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70화 (70/305)
  • 제70화

    예상했던 대로 반응이 불타오르는군!

    「랜덤 유니크 스킬」 언박싱 영상.

    역시나 따봉이 오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거기에 더해져 각지에서 후원금 역시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역시 100만 원 미만 후원자는 상단에는 뜨지 않게 블라인드해 두는 게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주군.]

    물론 돈 안 넣고 리플 달아도 하단에 뜨긴 하니까 굳이 누가 100만 원을 넣을까 했는데…….

    -[乃엄지야_검지왔다乃] 님이 1,000,000원을 후원했습니다.

    [乃엄지야_검지왔다乃] : 엄지 언박싱 이거 해도 되는 거야? 중요한 거 아니야? 인기가 밥 먹여 주는 게 아니잖아!

    고맙다. 그런데 하단에 하셔도 괜찮은데…….

    충격이 자르르 울린다.

    고작 말 한마디를 남기기 위해 100만 원을 태운다니 이게 말이 되나?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 그리고 인기에 진심인 남자입니다!”

    돈을 넣었으니 뭔가 제스처를 취하는 게 좋겠지.

    척량의 양 앞발을 들고 내가 입으로 소리를 내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하단 리플이 폭발했다.

    -미친 사막 여우…… 미친 사막 여우! 척량아!!

    -언박싱 보기 전에 심장 터져 죽겠네. 미친…….

    방송 켠 초반에는 동시 시청자가 겨우 5,000명.

    물론 이것도 내 수준에서는 많은 거라고 한다.

    하지만…….

    [가파르게 상승 중입니다. 언박싱을 언급하는 순간 급속도로 사람들이 유입하기 시작했군요.]

    척량은 내게 양발이 잡힌 채 애교를 떠는 이 와중에도 냉혹한 책사의 계산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자, 그러면 슬슬 가볼까?

    벌써 사이버 렉카들이 달려들어서 내 영상을 긁어가기 시작했으니까.

    “저는 오래 걸리는 거 싫어합니다. 여러분도 괜히 질질 시간 끄는 거 싫어하시죠?”

    -네에! 네! 선생님!!

    -엄지야! 진짜 할 거야? 진짜 언박싱 할 거냐고?

    “그러면. 두 개의 랜덤 유니크 스킬 중 하나를 열어 볼…….”

    그 순간.

    -[Guardian of Freedom-HH05] 님이 1,000,000원을 후원했습니다.

    [Guardian of Freedom-HH05] : 엄지척 각성자. 당신의 활약을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메시지를 보내 두었으니 확인을 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당신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두 번째 후원자가 떴다. 그런데 이런 사람에게서 올 줄이야?

    “GOF의 헤드헌터분이 연락을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우선 후원 감사드립니다. 메시지는 이 방송 끝나고 확인해 볼게요.”

    와, 심장 터지는 줄?

    GOF.

    미국 최대 최강의 각성자 기업! 그 모체는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초거대 재벌 가문인 펠로스라고 들었다.

    미국의 화폐 발행권을 쥐고 있는 가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아무튼 전설은 아니고 글로벌 레전드급 거대 기업이라는 거지.

    그리고 그런 GOF에는 인재를 찾아내서 스카우트하는 사람들이 별도로 있는데, 바로 저들이 그들이다.

    HH05.

    헤드헌터 05번의 줄임말. GOF의 헤드헌터들이 사용하는 이니셜 같은 것이었는데, 소문에 듣자하니 300번대까지 있다더라.

    이건 각성자 업계에서도 유명한 이야기라서 각성자라면 거의 대다수는 아는 이야기.

    그런데 내 채널에 나타날 줄이야……. 나 많이 컸나 보다.

    -뭐임? GOF가 갑자기 왜 나옴?

    -GOF가 뭔데?

    -미국 최대 각성자 업체잖아. 그것도 모름?

    -우리 엄지 이제는 미국에서도 눈독 들이는 고야?

    -엄지 절대 지켜!!

    -아니, 엄지야. 미국 오면 미국 가라. 거긴 금액대가 다르더만…….정지한이는 텄다. 헬조선 떠라.

    -벌써부터 둘기각 날카롭게 섰죠~~?

    채팅 창도 난리가 났다. 그리고 내 심장도 난리가 났고.

    갑자기 시청자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말을 이어 나가야 한다.

    “자아! 백만 원 퍼포먼스!”

    어쩔 수 없다.

    성스러운 척량의 앞발질로 이 번뇌를 씻어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척량이 세 번 정도 앞발을 휘두르시매 시청자들은 이 여우의 배가 똥배인가 물배인가 논하였음이라.

