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220화 (220/305)

제220화

“리블하고 정지한 두 명이 전부 나갔다고요?”

밥 먹으러 왔더니, 두 명 모두 사라져 있단다.

리블이 먼저 나가고, 나중에 정지한이 나갔다나?

“그렇다고 하더라고.”

무척이가 아도보라고 부르는 필리핀에서 가장 대중적인 요리를 한입 먹으면서 답했다.

닭고기 같은 가금류와 돼지고기를 코코넛 밀크로 조리한다는데, 양념에 따라서 맛이 다 다르다나?

물론… 이 호텔이 최고급 호텔인 만큼, 아주 맛있다.

그뿐이 아니다.

우리의 식탁에는 만한전석 부럽지 않은 음식들이 늘어져 있다.

필리핀의 여러 유명 음식들에서부터, 양식도 있고 한식도 있다.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한식도 가져왔나 보다.

“음~ 정 대표님은 현지 정부와 이야기할 게 있다고 나갔어요.”

“뭐….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죠.”

하지만 리블도 같이 나갔다는 게 찜찜하네.

그나저나, 나는 성좌가 되었다고는 하는데, 둘이 뭘 하는지 알 수도 없고 참, 나…….

[성좌가 위대하고 강대한 존재이지만, 전지전능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러게.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의 다신교 세계관 같네.

[사실이 그렇지 않습니까?]

그건 그래.

“그런데 지척 씨. 어떻게 성좌가 된 거예요? 그동안은 좀 쉬느라고 안 물어봤는데, 이제 물어보고 싶어서요. 아. 이거 물어봐도 되죠?”

별하나는 역시 분위기 메이커야.

말도 잘하고. 뭔가 씩씩하게 행동하는데 과하지 않다.

이런 게 인싸일까?

“제 직업 때문이에요.”

“형제님의 직업인 ‘갓튜브 소셜 스타’ 말이군요.”

성광이 말을 받는다.

“팀원이라고 해도 직업은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안 물어봤었는데……. 그거 대체 뭐하는 직업이에요?”

“저도 궁금합니다, 지척 씨.”

별하나 옆의 정지벽도 가세해서 질문했다.

나는 대략적인 내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에엑……. 따… 따봉으로 스킬을 사요? 아이템도 살 수 있고?”

“오… 신이시여…….”

“허…….”

별하나, 성광, 정지벽, 전부 충격과 공포를 맛보고 있다.

하긴. 나도 맨처음에는 황당했으니까.

“따봉으로 산 아이템은 다른 사람도 쓸 수 있지만, 스킬을 구입해서 주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조금의 단점이겠지만요.”

“잠깐. 성광하고 무척은 무공 익혔잖아요. 그건 어떻게 한 건데요?”

“그건 스킬을 준 게 아니에요. 무공을 직접 가르친 거죠.”

“에엑!?”

“그 이야기.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별하나는 놀랐고, 정지벽은 두 눈을 번쩍이며 관심을 표시했다.

“제가 무신을 만났는데요. 그게…….”

무신의 조각상으로 무신과 독대한 이야기 그리고 가르침을 받은 이야기를 해 주자 성광까지 전부 놀라서 눈이 반짝거렸다.

“부러워요. 저도 신께서 불러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광신도다운 발상이로군.

“신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다니… 정말 꿈같은 이야기군요. 그래서 지척 씨도 무공을 전수해 줄 수 있게 되신 겁니까?”

“그 전에도 가능했었지만……. 가르침을 받고서 더욱 잘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런 의미에서 두 분도 무공을 배우시는 건?”

“저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저도요!”

정지벽과 별하나는 아주 열성적이었다.

하긴, 이 둘이 더 강해지면 세계를 지키기 더욱 수월해지겠지.

“그러면 마법 같은 것도 ‘배워서’ 익힐 수 있으려나요?”

“마법도 가능하죠. 하지만 모든 [스킬]이 배워서 습득 가능한 건 아니더라고요.”

“이를테면?”

“염동력 같은 거요. 마법으로 염동력을 쓸 수도 있다는데, 그게 ‘마법’으로 사용하게 되는 거지, 순수한 염동력은 아니거든요.”

“아하…….”

