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207화 (207/305)

제207화

아마 게임이었으면 이런 선택지가 나올 거야.

타마에게 온전한 죽음을 내려 구원한다. (아무런 피해 없음) / 타마를 던전에서 분리해 세상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한다. (피해 입을 가능성 있음)

보통은…….

전자겠지만.

그래서야 흔한 영상 중의 하나가 될 뿐.

내 생각에 척량이 말했다.

[그것 때문만은 아니잖습니까.]

뭐, 왜, 뭐?

내 말에 척량이 작게 키득였다.

[아닙니다. 역시 주군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런 주군이시기에 제가 따르는 거지요.]

그러고는 앞발을 고양이처럼 핥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 혼자 해결한다.

[동생분께서는 그에 동의하지 않으실 겁니다. 게다가 주군께서도 위험에 처하게 될 테죠. 그럼에도 주군은 저들을 살리고자 하십니까?]

으음, 정 위험해지면 도망치겠지만. 그래도 하는 데까지는 하는 게 방송 분량 뽑기도 좋지 않겠어?

[하여간 고집도.]

맞아. 내가 좀 한고집 하지. 하지만 가능하지 않을까?

[주군께서는 언제나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시니까요.]

좋아. 해보자.

그렇게 내가 다짐할 때다.

-따봉 시스템 사용자가 의기(意氣)를 세웠습니다.

-조건 해금.

-따봉 시스템이 공양물을 요구합니다.

-공양물 [전국 옥새]

이……. 이게 무슨 일이냐! 갑자기 이 타이밍에?

아니. 그리고 의기(意氣)를 세웠다는 또 뭐야?

옛날에 절망 때문에 개고생하던 때에는 내가 말랑거리기라도 했냐!

어이가 없네.

사실 더 어이없는 건 공물로 전국 옥새를 달라는 부분이다.

이거 엄청나게 귀한 건데 말이죠.

예전에 거미 성좌도 이거 가지고 싶어서 안달복달했었고.

약간 정신이 나간 것도 잠시. 곧바로 내 뇌는 정리를 해나갔다.

상대가 시스템이면… 어지간하면 주는 게 좋겠지.

[예. 시스템이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거의 없던 일이니까요. 아마 어떤 조건을 충족한 상황이기에 나온 걸 겁니다.]

좋아. 준다!

-따봉 시스템이 [전국 옥새]를 공양받습니다.

-따봉 시스템 업그레이드.

-상점의 물품이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이제부터 더욱 다양하고 다채로운 상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성좌 요청 시스템이 생성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성좌들은 따봉이나 은총을 대가로 따봉 시스템 사용자에게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성좌 전용 방송 채널이 생성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성좌들이 당신의 채널을 구독할 수 있습니다.

-성좌 구독 서비스가 생성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성좌들이 구독할 경우 매일 5,000따봉을 받게 됩니다.

-성좌 은총 구입 서비스가 생성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성좌들의 은총을 성좌들에게 요청하여 구입할 수 있습니다.

-따봉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따른 공물의 능력은 스킬로서 사용자에게 적용됩니다.

-스킬 [세력:강건], [절대 명령], [세력:풍요], [매력 +500]을 습득했습니다.

뭔가 좀 많다?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죽음과 삶의 경계를 여행하는 전령]이 채널을 구독합니다!

-5,0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부유한 죽음의 지배자]가 채널을 구독합니다!

-5,0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백조를 타고 다니는 창조자]가 채널을 구독합니다!

-5,0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천둥을 부르는 망치]가 채널을 구독합니다!

-5,0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자]가 채널을 구독합니다!

-5,000따봉을 받으셨…….

빠르게 올라가는 메시지 옆으로, 내 갓튜브 계정이 나타났다. 그리고 새로운 채널이 하나 만들어진다.

성좌 전용 갓튜브. 그리고 그건 실시간이었다.

아니. 내 사생활은 어쩌라고 이런 걸.

아. 그나마 여기 방송 중단이 있긴 하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내 채널에 신들이 들어와 구독을 시작한다.

그리고 구독료를 주는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들어오면서 5,000따봉을 주고 있었다.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놀랍기 그지없다.

아니. 이게 대체 뭔…….

신들은 본래부터 나를 주시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그런데 채널이 만들어지고, 그대로 구독을 한다고?

[신들의 주시는 던전에 한해서만 이루어졌지 않습니까? 그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내 평소 행동도 보고 싶어서?

