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 먹는 헌터-331화 (331/379)
  • 331화

    “그쪽도 두 명이니 이쪽도 머릿수를 맞췄네, 불만 없겠지?”전대섭의 등장에 페이지와 마르기가스가 당황했다.

    ‘전대섭은 좀….’

    전대섭은 이전 데블스 에이지 당시에도 강철운 다음으로 강한 사람이라고 평가 받았다.

    에테르가 없었을 때도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마법을 사용해 수많은 적들을 단번에 태워 버리는 전대섭의 모습은 그 당시에 전투에 참여했던 칠죄신교 전사들이라면 상상만 해도 치가 떨릴 정도였다.

    “마르기가스, 전대섭은 단검을 쓰는 저 애송이와는 다르다.”

    “그걸 모르겠냐. 발목이나 붙잡지 마라.”

    “단검 애송이한테 처발리고 있던 게 할 말은 아닌 거 같은데.”

    “닥쳐라.”

    페이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르기가스가 전대섭에게 달려들었다.

    쩌-억.

    마르기가스가 입을 벌리고 전대섭에게 달려들자 김현우가 마르기가스의 품 안으로 파고 들어가 단검을 휘둘렀다.

    “스위치.”

    서-걱!

    김현우의 단검이 무언가를 베고 지나갔지만 그것이 마르기가스는 아니었다.

    “이런….”

    김현우가 벤 것은 마르기가스가 아닌 칠죄신교의 전사 중 한 명이었다.

    “이게… 정아가 말해줬던 그건가?”

    “그런 것 같구나.”

    김현우와 전대섭은 연정아에게 페이지의 기술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평범한 기술인 듯싶지만… 참으로 기분이 더럽군요.”

    “같은 생각일세.”

    연정아에게는 아주 큰 상처를 주었던 기술이었다.

    그 당시에는 싸우고 있었기에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과거 하늘섬에 잡혀 살고 있을 때 잠깐의 일탈을 하며 같이 놀았던 친구들을 자기 손으로 죽이게 만든 기술이었으니까.

    연정아는 고통스러워하며 이 기술에 대해 헌터들에게 전해주었다.

    덕분에 전대섭과 김현우는 페이지의 기술을 보고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쩌-억.

    그 순간, 마르기가스는 전대섭의 뒤에서 나타나 빠르게 전대섭을 공격했다.

    “입냄새 난다. 이놈아.”

    퍼-엉!

    하지만 전대섭은 마르기가스의 기습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그의 입안에 폭발 마법을 사용했다.

    “크억!”

    마르기가스는 그 탓에 입안에 큰 화상을 입고 뒤로 물러났다.

    그 화상은 금방 회복되겠지만 마르기가스는 입 안의 화상에 굉장히 불쾌해하는 것 같았다.

    “전대섭!!!”

    “날 놓치면 안 되지.”

    촤-악!

    마르기가스가 전대섭을 향해 소리치자 김현우는 바로 다가가 마르기가스에게 단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도 베는 감각이 느껴졌지만 마르기가스는 멀쩡했다.

    ‘젠장…’

    이전과 마찬가지로 김현우가 벤 것은 마르기가스가 아닌 칠죄신교의 전사 중 하나였다.

    ‘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퍼-억!

    칠죄신교 전사를 베고 파훼법을 생각하고 있는 김현우의 위에서 마르기가스가 나타나 그를 공격했다.

    “크윽…!”

    “드디어 잡았다.”

    마르기가스는 쓰러진 김현우의 위로 올라타 일어나지 못하게 압박했다.

    그리고 주먹으로 직접 김현우를 연속으로 타격하기 시작했다.

    퍽! 퍼억!

    ‘주먹이…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하다….’마르기가스가 주둥이로 하는 공격은 강력하지만 머리와 상체가 크게 움직어 간파당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 단점이 있지만 마르기가스가 주둥이로 하는 공격을 자주 사용한 이유는 어차피 입으로 들어갈 거 두 번 움직이기 싫다는 이유였다.

    애초에 마르기가스의 속도와 입을 벌렸을 때의 공격 범위를 생각하면 피하는 게 쉬운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 때문에 김현우는 마르기가스의 다른 공격 수단을 직접 본 적이 없었고 그의 주둥이에만 집중했었다.

    하지만 마르기가스는 대원로 중에서도 완력만큼은 최상위 수준이며 속도도 빠른 편이다.

    그가 다른 공격에 익숙하지 않다 한들 약할 리가 없었다.

    퍼-억!

