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라스트 엠페러-252화 (252/336)

252화

* * *

안전 가옥의 문이 다시 열린 것은

한성이 안에 들어서고 1시간 뒤의 일이었다.

주석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던 수행원들과 보좌관들의 걱정과 달리

가옥에서 나온 그의 모습은 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안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인지

한성을 안에 들이기 전과 달리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또한 한성에 대한 태도도 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는 한성과 원래부터 알던 사이인 양 친근하게 대했고

또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대하듯 공손하고 예의 있게 행동했다.

그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는 법이 없던 주석이었기에

보좌관들과 수행원들은 그의 생경한 모습에 어색해했지만,

딱히 의문을 품거나 의견을 제시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눈앞의 한성은 안하무인 주석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였으니까.

한성이 가벼운 인사와 함께 모습을 감추자,

주석은 곧바로 핫라인을 이용해 강건 측에 연락했고

중국 또한 동맹에 참여해 함께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거기다 애초에 굽타와의 약속대로

인도 정부에 지원금과 구호물자를 양도하라 지시했고

중앙선전부에 직접 연락해 한성이 보인 영웅적인 면모(?)와

구원에 대한 찬양과 감사 기사를 쓰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다.

한성을 제거하고 이번 문제를 해결한 건

당과 헌터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선전하자 하던 그의 애초 계획은 잊어버린 듯했다.

갑작스레 달라진 그의 행동에

보좌관과 당 수뇌부가 적잖이 당황한 듯했지만,

딱히 이에 반기를 들거나 이의를 제기하려 들지는 않았다.

죽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러나 그런 그도 전과 달라지지 않은 점은 있었다.

기사의 내용에 우한 시민의 목숨을 신경 쓰지 않았다거나,

굽타와 한성을 이용해 그림자 마물을 제거하려 했다거나 등의

당의 명예가 실추될 만한 내용 따위는 조금도 언급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당과 자신이 애쓴 내용만 쓰라는 것이 그것.

기존의 폭군(暴君)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성군(聖君) 이미지로 세탁을 꾀하기 위함인 듯 보였다.

이에 당은 즉시 기사와 매체에 직접 개입해

이와 관련된 내용의 기사를 빠르게 찍어대기 시작했다.

기사에는 희생당한 우한 시민들에 대한 유감과 위로를 담은

주석의 자필 편지와 앞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이에 인민들은 사건의 자세한 내막은 모른 채

인민을 위해 자존심을 굽히고 도움을 구한 주석과

이에 응해준 한성의 용기를 크게 칭찬하며 감탄했다.

이 모든 것이 한성과 헤어지고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일어난 일이었다.

* * *

[주군. 맡기신 일을 완수하였나이다.]

한성을 걱정하는 강건과 대통령 박한진의 채근에

한국으로 잠깐 돌아온 한성에게 벨루몬이 말을 걸어왔다.

[그래?]

[주군에 대한 해당 국가 인간들의 호감이 높아졌고,]

[주석에 대한 시선 또한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나이다.]

[수고했다. 벨루몬.]

[별것 아닙니다. 주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사실 한성은 주석을 죽이지 않았다.

한성은 주석을 사로잡아

벨루몬으로 하여금 그의 혼을 추출하게 했고,

그를 대신해 벨루몬이 부리는 망자 하나를 넣게 했다.

망자는 기억과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주석의 몸에 들어가 그를 읽어 완벽하게 흉내를 냈고,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주석과 완벽한 혼연일체를 이루었다.

그런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이전의 주석은 죽었고,

자신은 한성의 수하이며 권속이라는 것을 천명한 것이었다.

그 말에 얼마간의 소란은 있었지만 결국 잠잠해졌다.

주석의 모습이 바뀐 것도 아니었고,

내용물(?)만 바뀌었을 뿐 자신을 따른다면

달라지는 것은 없을 거라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부와 명예, 권력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결단코 손해가 될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것이 국내와 대외에 알려져 봐야

파란만 일어날 뿐 좋을 것이 없기도 했고.

다른 무엇보다 한성의 압도적인 힘을 본 이상,

그에게 저항하거나 이를 부정할 의지도 힘도 없었다.

