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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328화 (328/379)
  • 328화

    “예상대로 둘은 강태운의 접근을 막지 못하는구나.”쟝은 대원로 둘이 태운을 막지 못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쟝에게 다른 대원로들이 있듯 태운에게도 동료들이 있었으니까.

    “그럼 우리도 녀석에게 막지 못한 사람 하나 정도는 만들어줘야 마음이 불편하겠지.”지금 칠죄신교 측은 강태운을 막지 못했다는 생각에 조금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전투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태운은 정작 그들을 무시하고 지나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편한 마음으로 싸우며 접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래, 다치지 말거라.”

    벨은 양팔에 붕대를 풀 준비를 하고 강태운에게로 접근했다.

    “저거… 벨이잖아?”

    멀리서 볼 때는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비교적 가까이 보고 있는 지금은 그가 벨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저놈… 대원로가 된 거야?”

    다른 평범한 원로보다는 강하긴 했지만 대원로가 될 정도로 특출나게 강하지는 않았다.

    그게 벨에 대한 태운의 평가였다.

    ‘그래도 긴장해야 한다. 대원로가 되었으니 어떤 힘을 가지게 되었을지 알 수 없어.’태운은 이 전쟁에서 처음으로 싸우게 되는 대원로가 벨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강태운, 오랜만이야.”

    “벨, 네가 대원로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지.”“나도 내가 막 원로가 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대원로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우리?”

    벨은 붕대를 풀었고 수십 개의 거대한 팔을 펼쳤다.

    그리고 그 거대한 팔들은 태운을 덮쳤다.

    “마력 폭풍.”

    태운은 마력 폭풍을 사용해 거대한 팔들을 견제했다.

    이전이라면 벨의 팔은 완전히 찢겨 나갔겠지만, 대원로가 되어 강해진 벨의 팔은 조금 밀려날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태운은 그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벨이 말한 ‘우리’라는 말 덕분에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깨달았으니까.

    “너와 항상 같이 다니던 그 여자애는 어디 있지?”

    “눈치채는 게 한 박자 느리구나!”

    그 순간, 벨의 몸이 천천히 흐려지기 시작했다.

    “난 지금 네놈과 싸울 생각이 없다!”

    “벨!”

    태운은 천천히 사라지는 벨의 몸에 검을 휘둘렀지만 벨은 이미 없어진 이후였다.

    “젠장….”

    태운은 벨이 어디로 이동했을지 예상해보았다.

    그리고 그 장소는 곧 태운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헌터들의 후방이다.’

    그건 벨과 항상 같이 다니던 밀레의 외형을 생각하자마자 떠올릴 수 있는 사실이었다.

    ‘밀레의 외형은 고작해 봐야 15살 정도 되는 아이였다.’그리고 칠죄신교의 첫 번째 군대를 떠올리면 답이 나온다.

    ‘몸집을 조금 줄여서 어린아이들 안에 섞여 있었다면….’태운의 텔레포트로 인해 헌터들의 후방으로 텔레포트되었을 것이다.

    “젠장!”

    그렇다면 벨과 밀레의 목적은 바로 헌터들의 후방을 교란하는 것이다.

    그리고 태운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지금 텔레포트로 쫓아가서 후방 교란을 막는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하지만 그렇게 되면 전선에서는 대원로들의 참전으로 인해 상황이 계속해서 나빠질 것이다.

    ‘대원로가 되기 전에도 나를 십여 분이나 붙잡아놨던 놈들이다. 내가 돌아간다면 후방의 전력 손실을 막을 수 있겠지만 전선의 전력은 크게 떨어질 거야.’태운은 계속해서 생각하다가 결국에는 후방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들을 이대로 둘 수는 없는 노릇.

    “그림자 정예병.”

    태운은 그림자 정예병 5기를 소환한 뒤 그들에게 신성력을 부여했다.

    [그림자 정예병에게 신성력이 주입되었습니다.]

    [신성력의 근원은 ‘기억의 신’, ‘사랑의 신’, ‘순결의 신’입니다.]

    [‘기억의 신’이 자신의 신성력을 사용하는 것을 이미 허가했습니다.]

    [‘사랑의 신’이 자신의 신성력을 사용하는 것을 기뻐하며 허가합니다.]