    마르기가스의 주먹이 김현우의 가드 사이를 뚫고 들어가 김현우의 안면을 가격했고 김현우는 코피를 흘리며 마르기가스의 팔을 붙잡았다.

    “지금입니다!!!”

    “그래, 수고했다.”

    전대섭만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한 갈래인 ‘마도’그것은 굉장히 강력하고 높은 효율을 가진 마법이지만 굉장히 복잡하고 시전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그 단점만 극복한다면 일반적인 마나로도 에테르로 사용한 마법에 버금가는 위력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전대섭이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는 바로 에테르.

    전대섭은 직접 에테르로 마도를 행하고 있었다.

    “에어 레이지.”

    전대섭의 손에서 마법이 나가려는 순간, 페이지가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르기가스! 피해라!”

    페이지는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다급한 모습으로 마르기가스에게 말했다.

    하지만 이미 날아간 공격은 마르기가스에게 도달해 있었다.

    쾅!

    “으… 으아아악!!!”

    전대섭의 손에서 나간 엄청난 밀도로 압축된 공기가 마르기가스의 어깨에 박혔고 그 압축된 공기가 폭발하며 마르기가스의 어깨를 날려 버렸다.

    “애처럼 울지 마라!”

    어깨가 날아간 마르기가스가 소리를 지르자, 김현우는 빠르게 몸을 돌려 마운트 포지션에서 빠져나와 마르기가스의 등에 들러붙었다.

    푸욱!

    “크아악!”

    팔 하나가 날아간 마르기가스는 등에 달라붙은 김현우를 떼어내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공격을 허용했다.

    “이런… 혈사포!”

    “어딜.”

    페이지가 급하게 마기를 활용한 마법을 사용해 보았지만, 전대섭에 의해 막혔다.

    푸-욱!

    김현우는 다시 한번 마르기가스의 가슴에 단검을 찔러넣었다.

    너덜너덜해진 마르기가스의 몸을 보면 지금 당장 쓰러져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도 칠죄신교 최강 전력인 대원로의 일원이다.

    이렇게 한심하게 쓰러질 수는 없었다.

    “이 버러지 같은 자식이!”

    덥석!

    마르기가스는 자신의 가슴에 들어온 단검과 함께 김현우를 붙잡았다.

    “이런…!”

    “죽어라!!!”

    쾅!

    마르기가스는 김현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붙잡고 옆으로 넘어지며 어깨로 김현우의 늑골을 모조리 박살 냈다.

    “……!!!”

    김현우는 형용할 수 없는 고통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하… 이 빌어먹을 자식….”

    마르기가스는 김현우를 떼어내고 자신의 날아간 왼쪽 어깨를 움켜쥐고 일어섰다.

    “에테르 스피어.”

    전대섭이 급하게 마법을 사용해 마르기가스를 공격했다.

    파-앙.

    하지만 그 공격에 맞은 사람은 칠죄신교의 전사 중 한 명이었고 마르기가스는 어느 순간 페이지의 옆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날아간 팔이 재생되지는 않았지만 피는 이미 멎은 것 같았다.

    “젠장…. 또 이런 수를…. 김현우! 괜찮나!”전대섭은 보호 마법을 사용한 뒤 바로 김현우에게 달려갔다.

    “허… 허억….”

    늑골이 전부 부러지거나 금이 간 김현우 헌터는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워 보였다.

    부러진 늑골이 폐와 주요 장기들을 찔러 곧 죽을 것만 같았다.

    아니, 살아 있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쌔액….

    김현우의 숨에서 공기가 새는 소리까지 나기 시작했다.

    전대섭에게도 김현우의 생명이 꺼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젠장….”

    김현우의 상태가 위독하다는 것을 확인한 전대섭은 품에서 강태운이 내어준 룬석을 꺼냈다.

    “조금 추울 거다. 조금만 기다려다오.”

    전대섭은 그렇게 말하고 강태운이 준 룬석을 사용했다.

    그러자 주변의 기온이 빠르게 내려갈 정도로 강렬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순간, 김현우의 몸이 순식간에 냉각되어 생명 활동을 멈추었다.

    “준비성 하나는 인정해줘야겠군….”

    방금 전대섭이 사용한 룬석은 바로 강태운이 만든 동면 마법이 담긴 룬석이었다.

    아직 안정성이 떨어져 막 사용할 수준은 되지 못하지만, 지금처럼 위급한 상황에서는 충분히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마법이었다.

    “페이지와 마르기가스라고 했나.”