[아마도 그렇겠지요.]

성좌들은 할 일도 없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보고 있는데, 숫자가 1천을 넘어 2천이 되고, 결국 3천이 되었다.

3,012의 성좌들이 구독한 것.

실화임? 하고 놀람을 뒤로하고 숫자를 세어 보니 따봉만 1,500만 따봉이 넘게 갑자기 들어왔다.

이것이 바로 성좌의 위엄인가!

이게 말이 되나? 허, 참…….

[성좌들은 강력한 존재들이니까요.]

그렇긴 한데…….

그래서 척량, 내 지금 따봉은 얼마야?

[그간 꾸준히 쌓인 따봉까지 합하면 4,282만 따봉입니다. 천 단위 따봉은 노출되지 않도록 생략했습니다.]

무시무시……하네.

미쳤나 싶다. 그리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있는 자신감이 마구 샘솟는다.

이 정도면 내가 뭘 해도 할 수 있겠다!

아. 그런데 혼원건곤신공 랭크 S가 1억 따봉이었지?

아니… 랭크 S의 경지는 대체 어떻게 되어 먹었길래 그러냐.

개놀랍다, 정말.

“하아…….”

잠시 한숨을 내쉬고 마음을 다잡았다.

좋아. 따봉이 팍팍 들어오면 좋은 거지. 게다가 상점의 상품도 늘었고 성좌들에게 직접 은총이라는 것도 구입할 수 있다니까.

다 좋은 거지.

어쨌든.

정령신은 조언했었다.

‘뒤섞여 잠든 것을 찾아낸다면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이지.

여기서 알아야 할 것.

왜 그렇게 이야기했을까?

던전의 핵과는 다른 건가?

하긴, 던전의 핵이 곧 뒤틀린 성좌의 조각이 아닐 수도 있지.

그렇다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던전 전체를 이 잡듯이 뒤지면 된다. 어떻게? 악으로 깡으로.

[주군? 그게 대체 무슨 해괴한 결론입니까?]

아니. 할 수 있어. 여기 넓이가 대충 제주도 절반만 하잖아?

[그렇습니다만…….]

일단 광신도 쪽을 완전히 정리하고, 몬스터를 전부 싹 쓸어버리는 거야.

[주군. 그건 정석적인 던전 사냥이지 않습니까?]

그래. 던전 완전 클리어를 하려면 던전의 몬스터를 전부 처리해야 하잖아?

그래야 나중에 서포터들이 와서 몬스터 사체도 수거하고 하니까.

급할수록 돌아가라!

명언이지 않아?

* * *

“아침 식사 하시면서 다들 들어 주세요.”

밤이 지나고 낮이 왔다.

다들 헌터라는 이름의 초인이기 때문에, 수면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

거기에 세계수도 꺼내 놔서 피로 회복 및 마력 회복은 더욱 완벽!

그러다 보니 다들 해가 빼꼼 튀어나온 새벽에 눈을 떴다. 식사 담당은 무척이.

이 녀석… 요리 솜씨가 더욱 대단해졌다.

기다란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던 팀원들이 나를 본다.

“저는 저들을 구하고 싶습니다.”

“형이 그러겠다면 나는 찬성.”

“저도요!”

무척이와 리블의 찬성. 하지만 그런 찬성을 들으려고 말을 꺼낸 게 아니다.

“그래서 방법을 생각해 봤거든요.”

“방법이 있습니까?”

정지벽의 질문에 나는 바로 답했다.

“정석대로 던전을 완전 클리어하는 거죠.”

“엑?”

“아. 그런 방법이…….”

별하나와 성광의 감탄을 뒤로하고, 설명을 이어 나갔다.

“정석 공략은 결국 모든 몬스터의 몰살이잖아요. 그 이후에 보스 몬스터까지 잡고, 올 클리어 포털을 연다.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는 보스 몬스터와 여기 타마 그룹을 제외한 모든 몬스터를 다 사냥하는 겁니다. 그다음.”

나는 여기서 한번 숨을 골랐다.

“이 던전 전체를 전부 뒤집어엎죠. 물리적으로. 확실하게.”

던전 내부 리모델링. 화끈하게 해 주마!

땅과 숲을 갈아엎고, 미니 던전 모두를 파헤쳐서 비밀 요소를 전부 끄집어내 주마!

“헐…….”

