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112화 (112/305)

제112화

자, 그러면. 시작해 볼까?

방송 ON!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엄지검지! 엄지척입니다. 어제도 [희망의 성채]에 왔습니다만, 오늘도 또 왔습니다아아!”

그 순간, 작은 갓튜버의 채널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엄지, 하이~

-엄하~

-엄지 대단하네. 1일 1던전이라니. 가슴이 웅장해진다…….

-아까 작은 채널이랑 합방하던데. 엄지, 신인도 챙겨 주는 거야?

↳엄지도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동병상련 느낀 듯.

↳나이도 묘하게 엄지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어제 온 던전을 오늘 또 오는 헌터가 있다? 뿌슝빠슝? 근데, 어제 예고로 올라온 거 진짜임?

-[희망의 성채]의 ABCD 4팀에서 전부 1등 하겠다는 게 가능해? 레알로?

“예. 오늘 그걸 실험해 보려고 합니다. 저 외의 다른 분들도 협조를 해 주신다네요. 다들 관전만 하시고, 공격 한 번 안 하시겠다고 합니다! 와, 정말 고맙죠?”

여기서 화면을 돌려 뒤에 앉아서 쉬거나, 방송 중인 헌터들을 슬쩍 비추었다.

다른 헌터들은 아니라는 말은 하지 못한다.

그치, 그게 아니면 너희들은 나 괴롭히려고 이런 거라는 것밖에 안 되니까.

그러니까 ‘협력’하는 걸로 못 박자고?

무슨 일이 있어도 끼지 말아 주라.

“심지어 합방!”

그리 말하며 친한 척 헌터 초코 옆에 딱 달라붙어 장난을 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다.

“영상 드론이셔서 화면 잘 나오라고 이쪽 방송에는 제 얼굴 샷이 많이 나올 거예요. 나중에 편집해도 되죠?”

“다, 당연하죠! 엄지척 님 얼굴 샷인데요.”

아까보다는 긴장이 풀리셨군. 헌터 초코님.

-능력자, 김초코가 인생의 기회를 준 당신에게 크게 고마워합니다.

-2 따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한테 붙기로 결심한 모양이야~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말아 주셨으면 해.

이렇게 된 거 헌터 100명어치를 혼자 할 테니까.

“자. 그러면…. 저는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포탈이 열리기 전에 미리 시작하는 게 유리하니까요. 모노 바이크G 소환!”

-시작한다!

-엄지야, 가즈아아아아!

-아냐ㅋㅋㅋㅋㅋㅋ 이 ** 실패할걸? 말이 되냐? 혼자서 4면을 어떻게 다 막아?

-응~ 엄지는 해~~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

채팅에서 서로 내가 성공하네, 마네로 멱살잡이를 하는 동안.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햇살과 청량과 갓카리스웨트를 떠올리며, 캔디송을 지옥 불에 튀겼다.

본좌는 캔디.

외로워도 슬퍼도 본좌 안 울어.

자, 웃~어요~ 스마이일~

“갑니다아!”

그리고 레디 액션!

부아아아앙!

모노 바이크G가 성벽을 타고 수직으로 지면을 향해 낙하한다.

적절한 순간에 점프를 하고 허공에서 빙글 돌아 초원에 착지.

동시에 척량이 거대화를 시전하고, 나와 반대 방향으로 내달린다.

그리고 우리는 포탈이 열리는 저 멀리까지 순식간에 지그재그로 폭주하며 달려 나갔다.

“[크투가의 걸음]! [블레이즈 워크]! 척량은 곧바로 스킬, [공명]!”

컁컁!

-소환수 척량이 [공명]을 사용합니다. 주인의 스킬을 발동시킵니다!

……자, 제대로 발동되나?

화아아악!

그 순간, 붉은 불꽃과 검은 불꽃이 동시에 일어나 거칠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타이어가 지나간 자리와 척량이 내달린 궤적을 따라 두 개의 불꽃이 어제보다 더욱 거세고 크게 타오른다.

이야? 화끈한데?

스킬+타이틀 효과!

거기에 두 개의 화염 스킬이 중첩이 되는 데다가 척량의 공명까지 써서 한 번에 네 개의 화염의 벽이 솟아오른다.

-뭐야? 어제 안 저랬잖아?

-뭐임? 뭐가 일어나고 있는 거야?

