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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212화 (212/305)
  • 제212화

    나는 일찍이 이 던전 전부를 뒤엎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사실.

    정지한은 그런 내 행동에 제동을 걸었다. 그리고 나에게 선언했다.

    나와 리블이 없어도 그가 생각한 ‘일정’대로 던전을 소멸시키겠다.

    그러니.

    그 시간 동안 방법을 직접 찾아내 보도록 해라. 그 이상으로 기다려 줄 수 없다.

    그래. 그러시겠지.

    미래 예지 능력자에게는 그런 게 다 보이시겠지.

    -[성좌 요청]이 신청되었습니다.

    -정지한 죽이기 10,000,000따봉.

    -[성좌 요청]이 신청되었습니다.

    -정지한 배신하기 10,000,000따봉.

    -[성좌 요청]이 신청되었습니다.

    -[죽음에서 기어 다니는 자] 소환 10,000,000따봉.

    그리고 그런 내 앞에는 무지성적인 성좌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중이다. 성좌 요청은 기본 가격이 1천만 따봉인가 보다. 전부 1천만 따봉인 걸 보면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 갈 정도니까.

    “왜 그렇게 인상을 찌푸리고 있나요?”

    염혼염동으로 떠올라 섬을 내려다보면서, 어제의 일을 생각하면서 성가신 성좌 요청을 보고 있던 나.

    그런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은 망령을 의자처럼 쓰면서 앉아 있는 리블이다.

    “정지한 대표에 대해서 생각 좀 하고 있었어요.”

    “왜요? 정지 군이 엄지 군을 안 도와줘서 삐졌나요?”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의욕이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고 할까…….”

    “헤? 그건 희한하네요.”

    “그 인간의 태도라는 게 그렇잖아요. ‘한번 해 보시죠. 그래 봤자 못 하겠지만.’ 이런 식이니까, 아주 재수가 없달까.”

    “흐핡학학하하하. 아아아아. 진짜. 질리지를 않는다니까요.”

    “저요? 대표님이요?”

    “둘 다요. 아하하핫.”

    이 성좌 놈에게는 나나 정지한이나 장난감거리겠지.

    “그래서. 어떻게 할 건가요, 엄지 군.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시체에서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죠?”

    “예. 에너지 드레인류의 마법은 사령 마법사의 주특기거든요. 그게 살아 있는 것이든 죽어 있는 것이든 상관없어요. 모든 것들은 특유의 에너지를 가지니까.”

    “그걸로 흡수한 에너지를 저에게도 줄 수 있죠?”

    “물론 전해 줄 수 있죠~ 그래서요?”

    “저는 진심이었거든요.”

    “뭐가요?”

    “섬을 다 갈아엎겠다는 거요.”

    그래. 물리적으로 전부 갈아엎어 버리겠다.

    “헤?”

    척량!

    [예. 주군. 정리 끝냈습니다. 계산상 3,821만 따봉을 소모하면 됩니다.]

    구입해!

    [명을 받듭니다, 주군!]

    정령신은 나에게 [뒤섞여 잠든 것을 찾아낸다면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했었고.

    무신은 나에게 [심원검계]에 도달하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심원검계]의 길은 멀고도 요원하니. 지금은 정령신의 조언을 근거로 행동하려고 하고 있다.

    뒤섞여 잠든 것을 찾는 방법을 무식하게 밀어붙이기로 한 것이다.

    파팟! 번쩍!

    내 몸 전체에서 빛이 번쩍이며 일어난다. 이게 뭐냐 하면…….

    스킬 [진인]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함이다.

    스킬 [진인]은 [인간]의 상위 스킬.

    그런데 이게 중복이 된다는 게 중요하다.

    [인간] - 기능 : 인간일 경우 모든 능력 효율 최적화.

    [진인] - 기능 : 인간일 경우 모든 능력 효율 상승.

    최적화와 효율 상승.

    이 두 가지 덕분에 내 내공의 양은 본래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었지.

    그렇다면, 여기서 더욱더 내공을 증가시킬 수 있지 않을까? 지금보다 10배 더.

    그러니까, 최초 상태보다 50배 더 많은 내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는데…….

    되더라고.

    시스템의 효과로 마력&내공이라는 스킬을 가지게 된 상태.

    내공과 마력이 연동이 된다 이 말이다.

