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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75화 (75/305)
  • 제75화

    “원래는 능력 성장 방식을 논의해 보려고 이야기 꺼낸 건데.”

    [죄송합니다. 주군. 제가…….]

    “아니아니. 척량이 네가 왜 미안해. 게다가 아주 중요한 정보를 가르쳐 준 건데.”

    나와 척량.

    우리 둘은 지금 탁 트인 푸른 하늘 아래 바위만 보이는 황야형 던전 안에 있다.

    오토 에너지 드레인, 마력 회복의 비전 마법진, 더블 코어, 혼원건곤신공.

    네 가지 스킬의 효과 덕분에 반나절 정도 운기조식을 하면 내공을 전부 회복하기 때문에 벌써 던전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다른 각성자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나의 내공은 마력으로도 전환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일일(一日)일던(一DUN)행이 가능해졌다.

    상처? 힐 하면 낫습니다.

    피로? 운기조식하면 없어지죠.

    이 나를 무한 던전 파밍러라고 불러 주세요!

    그래도 바로 던전에 들어온 것은 아니고, 박살 난 모노 바이크를 다시 만들어야 해서 하루의 시간을 보내긴 했다.

    대기업을 등에 업고 있다는 게 이런 때에는 좋더라.

    돈만 주면 재료는 알아서 구해다 주니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지금 타고 있는 이 녀석.

    [모노 바이크G]

    등급 : B+ (히든)

    분류 : 소환수 / 탈것

    연료 대신 주인의 마력을 태워 전진한다. [마도 골렘 제작] + [스크루지의 연금술]이 합쳐진 시크릿 작품!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 달릴 수 있으며, 사용자의 라이딩 스킬을 증폭시켜 준다.

    바이크에 직접 부딪치는 것만으로도 파괴력을 실감할 수 있다.

    스킬

    -소환/소환 해제 : 바이크를 아공간에 넣거나 밖으로 소환할 수 있다.

    -마력 절약 : 통상 마도 골렘 마력의 50%만으로도 같은 위력을 낼 수 있다.

    -가속 : 속도가 빨라질수록 스킬 대미지가 크게 증가한다. (최대 300%)

    -길 위의 무법자 : 온로드, 오프로드 모두 사용 가능하다.

    -급가속 : 3초간 급가속을 실행하여 속도가 10초간 2배 상승한다.

    -벽면보행 : 마법 벽면보행이 영구적으로 기능한다.

    -수륙양용 : 수면과 지상을 모두 달린다.

    추가 스킬

    -마력 감응 : 탑승자의 스킬에 동화된다.

    -강도 증가 : 강도가 5배 증가한다.

    새로운 스킬로 급가속, 벽면보행, 수륙양용, 강도 증가 4개가 붙었네.

    일전 따봉 상점에서 구입한 벽면보행 스킬. 그것이 영향을 끼쳤고 내 제작 실력이 조금 더 좋아졌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듯?

    “그러니까. 여기서 실전으로 해 보자. 그러려고 비인기 던전에 온 거니까.”

    [예. 이곳은 던전 브레이크가 임박한 시점이 아니라면 아무도 오지 않는 던전이니까요.]

    비인기 던전 [바위가 걸어 다니는 대지].

    황야에, 반경 10km 정도 되는 넓이를 가진 지역.

    그 경계 지역에 가면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고 있어서 더 나아갈 수가 없다.

    미로라든가 그런 건 없고, 나오는 몬스터도 딱 하나뿐이다.

    바로 바위 골렘만 나타난다.

    거기다가 레벨 제한이 딱히 있는 장소도 아니며, 2성 던전 정도로 평가되는 데다가 보스도 그리 강하지 않다.

    레벨 40대의 파티가 쉽게 사냥할 수 있는 곳.

    바위 골렘은 맷집은 강하지만 느려 터져서 원거리 딜러로 잡기 쉬운 곳으로 정평이 나 있는 던전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비인기인 이유는 벌이가 너무 별로라서.

    여기서 나오는 아이템이라는 건 죄다 바위라고 한다.

    던전의 사물은 이세계의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돌덩이가 딱히 돈이 되는 물건은 아니라서 노잼 구간 던전이 되어 버렸다.

    이 바위를 녹여서 광석을 추출하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던데, 채산성이 맞지 않아서 결국 비인기 던전이 되었다고.

    -신들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신들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신들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그런 비인기 던전에 들어왔음에도, 신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메시지가 연이어 생겨났다.

    아니. 신들께서는 공사가 다망하지 않으시고 한가하신가?

    왜 맨날 나를 보고 계셔들?

    [사실. 골렘의 핵은 돈이 됩니다만, 골렘을 해치우기 위해서는 핵을 파괴해야 합니다. 파괴된 핵은 쓸모가 없지요.]