    전대섭이 동면 상태에 들어간 김현우 헌터의 주변으로 동면 유지 마법과 방어 마법을 사용해주고 뒤를 돌았다.

    “너희는 절대 곱게 죽지 못할 거다.”

    그렇게 말하고는 전대섭이 크게 외쳤다.

    “내가 시야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멀어져라!!!”그리고 생각했다.

    이 일대는 앞으로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지옥이 될 거라고.

    * * *

    “좋아. 오늘은 힘 컨트롤이 수월하다…. 이 정도면….”연정아는 아스모데우스를 마계로 몰아냈을 때 사용했던 아스모데우스의 활이 가지고 있던 힘의 일부를 흡수했다.

    그 덕분에 연정아는 더욱 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까지 그 힘을 컨트롤하기 위해 대원로와 격돌하지 않고 칠죄신교의 전사와 원로들만 상대하고 있었다.

    그때, 연정아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아스모데우스 님의 혈통이면서 좌를 버리고 오히려 그분께 적대한 어리석고 멍청한 자가 네년인가.”

    “음?”

    연정아에게 욕을 하며 다가온 사람은 아주 잘생긴 남성이었다.

    “연정아를 찾고 있는 거라면 내가 맞다만.”

    “그럼 내가 찾고 있는 사람이 맞군.”

    쾅!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연정아에게 마기를 쏘아내 공격했다.

    “뭐야? 너 대원로였냐?”

    연정아는 생각보다 강한 마기의 수준을 보고 눈앞의 남자가 대원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 나는 네가 버린 색욕의 좌에 앉은 대원로 카일이라고 한다.”

    “뭐, 소개를 하라고 한 건 아닌데.”

    연정아는, 그렇게 말한 순간, 카일에게 빠른 속도로 접근해 주먹을 휘둘렀다.

    빠악!

    카일은 팔을 교차해 연정아의 주먹을 막아냈고 수 미터나 밀려났다.

    “무슨 힘이….”

    “당황스럽지?”

    연정아는 자신의 힘을 모두 개방했다.

    아스모데우스와 싸울 당시 활을 사용할 때 보였던 것처럼 날개가 생기고 온몸의 피부가 창백하게 변했다.

    그리고 전신에 검은색 칼날 모양 문신이 떠올랐다.

    ‘쓰고 싶지 않은 힘이었지만….’

    본래 연정아는 모든 힘을 개방하면 아스모데우스의 힘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즉, 색욕의 저주들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연정아가 성장함에 따라 연정아는 스스로 자신만의 마기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연정아는 색욕과는 전혀 상관없는 자신만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네 이년!”

    카일은 그것을 보고 격노했다.

    “정녕 그 축복을 받고도 힘을 내버렸다는 거냐!”

    “뭐…? 축복이라고?”

    연정아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

    “그래…. 그렇게 살아보지도 않은 네가 뭘 알겠어.”이해한다는 듯한 그녀의 말과 달리 연정아는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카일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스-윽.

    연정아가 허공에 손짓하자.

    촤악!

    거대한 마기의 칼날이 나타나 카일을 베어냈다.

    “크윽….”

    카일은 연정아의 공격에 가슴에 긴 상처를 입었고 마기를 끌어 올려 그 상처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정아가 그걸 가만히 둘 리가 없었다.

    “어디서 마음 편히 치료부터 하려고.”

    빠-악!

    연정아는 순식간에 카일의 뒤로 돌아가 손바닥으로 카일의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쳤다.

    그러자 카일의 마기가 흩어져 회복이 멈췄다.

    “이 년이!”

    주먹도 아닌 손바닥으로 맞은 카일은 수치심에 연정아를 향해 소리쳤다.

    그리고 대원로가 되며 얻은 권능을 활성화하고 힘을 방출했다.

    연정아를 진심으로 상대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카일은 연정아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그 힘을 모조리 잃어버렸다.

    “죽으려거든 귀찮게 굴지 말고 가만히 있어.”칠죄종에게서나 느낄 수 있던 차원이 다른 수준의 마기.

    그리고 그것에서 나오는 위압감과 공포.

    카일은 그것을 연정아에게서 느꼈고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털썩.

    카일을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생기 잃은 눈으로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허… 한심한 놈.”

    연정아는 그런 카일의 목을 단번에 날려주었다.

    “대원로 간의 힘의 차이가 크다곤 하지만… 뭐, 내가 있는데 색욕의 좌에 누군가를 앉힌 건 그만큼 급했다는 거고 이 한심한 놈은 버림패였다는 건가….”연정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칠죄신교의 괴멸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