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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214화 (214/305)
  • 제214화

    여기서 크투가의 걸음과 염계의 불꽃이다!

    화르르르륵!

    내가 만든 엑토플라즘의 도로 위로 불길이 치솟는다.

    때문에 엑토플라즘은 그대로 흩어져 사라졌다.

    그럼에도 지상으로 내려가 그대로 땅을 내달렸다.

    콰르르르륵!

    식물, 동물 혹은 뭔가 살아 있던 것들이 뒤섞인 채로 액체처럼 출렁거린다.

    멀리서 보면 여러 색의 액체가 뒤섞여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가까이서 보니 혐오스러운 풍경이었다.

    그리고 그것들 위로 모노 바이크G의 바퀴를 대고 그대로 내달린다.

    저것들의 이동 속도 역시 제법 빨라서 사람이 전력 질주하는 속도는 된다.

    그러나 내 바이크가 더 빠르기에 나는 이동하는, 아니, 옮겨지고 있는 놈들의 위에 올라타 질주할 수 있었다.

    그 결과가 이거다!

    화르르륵!

    살점, 식물 줄기 따위의 파도 위로 불길이 흔들거리며 춤을 춘다.

    그것은 내 마력을 받아먹고 이 기괴하고 끔직한 생명체의 행렬을 태워 버리고 있다.

    “끼아아아악!”

    “크아아아악!”

    “끼이이이이이이익!”

    역시. 이것들 아직 살아 있다.

    입으로 추정되는 부위가 비명을 토하다가 일그러지며 사라졌다. 그러다가 다시 비명을 토한다.

    불길이 일어나는 부위가 서로 합쳐져 불을 끄려고 하지만 내가 만들어낸 저 화염은 마법적인 것이다.

    설사 표면을 완전히 밀폐한다고 해도, 그 부위가 가열될 뿐 열기가 사라지지는 않거든!

    전부 타 버려라!

    “자아! 튀어나와라! 죽어 백골이 된 것들아, 전부 분노를 토해내라! 아직 살점이 남아 썩어가는 것들아, 일어서라! 저기 너희를 죽인 것이 있으니!”

    등 뒤에서 리블이 수상쩍은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생기라고는 조금도 남지 않은 곳에서 뼛조각이 일어난다.

    인간인 것. 인간이 아닌 것. 인간이었던 것.

    그런 것들이 일어나 흉흉한 안광을 내뿜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 수가 순식간에 불어나 수십에서 수백으로 늘어난다.

    아니, 천을 넘어가고 있다!

    “이야아아! 여기 많은 것들이 죽었던 장소네요! 좋아라! 아주 좋습니다!”

    죽음을 다루는 성좌가 내 등 뒤에서 웃는다.

    광소에 나도 기분이 좋은 걸 보니 나도 약간 맛이 갔나 보다.

    하지만 지금은 해야 할 일을 해야지!

    무형검!

    화아아아악!

    땅을 갈아엎던 무형검이 하늘에서 회전한다.

    “2클래스 주문 화 속성 부여!”

    1km가 넘어가는 검기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거대한 화염이 그곳에 있다.

    물론 크기만 크지 대단한 위력을 가진 건 아니다.

    그래도 검기에 불길이 섞인 것만으로도 위력적이다.

    그리고 이걸. 휘두른다!

    * * *

    “시작했어요!”

    별하나는 정지벽의 등에 올라탄 채로 소리쳤다.

    그 옆으로 성광 그리고 엄무척과 정지한이 전력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레벨이 높은 헌터는 충분히 초인이라고 불릴 만해서, 이들 모두 경주마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고 있음에도 지치는 지색은 없다.

    “저거!”

    정지벽이 하늘을 보며 경악했다.

    하늘에 갑자기 출현한 직선의 불길.

    그 길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길다. 그리고 그게 휘둘러지기 시작한다.

    거대한 크기와 다르게 너무나도 빠르게 움직인 그것은 지면에서 꿈틀거리며 모여들고 있는 생명의 물결을 그대로 갈라버렸다.

    콰콰콱!

    생명들이 불타오른다. 녹음은 더 이상 그 생명의 장엄함을 뽐내지 못하고 재가 되어 갈라졌다.

    경이적인 모습. 신화적인 광경.

    그러나 상대도 그런 공격을 그대로 두드려 맞고 있지 않았다.

    -[느린 녹음]이 [갓튜브 소셜 스타]를 노려봅니다.

    느닷없는 메시지.

    동시에 던전의 절반이 넘는 생명체가 모여들어 뭉쳐진 거대한 녹색의 구체에서 꽃이 피어났다.

    하나하나가 멀리서도 꽃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크기를 지녔다.