    [‘순결의 신’이 자신의 신성력을 사용하는 것을 기꺼이 허가합니다.]

    [많은 신들의 가호로 그림자 정예병이 ‘성스러운 팔라딘’으로 변화합니다.]

    태운이 그림자 정예병에게 신성력을 주입하자 많은 알림창이 떠오르며 그림자 정예병이 성스러운 팔라딘으로 변화했다.

    과거에 변화했던 신성의 정예병보다 훨씬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 정도면 믿을 만하지.”

    태운은 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헌터들의 후방으로 가서 벨과 밀레를 막아라.”태운이 명령을 내리자마자 그들은 뒤로 돌아 후방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림자 병사들을 아껴두려고 했는데… 이렇게 된 거 그냥 사용해야겠네.”태운은 이 전투를 대비해 던전을 돌며 수많은 몬스터들을 죽였다.

    게다가 전투의 시작을 알린 에테르 뉴클리어 샷, 그로 인해 죽은 칠죄신교 전사들 덕분에 생명 에너지를 많이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태운이 소환할 수 있는 그림자 병사들의 수는 수백여 기.

    “전부 소환.”

    태운은 그림자에 축적해놓았던 생명 에너지를 모조리 사용해 그림자 병사들을 소환했다.

    ‘유지에 필요한 생명 에너지는 알아서 수급할 수 있으니….’그림자 병사들은 전부 적들을 죽이며 스스로 생명 에너지를 수급할 것이다.

    그걸로 그림자 병사들을 회복하면 된다.

    “검은 병사들은 제 소환수입니다! 등을 맡기셔도 좋습니다!”헌터들은 처음에는 놀랐지만 태운의 외침에 검은 병사들에게 등을 맡기고 싸우기 시작했다.

    “이 검은 놈들 엄청 강해! 잘 활용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겠어!”“지쳤으면 방패든 놈들 뒤에 숨어서 조금 쉬어! 방패든 놈들 엄청 잘 버텨주니까!”“창 든 녀석이 견제해서 적들을 무력화하면 빠르게 정리해!”협동이라는 것이 몸에 배어 있는 헌터들답게 금방 그림자 병사들을 잘 활용하기 시작했다.

    서걱!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헌터들과의 협동 같은 것과는 상관없이 단칼에 칠죄신교 전사들을 베어 버리는 그림자 정예병이었다.

    ‘그래, 이 정도면 믿을 만하겠어.’

    하지만 이것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그림자 병사들의 힘이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대원로에 비할 바는 아니니까.

    아마 대원로들에 대항하는 헌터들이 없었다면 그림자 병사들은 대원로들에 의해 순식간에 소멸했을 것이다.

    “강태운…. 역시 꽤 하는구나.”

    어느새, 태운의 눈앞에 계속해서 싸우길 원했던 쟝이 서 있었다.

    “쟝, 드디어 내 앞에 섰구나.”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서 말이지.”

    쟝은 말을 하면서 태운의 힘을 가늠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강해졌군.’

    쟝은 죄악의 눈으로 태운의 힘을 관찰한 뒤 수치로 구체화해 상태창의 모양으로 띄웠다.

    강태운

    LV: 107

    마나 총량: 150,000

    에테르 총량: 10,000

    체력(135+10+5) 근력(138+10+5) 민첩(135+5) 유연성(78+5) 지력(185) 초감각(35+10) 마나친화력(70) 용기(50) 재생력(70)

    특성

    특수 특성-한계돌파[S]

    상위 특성-명장(3개)

    상위 특성-용사(자격-활성화, 기억의 신, 사랑의 신, 순결의 신)죽지 않는 자(자격-비활성화)

    마나의 근원(LV.9)

    천재 사냥꾼(LV.6)

    리제너레이션(LV.5)

    냉철(LV.M+1)

    수호신(LV.M+1)

    파괴신(LV.3)

    회피의 귀재(LV.9)

    명사수(LV.6)

    스킬

    마정석 흡수(LV.M+3)[S]

    마정석 저장(LV.M+3)[S]

    상급 마법(LV.M+5)

    웨폰 마스터리(LV.M+3)[S]

    마법 파괴(LV.M+4)[S]

    파마의 영역(LV.3)[S]

    사고 가속(LV.M+5)[S]

    피어(LV.3)[S]

    고정(LV.M+3)[S]

    오버 서플라이(LV.M+3)[S]

    육감(LV.M+5)[S]

    그림자의 기술(LV.5)[S]

    열화(LV.M+3)[S]

    달빛 추락(LV.9)[S]

    더블링(LV.9)[S]

    직감(LV.9)

    괴력(LV.7)

    정신 방벽(LV.M+4)

    마력 폭풍(LV.M+1)

    실제로 태운은 과거 쟝과 싸울 때와 비교해서 엄청나게 강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쟝도 그때와 비교해 더욱 강해진 것이 사실이다.

