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90화 (90/305)
  • 제90화

    콰광!

    바위가 날린다.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뺨이 파편에 조금 긁힌 것 같다. 모노 바이크로 안전한 거리까지 이동해 뒷바퀴를 이용해 거칠게 턴을 했다.

    그때 보인 것은 땅을 파헤치고 나온 거대하고, 또 거대한 나무 거인.

    키는 한…… 꼬마 빌딩만 한 거 같네.

    이런 놈을 잡으라고?

    쿠아아아아아--!

    놈이 괴성을 지르자 내장까지 자르르 울렸다.

    -변이된 세계수의 가지 조각……이라고 하지 않았냐?

    -3성급부터 나오는 거대화 보스가 1성급에서 나오네???

    -도망쳐!! 엄지야!!!!!!!!!!!

    -달려!!!!!!!!!!!!!!!!!!!

    채팅 창이 요란하군그래.

    뭐, 그게 상식적인 반응이긴 하지.

    게임이야 원 코인 클리어가 되지만 그건 또 수없이 많은 연습 속에서 한 번의 완벽한 플레이가 되는 거 아니겠나.

    사람 목숨은 그런 게 아니니까.

    그래도 이상하게 무섭지 않은 것은 [초보자 스킬 : 견고한 마음] 때문일까?

    아니면, 승산이 보여서일까?

    일단 이놈 느리거든.

    어때, 척량?

    [잘 보셨습니다, 주군. 아무래도 던전의 급이 낮기 때문에 속도가 하향된 것이겠지요. 하지만 확실히 위협적입니다. 저 거대함 자체가 무시무시한 폭력입니다. 레벨 20 미만 팀으로 과연 쓰러뜨릴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그래. 전 세계 최고의 쪼렙들이 모여야 겨우 가능할 거야.

    하지만 그만한 인재들이라면 레벨 업을 했을 거고, 결국 던전 브레이크는 피할 수 없겠지?

    [예. 주군께서 존재하지 않으셨다면 반드시.]

    그래. 확실히 그랬을 거야.

    하지만 나는 아니야.

    처음에 봤을 때 뭐 이딴 직업이 다 있나 했지만, 그래. 나밖에 할 수 없는 게 있었네.

    갓튜브 소셜 스타.

    따봉 좀 벌었으니 이제 이걸로 저놈을 쓰러뜨려 보자.

    그러면, 화려하게 가 볼까.

    가지고 있는 따봉 포인트로 마력을 올려 보자.

    내 본래의 마력&내공 랭크는 C. 환상의 조각으로 B랭크가 되어 있는 상태.

    [환상의 조각]

    등급 : A

    분류 : 장신구 (아티팩트)

    먼 옛날. 환상을 조각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어떤 초월자가 생각했다.

    그는 그렇게 했다.

    장착 시 마력 등급 한 단계 상향.

    *이 아이템으로 마력은 A를 초과할 수 없음.

    장착 시 스킬 [환상 구현] 획득.

    환상 구현 : 마력의 소모 없이 원하는 환상을 제한 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환상은 시각에만 영향을 끼치며, 시전자의 의지가 끊어지면 소멸한다.

    자, 따봉 한번 제대로 부어 볼까?

    -10,000따봉을 사용해 마력&내공을 C+까지 랭크 업 하시겠습니까? (Yes/No)

    -100,000따봉을 사용해 마력&내공을 B까지 랭크 업 하시겠습니까? (Yes/No)

    한 번에 11만 따봉이 날아가는군.

    이것으로 마력과 내공은 한 단계 상승해서 아이템까지 포함하면 A랭크를 완성할 수 있지!

    우우우웅-

    마력 A랭크.

    그것은 전문 마법사들이나 갖는 경지.

    마력&내공이라고는 하지만 무공 사용자들 중에 A랭크에 도달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 주변으로 신비한 빛이 떠오르며 머리카락이 마치 물속에 있는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움직였다.

    내 주변 공간만큼은 흡사 무중력과도 같은 느낌.

    한순간에 마력이 올라가면서 생기는 현상인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임?

    -엄지 주변에 빛이 샘솟는데?

    -이거 메이지 직업이 마력을 사용할 때 나오는 현상 아님?

    -헐, 엄지 마법사임?

    -ㄴㄴㄴㄴㄴ 엄지 쌍칼 쓰잖음? 무공도 쓰잖음?

    -존예다 엄지야!!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

    -도망쳤으면 좋겠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꼭 이겨라!!乃乃乃乃乃乃乃乃乃乃

    좋아, 힘이 다 들이찼으니… 한번 가 볼까?

    “급가속!”

    부아아아앙!

    모노 바이크G가 그대로 고속으로 질주하기 시작했고, 그 속도는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면 최대 순간 시속 600km에 도달했던 것 같다.

