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183화 (183/305)
  • 제183화

    등급이 오른다는 메시지가 뜬다.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단전에서 뻗어져 나가는 기운이 전신의 세맥(細脈가늘고 얇은 맥)까지 뻗어나가 순환한다.

    세포 하나하나에 기운이 스며들었다가 다시 쏟아져 나온다.

    마치 밀물과 썰물 같은 움직임!

    스킬 [인간]을 거쳐 [천무지체]가 되었던 신체가 다시 한번 재조정됨을 느끼고.

    ‘이건 환골탈태랑은 또 다른 느낌인걸?’

    깊은 무아(無我) 속에서 내 자신의 내면이 들여다보이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작은 우주가 하나가 있다.

    혼원건곤신공이라는 것은 결국 이런 것이었나.

    내 안에 소우주를 만들고, 그것의 힘을 사용하는 신공절학!

    -스킬 [진인]이 생성되었습니다.

    변화가 끝났다. 그리고 새로운 스킬을 습득했다.

    [진인]은 또 뭐람?

    [진인]

    등급 : 레전드

    수없이 많은 가능성을 품고서, 앞으로 나아가는 지적 생명체인 인간의 본연의 모습.

    태초에 창조주가 만들어낸 진정한 인간은 지금의 인간보다 우월하고 뛰어난 존재였다.

    이를 그리워하여 보통의 인간들은 그들의 존재를 진인(眞人)이라고 불렀다.

    기능 : 인간일 경우 모든 능력 효율 상승.

    와……. 이런 스킬도 있었어?

    이건 대체 어떻게 얻는 스킬이래?

    [인간]이라는 스킬을 가진 상태로 천무지체를 익히고, 무공의 경지를 대성하게 되면 결국 [진인]이라는 스킬을 따게 되는 건가?

    [주군! 대공을 이루신 것을 경하드립니다!]

    고마워, 척량. 그나저나……. 혼원건곤신공 랭크 A라는 게 이런 거구나.

    [무엇이 달라지셨습니까?]

    일단 말이야.

    주먹을 살짝 쥔다. 그리고 옆으로 뻗어냈다.

    팡!

    가볍게 음속을 돌파한 일격.

    그리고 저 멀리 떨어진 지면이 폭발했다.

    콰쾅!

    내공의 소모는 아주 미약하지만 위력은 강력하다.

    방금 사용한 것은 권풍. 주먹에 기를 담아 발출한 것인데,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되는 위력을 가졌다.

    게다가 마력&내공의 랭크는 여전히 S상태로 고정되어 있는데도 그 양은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한 것 같다.

    스킬을 펑펑 써도 되겠다 싶은 기분?

    [무시무시하군요.]

    하와와와, 괜히 신공절학이 아닌 것이에요.

    이거면 어떤 던전이든 깰 수 있겠는걸?

    자신감이 아주 그냥 뿜뿜거리며 나오는군그래.

    “자. 그러면 남은 따봉은 얼마?”

    [321만이 있습니다.]

    “많이 썼는데, 그럼에도 제법 차올랐네.”

    [계속해서 사람들이 유입되고 있으니까요. 훌륭하지 않습니까?]

    나도 훌륭하다고 생각해, 척량. 그러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보급 능력을 증가시키는 거네.

    [예. 주군.]

    일전의 전투에서, 보급이 조금 달랑달랑했지.

    포션의 수량이 바닥을 드러냈으니까.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결국 전투는 포션발이다.

    하물며 사람 목숨이야 말할 것도 없지.

    때문에 보급 역량을 키우자는 척량의 의견이 있었다.

    당연히 오케이했지.

    “[그림자] 랭크 상승에 따봉 사용.”

    [그림자 - 10,000따봉]

    등급: 유니크 (성장형 E) -> 레전드 (성장형 D)

    자주 사용하다 보니 어느샌가 F에서 E로 성장한 [그림자] 스킬. 그것을 D로 올리는 데 들어가는 따봉은 딸랑 1만.

    이건 싸다! 바로 지른다!

    자. 그러면 D에서 C로 가는 건 얼마냐? 30만 따봉!?

    이야……. 갑자기 30배 오르네.

    대체 이 기준을 누가 정하는 거야?

    어쨌거나, 구입한다!

    “[그림자] 랭크 상승에 따봉 사용!”

    그렇게 나는 [그림자] 스킬을 C로 만들었다.

