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따봉으로 레벨업-37화 (37/305)
  • 제37화

    척량은 고개를 끄덕이며 ‘흐음, 흐음’ 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판매 규칙 위반으로 제재되었습니다. 사유는 판매 양식 위반, 규정 외 판촉 홍보 때문이라더군요. 갓튜브를 사용해 광고 리플도 달았다고 하는데요?

    “뭐?”

    문득 예전에 보았던 리플이 생각났다.

    - 저↗투자♥고소득◀의 기회▧당신도▶엄지척처럼◀될 수 있다↗지금 헌터 상점★이용 시♥특별할인 15%☆ 스◆크루지↗상회!

    ↳뭐야. 이 계정 아이디가 없네ㅋㅋㅋㅋ 요즘 이런 것도 뚫리냐ㅋㅋㅋㅋ 개튜브야!

    설마 그게 그거였나?

    그런데 신과 영웅들도 갓튜브 이용할 수 있었어?

    그걸 물어보니 척량이 한쪽 이마를 찌푸렸다.

    -어떤 식으로 이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모양입니다. 어찌 되었든 즉각 차단된 덕에 헌터 상점에 팔린 아이템은 0개, 따봉 상점에 팔린 건 1개뿐이라더군요.

    나만 샀구나…….

    하긴 헌터 상점은 사냥 포인트로 살 수 있다.

    목숨을 걸고 몬스터를 잡아야 얻을 수 있는 포인트다.

    거기다가 연금술을 사려면 제작 관련 능력이어야 한다는 거고. 세상에 뛰어난 연금술 스킬 북이 널리고 널렸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 포인트로 저런 수상한 스킬 북을 사는 미친놈은 없을 거야.

    그래. 그 미친놈이 바로 나지.

    “다시 스크루지가 나올 수 있어?”

    -만약 첫 제재라면, 제재 기간이 끝나면 다시 상점을 열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해당 품목을 다시 팔지는 못할 겁니다. 시스템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거든요.

    그……렇군.

    “척량, 만약 스크루지가 다시 판매를 시작하면 꼭 내게 알려줘.”

    -스킬 북만요?

    “스킬 북이든 아이템이든 전부.”

    -알겠습니다!

    나는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방어구가 될 [무명 장인의 재킷]을 강화시킨 것.

    띠링-

    -인챈트가 성공하였습니다!

    -[무명 장인의 재킷]이 [화염의 무명 장인의 재킷]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앞으로 갈 던전을 생각하면 화염 속성 부여는 중요하다.

    그리고 한 번 더!

    띠링-

    -2차 인챈트가 성공하였습니다!

    -2번 연속 성공하여 해당 무기에 추가 보너스가 붙습니다.

    우우웅-

    [흑염의]

    등급 : B

    분류 : 방어구 (아티팩트)

    엄지척이 연금술을 이용해서 강화한 재킷. 화염의 가호를 두 번 중첩하여 순수한 불꽃의 힘이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민첩성이 크게 증대. 화염에 관련된 각종 내성이 상승하며 독과 추위에 강해집니다.

    스킬 : 블레이즈 워크, 검은 불꽃의 보호

    제작자 : 무명의 장인

    강화자 : 엄지척

    *해당 방어구는 엄지척만이 사용 가능합니다.

    -블레이즈 워크 : 마력을 사용해 걸을 때마다 검은 불꽃이 바닥에 피어오릅니다. 사용자의 민첩성이 소폭 증가하며 스킬 사용 중, 모든 공격에 화 속성이 깃듭니다.

    -검은 불꽃의 보호 : 냉기, 독, 나무, 곤충 등의 속성 공격을 소폭 경감합니다. 패시브 스킬로 마력은 필요 없으며 착용하는 내내 스킬이 발동합니다.

    블레이즈 워크가 좋아 보여도 결국 이것도 마력을 잡아먹는다.

    그것보다는 검은 불꽃의 보호 쪽이 더 마음에 드는군.

    소폭 경감시킨다고 해도 범위가 넓은 데다가 마력 없이 착용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계속 득을 볼 수 있어서 상당히 이득.

    그렇게 연금술을 이용해 각종 물약과 비상식량들을 만들고, 신발이나 바지, 셔츠류를 소소하게 강화시키고, 매일 무공을 연마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나니, 던전을 가기로 약속한 날짜가 되었다.

    “자, 이 정도면 던전 갈 준비는 끝났나?”

    -그렇습니다, 주군. 이 정도면 최하급이나 하급 던전에서는 싹쓸이가 가능하실 겁니다.

    “변수만 없다면 그렇게 되겠지. 하지만…….”

