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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으로 레벨업-43화 (43/305)
  • 제43화

    성광은 기도를 마치고 우리에게 잘 자라 인사했다.

    “두 분도 주무십시오. 쉴 때 못 쉬면 쓰러지십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성광도 자기 침대에 들어가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모두가 잠이 든 시간, 리무진이 움직이는 진동만 나직하게 울렸다.

    “보상이나 까 볼까?”

    내 말에 동생이 피식 웃었다.

    “같이 까자, 형.”

    이번 공략으로 [랜덤 유니크 스킬 북] 두 개와 [랜덤 유니크 아이템 박스]를 얻었다.

    거기에 최초 공략한 팀 보상으로 얻은 펜던트가 하나.

    [야광 페어리 클립]

    등급 : A

    분류 : 장신구 (아티팩트)

    최초로 [야광 버섯 던전/야광 요정 던전]을 클리어한 팀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펜던트. 보석을 깎아 만든 요정 날개 형상이 무척이나 신비롭다. 어둠 속에서 마력을 불어 넣으면 은은하게 빛난다.

    장착 시 전 능력치 +10

    마력 회복 속도 +10%

    마력 저장 능력 +10%

    행운 +5

    *여섯 개의 펜던트가 한 던전에 모일 시 스킬 추가

    요정의 발걸음 : 적의 공격 경감 10%, 아군 공격 증가 10%

    귀속 아이템

    사기 아이템이 떠 주었다.

    사기, 개사기, 캐사기!

    거기다가 무기나 방어구 템도 아닌 장신구다.

    그냥 옷에다가 껴도 되고, 체인을 걸어 목걸이로 달아도 된다.

    “여섯 개의 펜던트라면 우리 파티원들을 말하는 건가?”

    “응. 기여도 상위 6명에게 보상을 줬으니까 전부 받았을 거야. 헌터 보조원 아저씨들도 아이템을 받았는데 이것보다는 약한 아이템으로 알고 있어. 그래도 일반인이 갖고 있으면 엄청 효과 보겠지. 아저씨들이 가진 건 전 능력치 +5니까.”

    판매가 안 되는 게 아쉽다.

    이만한 아이템이 마켓으로 가면 얼마나 받을까? 십억?

    척량이 말했다.

    -최소 경매가 30억부터 시작일 겁니다, 주군. 전 능력치도 엄청나지만 행운 수치를 올리는 아이템은 극히 드무니까요.

    행운은 상태 창에 표기도 없지 않나?

    내 생각을 읽고 척량이 말했다.

    -인간이 고작 능력치가 6개가 전부겠습니까?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알기 쉽게 일부 능력치만 측정해 보여 주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행운’이라는 게 정말로 있어?

    -네. 존재합니다. 단순히 사주팔자를 말하는 게 아닌, 숨겨진 시스템 수치가 존재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히든 수치’라고 부릅니다.

    ‘히든 수치?’

    -히든 수치에는 ‘행운’뿐만 아니라 ‘재능’이나 ‘성격’ 같은 것들도 존재하죠. 그러나 노력으로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에 시스템이 표기하지 않습니다.

    그, 그렇군.

    노력으로 운이 좋아지고, 재능이 좋아지고,

    인성이 갑자기 바뀔 수는 없는 거니까.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운이 좋아지는 아이템이라니 복덩이네. 복덩이야.

    ‘그러면 이제 [랜덤 유니크 스킬 북]을 까 보실까?’

    나는 야광 페어리 펜던트를 셔츠에 찼다.

    그러고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크게 심호흡하고는 스킬 북을 열었다.

    -[랜덤 유니크 스킬 북]이 크게 빛납니다.

    -하나의 스킬 북으로 변화합니다.

    [마도 골렘 제작]

    등급: 유니크 (성장형 F)

    마도 문명 세계에서 넘어온 스킬 북. 특별한 형태의 골렘을 제작해 자유롭게 부릴 수 있다. 제작한 골렘은 숨겨진 아공간에 수납할 수 있으며 주인이 부를 때마다 응답한다.

    ‘대박…… 미친…….’

    나는 잠깐 눈을 비비다가 뜨기를 반복했다.

    마도 골렘 제작!

    그냥 골렘 제작도 포인트 꽤나 먹는 스킬로, 헌터들이 가지고 싶어 하는 스킬 북 1위다. 그러나 헌터 상점에서는 구할 수가 없는 물건.

    던전을 공략해서 나오는 랜덤 박스에서 가끔 나오지 않던가.

    그것도 그냥 던전은 안 되지. ‘마도 문명’과 관련이 있는 던전에서만 랜덤으로 주어지니까.