    그다음, [그림자 주머니]를 랭크 A까지 단번에 상승시킨다!

    [그림자 주머니 - 820,000따봉]

    등급: 레어 (성장형 E) -> 레전드 (성장형 A)

    이게 레어 스킬이라 그런지 A랭크까지 가는 데도 따봉을 그렇게까지 많이 쓰지 않네.

    이거 아주 좋소.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주군. 대형 물류 창고 수준의 용적이군요.]

    그러게……. 이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네.

    나중에 랭크 S까지 올리면 도시를 넣을 수 있는 거 아냐?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전에 하셔야 할 일이 있지 않습니까, 주군? 준비는 끝났습니다.]

    그래. 준비는 끝났지.

    “그러면 가 볼까.”

    던전 소멸을 하러 내가 간다.

    * * *

    -던전 소멸 쇼를 보여 준다며?

    -진짜? 레알? 혼또?

    -엄지야! 무리하지 마라! 그러다 다친다, 다쳐.

    -저기 저번에 호러 찍었던 그 던전 아니야? 남산 타워 던전.

    ↳맞는 듯. 저기를 또 갔네.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엄지검지 엄지척입니다!”

    테러리스트와의 사투를 하고 돌아왔지만, 오늘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방송에 임한다.

    이것이 프로 갓튜버의 자세.

    -엄지 햄스터 탈 뭐얔ㅋㅋㅋㅋㅋㅋ

    -인형 옷 입고 싸우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다. 오늘은 특수 분장까지 하고 오느라 힘들었다.

    거기다가 머리가 너무 커서 움직일 때마다 휘청휘청 장난이 아니지.

    아무튼, 채팅창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 계속 올라오는 걸 보니 계획은 성공이다.

    “2시간 전에 예고드린 대로. 오늘은 재생성형 던전을 완전 소멸시키려고 합니다!”

    예전에 왔었던 남산 타워의 던전 포탈 앞에서 힘차게 외친다. 그러자 내 말에 채팅창이 완전히 폭발하고 있다.

    -재생성형 던전 소멸이 가능하다고?

    -지난번 엄지가 호텔 던전 소멸시킨 그거랑 같은 거야?

    -그런 비법을 갓튜브 같은 걸로 막 풀어도 돼?

    [주군, 시청자 카운트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밀려 들어오는 중입니다!]

    그랬다. 그리고 당연히.

    따봉도 무시무시하게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뭐, 그렇지.

    그런 대단한 기밀을 고작 모두가 공짜로 볼 수 있는 갓튜브로 풀어버리겠다니.

    -미친 거 아니야? 그걸 팔면 얼만데 여기서 분다고?

    -설마 조금 가르쳐주고 유료 결제 유도하는 거 아님?

    “아아, 그런 거 아닙니다. 진짜로 끝까지 보여 드림. 진짜로. 엄토리를 믿어 주세요!”

    그러자 더 못 믿겠다는 반응이 거세진다.

    이 사람들 속고만 살았나?

    -[A/B] 님이 1,000,000원을 후원했습니다.

    [A/B] : 던전 소멸이 진짜 가능하다는 거지? 그 방법도 공개하는 거고.

    오우, 거물도 나타나셨네?

    [그간 접촉이 없던 인물인데, 역시 이번 떡밥은 강력했나 봅니다.]

    그렇지.

    국가 기밀도 아니고 그냥 풀어버린다니까.

    뭐, 그래.

    지금 접속하는 분들 모두 운 좋은 줄 아시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차피 사이버 렉카가 녹화 뜨고 있을 게 뻔해서.

    “A/B님, 후원 감사합니다! 물론이죠. 던전 소멸은 실제로 가능합니다! 오늘 제가 그걸 증명해 보이려고 이곳에 온 것이거든요.”

    [찾아 헤매는 미로]

    예전에 절망이 나에게 미래를 보여준 던전이다.

    오늘, 여기를 소멸시킬 거다.

    -[A/B] 님이 1,000,000원을 후원했습니다.

    [A/B] : 거미 교단 놈들도 박살 냈다더니, 뭔가 알아낸 게 있나 보네? 기대하겠어.

    내가 가장 싫어하는 던전.

    하지만, 여기만큼 촬영하기 좋은 재생성 던전도 없다.

    얼마 전에도 어떤 헌터가 갱신하러 마지못해 여기 들어갔다가 시체 치우지 않나.

    그렇게 깨도 곧 다시 나타나고.