그는 그 뒤로 권력의 강화를 꾀했다.

앞으로의 일에 방해가 되거나

반기를 들 것 같은 자들은 과감하게 처단했고

도움이 되거나 충실히 따를 것 같은 이들은 가까이 두고

그에게 돈과 권력을 쥐여주는 등의 전폭적인 지지를 해

권력자로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굳혔다.

덕분에 망자는 당과 수뇌부를 빠르게 장악할 수 있었다.

게다가 벨루몬은 혹시나 있을 반란을 대비해,

그의 곁에 자신이 만든 데스나이트를 붙여 두었다.

그러니 그 누가 주석을 건드릴 수 있을까.

추출된 주석의 혼은 벨루몬의 노리개가 되었다.

제 주군을 죽이려 했던 자를 곱게 둘 리 없을 테니까.

그는 결국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받게 되었다.

[디멘션 게이트는 어떻게 됐어?]

[계속해서 찾고는 있습니다만,]

[게이트의 기운이 마물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이를 특정하기 어려운지라 수색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골렘들 모두를 투입해 찾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소서.]

[너만 믿는다. 벨루몬.]

[반드시 해내겠나이다.]

그 말을 끝으로 벨루몬의 말이 끊어졌다.

한성은 그 길로 강건에게 가 중국에서의 일들과,

디멘션 게이트의 발생 및 그 목적에 관한 것들을 말했고

이를 찾아 제거함으로써 전쟁의 판도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물론, 강건은 그 과정에 안정제를 먹어야만 했다.

눈앞의 20대 청년 하나가 국가전력급 헌터 여럿이 나서도

쉽게 잡아낼 수 있다 말하기 힘들 마물을 단신으로 잡았다고 했다.

또 인간의 몸으로 마력과 주술로 점철된 미사일을

별다른 피해 없이 막아내 이를 돌려주기까지 했다고 했고.

게다가 일국 수장의 혼을 바꿔치기해

그를 제 수하의 꼭두각시로 만들었다 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세상의 종말을 가져다줄 존재인

디멘션 게이트들 중 하나를 파괴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를 어떻게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

거짓말이라고 치부하기엔

상식적으로 너무 말이 안 되는 말들뿐이라

강건은 오히려 이를 더욱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 누구도 아닌 한성의 말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강건은 이제 한성이 인간 같지도 않아 보였다.

그는 질린 듯한 얼굴을 해 보이며

한성이 중국에 간 동안 있었던 일들을 말해 왔다.

벨루몬들의 도움과 각국의 헌터들의 노력으로

악의 대지와 게이트 대부분을 제거했다고는 하지만,

일반 게이트들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그 수와 난이도가 날이 갈수록 점점 늘고 있다 했다.

이에 자신도 어렴풋이 전쟁이 임박했다 생각했지만,

진짜로 세계 도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줄은 몰랐다 했다.

“이제는 폭풍이 자네를 찾는 것인지,

아니면 자네가 폭풍을 찾아가는 것인지 모르겠군.”

강건이 주름진 얼굴을 거칠게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협회장께서도 게이트의 행방을 찾는 데 주력해주십시오.”

“알겠네. 노력하지.”

삐비비비비비빅.

대화를 마무리 지으려던 그때,

집무실 한편에 있던 핫라인이 요란하게도 울려댔다.

“…음?”

전화를 받은 강건의 안색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통화가 몇 분 정도 이어졌을까.

“일단 알겠습니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철컥.

“후우….”

전화를 끊은 강건이 얼굴을 거칠게 문질렀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회장님.”

“일본 측에서 자네와 우리에게 도움을 청해 왔네.

내부의 힘만으로는 더는 버티기 힘들었던 모양이야.”

“자체적으로 잘 해결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만….”

“아닐세. 게이트 수습은 고사하고,

아직 악의 대지마저 제대로 지우지 못했네.

내부 문제 때문에 전력 대부분이 거기 몰려 있으니,

아마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대처할 수 없었겠지.”

“내부 문제라 하셨습니까?”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강건의 말에

한성이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 내부 문제. 이걸 보게.”

