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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61화 (61/305)

제61화

성기사 둘이 급하게 몸을 날리며 막아서자 놈들의 몸에서 성스러운 힘이 번쩍인다.

그러나.

그들의 성스러운 힘은 모노 바이크의 전면부에 흘러넘치는 검기에 갈라지며 스러지고 만다.

빛이 깨지며, 녀석들의 두터운 갑옷도 조개껍데기처럼 쪼개진다.

그리고 동시에 모노 바이크의 최고 속도를 담은 물리력이 녀석들을 덮쳤다.

콰쾅!

두 성기사의 신체가 퍼즐 조각처럼 부스러지며 흩어졌다.

박살 나는 모양이 폰 액정 깨지는 형태랑 비슷하군.

그렇게 두 성기사가 아웃되고서도 모노 바이크는 멀쩡한 모습을 유지한 채로 신전 병사를 덮쳐버렸다.

콰직!

신전 병사의 두개골이 으깨진다.

그렇게 하나의 신전 병사까지 처리하고 나서야 모노 바이크는 정지하고서는 땅에 쓰러졌다.

훌륭했다, 모노 바이크!

“역소환!”

여기서 스킬을 사용.

모노 바이크를 역소환한다!

촤아아악!

모노 바이크가 빛의 입자가 되어 내 쪽으로 빨려 들어왔다.

신전 병사와 신관이 나를 보며 흉흉한 빛을 내는 게 보였다.

그걸 보면서 내가 한 행동은 심플하다.

런!

펑!

무공을 익힌 덕분에 얻게 된 초인적인 움직임으로 뒤돌아 뛴다.

녀석들이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지만, 거리는 좁혀지기는커녕 계속해서 벌어지고.

-주군, 모노 바이크가 역소환되었으니, 앞으로 한동안은 재소환이 불가능합니다.

“알아. 그래도 그 정도 시간은 있을……. 응?”

뒤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강대한 힘이 느껴졌다.

순식간에 솜털이 바싹 곤두서고, 근육에 힘이 빠악 하고 들어갈 정도.

뭐야?

-주군, 대량의 신성력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는 건…….”

잠시 서서, 내가 방금 도주했던 통로 너머를 바라보았다.

척. 척. 척. 척. 척. 척.

이윽고 저 멀리로 한둘이 아닌, 거의 수백은 되어 보이는 무리가 오와 열을 맞춰서 진군해 온다.

그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지성을 가졌다.

이미 죽어 있기에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다.

신에 대한 광기 어린 숭배만이 남았으며, 고통이 없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군대를 이루고 있다.

와… 젠장, 보는 것만으로도 오싹해진다. 이런 걸 단순히 말로 표현할 수 있나?

그래, 좀 더 정확한 말이 있다.

미치게 무섭다.

-주군…… 여기는 확실히 보통 던전은 아닙니다.

“확실히 그런 것 같아.”

일단 동료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저 사실을 알려야 해.

* * *

“뭐야? 어디 갔어?”

되돌아와 보니, 동료들이 없었다.

뭐지? 여기 직선 통로인 데다가 어디 숨을 데도 없었는데?

쥐 쫓던 고양이가 된 심정으로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주군, 위입니다.

위라고?

척량의 목소리에 고개를 듦과 동시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광의 미성이었다.

“여기입니다!”

우리가 시작한 지점. 그곳은 커다란 홀처럼 생겼고, 출입구는 없다.

유럽에 있다는 고성이나 오래된 성당들을 보면 이렇게 천장까지 높다랗게 짓고 그 사이사이에는 천사나 각종 성인 석상이 있는 게 보통인데, 여기도 그랬다.

그리고 그런 석상 중 하나.

그 뒤에서 성광이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다.

저러고 있으니까 생쥐 같네.

휘릭 소리와 함께 밧줄 하나가 내려왔다.

밧줄 같은 도구야 보급품으로 챙겨 왔으니 없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이렇게 쓸 줄은 몰랐군.

밧줄을 잡고 재빠르게 올라가자, 석상 뒤로 사람이 한 명 지나갈 법한 통로가 보였다. 이건 또 무슨 비밀 통로람?

정지한 그 사람이 성좌한테 아주 많은 정보를 가져온 모양이네.

“어서 오십쇼.”

