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131화 (131/305)
  • 제131화

    “통찰의 눈!”

    [구울]

    레벨 : 65

    속성 : 언데드 / 냉기 / 부패 / 독

    약점 : 신성 / 머리

    좀비가 충분히 생명체를 살해하고 그 정수를 섭취하여 진화한 끔찍한 언데드. 중위급의 언데드로 칭해지며, 말라붙은 피부와 반쯤 썩었던 신체는 죽음의 기운으로 강화되어 물리 공격에 강한 저항력을 지니고 있다.

    근력과 민첩함이 크게 상향되어 어지간한 생명체보다 강력해지고, 야성적인 움직임으로 살아있는 것을 사냥한다.

    아주 가끔 이성을 되찾는 구울이 있지만, 그것이 선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을 본 살아 있는 자들은 공포에 물들기 마련이며, 사냥감이 되어 잡아먹힌다.

    *이것을 본 자는 상태 이상 [공포]의 영향을 받는다.

    오우, 지난번보다 더 통찰 스킬이 자세해진 느낌인걸?

    숙련도의 영향일까? 아니면 언데드 몬스터를 존나 잡았기 때문일까?

    [주군, 그것보다 진짜 구울이라고요! 본래는 3성 던전에나 나오는 놈들인데!]

    그래. 알아, 척량. 진정해.

    그리고 그 구울이 마치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와우! 저렇게 많이 튀어나온다고!?

    고블린이 튀어나올 적에는 안 그랬잖아!

    그렇게 경악하는 사이, 녀석들이 그대로 옥상에 떨어진 뒤 땅으로 내달려 착지한다.

    그러면서 ‘카아아아!’ 하고 기괴한 소리를 내자, 아이들이 그걸 보더니 울음을 터트렸다.

    구울의 정신계 공격인 상태 이상 [공포]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 것!

    이런!

    운전석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며 스킬을 사용했다.

    “그림자 주머니!”

    그림자에 손을 넣고, 그대로 물건을 꺼낸다.

    빛나는 거대한 방패가 하늘에서 웅웅 소리를 냈다.

    [희망의 수호자]가 힘을 내자, 아이들의 울음이 뚝 그쳤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에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

    “어… 어?”

    “저, 저거.”

    상태 이상은 걷어냈지만, 본연적 공포를 어쩔 수는 없는 건가?

    아니.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지.

    “척량! 구울을 공격해!”

    [예. 주군!]

    지상으로 내려온 구울의 수가 벌써 스물이 넘는다. 그리고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척량이 즉시 구울들을 향해 달려 나갔다.

    “키아아아!”

    젠장! 하필이면 건물 옥상에 포탈이 생기다니!

    “성광 씨. 버스를 몰고 빨리 멀어지세요.”

    “형제님,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직 보육원에 다른 아이들과 사람들이 있어요.”

    아차! 그렇겠지.

    보육원을 성광 혼자서 운영하는 건 아닐 테니까.

    “그러면 꽉 잡으세요!”

    도로 운전석에 타서 라이더 스킬을 발동하고, 내공을 일으켜 버스에 덧씌운다.

    “보육원 사람들 모두 정문에서 물러나세요!”

    쩌렁쩌렁하게 내공을 담아 외치자 구울 전부가 우리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콱!

    부아아아앙!

    액셀을 밟고, 그대로 돌진!

    콰쾅!

    구울 몇 마리가 충돌해 그대로 튕겨나가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성광이 뒤에서 아이들을 꽈악 잡는 걸 느끼며 그대로 보육원의 정문을 들이박았다.

    콰르릉!

    벽이 박살 났다. 성광은 이미 낡은 미니 버스의 문을 열고 있었다.

    “빨리! 전부 타요!”

    보육원 안의 아이들 그리고 보육원에서 일하는 성인 직원 두 명이 겁먹은 얼굴로 우르르 탄다. 눈치 좋게 기다리고 있었나.

    “전부 올라탔습니까!”

    “예!”

    “그럼 갑니다! 다들 꽉 잡아요!”

    급속 후진!

    콰드득!

    몇몇 구울을 그대로 들이박아 깔아뭉개며 건물을 빠져 나온다.

    라이더 스킬과 내공의 힘으로 보호되기에 낡은 버스지만 아직 멀쩡했다. 그리고 무슨 생각에서인지 강화판을 덧대기까지 했지.

    모양새가 좀 별로라서 처음에는 비호감이었는데 말이야.