    칠죄종의 강림으로 인해 마계와 지구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졌기에 오만의 죄를 벗었을 때의 페널티가 상당히 약해졌다.

    그것만으로도 쟝은 굉장히 강해진 것이었지만, 일전 오만의 죄를 벗은 경험을 통해 마기의 활용도와 자신의 실력을 되돌아보면서 더욱 일취월장할 수 있었다.

    “전과는 다를 거다. 쟝.”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태운은 미스릴 검을 꺼내 들었고 쟝도 품에서 단검 두 자루를 꺼냈다.

    ‘단검?’

    전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연정아가 전해준 정보 중에서도 쟝이 무기를 쓴다는 정보는 존재하지 않았다.

    슈욱, 챙!

    태운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쟝이 순식간에 태운에게 단검을 휘둘렀다.

    “……!”

    태운은 육감으로 감지해 겨우 막아냈고 쟝의 전과 차원이 다른 속도에 당황했다.

    ‘단번에 목이 날아갈 뻔했다.’

    쟝은 공격한 검을 든 손의 반대 손에 들린 단검으로 태운의 가슴을 찌르려 했다.

    ‘마력 폭풍, 일점사.’

    태운은 지금 자세로는 쟝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고 마력 폭풍의 마나 입자를 한데 뭉쳐 회전시켰다.

    그리고 그 뭉친 마나 입자는 쟝의 단검에 적중했고 쟝의 단검은 궤도가 틀어져 애먼 허공만 베었다.

    ‘빈틈. 하지만 검을 휘두르기에는 너무 가까워…. 그렇다면….’태운은 너무 가까워 검을 휘두르지 못해 대신 에테르로 메테리얼을 만들어 주먹에 씌웠다.

    “에테르 건틀릿.”

    “데몬 블레이드.”

    태운의 에테르 건틀릿이 쟝의 명치로 날아든 순간, 쟝은 단검 두 자루를 빠르게 회수해 데몬 블레이드를 씌운 뒤 태운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그 공격의 반발력으로 멀찍이 달아났다.

    “그런 단검 실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 그때는 사용하지 않았던 거지?”만약 1차 하늘섬 타격 작전 당시 쟝이 지금처럼 무기를 사용했다면 태운은 계속해서 밀리다가 결국에는 쟝에게 패배했을 것이다.

    “인류가 무기를 만들고 발전시키기 시작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

    “갑자기 그게 무슨….”

    “두려움, 혹은 우월함을 얻기 위해서였다. 다른 부족과의 전쟁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이겨서 적들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태운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 쟝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런 감정은 오만함과 상반되는 개념이다. 두려움? 나는 지금까지 두려움이라는 것을 느껴본 적이 없다. 우월함? 나는 그 누구보다도 우월했기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하지만 쟝은 지금 무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오만함을 벗고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나?”“네가 우월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대가 생겼다는 뜻이겠지.”쟝은 그 말을 듣고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인정하지. 그게 바로 너다. 강태운.”쟝은 조금도 부정하지 않고 강태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에게 우월감을 빼앗아간 존재가 바로 강태운이라고.

    “그래서 일주일 전부터 무기술을 연습했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금방 괜찮아지더군.”

    “일주일?”

    방금 짧은 공방 속에서 쟝이 단검을 사용하던 실력은 고작 일주일 만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태운이 놀라자 쟝은 입꼬리를 올리며 태운에게 말했다.

    “내 오만함이 출처가 없는 건 아니다.”

    쟝이 칠죄종에 눈에 띄자마자 오만의 좌에 앉을 수 있던 이유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압도적인 천재성, 그게 바로 그가 오만의 좌에 앉을 수 있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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