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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106화 (106/305)

제106화

개미들이 잠시 병목현상에 발목이 잡힌 사이에, 성벽으로 향하는 방향 대지가 전부 이글거리는 폭염으로 변모하고 있었고.

키야아아아-!

이윽고, 개미들이 거대 곰을 밀어낸다.

흡사 댐이 무너지는 듯, 거대한 몬스터 해일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허나, 이내 개미들이 만나게 된 건, 그야말로 화염으로 만든 미로.

그 영역에 개미들이 거침없이 몸을 날린다.

치이익!

그 순간, 처음 발을 내디딘 바위 개미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른다.

“이야…….”

상성이고 나발이고 압도적인 화력은 언제나 옳다.

또한 압도적으로 많은 물량 역시 늘 옳지 않았던가.

그것도 수백 미터의 화염의 미로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

개미들이 그 안으로 몸을 던지지만, 불과 백 미터도 전진하기 전에 바짝 구워지며 그대로 쓰러지기 시작했고.

믿을 수 없는 모습에 잭 콕을 빨던 신주란이 채팅 창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다들 난리도 아니네.

-와C. 저게 실화냐? 아니. 장판기로 저기까지 한다고?

-가랏! 엄깅이! 불대문자--!!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

-불바다로 만들어서 개미를 다 구워 버리네.

-아니, 쟤는 마력이 얼마나 되길래 저게 되냐? 상성이고 나발이고 걍 화력으로 씹어버리네?

↳랭크 B에 스킬 개 좋은 거 있으면 될걸?

↳아니면 랭크 A 마력이거나.

-랭크 A 마력이려면 레벨 몇이어야 가능함?

↳레벨 80대는 되어야 함. 희귀한 직업이나 아이템 좀 낀다 쳤을 때 기준.

↳미쳤다리. 오졋다리. 우와……. 이게 진짜…….

-성벽에 아예 다가오지도 못하자너… 이거 너무 OP 아니냐…….

-레알 이런 건 처음 봄.

-우리 엄지 혼자 다 해먹어어어어!! 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

보고 있던 신주란의 심정도 채팅 창과 별다를 게 없었다.

“아니, 저게 된다고? 상성을 무시하고 그저 순수하게 화력만으로 바위 개미를 다 구워 버릴 수 있다고?”

더 마시려고 드니까 이미 컵은 텅 비어 있다.

결국 그녀는 빈 콜라 컵에 위스키를 콸콸콸 부어서 잭 콕의 기분만 내기로 했다.

콜라 향만 나네. 향만.

“마력 랭크는 어떻게든 올렸다고 치고… 광역 공격에 버프 주는 거 바리바리 싸 들면…야? 가능하긴 하겠지. 그런데 그러면 다른 스킬을 강화시킬 포인트가 부족하잖아. 양학만 가능하면 헌터로서는 반쪽짜리인데 누가 저렇게 육성을 해? 저게……. 아, 맞다. 쟤 무공 사용자였지?”

바로 생각이 튀었다.

무공 사용자.

엄지척은 무공을 쓴다.

무공은 대인전 같은 일대일 전투가 기본이지 일대다는 오히려 약한 면이 크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면 이 녀석은 대인전은 얼마나 강한 거지?’

신주란이 생각하기도 전에 엄지척은 모노 바이크G를 탄 채로 쌍검을 꺼내 들고 불길을 뚫고 나온, 만신창이가 된 개미들을 오이채를 썰듯 죄다 갈아버리고 있었다.

검기가 얼마나 긴지, 길이는 무슨 3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데.

그걸 영화 스타전쟁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휘두르며 화염 공격에 너덜거리는 개미들을 죄다 토막 치기 시작!

이윽고.

[이왕 이렇게 한 거 순위는 1위였으면 좋겠는데요?]

당연히 1위겠지. 미친놈아.

* * *

[계산대로군요, 주군.]

그러게. 역시 화공이 쵝오지.

왜 우리나라 포방부가 더 큰 화력에 집착하는지 알게 되었어.

이 화력. 크으, 중독적이군.

역시 화력이란 다다익선이란 말이지.

상성을 무시하고 확실하게 찍어 누르고 싶다면 역시 화염 스킬이 최고구나.