    “결국 돈을 벌려면 몸체를 깎아낸 다음에 핵만 남을 때 챙겨야 한다는 건데……. 그거는 마력 낭비니까.”

    [마력은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까? 마력이 바로 돈이 되는 이 상황에서 무의미하게 마력을 소모하는 것은 돈을 버리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나처럼 마력 회복이 압도적이면 모르겠지만. 그건 아니라 이거지? 비인기가 될 만하네.”

    한 마리 쓰러트리는 데 마력은 물처럼 써야 하지, 그렇다고 환전성이 좋아서 잡자마자 그만큼 돈이 되는 것도 아니지.

    비인기를 넘어서 그야말로 자본주의의 격노를 살 던전 아닌가 싶은데?

    여기에 헌터들이 안 가려고 용을 쓰는 건, 어디까지나 이런 가성비가 안 맞기 때문이지.

    물론 나도 여기에 돈을 벌려고 들어온 건 아니긴 해.

    내 전력을 점검하려고 온 거니까. 가장 먼저 할 것은 혼원건곤신공의 힘을 체크하는 것.

    “척량. 탐지.”

    [탐지를 시작합니다.]

    척량의 꼬리가 하늘로 향하더니, 안테나 같은 모양으로 변한다.

    [북동 방향으로 1.2km에 있습니다.]

    좋아. 가 볼까.

    바이크에 올라타고, 그대로 액셀을 당긴다.

    “급가속.”

    푸화아아악! 엄청난 속도로 모노 바이크G가 내달렸다.

    속도는 순식간에 시속 400km를 돌파!

    급가속이 끝나자 서서히 줄어든 속도는 그래도 300km를 유지했다.

    덕분에 1.2km 떨어져 있다던 골렘이 있는 장소에 그야말로 순식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텅!

    모노 바이크G에서 뛰어오르며 역소환을 실행.

    모노 바이크가G가 입자가 되어 사라지는 사이, 모노 블레이드 쌍검을 꺼내 들었다.

    동시에 호흡을 깊이 들이쉬고, 혼원건곤신공의 진기를 끌어 올렸다.

    전신의 기경팔맥을 따라 진기가 순식간에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이 모든 것이 허공에 떠오른 잠시 동안에 이루어진 일.

    그와 함께 천천히 걷고 있는 골렘을 향해 몸이 빠르게 떨어져 내렸다.

    떨어져 내리는 가속의 시간 속에서, 단전에서 뻗어 나온 진기는 그대로 검을 타고 흐르며 검기(劍氣)가 되어 새파랗게 빛을 낸다.

    서컹!

    3미터 크기 골렘의 몸이 반듯하게 동강 나 반으로 갈라졌다.

    핵도 같이 잘려 나가, 그대로 바위가 무너져 땅을 뒹굴었다.

    [등급이 낮은 던전이라 그런지, 항마력은 없습니다. 정보대로군요.]

    “그러게. 이게 이렇게 쉽게 잘리네.”

    검기를 막으려면 같은 검기나, 마법적인 보호 혹은 항마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 녀석은 덩치만 크지 그냥 생바위인 모양이다.

    [그래서. 어떠십니까. 주군?]

    “흠…… 검기를 유지하는 데 소모되는 내공이 거의 절반 이하야. 이 정도면 여섯 시간 정도는 검기를 이대로 유지할 수 있겠는데.”

    [검기로 적을 공격한 순간 소모되는 진기는 어떻습니까?]

    “극소해. 골렘과 연속 전투를 한다면…… 적어도 다섯 시간 정도는 검기가 유지될 거 같은데?”

    [훌륭하군요. 경이적인 지속력입니다. 전투 시에만 잠깐씩 사용한다면, 더 오랜 시간 전투를 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거기에…… 이거는 패시브 스킬이니까. 다른 전투 스킬이나 서포트 스킬처럼 발동 딜레이 같은 것도 필요 없어서 좋아.”

    스킬은 육성으로 소리를 내야 한다.

    이번에 얻은 [무음 주문 영창] 덕분에 소리를 내지 않아도 스킬을 발동할 수 있게 되었지만, 생각이라도 해야 했다.

    생각으로 스킬 발동.

    스킬마다 다르지만, 스킬 발동 후 다음 스킬을 쓰려면 적어도 1초를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제가 간언을 드린 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군.]

    “맞아. 별도의 따봉 포인트가 필요 없이. 노력과 수련으로 성장 가능한 무력. 거기에 따봉으로 얻을 수 있는 특수한 능력들로 보완한다. 척량이 너의 작전대로 되고 있어.”

    [게다가. 검기의 경우 정석적으로는 적어도 레벨 60 이상의 각성자들이 사용하는 스킬입니다. 무공의 수련 과정이 험난하여, 실제로 검기를 사용하는 자는 거의 없지만요.]