강건이 한성에게 태블릿을 건네주며 말을 이었다.

태블릿에는 누가 봐도 예쁘다 할 여성 하나가 있었다.

“이건…?”

“일 정부가 얼마 전 공식 석상에서

이례적으로 헌터 하나를 소개하는 일이 있었네.”

강건이 담배를 꺼내 물며 말을 이었다.

“그게 거기 있는 그 사람이네.”

찰칵.

불을 붙인 강건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뭐, 비록 엠페러급이긴 하지만

각성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애송이야.

홀로 게이트 클리어 한 기록도 거의 전무하고.

아마 상위 헌터들의 뒤꽁무니만 따라다닌 모양이야.”

“….”

“그런데 그 능력만은 어마무시하다네.

무려 마물을 매혹하고 유혹해 부리는 능력이라더군.

뭐, 매혹하기 위해 마물의 부상 정도가 심해야 하고

마물과 함께해야 하는 시간이 꽤나 많다는 점이 있긴 해도,

강함의 정도와 성별, 종족에 관계없이 그녀에게 한번 홀리면

죽는 그 순간까지도 그녀의 노예가 되어 충성을 다한다더군.”

‘…노예라.’

“화제성도 있겠다, 보다시피 인물도 괜찮겠다.

정부 차원에서 그녀를 키울 생각이었던 모양이야.”

“그런데요?”

“그래서 이번 악의 대지 건에 그녀를 투입해서

화려하게 데뷔전을 치르고 그녀를 스타로 만들려 했건만

예상과는 다르게 일이 완전히 틀어져 버렸다네.”

“?”

“그녀의 능력이 대단한 건 사실이지만,

그녀가 가진 능력은 그게 다네. 신체 능력도 평범해.

심지어 그 능력도 마력을 통해 발현이 되는 게 아니라,

색기라고 해야 할까, 타고난 본능 같은 거라고 하더군.

실제로 마력을 운용할 줄도 모르는 것 같다고도 했고.”

“하지만 엠페러급이라고…?”

한성이 뭔가 이상하다는 얼굴로 강건을 바라봤다.

“그래. 자네 생각이 맞네.

마력을 운용 못 하는 헌터를 어떻게 측정하겠나.

S급 게이트의 마물들을 사로잡는 그녀의 능력만을 보고

자기들 멋대로 등급을 그리 붙인 거라더군. 웃기지.”

“그렇군요.”

“여하튼 하던 말을 계속하자면,

게이트 경험도 없고, 마력 운용조차 할 줄 모르는 그녀가

일반적인 게이트보다 몇십 배는 더 진한 마기를 뿜어대는

악의 대지를 만났네. 그런데 과연 제정신일 수가 있겠나?”

“…버텨내지 못했을 겁니다. 마기에 미쳤을 거고요.”

“그래. 문제는 단순히 그녀만 미친 것이 아니라,

그녀 휘하의 마물들까지 함께 미쳐버렸단 거라네.

덕분에 지금 나가노는 완전 쑥대밭이 되어버렸지.”

“….”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전역의 마물들이

나가노시를 향해 진군을 시작했다는 것이라네.

아마 그녀가 마물들을 부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일 정부는 이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대처는 무슨. 자국 헌터 하나 관리하지 못해

이 사달이 났느냐는 소릴 듣기 싫어 이제껏 숨겼는데 뭘.

뭐, 결국엔 얼마 못 가 모조리 들통났지만 말이야.”

“…음.”

“그래서 어떻게든 자존심을 지켜보려고

내부적으로 해결해보려 했지만 계속 실패한 모양이야.

그러다 마물들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겁을 먹은 건지

이제야 부랴부랴 우리 측에 연락을 해 온 것 같고.”

“….”

“게다가 정보통에 의하면 히이노는

요코하마 헌터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고 하더군.

제 연인이 그리되자, 그는 어떻게든 그녀를 구하려 했다나 봐.

정부에 시간을 달라 했고 그 말을 거부하기 어려웠던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요코하마에게 얼마간의 유예를 준 모양이야.

아마 요코하마가 국가전력급 헌터다 보니 그랬던 거겠지.”

“…음.”