성좌가 된 지금은 그걸 구분할 수 있다. [스킬]이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랄까.

“그나저나. 다들 보상은 두둑이 받으셨습니까?”

이번에 얻은 보상은 심지어 레전드 스킬 교환권 3개. 거기에 추가 보상으로 랜덤 상자 3개와 확정 강화석 3개를 주었다.

아마도 성좌를 쓰러트리고 던전을 소멸시켰기에 그런 거겠지만.

레전드 스킬이면 최소 100만 따봉에서 많게는 수천만 따봉 같은 것까지 아주 다양해서, 어떤 걸 골라야 할까 생각 중이다.

“받았죠. 레전드 스킬 교환권 3개가 가장 큰데, 거기에 랜덤 상자 1개에 강화석도 주더라고요.”

음. 나보다는 적구나.

뭐랄까, 저런 던전을 소멸시켰는데 보상이 짠 거 같달까?

레전드 스킬 교환권 3개가 가장 큰 것이겠지만.

“지척 씨는 그걸로 어떤 스킬을 얻으실 생각입니까?”

정지벽의 예리한 질문.

“그게, 고민 중이라서요.”

“그런데 성좌잖아요. 스킬이 필요해요?”

“그것도… 조금은 복잡합니다.”

성좌. 그렇다. 나는 성좌다.

필멸자에서 불멸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급격히 강해지거나 한 건 아니다.

물론 성좌로서 익숙해질수록 강력해지겠지만 그것도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일단 제가 [갓튜브 소셜 슈퍼스타]가 되었습니다만……. 이거, 사실 전투 능력은 그다지 없거든요.”

“에엑?”

그랬다.

나는 성좌가 되었고, 확실히 인간을 초월……했지만.

성좌가 되면서 가지게 된 나만의 고유한 본질, 그 능력이라는 것은 전투와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게.

내가 가진 힘이라는 게 따봉을 받았을 때 효율이 증가한다…… 정도라서.

예전에는 1따봉을 받으면 따봉 포인트 1이 들어왔다면, 지금은 2따봉이 들어온다.

그럴싸하게 말하자면 사람들의 신앙이나 경외심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

물론 이것도 엄청난 거긴 하죠. 따봉이 복사가 되네! 상태니까.

하지만 직접적으로 뭔가를 파괴하거나 하는 식의 권능이 아니라는 게 문제.

“보조적인 느낌이랄까. 그래서 스킬이 필요하죠.”

“그렇구나~ 성좌니까 새로운 스킬을 만든다거나 하는 건 못 해요?”

“음~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다른 성좌가 만든 거 사오는 게 편하잖아요.”

내 말에 다들 신기해하는 얼굴이다.

“제가 가진 주력 공격 스킬이 무신 성좌의 계통에 속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게 사실 돈 주고 사온 겁니다. 애초에 스킬이라는 것도 성좌들이 판매하려고 만든 상품 같은 거고요.”

“우와… 그런 거였다니…….”

“놀라운 사실이군요.”

별하나와 정지벽이 해연히 놀란다.

“성좌들이 자신의 권능을 아주 조그맣게 복사해서 파는 겁니다. 대가로 헌터들은 카르마를 바치는 거고요.”

그렇다. 스킬은 한번 얻으면 없어지지 않는다.

왜냐면, 사실상 성좌들에게서 카르마 포인트를 주고 산 거니까.

예전에는 나도 몰랐는데, 성좌가 되어 보니까 알게 되더라고.

보통 헌터들은 몬스터를 죽이면 헌터 상점에 포인트가 쌓인다.

그걸로 헌터 상점에서 스킬을 구매하는 게 보통.

자기 자신의 직업에 관련된 것밖에 못 산다. 레벨 업은 이 포인트와는 별개로, 몬스터를 잡으면 올라가게 되어 있다.

이것도 카르마가 작동하는데, 헌터들은 몬스터를 살해할 때 카르마를 몸에 자동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게 쌓이다가 임계점을 넘으면 레벨 업을 하고 존재의 격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시스템] 참 잘 만들었어…….

다만 나와는 여러모로 다르다.

나는 몬스터를 죽인다고 해서 카르마를 얻는 게 아니었다.

나는 오로지 따봉이다.