    모두가 없어졌으면 하는 던전 중의 하나지.

    “기대와 따봉 부탁드리겠습니다! 자, 그러면 던전에 입장합니다!”

    모노 바이크G를 소환해 올라탄다. 그리고 냅다 던전 포탈을 향해 내달렸다.

    위웅!

    포탈을 지나 던전에 진입한다.

    그럼에도 나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그리고 다가오는 악령들을 그대로 들이박아 분쇄한다!

    “오늘의 콘셉트는 스피드 런! 여러분들, 안전띠 꽈악 붙들어 매시고, 신나게 즐겨 주세요!”

    부아아아앙!

    모노 바이크G전체에 검기가 둘러쳐졌다.

    지금의 나는 그야말로 달리는 분쇄기!

    걸리는 모든 것이 갈기갈기 찢겨진다!

    [끼아아…….]

    쾅!

    [아악…….]

    “첫 번째 보스 악령 군체를 로드 킬! 오우, 친구. 오랜만이야. 오늘 던전 터지면 앞으로는 못 볼 텐데 아쉽네~”

    -아니. 악령 군체 저렇게 잡을 수 있는 거였음?

    ↳엄지밖에 못 해, 저거…….

    ↳2222

    -전에보다 화끈한데? 전에도 바이크 타고 다 죽이더니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

    자. 그러면 계속 가 보실까나!

    * * *

    A/B. 본명 아담.

    그는 눈물이 날 정도로 폭소를 하고 있었다.

    명문가의 아들내미로서 품위라고는 조금도 없는 행동이지만, 그를 나무랄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상관없나.

    “이 새끼 진짜 미친놈이네.”

    “그래서 마음에 드십니까?”

    “그래. 게다가 실력도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했어. 저거 검사(劍絲)지? 레벨 80대 이상이나 쓸 수 있는 거잖아? 유지 시간도 짧고.”

    서양권에서는 동양처럼 무공을 아는 이들이 많지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수집된 데이터상으로는 레벨 84의 중국계 헌터 장하웨이가 32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저놈은 오토바이랑 지 몸에까지 전부 두르고서 달리고 있잖아. 저게 가능하려면 마력이 얼마나 많아야 하는 거야?”

    “마력 소모 절감 스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거나, 혹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겠군요.”

    “그건 확실하지. 오우! 시원하게 써는데!”

    마침 엄지척이 바이크로 거대한 덩치의 철갑기사를 들이박아 단번에 고철 조각으로 만들고 있는 장면이 보였다.

    전에도 이런 방식으로 적을 자주 무찔렀지만, 더욱 강해진 지금.

    그 위력은 전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저걸 결국 1시간 컷을 해 버리네.”

    그랬다.

    과거에는 2시간 정도의 시간을 사용해 던전을 전부 초토화시켰다면, 지금은 1시간 만에 던전을 완전 박살 내버리고 있는 것.

    엄지척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리고.

    마지막 보스까지 죽이자 미로의 핵이 나타났다.

    엄지척은 그 앞에서 요상한 댄스를 추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유도한다.

    하필 입고 있는 것도 병맛 햄스터 옷이라서 다들 폭소하기가 바쁘다.

    그리고.

    그가 두 눈을 감고 무언가를 했다.

    영상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가 무언가를 행한 것은 분명하다.

    미로의 핵이 점점 커지더니, 새로운 형태로 변형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얇고 마른 인간 형태의 보석으로 만든 인형처럼 생겼다.

    딱 봐도.

    새로운 보스다.

    -히든 보스 던전의 핵 등장! 자……. 그러면 이 녀석은 어떻게 등장한 걸까요? 그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보석으로 만든 인형이 바로 던전 핵이라는 건가!

    그런 던전 핵이 공격을 해대는데, 그걸 전부 피해 내면서 주절거리는 엄지척.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이 나게 만드는 수준의 영상!

    “이 녀석.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이 높아.”

    “확실히. 훌륭합니다.”

    -그렇습니다! 7클래스 대마도사 같은 고랭크의 헌터가 탐지 계열 스킬을 쓰면 이렇게 던전의 핵이 나오는 거죠! 물론. 이 녀석을 못 쓰러트리면 안 되겠죠? 쓰러트리는 방법은…….

    결국.

    방법을 전부 말한 엄지척!

    그걸 들은 아담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이 되고 말았다.

    “던전 소멸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하! 성좌 새끼들, 진짜 양심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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