    지금은 이게 효자네!

    끼이이익!

    핸들을 좌로 꺾고, 그대로 질주한다.

    엄호를 하던 척량의 몸에도 크고 작은 상처가 생겼다. 하지만 훌륭하게 엄호를 성공한다.

    “우와! 여우 멋있어! 엄청 커!”

    “갓튜브에서 봤던 거랑 똑같아!”

    아까까지만 해도 세상 무너져라 울더니.

    성광의 치유 스킬에 곧바로 공포에서 벗어난 모양이다.

    그래도 겁먹은 애들은 여전히 울고 있지만, 벌써 관광 투어 모드인 애들은.

    ‘음, 너는 나중에 헌터 하면 잘하겠구나.’

    애들이 미친 건지, 세상이 미친 건지, 아니면 갓튜브가 미친 건지.

    척량은 곧바로 작아지며 창문을 넘어 들어와 내 품에 착지.

    “크투가의 걸음. 블레이즈 워크.”

    버스를 이용해 불길을 만들어내 따라붙는 구울들을 화끈하게 굽는다.

    녀석들이 나를 따라오다가, 그대로 흩어지는 게 사이드 미러와 백미러를 통해 보였다.

    젠장. 계속 나를 따라오면서 그대로 타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주군! 벌써 구울의 숫자가 백이 넘었습니다.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쪽도 결계석으로 보호받고 있었을 텐데…….

    서울 외곽 지역이라 결계석이 충분하지 않았나?

    그래도 속도는 이쪽이 더 빠르다.

    구울이 강력한 몬스터라지만, 그렇다고 이놈이 시속 100km까지 밟을 수 있는 차량보다 빠른 건 아니니까.

    “지척 씨.”

    조수석으로 성광이 들어와 앉는다.

    “괜찮으세요?”

    차를 몰며 질문을 던진다.

    “네. 괜찮습니다. 다만, 차를 멈춰 주세요. 저는 돌아가야 해요.”

    “예?”

    “방금 전화가 왔는데 목장에도 사람이 남아 있었어요. 마침 고장 난 드론을 수리하러 갔다가 변을 당한 모양이에요. 진즉에 퇴근했어야 할 분들이신데.”

    끼이익.

    바로 브레이크를 밟는다.

    “내리죠.”

    “예?”

    “같이 내리자고요. 그리고 여기 운전 가능하신 분?”

    내 말에 아까 같이 탄 보육원 직원 하나가 손을 든다. 운전석에서 내리고, 그가 운전석에 앉는 것을 본 후, 이번에는 모노 바이크G를 소환했다.

    “지척 형제님… 거기까지 도와주실 필요 없습니다. 이건 제 일이…….”

    “타요.”

    이 고오얀! 어딜 미자가 희생을 운운하느냐!

    미자 혼자 가서 장렬하게 사망하면 이 어른이 두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 같아?

    “성광 씨의 직원분들이잖아요? 구해야죠.”

    당연한 일 아니야?

    그리고 부담 가질까 봐 한마디 덧붙였다.

    “저 그리고 아까부터 녹화 중인데 이거 갓튜브에 올리려고요. 콘텐츠 좀 될 것 같지 않습니까?”

    성광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하여간. 형제님은 진짜 갓튜브에 미쳤군요.”

    이제야 좀 표정이 풀어지는군. 다행이야.

    “형제님은 갓튜브 바보입니다.”

    -광신도 성광이 당신의 말에 크게, 크게, 크게 감동합니다.

    -50따봉을 받으셨습니다.

    와, ‘크게’가 세 번 들어가는 거 처음 봤어.

    엄청…… 감동하신 모양이다.

    “고맙……습니다.”

    “어서 타세요.”

    “예.”

    그가 내 뒤에 올라탄다.

    “신발을 거기다 두시면 그대로 고정될 거예요. 전투 중에도 안 떨어지게 하는 장치니까, 참고하세요.”

    “예.”

    철컥.

    성광의 신발을 보조석의 장치가 고정한다.

    그 이후, 바로 목장을 향해 출발했다.

    보육원과 목장의 거리는 불과 수백 미터.

    보육원 옥상 위 상공에 나타난 던전 게이트에서는 구울이 계속해서 쏟아져 내리며,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내가 만들어 낸 불길에는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것을 보아, 확실히 지능이 아예 없는 건 아닌 모양이다.

    “척량! 보육원을 크게 돌면서 불의 벽을 만들어!”