    -한번 일어난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 말씀이시지요?

    “그래. 그래도 이 정도면…….”

    던전 그로잉.

    지옥 같은 그 일이 두 번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거기다가 던전 그로잉 사태가 한번 일어난 이후, 더 많은 던전들이 잇달아 성장하기 시작했다.

    어느 던전이 성장하게 될지 알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던전 공략을 멈추었다가는 그 지역은 끝장나게 되겠지.

    헌터들의 생존 난이도는 더욱 올라간 셈이다.

    나는 준비를 끝내고 거울을 보았다.

    재킷에 블랙 진. 허리에는 느슨하게 쌍검을 찬 미청년이 그곳에 있다.

    -이제는 스타일리스트가 없어도 중간은 가는군요.

    “비싼 게 좋은 거지.”

    부티 나는 장비, 거기다가 미용 스킬과 꾸준한 관리의 힘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면 일단 스킬 체크 좀 하자. 이미 일행은 던전 사냥 중이라더라. 아, 참, 척량. 지금부터는 그냥 물질화를 하는 게 좋을 거야.”

    -카메라 때문이죠?

    기껏 이런 귀여운 몸뚱이를 하고 카메라에 등장하지 않는 건 너무 아까운 일 아닌가.

    척량은 잠깐 망설이더니 큰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결연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신, 척량! 주군을 위해서 얼마든지 몸을 불사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왜, 뭐?

    -주군께서 제 볼을 잡아당기고 끌어안고 힘껏 부비부비하시고 절 물고 쭙쭙 빠셔도 충심으로 기꺼이 감내하겠…….

    안 할게. 안 한다고! 안 해!

    * * *

    던전으로 출발하기 전.

    내 상태를 점검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아이템이 아니라 스킬 목록. 왜냐하면 스킬들을 잘 파악해야 내가 던전에서 할 수 있는 전투법과 전술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스킬 목록은 이러하다.

    전투 스킬

    [초보자 스킬 : 검과 방패술] [무명검식 백야(白夜), 암야(暗夜)]

    [도망치는 그림자] [그림자 훔치기] [풍운보법]

    [염력 화살] [어둠 정령의 부름] [건곤신공]

    회복 스킬

    [아크 드래곤식 마력의 심장] [아크 드래곤식 마력의 고리]

    [마력 회복의 비전 마법진] [실프의 회복] [안마]

    서포트 스킬

    [실프의 축복] [야생의 고함] [오토 에너지 드레인]

    제작 스킬

    [☆★◇◆스크루지의 연금술◇◆☆★]

    [☆☆◆스크루지의 연금술사 서바이벌 캠프◆☆☆]

    전투 외 보조 스킬

    [통찰의 눈] [전방위 영상 촬영 스킬] [초보자 스킬 : 견고한 마음]

    [뒤틀린 황천의 책사] [백면공자]

    아이템 스킬

    [모노 블레이드]

    스킬 : 다크 블레이드, 라이트 블레이드, 모노 블레이드

    [흑염의]

    스킬 : 블레이즈 워크, 검은 불꽃의 보호

    뭔가…… 잡다하게 많이 배웠구나.

    그나저나 분류가 되어 있네?

    -주군을 위해서 보기 좋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CC기나 방어 스킬 쪽으로도 분류할까 했습니다만, 이쪽이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우와. 척량이 진짜 대단해. 마음에 쏙 드는걸.”

    -감사합니다.

    척량이가 웃으며 좋아한다.

    그런 척량이를 쓰다듬어 주자 녀석이 기분 좋다는 듯 울음을 냈다.

    얘 이러다가 진짜 여우 되는 거 아닌가 몰라. 그나저나.

    지금 내 상태를 보니 확실해졌군.

    “극공 딜러네.”

    -확실히 그렇지요?

    “응. 그래.”

    극공 딜러.

    딜러 중에서도 대미지 딜링에 모든 것을 건 인간들.

    당연히 대미지가 다른 딜러들보다도 우월하지.

    내 스킬 구성이 딱 그거.

    근력이 B랭크. 거기에 건곤신공으로 내공을 사용.

    거기에 모노 블레이드라는 무기에 달린 스킬에다가, 무명검식의 백야, 암야까지.

    “그것도 평타메타야.”

    -평타. 평범한 일격을 계속 가하는 것. 요즘 쓰는 용어죠?

    “그래. 그걸 평타라고 부르는데…… 그게 너무 강하면 평타메타라고 부르거든.”

    다른 스킬이 필요 없다.

    평타로 적을 쪼개 버린다.