    그야말로 극악한 확률!

    ‘야광 버섯 숲’이 마도 문명 세계 유적과 관련이 있는 던전이었어?

    생각해 보니 중간에 버섯 숲 아래에 오래된 기둥이며 타일 같은 게 깔려 있긴 했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마도 문명이라니!

    마도 문명. 마법과 기계 공학이 융합된 세계를 뜻한다.

    그 세계의 파편화된 던전은 극히 드물다.

    헌터 랭킹 10위 안에 드는 헨리 메르세데스는 이 스킬을 사용해 불가능하다 여겼던 던전들을 수없이 주파해 냈다.

    질주하는 마도 골렘 위에 올라탄 헨리 메르세데스를 막을 몬스터는 어디에도 없었어.

    ‘이걸 내가 먹었…… 내가 먹었……?!’

    거기다 더 좋은 건, 그렇게 만든 골렘은 연금술로 또 강화가 돼요.

    여기에 [스크루지의 연금술]까지 합쳐진다면 어떤 파괴력이 나올까?

    그리고 그렇게 만든 마도 골렘에 탑승 스킬 [소울 드라이버]까지 사용한다면……?

    -주군! 저는 주군께서 될 사람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아아아!

    척량이 나를 얼싸안고 소리 지른다.

    그래! 나도 내가 될 줄 알았다!

    동생은 그런 나를 바라본다.

    “형. 뭐야, 뭐가 뜬 거야?”

    “잠깐만…… 동생아. 다 까고 이야기하자. 나 다시 정신 집중 좀 하게.”

    “아, 알았어.”

    동생은 목울대로 침을 꿀꺽 삼켰다.

    나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다시 명상을 했다.

    원래 가챠란 될놈될 안될안이라고 한다.

    탐욕을 가진 자일수록 더 망하는 게 가챠라고.

    ‘마음을…… 비운다.’

    깊게 숨을 내쉰 후 눈을 뜨니 척량이 영체화를 풀고 원래 아기 여우 폼으로 바닥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아, 복을 부르는 기원제입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주군.

    진짜 효과가 있는 거야?

    -그런 건 마음속에 있는 겁니다. 적어도 마음은 안정되지 않습니까?

    그렇군. 그러면 깐다!

    -[랜덤 유니크 스킬 북]이 크게 빛납니다.

    -하나의 스킬 북으로 변화합니다.

    [아크 드래곤식 마력의 심장]

    등급: 유니크 (성장형 F)

    마법 종족이라 불리는 드래곤은 심장을 사용해 마력을 모은다. 이러한 드래곤의 특성을 연구해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주의, 다른 마나 심법을 익혔을 시 스킬 습득 불가. 레벨 2 이상의 육체도 습득 불가.

    -마력 회복량 100% 증가

    -습득 시, 마력의 고리 (1서클/패시브) 스킬을 추가 습득

    -숙련도가 올라갈수록 회복량이 더욱 증가합니다.

    -습득 조건 레벨 1

    *경고문을 무시한 사고에 관해서 본 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양도 가능

    ‘뭐야? 있던 거잖아?’

    그것도 따봉 상점에서 50,000따봉 주고 산 스킬이다.

    ‘에이…… 중복도 있구나. 그래도 던전에서 나온 거니까 판매는 되는 모양이네.’

    이렇게 된 거 소소하게 돈벌이나 하자.

    하긴, 사람이 어떻게 매번 대박이 나겠어?

    -주군, 스킬 북 표지를 눌러 주십시오.

    ‘뭐? 어차피 익힐 것도 아닌데.’

    -익힐 거냐고 물으면 취소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눌러만 주십시오.

    척량이 뭔가 생각이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스킬 북 표지를 눌렀다. 그러자 전혀 생각도 못 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미 기존에 가지고 있는 스킬입니다. 중복 사용 시 스킬이 진화합니다. 진화하시겠습니까?

    뭐? ‘진화’?

    척량이 말했다.

    -따봉이나 헌터 상점에서 산 스킬을 익힌 상태에서 던전에서 같은 스킬을 얻었을 시에 이렇게 진화가 되기도 합니다. 이걸 업계 용어로 ‘중복 가챠 구제’라고 합니다.

    잠깐만. 애초에 내가 익힌 스킬을 던전 클리어 보상으로 또 뽑을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시스템이 마련한 히든 보상입니다.

    인터넷 헌터 사이트에는 이런 이야기 없었는데?

    -연금술 올릴 때 폐무기 쓰면 더 싸게 먹힌다는 팁도 없었지요. 원래 진짜 꿀팁은 자기들끼리만 아는 법입니다, 주군.