    가로되, 이 앞발의 이름을 파초선이라.

    어떤 불길도 휘두르면 넋을 놓으니 평안의 앞발이요, 이는 갓튜브의 기둥이라 하심이라.

    “예. 저 어디 안 가니까 다들 진정해 주세요. 하하. 그러면. 진짜 고대하시던 언박싱 갑니다!”

    빨리 진행해야지 안 되겠네!

    “컁! 컁!”

    척량이도 사운드를 넣어 줬다. 그리고 시스템 소리를 시청자들도 들을 수 있게 하고서 바로 언박싱을 시작했다.

    -[랜덤 유니크 스킬 북]이 크게 빛납니다.

    -하나의 스킬 북으로 변화합니다.

    빛이 번쩍이고, 그 자리에는 새로운 텍스트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왔다!”

    [염혼염동]

    등급 : 유니크 (성장형 F)

    영혼과 사념의 힘을 동시에 발휘하여 물리적이며 영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힘.

    염동력이 진화하여 새롭게 싹을 터야만 나올 수 있는 힘으로, 초월력이라 부르는 힘들 중의 하나.

    생전 처음 보는 스킬이 떴잖아?! 유니크 스킬 중에 이런 것도 있었어? 염동력의 상위 힘?

    염동력만 해도 엄청나게 강력한 스킬인데?!

    일단 창을 볼 수 있게 바로 방송으로 전환했더니 반응이 엄청났다.

    -염혼염동?! 저게 뭐임?!

    -염동력이 진화해야 한다는 거 보니까 염동력의 상위 호환 힘인가 본데?

    -염동력 관련 스킬이 왜 나와? 엄지 직업 초능력자였어?

    -우리 엄지 초능력자 된 거야?! 듀얼 클래스?

    -애초에 지척이 새끼 저거 다중 능력자잖아. 내가 조사하기로 염력 화살도 쓰던데, 그래서 나온 거 아닐까? 랜덤 박스에서 스킬이 나올 경우 본인이 가진 능력에 가까운 게 나온다는 거 국룰이자너.

    -이것은 훌륭함!

    혼란 속에서 제법 스킬을 파악한 이가 있었다.

    -그런데 성장형? 그렇다는 건 저 유니크 스킬, 숙련도가 오르면 더 강해진다는 뜻이야?

    그 순간, 채팅 창이 잠깐 멈추더니 폭주하듯 올라왔다.

    -미쳤따리 미쳤따리~

    -미국 둘기각 날카롭게 섰다~ 乃엄지乃둘기乃엄지乃둘기乃

    -나 되게 궁금해. 여기까지 따라와서 악플 한번 써보려고 드릉드릉하는 애들은 뭐 하는 인생일까…….

    -성장형 유니크? roTlqkfalcuTsp!!! 성장형 유니크라고?

    정신이 안 돌아온다.

    뭔가 멘트를 쳐야 하는데 머리가 안 굴러가네. 이거.

    “우와! 엄청난 게 나왔는데요? 유니크 스킬 중에도 꽝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운이 좋은가 봅니다!”

    실제로 그렇다. 유니크 스킬이라고 부르지만, 그 능력은 천차만별.

    생존과는 직결되지 않는 꽃꽂이, 종이접기, 원예, 또는 왜 있는 모를 스킬들이나 아니면 선행 스킬을 익혀야만 따라갈 수 있는 스킬들도 존재한다고 들었다.

    -맞아맞아! 유니크 중에도 쓰레기가 있으니까.

    -피자 창조. 이런 것도 있으니까.

    -그건 그나마 낫지. 피자는 맛있기라도 하잖아. 더 쓰레기도 있어. 탈모 광선.

    -그게 더 끔찍한 거 아니냐? 상대를 영구적으로 대머리로 만드는데.

    시청자들이 마구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사람 수가 눈덩이처럼 커지는군.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동시 시청자 3만 명입니다! 주군!]

    엄청난데?

    유명 사이버 렉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모기처럼 달려들어 조회 수를 뺏어먹고 있는데도 모인 게 이 정도라는 게 놀랍다.

    “이 염혼염동이 어떤 스킬인지는 나중에 실제로 사용해 보면서 검증하기로 하겠습니다. 물론 그 영상도 방송할 거구요. 그러면. 다음 스킬 오픈. 갑니다!”

    -[랜덤 유니크 스킬 북]이 크게 빛납니다.

    -하나의 스킬 북으로 변화합니다.