    즉. 마나 통을 늘리는 스킬만 주렁주렁 달아도 내공량이 상승한다.

    [마력을 품은 간], [마력 골격], [마력 생성 비장], [마력 위장].

    일단 이 네 가지.

    전부 내부 장기와 뼈가 마력을 생성하거나, 품을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간은 혈액에 마력이 포함되도록 만들어 주고. 마력골격은 뼈가 마력을 모아들이는 기능을 가지게 된다. 나머지 비장과 위장도 마찬가지.

    이것만 해도 마력의 양은 몇 배 증가한다. 거기에.

    [북명신공]을 익혔다.

    이게 입문하는 데만도 1천만 따봉에, 혼원건곤신공에 합일까지 해 주는 성좌 은총 서비스를 받는 데 또 1천만 따봉이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마법의 신이 만든 2급 마력 제어 기술]이라는 것을 추가로 탑재.

    마력과 내공이 폭증하고, [인간]과 [진인] 효과까지 시너지를 일으키며 그것이 북명신공 효과로 하나로 합일된다.

    쿠오오오오오오!

    내 몸 전체에서 강대한 내공의 와류가 일어나 주변을 집어삼켰다. 그럼에도 머리는 차갑고 이성은 또렷하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조하며, 격동하는 힘을 느꼈다.

    본래라면 주화입마 같은 걸로 몸이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제대로 제어하고 있다.

    무신에게 가르침을 받아 무형검을 다룰 수 있게 되었기 때문!

    그 결과가 이거다!

    후왁!

    몸 전체의 기가 들끓어 올라 결국 내 몸 전체를 뒤바꾼다.

    우드드득!

    소리가 나면서, 한 번 더 변화를 시작했다.

    자연스러운 환골탈태! 여기까지도 예상 안이다.

    왜냐면, 이것도 무신에게 상담해서 하고 있는 거니까.

    무신은 말했다. 지금의 내가 내공을 우월하게 갖춘다면 환골탈태를 할 것이라고.

    “후…….”

    변화는 빨랐다. 몸에서 악취가 난다. 동시에 메시지가 나의 변화를 알렸다.

    -마력&내공 랭크가 상승합니다.

    -마력&내공 랭크가 S+가 되었습니다.

    -마력&내공 랭크가 상승합니다.

    -마력&내공 랭크가 SS가 되었습니다.

    -마력&내공 랭크가 상승합니다.

    -마력&내공 랭크가 SS+가 되었습니다.

    -마력&내공 랭크가 상승합니다.

    -깨달음이 없다면 더 상승할 수 없습니다.

    -마력&내공 랭크가 SS++가 되었습니다.

    -마력&내공 랭크가 상승합니다.

    -깨달음이 없다면 더 상승할 수 없습니다.

    -마력&내공 랭크가 SS+++가 되었습니다.

    SS에 +가 3개나 붙는 기형적인 스테이터스가 되었다! 힘이 넘쳐흐르다 못해서 폭발할 것 같다.

    “우와아아아아! 엄지 군! 뭐죠?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변한 거죠?”

    “다 방법이 있죠.”

    폭증한 힘. 전능감에 취한다지만……. 사실 전능하지 않다.

    문제는 아직 이 힘을 쓰는 것에 완전히 익숙하지는 않다는 점이겠지만.

    그것도 내일 다시 한번 더 [무신의 수련 공간]에서 [무신의 가르침]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

    자, 그러면…….

    “갈아엎기 시작.”

    콰르릉!

    지면이 폭발했다.

    * * *

    베르나데 이트.

    그녀의 외모를 묘사하자면, 환상의 종족인 판이 아름다운 외양을 가졌다면 이랬을 것이다 싶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드루이드 위저드라고 하는 그녀의 직업이 그녀의 외형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타마 그룹 내부인들의 생각이었다.

    그게 어쨌든 간에.

    백탄의 마카우가 기거하는 천막 안에 있던 그녀는 경악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맙소사…….”

    “역시. 그분께서 주시하는 사람답군.”

    드루이드는 새와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상의 지배력을 가지는 것도 가능했다.

    드루이드 위저드인 그녀는 몇몇 새를 이용해 정찰을 하고 있었고, 마카우는 주술의 힘으로 정찰을 하고 있었다.

    현재 이 던전 내부에 몬스터는 거의 없어진 상태다.