“결과적으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시도했던

주술이며, 마법 등등의 모든 노력들이 실패로 돌아갔어.

그래서 이렇게까지 시간이 늦어지고 희생이 생겨난 것이지.

뭐, 그 마음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멍청한 선택이었어.”

강건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요코하마와 결계에 특화된 헌터들이

그녀가 있는 중심지를 바탕으로 강한 결계를 쳤다고 해.

지금은 소강상태이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

“….”

잠깐의 침묵 후 한성이 입을 열었다.

“회장님께선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잘 모르겠네. 솔직히 말해 도와줄 의리는 없어.

정치, 역사적인 문제를 떠나 실리적으로 따져도 말일세.”

“….”

“우린 저들에게 헌터 후진국이라는

조롱과 멸시 이외에는 받은 게 단 하나도 없다네.

던전 브레이크 때 몇 차례나 도움을 구했지만 무시했고

도시 복구에 필요한 물자나 인원에 대한 요청 또한 무시했지.

그런데 우리가 저들을 위해 싸울 필요가 있을까 싶어.”

강건이 쓰게 웃으며 담배를 피웠다.

“이런 내 모습이 치사해 보일 수도,

어른답지 못할 수도 있음을 나도 잘 아네.

하지만 말일세. 주는 만큼 받는 것이 세상이라네.”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자네는 어떻게 할 셈인가?”

강건이 담배를 내뿜으며 물었다.

“물으나 마나 갈 것 같네만, 예의상 물어는 봐야겠지.”

“…알고 계셨습니까?”

“그냥 뭐, 늙은이로서의 직감이랄까.”

“….”

“뭐, 가려는 이유는 아마도 여럿이겠지.

자네가 줄곧 입에 달고 살았던 강함을 위해서라든지.”

“….”

“또,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를 덜어내기 위해서라도 갈 테지.

자넨 그들이 두려워하며 도망치기보단 맞서 싸우길 원하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자네 동료들로 하여금 뒤에서 그렇게 도왔겠나.”

강건은 타국 헌터들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뒤에서 한성과 벨루몬들이 이를 도왔음을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또, 희망이 생겨나는 만큼 부정적 감정이 줄면

투르바인지 뭔지의 힘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기도 할 테고.”

“….”

“마지막으로 러시아와 중국에 했던 것처럼,

일본으로 하여금 동맹에 참여하게 하려는 생각도 있을 테지.”

강건이 씩 웃으며 말했다.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회장님은 못 당하겠네요.”

한성이 마주 웃으며 대답했다.

“영웅이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 어딘가에 누군가는 싸우고 있음을,

변치 않고 그 자리를 지킬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가.”

“그렇다 해도 셈도 없이 덤비진 않을 겁니다.

챙길 수 있는 건 챙겨가며 싸워야겠죠. 저도 바보는 아니니.”

한성이 쑥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자네는 강하고 현명하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그 누구보다 선하고 어진 사람이네.

본 적 없는 타인의 아픔에도 눈물 흘릴 줄도 알아.”

강건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위험할 걸세.”

“알고 있습니다.”

“쉽지도 않을 거야.”

“그 또한 알고 있습니다.”

“결심이 선 자를 어찌 막겠나. 부디 조심하시게.”

“예. 그럼.”

한성이 연기로 화해 사라지려던 그때,

강건이 깊은 눈으로 한성을 보며 말을 덧붙였다.

“한성 군. 이거 하나만 명심하게.”

“…?”

“힘들면 언제든 도망쳐도 괜찮네.

자네는 신이 아니야. 부디 홀로 짊어지려 하지 말게.”

“…명심하겠습니다.”

손자를 향한 할아버지의 말 같아 한성은 웃었고, 이내 사라졌다.

삐비빅.

사라진 한성을 바라보던 강건이 전화를 걸었다.

“박 실장. 날세. 한성 군이 일본에 가기로 했네.

응. 도움을 줄 생각인 것 같아. 그래. 우리도 가야지 않겠나.

이참에 우리도 한성 군처럼 일 정부에 빚 좀 지워두자고. 후후.”

강건의 표정에 어쩐지 활기가 넘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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