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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174화 (174/305)
  • 제174화

    나는 급하게 염혼염동으로 길테온 일행을 밀쳤다.

    콰앙!

    그러고는 동시에 피해자들에게 달려갔다.

    치료 스킬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주군, 이미 사망했습니다.]

    그래.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머리에 목이 없으니 사망 선고는 넘어가도 될 것 같다.

    바로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어린 알바생이 몸을 웅크린다.

    “끄윽, 끄으으윽, 엄마, 엄마아아아아.”

    패닉은 빠르게 전염되어 갔다.

    척량. 응급 소생 스킬은?

    [주군. 밀라이논 교단의 응급 소생은 뇌와 심장이 손상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역시 그런가.

    역시 사람을 살리는 건 쉽지가 않구나.

    나는 고개를 돌려 길테온 쪽을 본다.

    “염동력… 엄지척 헌터. 스킬이 너무 많은데?”

    “경고하겠습니다. 만약 다른 사람을 죽이려고 든다면, 저 꼴로 만들어 드리죠.”

    “하하. 그걸 왜 네가 강제하지? 그러면. 저건 어떻게 할 건가?”

    이빨을 가리키는 길테온.

    나는, 죽은 이의 눈을 감겨 주고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가 해결하죠.”

    “뭐?”

    나는 이미 결정했다. 더 이상 이런 개 같은 짓거리에 놀아나 주고 싶지는 않거든.

    저벅.

    “엄지척 헌터. 어디 가요?”

    “…말했잖습니까. 뭔가 해보겠다고.”

    “예?”

    다들 나를 본다. 그사이. 나는 신상을 마주했다.

    “다들 거기서 지켜보고 계세요.”

    “형.”

    무척이가 내 어깨를 잡았다.

    “미친 건 아니지?”

    “안 미쳤어. 그러니까 이 형을 믿어 봐.”

    무척이가 나를 빤히 본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 필요한 건 없어?”

    “되는 대로 다 걸어줘.”

    “알았어…….”

    “이야~. 우리 엄지 군. 정말 할 거예요? 진짜? 그렇게?”

    “그럼요. 지켜보시죠.”

    척량.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파쇄력이 전체로 들어온다면, 너를 지킬 수가 없어.

    [예. 주군.]

    척량이 내 목에서 내려와 선다.

    오롯이 혼자가 된 나는 버프를 덕지덕지 나에게 걸었다.

    그리고 무척이도 나에게 버프를 걸어 준다.

    “엄지척 헌터. 설마…….”

    신주란이 나를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고는 버프를 걸어 주었다.

    -광휘의 지휘를 받았습니다.

    -광휘의 지휘 효과로 전체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어마어마한 버프잖아!? 전체 능력치 10% 상승?! 그렇게 놀라고 있을 때였다.

    “엄지척 헌터… 네가 해 보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뭐, 어차피 부질없는 저항이겠지만.”

    길테온이 손짓한다.

    -철신의 가호를 받았습니다.

    -육신이 철화합니다!

    몸이 단단해지는 느낌이 든다.

    피부만이 아닌, 몸 전체가 금속처럼 단단해지는 감각!

    이것도 엄청난 버프인데?

    그 이후에도 다른 헌터들이 모두 할 수 있는 것을 나에게 걸어 주었다.

    모두의 기대가, 힘이 나에게 모였다.

    그렇게 준비가 끝나고, 나는 버서커 물약을 마시고, 아이템 두 개를 꺼내서 손에 든 뒤, 내공을 전부 끌어올렸다.

    동시에 마투술을 사용한다.

    내가진기와 마력의 적용으로 몸에서 증기가 나는 것 같고, 몹시 뜨거워 용암에 몸을 담근 기분이 든다.

    그래. 어차피 죽기 아니면 살기지.

    그 열기 속에서.

    나는 방패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뛰었다.

    퍼–엉!

    소닉붐이 나는 것 같다.

    소리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그대로 공간이 줄어들고, 결국 신상이 발산하는 파쇄력의 반경에 도달했다.

    콰아!

    파쇄력이 밀려오는 게 느껴진다. 그러나 일차적으로 몰려온 그 힘은 희망의 수호자와 충돌한다.

    콰드드드득!

    내 파괴되지 않는 방패가 어마어마한 충격음과 함께 튕겨져 나갔다. 남은 거리는 이제 4미터!

    땅에 발을 디디며,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두 번째 파쇄력이 나를 뒤덮을 때, 그 찰나보다 짧은 시간의 사이에서 천사옥대의 스킬을 발동했다.

    절대 방어!

    콰창!

    파쇄력이 분쇄된다.