    살아남은 던전에 귀속된 변이체 헌터들이 있지만, 그들은 여기저기에 소수로 숨어 있었다.

    그나마 살아남은 대부분이 식인귀 그룹이었다.

    광신도 그룹은 죽음을 두려워 않고 싸우다가 전멸해 버렸지만, 식인귀 그룹은 생존이 더욱 중요한 탓이었다.

    때문에 이 두 명의 정찰은 방해받지 않았다.

    방해할 만한 존재가 없어진 탓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 두 명은 엄지척과 리블을 발견했다.

    하늘을 부유하는 두 명의 모습은 놀라웠지만, 그런 스킬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경악스러운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바로 지금.

    실시간으로.

    콰르르르르르르!

    둘은 경이로운 광경을 보고 있었다.

    하늘에 길이 약 1km에 폭은 30미터쯤 되어 보이는 빛나는 선이 있다.

    멀리서 보면, 아주 거대한 줄자 같은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빛나는 줄자 같은 거.

    그런 게 지면에 내려가서, 마치 포클레인처럼 지면을 그대로 갈아 버리면서 움직인다.

    트랙터에 매달린 밭갈이 도구처럼 지면을 갈고, 나무와 바위도 갈고, 흙도 갈아 버린다.

    그리고 그런 경악스러운 모습을 보다가 깨달았다.

    저건.

    검기다.

    검기의 길이를 1km 정도로 늘린 거였다!

    “검기가…… 저렇게 늘어날 수 있는 거였나요?”

    “저치는 가능한가 보지.”

    “대체 내공의 랭크가 어느 수준이기에…….”

    “특별한 스킬을 가진 것 아니겠나?”

    이 던전은 섬으로 이루어진 곳. 그 크기는 제주도의 절반.

    그러나 킬로미터 단위로 땅을 뒤엎고 있는 저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얼마 안 가 섬 전체가 파헤쳐질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경이롭구먼…….”

    “예. 마카우 님. 그건 그렇습니다만…….”

    베르나데 이트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대체 왜 저러고 있는 거죠?”

    그녀는 엄지척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그랬다.

    던전 내에서 토목공사의 평탄화 작업을 하는 놈을 대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 * *

    “하하하하핫! 아흙하학학학. 하악하악. 쿨럭쿨럭.”

    으마으마하게 광소하다가, 결국에는 사레들려 기침까지 하는 성좌가 있다?

    이놈 나중에 따로 갓튜브 기획이나 해야겠다.

    해골이나 시체 좀 치워서 잘만 찍으면 병맛으로 따봉이 오를지도.

    -26따봉을 받았습니다.

    -36따봉을 받았습니다.

    -1,200따봉을 받았습니다.

    -1,200따봉을 받았습니다.

    -1,200따봉을…….

    신들의 따봉도 팍팍 들어오는 중. 신들도 이런 건 예상치 못했나 보다.

    그나저나 십 단위 따봉은 누구지?

    갓튜브에서 얻는 따봉은 기본적으로 메시지로 표시는 안 되는데?

    콰르르르르르.

    무지막지하게 긴 검기를 만들고, 그걸로 땅을 갈아엎었다.

    식물이고 뭐고 다 분쇄해서 갈아엎고 있는 중.

    이게 가능한 이유는 바로 무형검을 사용할 수 있는 심득을 얻었기 때문이다.

    [무형검]

    형체가 없는 검을 다루는 무공의 기술.

    형체가 없다고 하지만, 비유적인 표현이다.

    순수하게 기로만 이루어진 검을 다루는 기술의 총칭.

    기를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형체는 정해져 있지 않고 그때그때 바뀐다.

    신공절학급 무공 랭크 A 이상 획득 가능.

    내공 랭크 S 이상 획득 가능.

    무형검은 내공이 허락한다면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길다란 검기를 만드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지만…….

    사실 이게 그렇게까지 대단하다고는 말 못 한다.

    듣기로, 레벨 100이 넘어가면 검기 같은 공격이 ‘원천적’으로 무효화되는 방어 능력을 가진 보스나 헌터가 제법 있다고 들었으니까.

    양민 학살용으로는 좋지만, 진짜 강자들에게는 그렇게까지 가성비나 효율이 좋은 건 아니다.

    그래도 지금 이런 때에는 아주 쓸모 있지. 대규모 토목공사 같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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