염라두가 왜 그렇게 몬스터를 잡는 데 특화되어 있는지 알겠어.

그놈이 왜 그렇게 성격이 글러 먹었는지도 알겠고.

이 화력에 중독된 상태로 좁은 세계에서 크고 나면 나라도 내가 가장 센 줄 알겠지.

[블레이즈 워크] 스킬 덕분에 개미도 타고, 따봉도 타오르고 있다.

영상의 따봉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감명을 받고 있는 따봉 숫자도 크게 오르고 있었다.

‘음… 눈물 짜내는 서사까지 가지 않아도 따봉을 많이 주는걸?’

[인간이 포장마차 화염에 이끌려 가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주군. 결국 본능에 화염이 새겨져 있는 거죠.]

그래. 갓튜브에서 중국집에서 웍 휘두르다가 파이어 하면서 불꽃이 솟아오르는 거 보면 멍 때리다가 1분이 훌쩍 지나가더라.

그뿐이 아니었다.

그동안 알려진 [희망의 성채] 타이틀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타이틀을 획득한 것!

그것도 무려 셋!

[개미 종말자] [방화광] [학살의 대종사]

“와, 재미있는 업적이 들어왔네요. 이거 보이시죠?”

시스템 창을 볼 수 있도록 방송에 송출했다.

이제 자칭 헌터 전문가들이 외치겠군.

-개미 종말자는 대체 뭐야? 저런 거 본 적도 없는데…….

-처음 보는 게 3개나?

-나 방화광은 알아. 화염계 스킬로 일정 숫자 이상 처리하면 나오는 거임. 근데 여기서 나올 게 아닌데?

-학살의 대종사는 위키에도 없음. 뭐야. 엄지가 최초로 얻은 거냐?

↳이건 진짜 쩌는 거 ㅇㅈ?乃

↳ㅇㅇ ㅇㅈ乃乃乃乃

시청자들의 반응이 찰지다.

“자세한 능력치를 보여 드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던전이 클리어되……지 않네요. 다른 성벽에서는 아직 전투가 진행 중인가 보죠?”

-다른 성벽은 아직도 전투 중.

-그래그래. 저쪽은 지금 아주 치열하더라.

↳엄지만큼 강한 애들이 없어서 저래.

이거 참. 이 상태면 다른 방향 성벽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그러면… 어디 보자. 3개가 어떤 걸 주나 알아볼까.

“그러면 공개합니다! 3개의 타이틀 효과는… 개미 종말자는 개미들한테 25% 대미지 상승? 시작부터 좋은데요?”

-와. 개미만 때려도 대미지가 25%가 더 들어가는 거임?

-ㅁㅊㄸ 사실상 앞으로 개미 몬스터 한정으로 계속 꿀 빨겠네?

-딜 5% 늘리려면 그것만으로도 X 빠지는데 공짜 25%. 하와와, 좋고요~

“방화광은 화염계 스킬 대미지 5% 상승. 이건 이미 알고 있는 분 많겠군요. 마지막으로 학살의 대종사!”

여기까지만 말하고 잠깐 생각이 멎었다.

잠깐, 이거 진짜?

이 칭호 진짜인 거야? 한참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뭐야? 왜 뜸 들이는 거임?

-에이, 별로 안 좋은 건가 보다.

-엄지야. 능력치가 별로라도 그냥 뉴 칭호 얻은 것만으로도 좋은 거라고 본다.

아니, 그게 아니야.

너무 사기라서 이걸 공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감이 안 잡혀 문제지.

척량, 어떻게 생각해?

[이건 책사로서 조언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주군께서 정하실 문제입니다.]

군주로서의 감, 뭐 그런 건가?

[네. 이 정도의 능력치면 제가 뭐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래. 개사기지.

어떤 선택을 해도 뒤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일 거야.

그렇다면 스킬을 하나 써 볼까.

마침 나한테는 예언 스킬이 하나 있지.

[사소한 직감].

양자택일 한정 예언 스킬. 만 따봉의 애매한 가격.

자, 물어보자.

사소한 직감아. 내가 과연 이 스킬을 공개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방송을 끄는 게 좋을까?

“…….”

공개하는 게 좋다는 느낌이 이상하게 밀려오기 시작하는군.

해 볼까?

