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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319화 (319/379)

319화

한국의 헌터들이 일본에 도착했을 때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게 뭐야…?”

한국 헌터들은 일본 헌터 협회 건물 앞에 선 순간 그대로 굳어 버렸다.

“이게 무슨….”

불과 2시간 전까지만 해도 수백 명의 사람이 왔다 갔다 하며 바쁘게 돌아가고 있던 일본 협회의 건물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높고 깔끔한 외관을 가지고 있던 일본 협회 건물은 이상한 살덩어리들로 둘러싸여 끔찍한 외견을 가지게 되었다.

“딱 봐도 알겠네. 아스모데우스가 저 건물을 본거지로 삼은 모양이야.”연정아가 한숨을 내쉬었다.

“협회장 새끼는 뭐 때문에 저런 놈한테 붙은 건지….”“원래 그렇잖아. 정신 이상한 놈들 많은 거.”연정아의 한탄에 태운은 덤덤하게 반응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가 할 일은 변하지 않아.”태운은 엄청난 예기를 지닌 검을 아공간에서 꺼내 허리춤에 찼다.

“준비 시간 10분 후 진입합니다.”

“알겠다.”

태운의 말에 헌터들은 자신의 무기를 꺼내 점검하기 시작했다.

“태운아, 괜찮으냐.”

“네? 뭐가요?”

딱히 준비할 게 없었던 전대섭은 태운에게 다가와 물었다.

“윤아 말이다.”

“…괜찮습니다. 지금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거든요.”지금 윤아를 걱정하다가 일을 그르치면 그만큼 윤아에게 위험한 것도 없다.

눈앞의 적에게만 집중해도 부족한데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그런가…. 너도 참 어른스러워졌구나.”

“뭘요. 전 언제나 합리적일 뿐입니다.”

“그게 어른스럽다는 거다. 웬만한 어른도 그걸 쉽게 해내지 못하거든.”태운은 가볍게 웃어 보이곤 일본 협회 건물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 안에서 마기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수백 마리의 키메라도 느껴집니다.”육감을 활성화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한 마리의 키메라에 인간의 심장 서너 개가 합쳐져 있다는 것을.

‘빌어먹을 게이치로.’

태운이 칠죄신교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키메라 때문이었다.

전사 후보생 중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충 사람을 뭉쳐 키메라로 만들어 전투용으로 써먹는다는 게 너무나도 역겨웠다.

그리고 그 당사자들은 세뇌를 당해 그것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여기고 있으니 더욱 싫을 수밖에 없었다.

“게이치로는 제 손으로 반드시 죽이겠습니다.”

“강태운.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

“아뇨.”

과거에 태운이 이상한 낌새를 느꼈을 때 신속하게 처리했다면 게이치로가 아스모데우스에게 붙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애초에 키메라가 되는 사람도 없었을 테니까.

“제 실책이니,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태운은 이를 갈았다.

“전부 준비 끝났어.”

그때, 구찬영이 조용히 태운에게 다가와 말했다.

태운이 뒤를 돌아보자 A급 헌터들은 모두 무장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급하게 모인 도쿄의 헌터들도 모두 기다리고 있었다.

약 300여 명의 대규모 헌터 부대가 만들어졌다.

태운은 일본어로 말했다.

“당신들의 나라입니다. 당신들이 살고 있는 땅이며 당신들의 선조가 가꾸어낸 땅입니다.”이 순간만큼은 국가 간의 감정 같은 고리타분한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켜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태운의 덤덤한 한마디가 일본 헌터들의 가슴을 울렸다.

“가겠습니다.”

태운이 일본 헌터 협회 건물의 문을 열었다.

그러자 상상도 못 한 상황이 벌어졌다.

“던, 던전?”

그 문은 밖에서 볼 때 절대 나올 수 없는 거대한 공동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두두두두….

공동 너머에서 키메라들이 마구 달려오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입니다. 무기 드세요.”

태운은 지금껏 본 적 없는 검을 검집에서 뽑아 들었다.

그 검에는 엄청난 예기가 서려 있었다.

“검 좋은데?”

“그렇지?”

구찬영이 태운의 검을 보고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지. 누구 작품인데.”

태운의 검 한쪽에 ‘LJK’라는 이니셜이 박혀 있었다.

“임정국 장인이 미스릴로 만든 검이니까.”

미스릴은 지금까지 나온 던전산 광물을 통틀어 가장 단단하고 유연한 광물 중 하나다.

미스릴보다 단단한 광물이 존재하기는 하나 그것들은 죄다 고유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 특정 가공법을 사용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특정 가공법이라 함은… 마정석을 섞는 거지.’광물에 마정석을 섞은 뒤 가공하는 방법은 태운이 전에 애용하던 검을 제작할 때 사용한 방법이다.

그 검은 바로 A급 던전에서 모우데라투스와 싸우던 도중에 부러진 돌검이다.

미스릴 검

등급: 에테르 + 신성력 + 최종 형태

종류: 성검

임정국 장인이 태운으로 인해 변화한 ‘돌 검’을 보고 감명받아 더욱 좋은 소재로 만들어 준 무기다.

본래 속성이 없는 미스릴과 마정석 가루가 섞여 단단하고 유연한 미스릴에 마정석의 속성이 추가되었다.

그 덕에 특별한 능력이 추가되었다.

+ 돌검의 주인인 태운은 미스릴에 에테르를 주입했다.

그 덕분에 엄청난 절삭력과 에테르의 힘을 가진 세상의 둘도 없는 명검이 되었다.

+ 신성력을 주입해 마정석이 섞인 미스릴이 신성력을 머금게 되었고 기억의 신의 축복으로 인해 성검이 되었다.