-와… 미친**!!!!! 화력이 네 배!!!!!!!!!!!!!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

포탈이 열리기 전. 이미 이쪽은 불바다가 되고 있다.

그것도 지옥의 불길과 블레이즈 워크의 불길이 어우러져 파멸적인 모습이 된 상태다.

마력 빠지는 속도? 와, 아주 죽여주는구만. 그래도 나름대로 감당할 만하다.

스킬과 타이틀의 마력 감소 효과 때문!

[주군, ‘세계수의 아주 작은 가지’를 챙긴 보람이 있습니다.]

그래. 여기에는 꼼수가 하나 더 있지.

[세계수의 아주 작은 가지]

등급 : ?

분류 : 재료 / 장식물

세계수의 아주 작은 가지.

장식해 두면 주변을 정화하며, 순도 높은 마력을 생성한다.

10미터 범위 마나 회복력 100% 증가.

10미터 범위 상시 하급 저주 해제.

그래. 마력을 두 배로 회복시켜 준다.

원래도 내 마력 회복 속도는 일반 헌터들을 훨씬 상회하는데, 여기에 두 배?

-[세계수의 아주 작은 가지] 능력이 발동합니다.

-10미터 범위 내를 ‘성지(聖地)’로 지정합니다.

-성지 내에 마나 회복력이 100% 증가합니다.

-성지 내에 하급 저주를 상시 해제합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냐고?

마력을 회복하고 싶으면 간단하다. 멈추면 된다.

멈추면 나뭇가지가 주변을 ‘성지(聖地)’로 지정해서 내 마력을 삼투압으로 빨아준다.

마력 물약? 꼭 필요한가요?

이 짓이 가능한데?

비록 화염 상위 스킬까지 얹어서 쓰고 있으니 마력이 콸콸콸콸 빠지고 있지만, 중첩된 마력 절약 타이틀들과 마력 회복 옵션들로 아슬아슬하게 평행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엄지 마력 랭크 A 맞음?

-A랭크로 저게 건사가 됨? 타이틀 중첩되는 건 아는데 이게 돼?

-저 검은 불꽃 뭔가 보통 스킬과 달라 보임. 하데스 같이 명계의 신 계열 스킬임?

-스킬 명에 크투가가 들어있는 걸 보면 외신 계열임.

-그거 스킬 북 대체 어떻게 구한 거? 그쪽 계열 직업 아니면 헌터 상점에서는 못 사지 않나?

하핫! 그게 궁금하다면 대답해 드리는 것이 인지상정…은 못 하고.

자, 무시하고 이대로 간다!

부아아아아앙!

스킬을 끄고, 그대로 성벽을 향해 되돌아간다.

속도를 조금도 줄이지 않은 채로 점프! 그리고 성벽에 착 달라붙으며 질주!

순식간에 성벽을 전부 넘어, 그대로 꼭짓점의 망루를 향해 점프한다.

저번처럼 그림자를 뻗어내시고시고~

촤아아악!

그대로 달라붙는다!

착!

[훌륭하십니다, 주군!]

당연하지. 저번에 그 고생을 했으니, 손에 익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

거미 히어로처럼 딱 달라붙어서 지난번의 그 모습을 그대로 재현.

자. 이대로 계속 달린다!

나는 두 번째 성벽에 진입하고, 그대로 그 초원으로 떨어져 내렸다. 저 멀리서 포탈이 열리기 시작한다.

마력을 불어 넣고, 풀 액셀로 질주했다.

바람이 되는 건 즐겁다.

* * *

BJ 노스트라다무스.

세상이 이렇다 보니 갓튜브에 넘치는 게 예언자다.

저 어디 타로, 사주, 관상까지 갈 것도 없이, 진짜로 예언에 관련된 성좌가 가호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종교 경전에 묵시록까지 부록으로 달려 있는 성좌면 이제 지구 멸망을 염두에 두고 갖가지 예언을 다 하지.

대충 레퍼토리는 비슷하다.

어찌 되었든 인류는 계속 엿 될 일만 남았고, 좋은 시절 다 지나갔다.

이다음은 불로써, 번개로써, 비로써, 역병으로써 정화를 할 것이다. 어쩌구.

그렇다 보니 사이비 종교 교주도 갓튜브를 하고, 사이비 신도들도 교주한테 도네를 날리고.

교주는 그 도네 받아다가 또 축복을 모니터한테 내려주고.