    엔진이 죽는다고 비명을 지르는군?

    제법 먼 거리에 있던 나무 거인에게 단번에 다시 도달했다.

    “안녕, 친구. 우리 구면이지?”

    나무 거인도 곧바로 반응한다.

    거대한 팔을 휘둘러 나를 가차 없이 내리치고… 하지만 역시 느려!

    콰과광!

    오우, 내장 울리는 거 봐라. 스치면 사망이겠군.

    제법 안전거리를 유지해야겠어.

    옆으로 방향을 전환해 그대로 다시 가속.

    그리고.

    “블레이즈 워크!”

    -[흑염의]의 아이템 스킬 [블레이즈 워크]가 발동됩니다.

    -[모노 바이크G]의 [마력 감응] 스킬이 연쇄 발동됩니다.

    -탑승자의 스킬에 [모노 바이크G]가 동화됩니다!

    질주하는 모노 바이크G의 타이어 아래로 후끈한 열기가 치솟는다.

    불꽃이 뒷바퀴를 따라서 내가 그리는 궤적을 타고 화염의 벽을 만들어 낸다.

    마력&내공 랭크 A의 효과 덕인지 그 불길은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거대했고.

    [와아아! 주군! 화염이 무시무시하군요!]

    그래. 이대로 점프!

    텅!

    그리고 놈의 다리짝에 착지하고 이번에는 또 다른 스킬을 융합, 발동한다!

    [벽면보행]

    부아아아앙!

    놈의 다리를 타고 순식간에 허리를 지나, 등판으로 내달렸다.

    놈의 몸에 불길이 흡사 담쟁이넝쿨처럼 새겨지며 타오른다.

    크오오오오오오!

    놈이 기괴한 비명을 터뜨렸다.

    그러나, 내 바이크 속도가 훨씬 빠르지.

    아무리 아등바등한들 놈이 나를 잡지 못한다.

    놈의 체력을 화염으로 지져 버리니 어느 순간,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닌가.

    콰득. 콰득.

    촤아악!

    녀석의 몸에서부터 촉수처럼 넝쿨 줄기 수백 개가 튀어나온 것! 그게 나를 옭아매려고 들었다.

    [주군, 예상대로입니다!]

    그러게! 이런 보스는 언제나 페이즈 2가 있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짜라짠~짠~ 염혼염동!”

    염혼염동의 힘이 바이크의 바퀴 아래에 깔렸다.

    부아아아아앙!

    하늘을 질주하는 모노 바이크G!

    마력 랭크 A의 엄청난 마나 통을 이용해 염혼염동으로 하늘에 도로를 깔고, 그 위를 벽면보행을 이용해 달리는 거다!

    여기에 순식간에 촉수들을 피해 수직으로 상승!

    아래에는 녀석의 몸이 활활 타고 있다.

    불길이 놈의 몸 전체로 번지기 시작하고 있는데, 스킬로 일어난 불길이라 쉽게 꺼지지도 않지.

    비를 부르거나 나를 죽일 게 아니면 말이지.

    하지만 말이지, 친구.

    너는 나무 몬스터지, 물 속성 몬스터도 아니잖아?

    이대로 뻐길까 했지만 그래서는 안 되지.

    영상이 재미없어지면 따봉 벌이가 시원찮을 게 뻔하니까.

    이대로 모노 바이크G를 타고 하늘로 치솟아서… 바로 U턴한다!

    쐐애애애액!

    마치 유성처럼.

    염혼염동의 힘으로 만든 수직 벽을 타고 지상을 향해 떨어져 내린다.

    불타며 온몸을 비틀어대는 나무 거인이 거의 코앞까지 가까워졌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스킬을 동시에 발동.

    두 개의 쌍검으로 쓸 수 있는 모노 블레이드.

    혼원건곤신공의 검기.

    그리고 각종 두 번 공격하는 스킬.

    거기에 모노 바이크G와의 연동 스킬까지!

    -최고 속도에 이르렀습니다.

    -[가속] 스킬이 발동합니다.

    모노 바이크의 최고 장점이 하나 있지.

    가속 : 속도가 빨라질수록 스킬 대미지가 크게 증가한다. (최대 300%)

    여기에 [마력 감응]까지 유지되어 대미지는 더욱더 증가하고.

    이로써 나는 모노 블레이드G와 하나가 된다.

    “자! 갑니다! 신검합일. 아니, 신Bike합일!!”

    채팅 창에는 이 상황에서 무슨 헛소리냐는 글이 수놓였다.

    이 짧은 시간에 내 입보다 폰 타자가 더 빠르다는 게 더 놀랍군. 그쯤 되면 각성자 아닌가?

    자, 이대로 반으로 갈라져 쓰러져라!