“아, 잠시 너무 놀라서 말을 잃었습니다. 보여 드리겠습니다. 새 칭호!”

[학살의 대종사]

등급 : 유니크

수천 단위의 생명체를 단번에 살해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광역 공격 대미지 30% 상승.

광역 공격 마나 소모량 30% 감소.

창을 띄우는 순간 채팅 창이 불바다가 되는 것은 당연했고.

-이건…… 와… 마법사… 마법사에게 필수인데?

-마나 소모량을 30% 줄여 주는데 대미지는 30% 증가시켜 주는 개사기 칭호가 여기 짱 박혀 있었다고?

-와나… 와나… 그런데 개미 수천 마리를 어떻게 학살해……? 고레벨 돼서 학살하면 타이틀 못 얻잖아.

↳제한 레벨 안에서 개미 수천 마리 잡아야 함.

↳미치겠는 게, 수천이 2,000마리인지 3,000마리인지 4,000마리인지 안 쓰여 있는데 어떻게 앎?

↳엄지 영상 계속 돌려서 세 보는 거 말고 답 없네. 이건

-마법사 필수 전공 던전 생겼나요?

↳저 던전은 옛날부터 전 마법사 전공 필수 과목이었음.

-이제 레벨 다 찬 마법사들이 피눈물 흘릴 각… 쪼렙이면 희망이라도 있지, 이미 던전 천장 레벨 넘긴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

-1따봉을 받았습니다!

-2따봉을 받았습니다!

-1따봉을 받았습니다!

-3따봉을 받았습니다!

…….

따봉이 들불처럼 번져 간다.

[그만큼 엄청난 스킬이 모두에게 충격을 준 거죠. 주군, 사이버 렉카들도 이 소식을 퍼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지금 라이브 시청자 수가 산처럼 불기 시작했어.

그때였다.

-[illlllilililllllll] 님이 1,000,000원을 후원했습니다.

[illlllilililllllll] : 뭐야, 나랑 비슷한 스킬 있는 놈 있대서 왔더니 전혀 다르잖아?

그 순간, 채팅 창이 멈춘다.

이게 사칭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방송 초반 모두가 ‘그 헌터’를 언급했다.

그 헌터의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고.

이름도 모르고, 성별도, 국적도, 인종도 모르는 ‘그 헌터’.

아이디는 아무리 봐도 익명 카페에서나 볼 법한 아이디.

철저하게 자신을 특정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를 풍기며 사는 자.

그가 라이브에, 그것도 한국 헌터의 영상을 보러 왔고, 후원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갓튜브 최고의 스타이며, 구독자 수 1억5000만 명의 사나이. 고인물 중의 고인물이라고 불리는 헌터!

갓튜브 스트리머를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이 사람을 모르면 간첩이다. 그것도 우주 간첩!

지구인이라면 이 인간이 누군지 알거든.

‘가짜겠지?’

[모르겠습니다. 가짜를 사칭하려고 100만 원을 박는 미친놈이……. 물론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그래. 맞아. 사칭일 수도 있어.

관심 받으려고 100만 원 태우는 미친놈도 있는 세상이니까.

[만약 완벽하게 ‘그 헌터’를 사칭하려면 욕을 해야죠. 그런데 욕 한 마디가 없는 게 더더욱… 이상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채팅 창에는 ‘사칭이지?’, ‘이야, 사칭하려고 100만 원을 태우냐?’ 하는 글이 주르륵 달리고 있었고.

i와 l의 순서를 일일이 세고 나서는 본인이 맞다는 놈도 있었으니까.

나 역시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

그러나 방금 후원의 주인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illlllilililllllll] 님이 1,000,000원을 후원했습니다.

[illlllilililllllll] : 방금 보여 준 타이틀은 나도 먹긴 했는데 한국에서도 되는 던전이 있구나? 그건 그렇고 그게 다야?

두 번째 백만 원이 칼처럼 박혔다.

이 새끼는 사칭을 위해 올인하는 미친놈이거나, 어쩌면 본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보다 더 신경 쓰이는 건.

뭐? 그게 다냐고?

-[illlllilililllllll] 님이 1,000,000원을 후원했습니다.

[illlllilililllllll] : 새로운 거 없으면 나간다. 새로운 게 있다면 메일 주소 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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