    녀석들을 내버려 두면, 여기서 벗어나 도시나 마을로 향할 터.

    불길에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으니까, 그걸로 시간을 끌 수 있을 거다.

    그나저나 하필 이럴 때 목장에 사람이 있을 줄이야.

    드론으로 운영하는 목장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

    아마도 그 목장에 있다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직원들이겠지.

    [예. 주군.]

    척량이 달리기 시작한다. 척량의 발걸음 뒤로 불길이 치솟는다.

    한 놈도 내보낼 수 없으니까!

    그렇게 척량이 보육원 주변에 불로 된 장벽을 치는 사이, 나는 그대로 목장으로 내달렸다.

    “성광 씨! 직원들은 어디……. 저기 있네요! 저 세 명 맞습니까!?”

    “예! 맞아요!”

    “좋습니다!”

    목장에도 건물은 있다.

    가축을 재우는 축사, 사료를 보관하는 창고 등. 세 명의 사람이 창고 위에 올라가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창고는 약 4미터 높이.

    구울이라고 해도 단번에 뛰어 올라갈 수 없는 듯 구울들이 주변을 서성인다.

    게다가 상당히 두터운 콘크리트로 만들어서 아무리 구울이 레벨 65라고 해도 단번에 부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창고를 저렇게 요새처럼 만든 건 이런 일을 대비했기 때문이겠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직원들이 축사의 문을 열어 놔서 가축들이 전부 도망가고 축사가 비어 있다는 점.

    구울들은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고 있었는데, 그중 일부가 바이크 소리에 내 쪽을 보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좋아. 이대로 돌진한다!

    “닭의 사도시여! 그 몸을 튀겨 우민들을 구원하신 위대한 성자시여!”

    내 등 뒤에서 성광이 성직자로서의 스킬을 발동.

    치킨 형상을 한 사도의 환상이 나타나서, 우리 둘에게 빛을 내린다.

    -광신도, 성광의 정화 스킬로 10분 동안 일대가 정화됩니다.

    정화의 힘이 주변 일대에 깔린다.

    달려오던 구울들의 전신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정화의 신성력에 타격을 받는 것! 그러나,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불타오르는 채로 우리를 공격하려고 달려들 뿐.

    “가속!”

    부아아앙!

    “염혼염동!”

    동시에 가속과 염혼염동의 스킬을 사용.

    허공에 엑토플라즘으로 만든 도로를 만들어 하늘을 질주한다!

    “카아악!”

    우리 아래로 구울이 뛰어올라 손톱을 휘둘렀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쳤다.

    그대로 허공을 질주하여 창고 옥상에 착지했다.

    끼이이익.

    세 명의 직원들이 우리를 보며 놀라워한다.

    “모두 무사하십니까!”

    성광이 벌떡 일어나 묻자, 세 명 모두가 허겁지겁 다가온다.

    “신관님! 보육원 애들은요?”

    “애들은 무사하죠!?”

    “이 형제님들아! 목숨 구하러 왔더니 애들부터 물어봐요?”

    “저희는 괜찮아요. 어른이니까! 애들은요?”

    그 말에 성광이 울컥 치밀어 올랐는지 빨개진 눈가를 쓱쓱 훔치며 말했다.

    “모두 대피시켰어요. 이제 여러분들만 모시고 가면 돼요.”

    “와아!”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잠깐만요.”

    그때, 내가 성광을 제지했다.

    “성광 씨랑 세 분만 빠져나가세요. 제 소환수가 데려다드릴 겁니다.”

    저 멀리, 척량이 보육원을 한 바퀴 돌고서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인다. 척량에게 이들을 태워서 보내면 될 거 같다.

    “지척 씨는요?”

    “저것들 처리해야죠. 내버려 두면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가서 사람을 해칠 테니까요.”

    제대로 붙어 보지는 않았지만, 버스로 치어 보니까 해볼 만하다는 감각이 있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처리한다.

    “지척 씨는 정말……. 그럼 저도 남아야죠.”

    -5따봉을 받으셨습니다.

    거절의 말을 하지 않고, 잠시 그를 본다. 다른 말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여기는 그의 목장이다. 그리고 그는 내 파티원이지.

    그렇다면 기꺼이 목숨을 맡긴다.

    “그러시죠. 그럼 세 분은 이 녀석을 타고 가 주세요.”

    척량이 마침 다가와 크게 점프. 그대로 옥상에 올라섰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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