정도면 주화입마행이지만, 성좌가 된 나의 육신은 강인하기에 침만 좀 튀고 끝이다.

아니 근데, 10일 만에 1조 8천억 원이라고!? 원재료가…….

[병당 50만 원입니다.]

미쳤네… 그러면 차익이 1,150만 원?

[직원 인건비나 물류 이동비까지 생각하면 1,120만 원 정도일 겁니다.]

그래도 엄청나잖아…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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