    즉. 실제로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꽃인 셈!

    그것들이 일제히 ‘빛’을 번쩍여 댔다.

    말 그대로.

    ‘빛’을 쏘아낸 것!

    느닷없는 광선(光線) 공격!

    “엄지척 씨가 회피 기동 중! 리블이 언데드를 불러내고 있는데 그 수가 수천!”

    정지한은 달리면서 별하나의 외침을 듣는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성좌와의 직접적인 전투는 아직 한참 남았을 터인데. 이런 변수가 일어나다니. 엄지척 당신은 역시…….’

    그가 이를 악물었다.

    “모두 준비해 주십시오. 단번에 저쪽으로 향하겠습니다.”

    다들 정지한이 일전에 사용한 ‘시간 가속’을 사용할 생각임을 직감한 순간.

    정지한의 등 뒤에서 톱니바퀴의 환영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들 전체가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 * *

    거대한 구체.

    잔디와 흙을 뭉쳐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모습을 한 성좌 [느린 녹음]이 나를 보는 것이 느껴진다.

    오싹한 시선!

    본래라면 미쳐 버리거나, 혼란에 빠지는 부정적인 정신 침식 같은 게 일어나야 하지만 나는 괜찮았다.

    여러 가지 스킬과 칭호의 효과!

    -[느린 녹음]이 [갓튜브 소셜 스타]를 노려봅니다.

    그나저나.

    “내 직업 정체를 까발리면 안 되잖냐, 이 미친 성좌 새끼야!”

    “오… 우리 엄지 군의 직업이 갓튜브 소셜 스타였군요? 희한하긴 하더라니! 근데 그거 뭐 하는 직업이에요?”

    “아가리 다무시고 집중해 주시죠. 리블 씨!”

    “아하! 분부대로 합죠!”

    섬 전체의 동식물이 거의 다 모여들고 있다.

    내가 중간에 불 지르고, 잘라내고 했지만 그럼에도 모여든 것들은 많았다.

    지름이 거의 삼백여 미터는 넘는 것 같은 크기의 구체다.

    그러나 웃기는 것은.

    그 구체 아래로는 1킬로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기둥이 지상으로 뻗어져 있다는 점이다.

    “저러니까 꼭 눈깔사탕을 땅에 박아 놓은 것처럼 생겼네요! 자기 딴에는 식물이라고 저런 거겠지만!”

    “아흙흑학핡학학하하하하! 멋져요, 엄지 구운!”

    -[느린 녹음]이 분노합니다!

    얼쑤! 화나게 했다! 그래! 어떤 공격……. 미친!?

    녀석의 몸 표면에 꽃이 열두 개가 생겨난다.

    지금 이 거리에서 꽃이라고 인식되는 걸 보니 지랄 났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의 꽃일 것이다.

    그 꽃은 해바라기처럼 생겼는데, 활짝 잎을 열자마자 강력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전력 회피 기동에 들어갑니다! 염혼염동 최대 전개!]

    척량이 소리 지른다.

    쐐에에에에엑!

    모노 바이크G가 하늘에서 곡예비행하듯이 움직이며 하늘을 돌파한다.

    급격한 움직임에 몸에 중력 과부하가 걸렸지만 무공의 힘으로 참아 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성좌에게로 향한다.

    “그래서 엄지 구운~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요~?”

    “불태울 겁니다! 리블은 지상에서 언데드로 공격하세요!”

    “라저!”

    무형검을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길이가 1킬로미터나 되는 녀석이지만, 굵기는 짧다. 게다가 검기로 이루어져 있어서 연약하고.

    -성좌를 베려면 적어도 강기는 되어야 이빨이 들어갈 거다. 신살(神殺)까지는 무리고, 아프게 하는 정도지. 그래도 너 같은 경우에는……. ‘절대 파쇄’ 능력을 가졌으니 어쩌면 죽일 수도 있겠다.

    무신에게 가르침을 받을 적에 알게 된 사실. 그러니까.

    “으득.”

    이걸 강기로 바꾸는 거다아앗!

    핏! 핏!

    이마에 핏줄을 세우며 정신을 집중. 내공이 들끓어 오르며 기화되고, 길다란 무형검이 점점 줄어들었다.

    이윽고.

    50미터 정도의 검이 된다.

    강기로 이루어진 50미터짜리 검!

    초월적인 모습으로 보이지만. 성좌 앞에서는 빛이 바래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이 정도면 X나 아파서 눈물을 줄줄 흘리게 될 거다!

    죽어랏, [느린 녹음] 새끼야!

    집념을 담아 무형검이 나아간다. 그 속도는 음속을 가볍게 돌파.

    내 의념에 반응하여 움직이기에 그렇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심검이 된다지만, 아직 그 단서는 요원하다. 그리고 지금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다.