    근력 B, 무명검식, 건곤신공, 모노 블레이드, 실프의 축복에 의한 버프까지.

    보통 모바일 게임에서 자동 사냥만 돌리는 사람들이 평타메타를 찾고는 했지.

    딱히 머리 쓰고 손가락 움직이지 않아도 게임을 깨기 때문.

    요즘은 스킬도 써준다고는 하는데 AI가 멍청한 게임은 아직도 그냥 평타 찾는단다.

    그런데 이건 뭐…….

    ‘큰 거 한 방. 즉, 필살기를 원했는데 평타가 필살기급이 되어 버렸잖아.’

    이거 괜찮나.

    “쪼렙 몹이면 칼질 한 번에 반으로 갈라지겠는걸.”

    내 평범한 일타가 필살기급.

    어쩌다 이렇게 됐지?

    -주군, 팀원이 굳이 필요하실까요?

    “아니아니. 그래도 솔플은 위험하잖아. 던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게다가 나 사냥은 아직 경험 미숙이니까. 거기다가 처음부터 혼자 들어가는 건 나라에서 허가를 안 해 줘.”

    -의외로 이런 건 빡빡하군요.

    초창기, 풋내기 각성자들의 오만 때문에 혼자 들어갔다가 시체가 된 경우가 부지기수였거든.

    결국 여론은 각성자가 철들어서 그놈의 각성병 나아질 때까지라도 보호하자는 쪽으로 기울어졌어.

    “거기다가 파티원들이 주는 따봉도 쏠쏠해서 나는 어느 쪽이든 남는 장사지. 솔플은 나라에서 허가가 나왔을 때 시작해 보자고.”

    -예 주군.

    “그러면. 내 전술은 하나뿐이네.”

    -보이는 적을 썰어 버린다. 그 옛날의 장비 공이 생각나는군요.

    “아니. 내가 장판파를 찍지는 않을 거야. 동료들도 있으니까.”

    이걸로 준비는 끝.

    나는 정지한에게 연락했다.

    이미 일행들은 던전에서 사냥 중이라고 했으렷다?

    무척이 녀석도 나한테 들르지도 않고 거기서 사냥 중이란다.

    짜식. 뭐가 그리 급해서…….

    여튼 나는 곧 던전을 향해 출발했다.

    * * *

    -[야광 버섯 숲]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던전.

    지구와 다른 이차원 세계.

    던전에 대한 가설은 여러 가지지만, 요즘은 던전은 다른 차원에서 떨어져 나온 일종의 ‘차원 파편’이라는 이론이 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긴 하지.

    그렇다곤 해도 그 던전이 왜 지구에 나타났는지, 던전의 형태도 왜 이렇게 다양한지, 시스템이란 무엇인지 아무도 몰라.

    ‘야광 버섯 숲’은 하급 던전 중에서도 상당히 강한 곳으로.

    등급은 하급이나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지 못해 미공략 던전으로 남아 있지.

    레벨 1 던전. 레벨 제한은 20까지.

    20레벨이 넘어가는 헌터는 들어올 수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미공략 던전으로 남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나마 자비로운 건 언제든지 도중에 그만두고 나올 수 있다는 점.

    ‘이 냄새는 여엉 익숙해지지가 않네.’

    고여 있는 공기가 내는 냄새.

    오랫동안 밀폐되어 있는 서재가 이런 냄새를 만든다.

    신기하게도 석실이나 굴 같은 곳이 아니라 야외 던전조차도 이런 특유의 냄새가 희미하게 묻어났다.

    나는 촬영 스킬을 켰다.

    “안녕하세요. 엄지척입니다! 오늘은 제 귀속 정령, 척량과 함께 던전을 찾았어요.”

    척량이 내 어깨에 매달려서 귀엽게 울었다.

    끼웅!

    “하하하, 진짜 아기 여우가 아니라 정령이기 때문에 사람 말도 가능하지만 지금은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는 모양입니다.”

    -주군, 첫 만남에서는 원래 멍청한 척을 해 줘야 귀엽게 느껴지는 법. 인간이란 무릇 자기보다 똑똑한 존재를 쉽사리 귀엽다 받아들이지를 못합니다.

    척량이 나만 들을 수 있게 영언으로 말했다.

    스킬로 이어져 있는 사이다 보니 이런 영언은 나만 들린다.

    음. 이 부분은 편집해야겠군.

    계속 척량은 그냥 여우 소환수인 척하는 게 좋으려나?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녹화 방송으로 시작한 보람이 있군요.

    처음부터 라이브 방송을 하기에 내 짬이 부족할 거 같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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