신도는 그 모니터로 축복을 받는다고 믿는 세상이다.

이런 미친 세상에서 BJ 노스트라다무스는 참 독특한 놈이다.

이놈은 예지를 할 줄 모른다.

성좌도 예지와 관계가 없다.

하지만, 하는 척은 한다.

한마디로 콘셉트 갓튜버. 예언가 코스튬 플레이어.

그런데 입담은 또 괴랄하여 인기는 많다.

“오늘은 화성이 내리는 날. 개미는 666의 가호 아래 사망할 것이니.”

놀랍게도 헌터로서의 능력도 제법 출중해서, 지금은 레벨이 52.

직업은 암흑기사.

그런 그는 [희망의 성채]에서 엄지척이 마지막으로 도착해야 하는 성벽 위에 서 있었다.

“오, 위대한 희망의 성채는 불로써 정화되고 수많은 개미들이 엄지척을 부르짖으리라.”

그런 BJ 예언자가 멘트를 시작했다.

회색 로브에 이상한 낡은 책을 들고 기묘한 자세를 잡는다.

그러자, 그의 팬들이 웃기 시작했다.

-진짜 컨셉질 오진다. 오져.

-그런데 예언을 안 해도 대충 보이지 않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얘는 볼 때마다 골 때려, 진짜.

“제가 엄지척 헌터를 볼 수 있었던 것은 갓튜브의 시선이 저와 함께하였기 때문이지요. 오오. 전능한 갓튜버의 시선이 있을지니… 자. 이제 그는 제가 서 있는 이 최후의 성벽에 도착합니다…….”

스산한 음악이 고고고고 깔리기 시작한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웅장하게 말을 이어 나간다.

“이미 파멸의 개미 떼들이 성벽 아래 200미터 지점까지 도착한 이 상태에서, 과연 엄지척 헌터가 이 [희망의 성채]를 수호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군요… 아. 옵니다. 그가 오고 있습니다.”

세기말에나 어울릴 법한 독특한 어투.

난리가 나는 채팅창. 그리고 BJ 노스트라다무스가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엄지척이 꼭짓점의 망루벽을 통해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른다.

높이 올라간 것은 높이 떨어지는 법.

유성처럼 떨어져 내린 엄지척이 개미들 한복판을 강타했다.

쾅!

폭발과 함께 검붉은 불꽃과 선홍색 불꽃이 피어오르며 개미 껍질이 벌겋게 익는 게 보였다.

“오오… 보십시오. 저것은 크투가의 걸음! 블레이즈 워크와는 다른 종류의 화염계 스킬입니다. 그 이름 그대로 모독적인 이계의 불꽃을 소환하여 대지를 불태우는 말법적 스킬. 그렇습니다. 그는 역시 예언된 지옥의 사자인 것입니다!”

-이 정도면 너도 종교 만들어도 되겠다, 진짜.

-도랐나 ㅋㅋㅋㅋㅋㅋ

-어지간한 사이비보다 얘가 더 찐 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BJ 노스트라다무스가 인기몰이를 하는 사이.

엄지척의 바이크는 바다를 가르는 모세처럼 개미들이라는 파도를 가르며 질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작됐다.

그가 뚫고 지나간 자리로 솟구치는 강렬한 화염의 춤.

그리고 개미들의 몸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익더니 펑! 소리를 내며 껍질이 폭발하며 죽어 나간다.

불길에 닿은 개미들이 모조리 폭발하며 죽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 * *

더블 어택에다가 신Bike합일까지 해서, 달리는 절단기가 된드아아아!

서걱! 스걱! 콰각!

모노 바이크G로 개미들을 토막 내면서 전진.

동시에 지면에서는 두 개의 불길이 타오르며 개미를 구워 버린다.

달려오는 개미. 점프하는 개미. 몸통 박치기 하는 개미. 다른 개미와 같이 덤벼드는 개미.

전부 오순도순 사이좋게 반으로 가르며 고고!

수십 마리에서 순식간에 백 마리를 넘고, 그대로 이백 마리까지 가기 전에 끝에서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

스톤 앤트도 김치 있을까?

[검색 결과… 스톤 앤트로 김치를 담근 건 아니고, 스톤 앤트의 껍질로 김장독을 만든 건 있습니다. 주군. 권막순 인간문화재께서 만드셨군요.]

과연 대한민국이다.

만물은 김치로 통하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