사람들이 감탄해 주고, 경외해 주는 것만이 나에게는 카르마로 쌓인다.

그러니 앞으로도 오로지 따봉뿐이야!

사실 저쪽이 보통이고, 내가 이상한 거지만.

어쨌든 카르마 포인트란 무엇인가? 업보(業報)라고도 할 수 있는 이것은 인과율(因果律)이라는 것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몬스터를 잡으면 인과율을 얻게 되는데, 이게 성좌들에게는 좋은 영양분이지.

스킬 하나 만드는 데 50 카르마 정도 든다고 치면, 성좌는 그걸 100 카르마에 [시스템]을 통해서 판다.

여기서 플랫폼인 [시스템]이 20카르마 정도를 가져가고, 나머지 80을 성좌가 먹는 거다.

뭔가…… 뭔가 헬스러운 것 같고 헌터들이 바가지 호구 잡힌 것 같지만, 어쩔 수 있나. 이게 독과점의 폐해인걸.

다만 직업이 정해지는 원리는 나도 아직 모른다.

‘그건 [시스템]을 초창기에 만든 녀석들이나 알려나.’

슈퍼 루키라고 부르는 이들의 경우에는 성좌 놈들의 조각이 조금 들어가 있는 경우지만…….

이것도 성좌가 직접 선택하는 건지 랜덤인지 모르겠단 말이지.

리블은 알려나?

“어땠든 이 레전드 스킬 교환권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개꿀 아이템이라고요. 레전드 등급이기만 하면 1억 포인트짜리도 얻을 수 있으니까.”

내 말에 별하나는 어질어질한 표정이다.

무척이는 내가 살 수 있는 스킬 중에서 억대가 넘어가는 스킬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던 터라 별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가족으로서 걱정이 된 모양.

아무래도 남과 다른 길로 계속 가고 있으니까.

정지벽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성광은 뭔가를 생각하는 눈치.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치즈 비스킷을 하나 입에 넣었다.

누가 구운 건지 엄청 맛있네예.

“그래서 고민인 거죠. 선택지가 넓다지만……. 저와 팀원들에게 최선의 스킬을 얻어야 하니까요.”

“흠……. 확실히 그건 문제입니다. 개인 역량 강화와 팀원 전체를 강화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죠. 하지만 제가 조언을 드리자면…….”

“조언을 주신다면?”

정지벽은 아주 진지하게 답변했다.

“엄지척 씨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 더 나을 겁니다.”

“음……. 이유가 있으세요?”

“성좌가 되어서 그 성장률이 보통 사람과는 차원이 다르게 높아졌을 테니까요. 더 빠르게 강해지시는 것이 전력적으로는 더 낫습니다. 비록 저희가 엄지척 헌터와 같이 다니기는 어렵게 되겠지만요.”

그녀의 말에 입을 다물고 생각했다.

동료들과 같이 다니기 어려워진다라…….

확실히 이번 던전의 승리에 내가 주축이 되긴 했지.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혼자서 해결한 것은 아니잖아.

별하나의 화살, 정지벽의 방벽, 무척이의 총탄, 거기에 정지한의 시간과 리블의 언데드까지.

그것뿐만이 아니지.

타마 그룹이 그때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성좌를 쓰러트리기 위한 한 끗이 부족했을 수 있다.

모두의 힘이 하나로 합쳐져 일어난 기적.

[뒤틀린 성좌의 숲] 클리어는 그래서 가능했던 것.

“아아~ 그건 아쉽지만. 지벽이 말이 맞아요, 엄지척 헌터. 성장률을 생각하면, 지척 씨 스스로의 강화를 우선시하는 편이 좋죠.”

“그게 효율적……이라는 말이시군요, 두 분?”

“예.”

“네. 그렇습니다.”

“일단 고민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스킬 정하셨어요?”

“그럼요. 안 그래도 얻고 싶었던 스킬이 있었거든요. 별의 힘이라는 스킬이었는데, 별에게서 직접 힘을 전해 받는…….”

별하나의 말을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내 역량의 강화… 앞으로 남은 기간은 1년.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

그리고 어떤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마력 연소, 차원 방벽 건설 외에도 세 번째로 할 만한 것이 생각나고 만 거다.

나. 혹시 천재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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