    “사실 검기만 쓸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예. 혼원건곤신공에 포함된 무공은 광활하지요. 권장도검의 무공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권법 그리고 장법. 주먹과 손바닥을 이용한 무공. 맨손으로 바위와 금속을 박살 낸다. 이것도 한번 실험해 봐야겠어.”

    [마침. 새로운 실험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쿵. 쿵. 쿵. 쿵.

    멀지 않은 거리에서, 3미터쯤 되는 바위 골렘이 걸어온다.

    이족 보행에 어설프게 생긴 그것은 다가와서 아무런 말도 없이 팔을 들어 올린다.

    그걸 보며 모노 블레이드를 검집으로 되돌리고서 주먹을 쥐었다.

    내 근력은 B랭크.

    그렇다면…….

    후욱.

    내기가 전신에 흐른다.

    그리고 동시에 혼원건곤신공에 포함된 권법인 혼원건곤권의 무리에 따라 권기를 담아 주먹을 내뻗었다.

    쾅!

    바위 골렘의 팔이 통째로 으스러지며 날아간다.

    기우뚱. 녀석의 몸이 충격파에 흔들리다가 뒤로 넘어졌다.

    쿠웅! 소리와 함께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그렇게 넘어진 녀석을 향해 두 다리를 대지에 고정하고, 가볍지만 천 근의 무게를 담아 주먹을 휘둘렀다.

    펑!

    권기.

    그것이 주먹에서 뻗어나가 그대로 바위 골렘을 산산조각 내버린다.

    콰쾅!

    예술적인 폭발이로다.

    “혼원건곤권의 위력이 끝내주는데?”

    검기가 절삭한다면, 권기는 상대를 타격해서 으스러트린 다음에 폭발한다. 광범위한 공격으로 보면 이쪽이 우위.

    [현재 주군의 내공 수준이 뛰어나다고 할 정도는 아님에도 이런 위력이라는 것은, 트롤의 신체 덕분도 있는 듯합니다.]

    “그렇겠지. 인간을 뛰어넘은 몸체니까.”

    체력과 근력. 둘 다 B등급으로 맞춰 주는 것이 [트롤의 신체].

    거기에 혼원건곤신공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지금의 힘을 보여준다.

    “그러면…… 이것도 해 볼까? 파괴되지 않는 장난감 소환.”

    새롭게 얻은 스킬을 사용해 본다. 스킬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있지만, 실제로 써보는 것은 체감이 다르기 때문.

    그러자 놀라운 일이 내 앞에 일어났다.

    펑!

    거대한 곰돌이 인형이 나타났다.

    우리가 흔히 곰돌이라고 부르는 형태의 거대한 곰 인형이다.

    “크잖아! 이게 무슨 장난감이야!”

    높이 5미터. 엄청나게 푹신해 보이는, 허나 몸체가 태산 같은 곰 인형이 나타났다!

    [이건……. 확실히 예상외군요. 하나 더 소환해 보시지요. 종류가 제법 많은 것으로 압니다.]

    “어… 그건 그랬지. 그러면…… 파괴되지 않는 장난감 소환.”

    다시 한번 스킬을 발동.

    그러자 곰 인형은 사라지고, 그곳에 약간은 딱딱해 보이지만 이번에도 거대한 인형이 나타났다.

    이건…….

    “공룡이네?!”

    정석적인 공룡 같지는 않고, 판타지 느낌의 공룡이다.

    완구 회사에서 애들을 홀리기 위해 만든 공룡.

    어쨌든 멋있고, 강해 보이고, 이빨도 삐죽삐죽하다.

    [각성자 데이터베이스에 있습니다. 「드레이크」로군요. 랭크 A의 강력한 몬스터입니다.]

    “대체 초월자가 된 대장장이라는 녀석은 뭐 하는 녀석이길래 자식한테 이런 걸 장난감으로 만들어 주는 걸까?”

    [알 수 없지만, 보통 존재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보면 과연 유니크 스킬이라고 할 만합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예. 방패로서 아주 쓸 만합니다.]

    파괴되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최강의 방패나 다름이 없다.

    거기다가 이거. 내 의지에 따라서 원격 조종도 된다고?

    “카오오오.”

    크기 5미터짜리 드레이크 인형이 우렁차게 울부짖는다.

    인형이니만큼, 인형스럽게 움직이지만 이 커다란 놈이 움직인다는 게 중요했다.

    게다가 곰 인형하고 다르게 이 녀석은 조금 딱딱하니까.

    원하는 인형이 소환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소환된 인형의 속도도 제각각이라는 게 단점이군.

    공격력은 뭐 욕심내면 안 되지.

    탱킹만 잘해 줘도 감지덕지인데 그건 더 고민을 해 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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