“형, 다친 데 없지?”

정지벽의 인사에, 동생 놈의 질문.

“다칠 군번이냐, 내가. 그나저나 이 통로는 어떻게 찾았대요?”

“이사님이 알고 계셨습니다.”

역시. 우리 대빵님이 알고 계셨군그래?

혹시가 역시가 되었다.

“그랬군요. 그러면 제가 가져온 정찰 정보도 아시려나 모르겠네요.”

“많이 안 좋습니까?”

안으로 들어가며 정지벽이 질문했다.

동생 녀석도 궁금하다는 표정이고, 성광도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예. 지능을 가진 몬스터라는 게… 이렇게 끔찍할 수가 없더라고요.”

“대체 어떤 상황이기에…….”

“수백이 모여서 이쪽으로 군대처럼 진군하고 있습니다. 사실 외길이라서 위험하니까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지금 보니…….”

“예. 피난처가 있죠. 도저히 찾을 수 없을 지경이지만, 당연히 이런 게 존재합니다.”

정지한이 안쪽에서 걸어 나오면서 내 말을 이어받았다.

무척이가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아. 알 것 같네요. 그거죠? 던전은 반드시 공략법이 존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역시 파악이 빠르군.

그 이야기는 예전에 이미 몇 번이고 들은 적이 있다.

심지어는 각성자 등록을 위한 필기시험에도 나온다.

던전은 반드시 공략법이 존재해야 한다.

그것은 절대 법칙.

신들이 정한 규칙인 모양이다.

“세계가 파탄이 났지만… 그걸 유예해 주는 자들이 있으니. 그들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더라. 유명한 이야기죠.”

정지한의 목소리에는 어딘지 모르게 비아냥거리는 느낌이 들어 있었다.

기분 탓인가?

다른 사람들 표정을 봐도, 딱히 아무런 감정을 느낀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아니면 그냥 모르는 척하는 거려나…….

하기야 이런 미친 세상에는 광신론자만큼이나 무신론자도 의외로 많으니까.

정확히는 신이 없다가 아니라 신이 무용(無用)하다에 가깝겠지.

신은 존재하니까.

어찌 되었건 애초에 던전이 나타나고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 신들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니까.

그래도 진실은 모르지.

신들과 정보를 거래할 수 있지만, 어째서인지 신들은 세계가 이렇게 된 이유는 가르쳐 주지 않으니까.

“그러면, 이제 전부 알게 된 것 같군요. 자, 이제 다음 공략을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지한이 우리를 모았다.

* * *

“우선 이렇게 처음부터 전부 밝히지 못했음을 사과드립니다.”

정지한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보인다.

다른 팀원들은 별다른 불만이 없어 보이는데, 당연히 무척이 녀석의 눈매는 날카롭다.

나도 제법 불편한 상태고.

“여러분들을 신뢰하지 않아서 던전에 입장할 때까지 제가 비밀을 지킨 것이 아님을 우선 밝혀 두겠습니다.”

“그러면 왜 비밀로 하셨습니까?”

내 질문에 그는 조금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각성자들 중에는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추적할 수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를 추적한다고요? 이해가 잘…….”

“간단하게 말해서 스킬을 이용해서 도청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다소 무시하고서 도청을 할 수 있죠.”

머리가 띵해졌다. 아니, 이게 무슨… 내 귀에 도청 장치 같은 소리…….

“제약이 제법 강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 드리면 잘난 체 같겠습니다만, 저를 직접 감시하는 이들이 제법 됩니다.”

실화입니까? 놀라서 말이 다 안 나온다.

“아~ 그래서구나.”

“그렇다면야.”

별하나와 성광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 그리고 정지벽의 표정은 그대로 썩어 들어갔다.

그녀도 정하 그룹 집안의 혈족이라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한 모양이다.

“쓰레기 같은 놈들…….”

사실, 우리 모두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혈족 간의 후계자 다툼이겠지.

재벌가에서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니까.

몇 년 전에도 다른 재벌가 상속 문제로 각성자까지 끼어든 살인 사건이 벌어질 정도였다.

그때 뉴스에서 엄청 떠들어 댔었지.

무척이를 슬쩍 보니,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는 있지만 말은 꺼내지 않고 있었다.