    ‘허허허허. 이런 꼼수가……. 아니, 꼼수를 쓰고 싶어도 뽑아야 쓸 수 있구나.’

    시스템은 대체 뭐 하는 존재일까.

    과거 척량은 이렇게 대답했다.

    -인간이 하늘을 뛰어넘기 위한 육성 장치입니다.

    때로는 잔혹하고, 때로는 섬세했다.

    이견이 없는 건 딱 한 가지뿐.

    시스템은 인간을 성장시키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한다는 거다.

    ‘그러면 말이야. 어째서 인간이 하늘을 뛰어넘어야 하지?’

    나는 목을 위로 꺾어 하늘을 보았다.

    그곳에는 하늘이 아닌 리무진 천장이 있었다.

    ‘그렇다면 시스템에서 말하는 [하늘]이란 뭘까?’

    어차피 무엇을 생각하든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일.

    “스킬 익힐게.”

    -[아크 드래곤식 마력의 심장]이 진화합니다.

    -스킬 명이 [더블 코어]로 변화됩니다.

    [더블 코어]

    등급: 유니크 (성장형 F)

    두 개의 핵을 이용해 더욱 빠르게 마법 마력을 모은다. 아크 드래곤의 특성에 인간의 지혜를 결합해 더욱 뛰어난 마나 심법 스킬을 창조해냈다.

    특별한 루트로만 이 스킬을 입수할 수 있으며 입수가 힘든 만큼 그 힘은 반드시 응답해준다.

    -마력 회복량 250% 증가

    -마력의 고리 스킬 효율 250% 증가

    -숙련도가 올라갈수록 회복량이 같은 경험치 대비 250% 증가합니다.

    -습득 조건 : 레벨 1 때 [아크 드래곤식 마력의 심장] 숙지, 그 후 중복 스킬 북을 던전에서 입수

    250%…….

    200%도 아니고 250%…….

    어이가 없었다.

    ‘마력을 물처럼 쓰고 다닐 수 있겠네.’

    지금은 마도 골렘을 타고 질주 스킬을 사용하는 헨리 메르세데스도 내 경력만 할 때 이런 마나 통을 가지고 있진 않았을 거다.

    엄청난 시너지 효과.

    두려울 정도다.

    -좋은 스킬로 진화했습니까? 주군?

    그 말이 끝나기 전에 나는 척량을 꽉 끌어안았다.

    끼아아아앙--!

    “아이고, 복덩이, 이런 복덩이가 없지!”

    끼앙--!!

    고통스러워하는 척량의 뺨을 양손으로 쭉쭉 잡아당겼다.

    남은 건 이제 [랜덤 유니크 아이템 박스]다.

    [트롤 재생력의 반지]

    등급 : B

    분류 : 반지 (아티팩트)

    장착자에게 트롤의 재생력이 깃든다. 어떤 상처든지 빠르게 회복시키며 지치지 않는 스태미나를 선사한다.

    장착 시 전 능력치 +3

    체력 회복 속도 +10%

    최대 체력 +10%

    힘 +10%

    특성 ‘하급 재생력’ 획득

    ‘오, 이것도 상당히 괜찮네. 근접 공격 하는 내게 딱인걸?’

    팔까 3초간 고민하다가 끼기로 했다.

    장착 시 귀속 조건도 없고 파는 건 언제든지 팔 수 있으니까. 거기다가 생명과 직결되는 아이템.

    헌터 인생에서 목숨보다 소중한 건 없다.

    반지를 손가락에 끼니 저절로 줄어들어서 딱 내 손 사이즈에 맞았다.

    운수 좋은 날이다.

    “넌 뭐 얻었어?”

    내가 얻은 것들을 이야기하니 동생이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나도 꽤 잘 나왔어.”

    동생에게 나온 건 B등급 목걸이로, 1일 5회 보호막 생성이 가능하다.

    총화기를 주력으로 쓰는 엄무척에게 꿀 같은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더 있었다.

    “더블 샷이라는 스킬이야. 한 번에 두 방의 총알을 쓸 수 있지.”

    이놈도 운이 좋다.

    동생이 생각에 잠겨서 말했다.

    “쌍권총을 써 볼까 해. 한 번에 네 발 날리게.”

    미친 소리 같지만…… 성공하면 대박이다.

    우리는 거기까지 이야기하고 함께 침대에 누웠다.

    하지만 방금 터진 대박 때문인지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았다. 그건 동생 놈도 마찬가지.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 심장 떨린다.’

    당장 집에 가서 마도 골렘부터 만들 생각에 피곤이 싹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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