    바이크와 나, 그리고 내 주변의 염혼염동과 모노 바이크G의 모든 하위 스킬이 켜지며 마력 감응이 더해지고, 마침내 나 자신이 거대한 검이 되어 추락한다.

    거기서 끝나면 안 되지~

    검날은 하나가 아닌 두 개!

    원플원 바겐세일 갑니다, 고객님!

    콰아아아아아!

    쩌저저저저적!

    “웃샤!”

    정수리부터, 그대로 수직으로 떨어지며 놈을 갈라낸다.

    그 단단하던 보스 몬스터가 흡사 두부처럼 썰려 나가는 손맛이 아주 예술이네.

    바닥에 닿기 직전 염혼염동을 이용해 몸과 모노 바이크G를 회전시켜 힘을 분산하고, 그대로 땅에 착지했다.

    콰앙!

    우오오오-- 오오오오오--!!

    기이하게도.

    나무 거인은 두 쪽이 아닌 네 쪽으로 갈라져 있다.

    믿음과 신뢰의 100% 확률 더블 어택의 효과가 발동되었던 것!

    그렇게 네 쪽으로 갈라진 나무 거인은 불타오르면서 비틀거린다.

    이윽고 네 개의 몸체가 마치 장작처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탁, 떨어져 나갔다.

    -신들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1,100따봉을 받았습니다!

    -1,100따봉을 받았습니다!

    -1,100따봉을 받았습니다!

    -1,100따봉을 받았습니다!

    -1,100따봉을…….

    신들의 따봉이 무시무시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1따봉을 받았습니다!

    -11따봉을 받았습니다!

    -1따봉을 받았습니다!

    -6따봉을 받았습니다!

    …….

    일반 시청자들의 따봉까지 격렬하게 치솟기 시작했다.

    갓튜브에 눌리는 따봉 외에도 라이브 영상을 보고 깊이 감탄하는 사람들의 따봉도 환산되고 있군.

    이래서 라이브가 좋아.

    물론 장기적인 벌이는 녹화를 따라가기 어렵긴 하지만 말이야.

    [끝내주는 퍼포먼스였습니다! 주군!]

    척량이 어깨 위에서 폴짝폴짝 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다행이네.

    나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도 못하겠거든.

    할 수 있는 최대의 공격을 쏟아부었으니까.

    염혼염동. 마력 감응. 혼원건곤신공. 모노 바이크G. 모노 블레이드.

    마무리로 더블 어택까지!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녹여내는 강력한 필살 일격이 방금 전의 그것이었을 뿐.

    덕분에 3성급에서나 나온다는 거대형 보스 몬스터를 일격사했다.

    “와, 죽을 것 같네.”

    방금 혼잣말은 연기가 아니다. 마라톤을 한계까지 달린 것 같으니까.

    정신을 유지하는 게 고작이고, 사지가 팝핑하듯 떨려 와서 아예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안 되지. 그래도 아직 여유가 좀 있어 보이는 게 멋지지 않겠나.

    -던전 클리어!

    -기여도에 따라 정산을 시작합니다.

    -1위 엄지척. 8,671포인트.

    -퀘스트를 클리어하였습니다.

    -퀘스트 보상을 정산합니다.

    -히든 퀘스트를 클리어하였습니다.

    -히든 퀘스트 보상을 정산합니다.

    내 앞으로 하나의 상자가 나타났다.

    지난번에는 정산도 느리더니, 오늘은 바로 주네.

    상자에 손을 가져다 대자, 빛과 함께 상자가 사라지고 그곳에는 세 가지의 아이템이 남았다.

    하나는 유니크 스킬 교환권. 다른 하나는 길이 50센티 정도의 나뭇가지.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3성급에서나 나온다는 결계석?

    그게… 나왔다고?

    -[방송족같이하네]의 미션을 성공하셨습니다.

    -1억 원의 미션 성공비가 지급됩니다.

    -엄지가 해냈다아아아!

    -저는 그만 바지에 지리고 말았습니다…….

    -ㅁㅊ… 얘만 혼자서 다른 장르 하고 있어. 태그에 #호러 달자.

    ↳ㅇㅇ. 태그에 #SF레이서도 달아야 할 듯.

    ↳이 정도면 엄지척의 이상하고 기묘한 던전이라고 불러 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나저나 저 나뭇가지, 뭔가 범상치 않을 것 같은데? 내 킹리적 갓심이 그렇게 속삭이고 있음ㅇㅇ

    ↳네. 다음 중2병 환자.

    -뻘한데, 저 도네 건 놈 웃기지 않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엄지만 이득이긔?

    ↳ㅇㄱㄹㅇ ㅂㅂㅂㄱ

    한 명만 빼고 잔치 분위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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