    아까와 같이 빛이 번쩍하고 일어났다가 텍스트가 변했다.

    [파괴되지 않는 장난감 소환]

    등급 : 유니크 (비성장형)

    초월자가 되어 버린 어떤 대장장이가 뒤늦게 낳은 아이를 위해서 만들어 낸 초월적인 마법.

    파괴 불가능한 장난감이 소환되고, 시전자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

    -에에에엑? 저게 뭐야?

    -장난감 소환이 유니크? 장난해?

    -파괴 불가라잖아. 그래서 유니크 아냐?

    이건 또…… 무슨 해괴망측한 유니크 스킬이 나왔냐?

    장난감 소환? 파괴 불가라고는 하지만, 이런 걸 어디다 쓰라는 거지?

    대체 유니크 판정 기준이 뭐기에?

    일단 이건 성장형은 아닌 것 같다.

    반복해서 쓴다고 한들 더 큰 장난감이 나온다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거겠지.

    “아~ 아쉽네요. 그래도 파괴 불가라고 하니까 어딘가 써먹을 데가 있겠죠.”

    내 멘트에 다들 화답해 준다.

    -그래도 염혼염동 나왔잖아! 그거면 됐지!

    -맞아맞아.

    -장난감 소환으로 조회 수 벌이하면 되겠다! 요즘 갓튜브에 토이 방송도 인기 많아.

    “넵. 어딘가에 쓸 수 있겠죠. 그리고 바로 생존으로 쓸 수 있는 좋은 스킬이 하나라도 나왔으니 이걸로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대망의 세 번째 언박싱. 갑니다!”

    -[랜덤 유니크 아이템]이 크게 빛납니다.

    -하나의 아이템으로 변화합니다.

    빛이 번쩍이고, 내 눈앞에 하나의 아이템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이템 위로는 아이템에 대한 설명이 같이 표시되었다.

    [환상의 조각]

    등급 : A

    분류 : 장신구 (아티팩트)

    먼 옛날. 환상을 조각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어떤 초월자가 생각했다.

    그는 그렇게 했다.

    장착 시 마력 등급 한 단계 상향. *이 아이템으로 마력은 A를 초과할 수 없음.

    장착 시 스킬 [환상 구현] 획득.

    환상 구현 : 마력의 소모 없이 원하는 환상을 제한 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환상은 시각에만 영향을 끼치며, 시전자의 의지가 끊어지면 소멸한다.

    “어…… 이게 뭐죠?”

    그것은 목걸이였다.

    타원형의 물방울 모양의 보석이 매달린 목걸이였는데, 보석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크기로 제법 컸다.

    놀라운 점은, 그 보석 내부의 색과 문양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는 점이랄까?

    타는 듯 화염을 머금었다가, 우주의 한복판을 그려낸 듯 변한다. 동시에 빛을 반사하자 오로라 같은 무지개 띠가 생겨났다.

    환상을 무제한으로 만들어 낸다? 시각에만 영향을 끼친다?

    뭔가…… 엄청난 물건을 얻은 것 같으면서도 뭐가 뭔지 바로 감이 안 오는데?

    [엄청난 물건이 나왔습니다, 주군! 이게 있다면 주군은 진정코 현세를 정복하는 제왕이 되실 수 있습니다!]

    척량이 갑자기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염혼염동이나, 파괴되지 않는 장난감 소환이 나올 적에도 이렇게 반응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게 그렇게 대단한 건가? 아니. 지금은 이런 걸 척량이와 대화할 때가 아니다.

    방송 중이니까.

    -저게 뭐야?

    -환상을 무제한으로 만든다는 거 같은데…….

    -좋은 듯 안 좋은 듯?

    “그러게요. 이게 대체 어떤 아이템인지 감도 안 잡히네요. 아까의 스킬들도 그렇고요.”

    -사용해 보면 되지!

    -그래! 사용해 봐!

    -던전 들어가서 쓰는 거 보여줘!

    -[썬주란] 님이 퀘스트를 보내셨습니다.

    [썬주란] : 스킬이랑 아이템 시연 장면 보여 주시면 1,000만 원 쏘겠습니다.

    -도네 떳다아아아!

    -썬주란 그녀는 여신이야!

    아니, 이런 데서 큰손께서 1,000만 원짜리 퀘스트를?!

    “썬주란 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꼭 해야겠는데요? 하지만!”

    -하지만 뭐!

    -뭔데에에!

    “저도 오늘의 일과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여러분. 마음이 아프지만. 오늘의 긴급 방송은 여기까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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