    꿰뚫어라!

    꿰뚫어라!

    관통해서 두 동강 내는 거다!

    -[느린 녹음]이 [느림]의 권능을 사용합니다.

    “이런 시X!?”

    욕이 절로 나오고 말았다.

    섬광처럼 날아가던 무형검강이 거북이가 걸어가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아니! 내 무형검강에 시간을 느리게 하는 디버프를 걸었다고!?

    [주군! 옵니다!]

    쐐에에엑!

    “으으윽!”

    척량이 고속으로 바이크를 뒤집는다.

    섬뜩한 빛의 열선이 내가 있던 자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망할 [느린 녹음]의 꽃이 내뿜는 열 광선 때문.

    “성좌란 새끼가 치사하게 소리도 없이 쏴 대냐!”

    게다가 붙잡힌 무형검강도 문제다.

    저걸 유지하는 쪽이 다시 만드는 것보다는 내공의 소모가 더 적은데 어떻게 하지?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저기 붙잡혀 있을 수는 없잖아?

    젠장! 움직여! 움직이라고!

    속으로 집중에 집중을 거듭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아직도 엄청 느리지만, 그래도 아까보다는 빠르다.

    거북이 걷는 속도에서 사람이 걷는 속도만큼은 움직인다.

    이거면 적어도 몇 분 안에 녀석의 몸통에 칼을 꽂아 넣…….

    “헐…….”

    놈의 거대한 몸이 옆으로 기울어진다.

    지상까지 이어진 기둥 같은 것이 완만하게 휘면서, 거대한 구체가 내려간 것이다.

    그러더니.

    녀석이 권능을 풀었다.

    펑!

    무형검강이 순식간에 녀석의 몸통 옆을 지나간다.

    지랄 났네. 진짜 지랄 났어. 하지만 나도 이제 네놈의 앞에 도착했다, 이 새끼야!

    바이크에 검기를 씌우고 그대로 냅다 꼬라박기 위해서 내달린다.

    그 직전!

    “뛰어요!”

    “좋습니다~!”

    리블과 함께 바이크에서 뛰어내렸다.

    콰쾅!

    녀석의 몸통 일부가 으스러지면서 개박살이 났다.

    그 범위가 적어도 수십 미터 정도는 되어 보인다.

    녹색과 붉은색 체액이 튀면서 살점과 식물 조각이 흩어진다.

    모노 바이크G는 그대로 반파.

    [자폭 실행합니다.]

    척량의 말과 함께 리블의 목덜미를 낚아챘다.

    경공보법을 발휘하면서, 동시에 크투가의 걸음과 염계의 불꽃도 활성화!

    화아악!

    내 발이 닿은 곳에 불길이 치솟는다.

    재빠르게 달리자, 뒤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콰쾅!

    옛날 [죽음을 거부하는 자] 때만큼은 아니지만, 거센 폭발에 [느린 녹음]의 거체가 흔들거렸다.

    좋았으!

    이대로 네놈의 몸에 착 달라붙어서 전부 불태…….

    콰악!

    발밑에서 거대한 악어의 입 같은 게 튀어나온다.

    그대로 나를 물어뜯으려는 그 모습에 염혼염동으로 날아오르며 피해냈다.

    그리고 보았다. [느린 녹음]의 거대한 몸체에서 가지각색의 몬스터 혹은 헌터가 튀어나오는 것을.

    아니… 합쳤으면 그걸로 끝내야지. 그걸 또 뱉어내고 앉아 있냐!

    미친 거 아냐!

    “리블! 알아서 싸우세요!”

    리블을 내던지고, 쌍검을 뽑아 들었다. 척량은 변신하지 않은 채 로, 나 대신에 염혼염동을 운용해 주고 있었다.

    엑토플라즘이 만들어지고, 염동력이 주변을 장악하고 있다.

    염혼염동을 척량에게 맡긴 나는 그림자 주머니를 사용해 [희망의 수호자]를 꺼내면서, 온갖 버프를 몸에 걸었다.

    서걱!

    한번 검을 휘두를 때마다 하나씩 베어 낸다.

    콰쾅! 번쩍!

    불을 뿜고, 번개를 쏘아대는 적들이 지면에서부터 튀어나오며 공격을 가한다. 염동력은 몹시 편리한 힘이어서, 번개조차도 염동력의 장막에 가로막힌다.

    그사이 거리를 좁혀 그대로 검으로 두 동강을 내 준다. 그러나 이 거대한 생명력의 구체는 어마어마하게 크다.

    거기서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괴물들을 잡으면서 버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몇 마리의 괴물을 쓰러트리고, 염동력으로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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