나도 역시 침묵.

“또 한 가지는 신탁이 모호하다 보니 확실하게 닥칠 때까지는 저도 분별이 어렵습니다. 은유와 상징이 많았으니까요.”

“으음. 그러면 지금은 정리가 끝난 거죠?”

내 질문에 그가 답했다.

“네. 시작점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곳은 지성체가 점유하고 있는 던전입니다. [죽음을 거부하는 자]의 신전이며, 그의 권속인 신성력을 사용하는 언데드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몬스터가 습격해 오기 전에 이야기드렸듯이, 세 가지 타입의 적이 등장하죠.”

여기까지는 전투 전에 들었던 설명이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제가 얻은 신탁과 틀어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시작 지점에서 받은 공격이 그것입니다. 본래라면, 우리가 시작점을 나가기 전까지 공격을 받아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죠.”

“신이 준 정보가 틀렸다는 겁니까?”

성광의 질문에 그는 차분히 고개를 내저었다.

“신들의 정보는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이 정보를 건네준 시점 이후에 상황이 변할 수는 있죠. 즉, 이 던전의 상황이 변했다는 겁니다.”

상황이 변했다.

즉, 신이 준 정보 외의 어떤 여러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당연히, 우리에게 나쁜 소식이군.

그 변화 때문에, 미지의 위험이 닥쳐와서 죽을 수도 있으니까.

그걸 알아서 그런지 다들 표정이 살짝 안 좋아졌다.

“이 던전의 본래 테마는 ‘잠입’이었습니다.”

“잠입이요?”

“예. 특수 던전들 중에는 테마가 붙는 던전도 있다는 건 아시겠죠? 예전에 엄지척 씨가 경험한 비늘 악마의 던전도 그런 녀석이었습니다.”

기억난다.

비늘 악마의 던전.

제물을 내놓으라고 했었지. 그러면 그 던전의 테마는 ‘기만’ 같은 거였으려나? 악마 놈이 결국 통수 치려고 했던 거니까.

“본래는 이 신전 여기저기에 존재하는 비밀 통로나 숨을 만한 공간을 이용해서 적에게 들키지 않은 채로 보스 룸에 도달, 보스만을 상대해야 했습니다만 적들은 우리를 처음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게 문제입니다.”

“아…….”

“확실히 그러네요.”

“이제 저들은 이제 적극적으로 우리를 수색하려고 하겠죠. 게다가, 하나뿐인 통로에서 대규모의 병력이 다가오고 있었다는 점만 보아도, 신들이 준 정보 외의 사태입니다. 사실, 위기 상황이죠.”

그가 그렇게 말했을 때였다.

띠링-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죽음을 거부하는 자의 신전]

난이도 : 던전 2성 - 최상급

죽음을 거부하는 자를 신앙하는 자들의 신전입니다!

죽음을 거부하는 자의 계획을 저지하고, 신전을 파괴하세요!

퀘스트 도중 따봉 10,000개를 받으면 추가 보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보상 : 상급 스킬 교환권

추가 보상 : ???

아니…… 지금 퀘스트 뜨는 거 실화냐?

‘그리고 중급이라고 생각했는데 최상급?’

들어오자마자 생겼어야 했던 게 지금 와서야 뜨고 있네.

이게 뭘 뜻 하냐면.

네가 직접 기본 정보라도 알아보기 전에는 퀘스트도 안 주겠다는 심보 그 자체지.

그나저나.

나야 따봉 관련 퀘스트가 떴겠지만, 다른 사람은 어떠려나? 다른 사람들의 퀘스트 창은 나에게 보이지 않으니 문제다.

“이야… 던전 2성 최상급이라는데요?”

“보상이…… 직업의 상급 스킬 교환권? 이건 좋네요.”

“상급 스킬이라? 저 상급 스킬 지금 하나뿐인데 말입니다.”

“상급 스킬을 아이템으로 얻으면 수십억 한다니 남는 장사긴 한데…….”

성광, 별하나, 정지벽, 엄무척. 순서대로 다들 자신의 퀘스트 창을 보며 중얼거린다.

척 봐도 동생 놈을 포함한 모두에게 같은 보상이 들어오는 모양.

‘보너스 퀘스트 따봉 10,000개는 나만 들어온 걸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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