    그사이 나는 조금 더 전진해, 3미터를 남겨 두었다.

    0.01초 사이에 다시 덮쳐 오는 파쇄력을 향해 천사옥대의 절대 방어를 다시 발동했다.

    순식간에 나머지 2번의 절대 방어가 사용되고, 나는 어느새 1미터 앞에 서 있었다. 손만 뻗어도 닿을 장소.

    여기서…….

    나는 전국옥새를 든다. 그러나 내려치기 전. 파쇄력이 내 몸을 찢는다.

    고통 속에서, 천사옥대의 스킬을 다시 사용했다.

    완전 회복!

    빛과 함께 몸이 회복되고, 이를 악물며 전국옥새로 신상을 내리찍었다.

    이 개 같은 성좌 새끼의 신상아!

    절대 명령이나 처먹어라!

    -절대 명령이 발동합니다.

    -이계의 존재에게 절대적인 명령을 1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삑!

    -신상은 대상 외입니다.

    뭣!?

    콰아아아!

    “크으으윽!”

    파쇄력 덕분에 온몸이 너덜너덜했다.

    살점이 떨어져나가서 뼈가 훤히 드러나 보였다.

    고통에 뇌신경이 타버릴 것 같다.

    마치 끓는 기름에 넣은 것처럼 온몸이 자글자글 끓는다.

    허나, 별수 있나.

    “끄으으으으윽--!”

    이를 악물 수밖에.

    으득-

    잇새로 피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울고 있을 시간은 없다.

    다진 고기가 돼서 죽지 않은 것은 모두가 덕지덕지 발라준 버프 덕분이니까!

    하지만 한 번 더 당하면 죽어! 그러니까……. 여기서는 다시 한번 완전 회복이다!

    스팟!

    천사옥대의 스킬이 발동하며 몸이 다시 회복됐다.

    이제 남은 완전 회복은 천사옥대 1회!

    절대 명령이 안 통한다 이거지!

    이걸로 될 거라고 생각하고 온 건데… 설마 안 된다는 건가?

    그렇다면…….

    다시금 파쇄력이 덮쳐 왔다.

    몸이 갈리는 고통 속에서 그림자 주머니를 늘려 제법 큰 물건을 꺼냈다.

    [미약하고 어린 세계수]

    등급 : ?

    분류 : 나무

    미약하고 어린 세계수.

    이제 막 싹을 틔운 어리디어린 세계수.

    주변을 정화하며, 순도 높은 마력을 생성한다.

    기능 : 300미터 범위를 ‘성지(聖地)’로 지정된다.

    기능 : 성지 내에서 체력 회복력 100% 증가.

    기능 : 성지 내에서 마나 회복력 200% 증가.

    기능 : 성지 내에서 상시 중하급 저주 해제.

    기능 : 성지 내에서 던전 출현이 금지된다.

    기능 : 성지 내에서 부정한 힘이 약화된다.

    기능 : 성지 내에서 정령력이 증가한다.

    “아니? 저 물건은?!”

    모두가 경악한다.

    “설마……. 세계수?”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니 신기하네.

    방송으로 슬쩍 나와서 그런가.

    세계수의 능력은 그거지.

    -성지 내에서 던전 출현이 금지됩니다.

    던전 자체를 밀어내는 힘을 가진 세계수를 꺼내자, 신상이 진동하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통하는 건가!

    위웅!

    젠장! 이것만으로는 안 되는 거냐!

    신상에서 파쇄력이 또다시 내뿜어진다.

    즉시 천사옥대의 마지막 완전 회복을 사용하며 세계수 앞으로 나가 몸으로 파쇄력에 맞섰다.

    콰직!

    온몸이 넝마가 되고, 다시금 몸이 끓어오른다. 그러나 그 위력은 확실히 낮아졌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

    튀겨지는 고통이 다르거든.

    세계수의 힘 때문이 확실해.

    하지만 부족해. 지금 상태로는 부족한 거야.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위웅!

    미친 X발 파쇄력!

    내공과 마력체를 사용하고, 주변으로 미친 듯이 휘둘렀다.

    파칫! 치지지지직!

    힘과 힘이 허공에서 충돌. 그러나 파쇄력은 파도처럼 밀려오기에 내 몸 이곳저곳을 찢어냈다.

    아까의 부상에 더해서, 이제는 더 이상 움직일 기력이 없다.

    완전 회복도 이제 다 썼으니까…….

    손가락 까닥하기 힘든 상태로, 그래도 나는 쓰러지지 않고 섰다.

    크… 크크크크.

    진짜 욕 나오네. 더 성장했었어야 했나?