“다 엎자고? 이 제주도 절반만 한 땅을? 형. 그건 좀…….”

다들 경악한다. 그러나 성광만은 곰곰이 생각에 잠긴 표정이 되었다.

“아니에요, 무척 형제님. 못 할 것도 없는 일이에요. 저희의 능력과 타마 그룹의 능력을 합한다면… 아, 그렇군요. 정령신이 해 준 조언. 그것에 분명…….”

오오… 성광! 너는 이해해 주는 거냐!

기뻐서 성광의 말에 재빠르게 답했다.

“그래. 정령신이 그랬잖아. ‘뒤섞여 잠든 것을 찾아낸다면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결국 완전히 다 뒤엎으면 될 일이야.”

그렇다. 시간은 좀 걸리긴 하겠지만.

전부 뒤엎을 수 있다.

그러면 결국 어디선가는 선택의 신과 녹음의 신의 뒤엉켜 뒤틀린 조각이 튀어나올 거다.

몽땅 갈아엎는데 자기가 안 나오고 배기겠어?

“하지만 엄지척 헌터, 그러기 위해서는 중요한 걸림돌이 있습니다. 저들, 광신도 무리를 쓰러트려야 한다는 거죠. 식인귀 쪽은 와해된 것이나 다름없으니 문제가 아닙니다만, 광신도 그룹 쪽은 아직 상당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지한이 태클을 걸어 왔다. 하지만 정론이긴 했다.

식인귀 쪽은 보스도 쓰러트렸지만, 광신도 쪽은 그 두목이 무사하다. 심지어는 진화도 하고 있고 말이지.

“별하나 헌터. 광신도 그룹의 수는 어느 정도입니까?”

정지한이 별하나에게 상대의 숫자 파악을 요구했다.

“잠시만요. 음~ 하나둘……. 어제 바위산에 공격 온 게 전부가 아니었나 봐요. 거기서 한 백 정도는 처리했었는데 아직도 많네요? 스킬의 탐지력에 걸려든 것만 따지면 대충 350명 정도 있어요. 지금은 자기네들 아지트에 모여서는 뭔가 떠들어 대고 있는 중이구요.”

별의 인도 스킬 엄청 좋네! 정말 인공위성 뺨친다.

바로 숫자가 파악이 되다니 정말 훌륭하다.

“어제의 전과는 저들 3개 세력이 서로 싸우는 와중에 저희가 끼어들었기에 타격을 입힌 것뿐. 정면으로 저희가 공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정지한의 의견은 논리적으로 합당했다. 확실히 위험한 일이지.

그리고 그런 일에 동료들을 끌어들이는 건 부담스러운 일.

그래서!

나는 방법을 생각해 놨다.

“그렇죠. 제법 위험하죠. 그래서 저들 광신도 무리를 공격하는 건 저 혼자 하려고요.”

그래. 나 혼자 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내 말에 다들 ‘헉!’ 하는 얼굴이 된다.

“반대. 절대 반대. 아니. 지척 씨는 생각이 있어요, 없어요?”

즉각적으로 반대한 건 별하나.

“혼자서 어떻게 350명을 상대하겠다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아니. 그게 해 보면 또 되긴 돼서요…….

[주군. 속으로 중얼거리지 마시고 입으로 말씀하셔야…….]

나도 알아.

“엄지 군은 게릴라전을 생각하는 모양이네요. 하긴, 소수 정예로 다수를 상대하는 건 그쪽이 효과적이죠. 게다가 엄지 군은 하늘을 질주할 수 있잖아요?”

어라. 리블이 나를 지원사격 해 주네?

“하지만 굳이 엄지 군 혼자 할 필요 없잖아요? 나도 같이 할래요!”

뭔가 신나 보이는 우리 집 성좌 씨. 자기도 끼워 달란다.

여기서 일단 말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는걸.

“우선, 기동성 면에서 저 혼자 움직이는 게 낫습니다.”

“아니. 둘까지는 가능하잖아, 형. 내가 뒷좌석에 타면 돼. 원거리 공격이 하나 더 있으면 더 효과적이잖아? 형은 근접 전투가 전문이니까 이쪽이 더 나아.”

“무척 군~ 새치기하면 안 되죠. 제가 먼저 하겠다고 했잖아요?”

“네크로맨서가 원거리 공격에 뛰어나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어이, 너희 둘. 내 뒷자리 가지고 그렇게 싸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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