    성장. 성장. 성자아앙! 그거다!!

    ‘미약하고 어린 세계수를 성장시키는 데 따봉을 전부 사용한다!!’

    무공의 경지조차도 강제로 올려주는 따봉이다.

    척량이 놀라서 소리쳤다.

    [과연 주군입니다! 모으는 게 개 같아서 그렇지, 쓸 수만 있으면 그야말로 법칙을 속이는 룰 브레이커!]

    이거라면…….

    -모든 따봉이 소모됩니다.

    -미약하고 어린 세계수가 성장을 시작합니다.

    메시지가 떠오르고, 콰득 소리와 함께 세계수의 뿌리가 커다란 화분을 뚫고 튀어나온다.

    그것은 그대로 성좌의 혓바닥을 파고든다.

    그러자 혓바닥이 진동하기 시작했으며, 다시금 파쇄력이 나와 세계수를 노린다.

    몸은 만전의 상태는 아니다.

    내 팔 뼈가 어떻게 생겼는지 오늘로 알게 되었다.

    피부 거죽은 만신창이, 방송에 부적합하려나.

    크크큭. 웃음이 나왔지만 그래도 움직일 수는 있다.

    이 느낌 잘 알지.

    절망의 시련 때 이미 한번 단련되었거든?

    만약 그때 ‘그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진즉에 나가떨어졌겠지만.

    그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아직. 아직은 움직일 수 있다고!!”

    그 순간, 나는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촉수한테 수백 번 뒤져 보면 그 느낌이 와요.

    하지만 무신의 공간은 죽어도 살아나지만, 여기는 아니지.

    ‘끝인가?’

    참 지랄 맞은 인생이었다.

    눈을 감으려다가 억울한 마음에 눈을 오히려 크게 떴다.

    날 죽이려는 악신 새끼의 얼굴을 담고 싶어서.

    그 순간.

    “이야~ 정말이지. 진짜로 감탄했어요. 엄지 군.”

    그때. 내 앞을 가로막는 넓은 등이 보였다.

    콰드드드득!

    파쇄력이 그의 몸을 갈아 버린다.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지만, 그래도 그는 서 있다.

    입에 감자칩을 물고.

    웃으면서 고개만 돌려 나를 본다.

    어째선지 얼굴에만 상처가 없다.

    이 악마가 진짜……. 얼굴만 가린 거냐?

    “그래서. 이거는 선물이랍니다?”

    그가 몸을 돌린다.

    연미복은 이미 걸레나 다름없고, 그는 검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 상태로 내 옆으로 손을 뻗어, 화분에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고개를 돌려 보니, 그의 손을 따라 피가 화분에서 튀어나온 뿌리에 가 닿았다.

    -성좌의 성혈이 미약하고 어린 세계수에게 주어집니다.

    -미약하고 어린 세계수가 더욱 빠르게 성장합니다.

    뿌리가 촥! 소리와 함께 뻗어나간다.

    그것은 단번에 신상을 휘감았다.

    파괴 불가의 신상이 뿌리에 침식당하고, 그대로 조각나기 시작한다.

    콰드득. 콰드득.

    그것은 장엄하고, 놀라운 광경이었다.

    뭔가가… 저 신상 안에 깃든 무언가가 부서지며 세계수에게 잡아먹히고 있었다.

    그게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1,1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1,1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1,1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1,1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1,100따봉을 받으셨…….

    이게 무슨……?!

    메시지가 시야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대체 몇 명의 성좌들이 나를 보고 있었던 거지?

    [수십 명… 아니…… 설마 수백…… 천……?]

    리블이 말했다.

    “보이십니까. 이 많은 신들이 세계수의 성장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우르르르릉!

    던전 전체가 흔들린다.

    [하찮은 필멸자가 감히 내 계획을 방해하다니!! 내 너 미욱한 자의 이름을 기억하겠다!]

    하늘에서 들려오는 [여덟 다리로 걷는 자]의 목소리에, 나는 엄지를 올려 따봉 자세를 만들었다.

    그래. 수십, 수백, 천이 넘는 성좌들이 보고 있다고?

    그러면 그걸 해야지.

    “기억하시는 김에 채널 구독 & 좋아요 부탁해요. 당신의 갓튜버 엄지척이었습니다~”

    [네…… 네놈!!!]

    -신들이 당신의 행동에 박장대소를 터트립니다!

    -3,3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4,4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2,2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3,3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6,60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2,200따봉을 받으셨…….

    신들이 빵 터졌나 보다. 따봉이 폭발한다.

    그리고 신상을 잡아먹으며 세계수가 쑥쑥 성장하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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