백지와 같은 성격을 가진 미스릴을 소재로 만들어져 많은 신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

특성

*주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절대 부러지지 않는다.

*마나를 잘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무기에 주입된 마나가 증폭되고 에테르 또한 잘 받아들이게 되었다.

*검 위에 바위를 올려놓는 것만으로 두 동강 낼 수 있을 정도로 절삭력이 뛰어나지만 주인의 의사에 따라 검은 뭉툭한 둔기가 될 수도, 누군가에게 닿지 않는 형태가 없는 검날이 될 수도 있다.

*마나와 에테르를 저장할 수 있다.

*주인의 의지에 따라 검은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다.

*저장된 에테르의 힘으로 신체를 강화할 수 있다.

*인지를 벗어난 존재 앞에서도 죽음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신성력을 항시 머금고 있는 성검이기에 마계의 존재에게 더욱 큰 피해를 줄 수 있게 되었다.

*신성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

*신성력을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스킬, 신성한 축복과 강렬한 축복, 신성 지역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신성한 축복: 대상에게 걸린 대부분의 저주를 해제한다.

강렬한 축복: 대상의 모든 스테이터스를 대폭 상승시킨다.

신성 지역: 신성 지역이 펼쳐진 곳 안에서 모든 마기를 소멸시키며 받는 물리적인 피해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치유 계열 마법의 효과가 대폭 상승한다. 신성 지역 안에 있는 마기를 사용하는 존재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준다.

“이거 네 생각보다 더 좋은 검이야.”

임정국 장인이 무려 한 달 동안 이 검 하나만 바라보고 만들었다.

스스로에게 깐깐하기로 유명한 임정국 장인도 지금까지 보았던 검 중에 가장 완벽한 검이라고 극찬했으니 말 다 한 것이다.

게다가 태운이 에테르를 주입하고 신성력까지 주입해 성검이 되어 버렸으니 이 세상에 있는 검 중에 가장 강력한 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슬슬 도착하겠네.”

어두운 공동 너머에서 키메라들과 게이치로가 나타났다.

“어리석은 것들아. 어찌하여 아스모데우스 님에게 대적하느냐.”“이야… 완전 정신이 나가 버렸네. 말투가 저게 뭐야?”구찬영의 솔직한 감상이었다.

조금 전만 해도 21세기를 살아가던 게이치로가 불과 두 시간 만에 완전히 아스모데우스의 종이 되어 버렸으니까.

“뭐, 그게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태운아, 먼저 간다.”

“그래, 무리하지 말고.”

찬영은 창에 오러를 씌우고 달려들었다.

“멍청한 것!”

게이치로의 손짓 한 번에 키메라 서너 마리가 달려들었지만.

서걱!

찬영에게 달려들었던 키메라들은 모두 찬영의 언월도에 반 토막이 났다.

“호오… 꽤 강하구나. 아스모데우스 님의 종이 될 생각은 없는 게냐.”게이치로의 말에 찬영은 공손하게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친 채 가운뎃손가락을 올려보았다.

“이거나 잡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이 자식이….”

찬영의 말에 게이치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찬영은 일본어를 배운 이후로 이렇게 잘 써먹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 돌격했다.

“우리도 돌격! 키메라들만 상대해주세요! 목숨만 부지하고 시간만 끌어도 좋습니다!”

“““우오오오!”””

일본 헌터들이 태운의 말에 키메라들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우우웅….

순간 하늘에 엄청난 양의 마법진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미친….”

저건 게이치로 혼자서 시전할 수 있는 양의 마법이 아니다.

그렇다는 건 즉, 저 키메라들이 마법을 시전한 거라는 이야기다.

“모두! 원위치!”

이대로 돌격 명령을 내렸다가는 A급 이하 헌터들은 전멸이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원위치!”

태운은 에테르 돔을 사용해 마법을 차단했다.

그 순간, 엄청난 양의 공격 마법이 헌터들에게 날아왔다.

“미친….”

마치 스캔하듯 조금의 빈 공간도 없이 날아든 공격을 에테르 돔으로 막아냈다.

에테르 돔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헌터들은 조금의 흔적도 남지 않고 사라졌을 것이다.

실제로 태운의 원위치 명령을 듣지 못한 헌터 서너 명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구찬영은…!’

태운은 뒤늦게 찬영을 걱정했지만 찬영은 멀쩡했다.

마법 공격의 사각지대인 게이치로의 뒤로 이동했기 때문에 조금도 위험하지 않았다.

오히려 게이치로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기회까지 잡았다.

“한번 받아봐.”

찬영은 무기의 모양을 언월도에서 창으로 바꾼 뒤 오러를 잔뜩 싣고서 내질렀다.

“블랙 실드.”

게이치로는 오른손을 내밀어 블랙 실드를 사용했다.

쩌-정!

엄청난 굉음과 함께 찬영이 게이치로에게서 멀리 날아갔다.

하지만 반면에 게이치로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크윽….”

찬영도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지만 충격으로 인해 조금 어지러운 듯 보였다.

‘찬영이의 오러 블레이드가 실린 찌르기를 막아내?’에테르 실드로도 겨우겨우 막아낼 수 있는 고위력의 공격이었음에도 게이치로는 찬영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완벽히 막아낸 것은 아니었다.

“네놈의 공격으로는 나에게 생채기도….”

쩌-적… 쩌저저적!

쨍그랑!

그 순간, 게이치로가 시전한 블랙 실드가 완전히 박살 나 버렸고 그 충격으로 게이치로는 오른손을 골절당해 피를 흘렸다.

“…오러로구나.”

게이치로는 물리력을 완전히 없애주는 블랙 실드를 사용했음에도 피해를 입은 것을 보고 찬영이 사용하는 힘이 오러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러를 사용하는 녀석을 가만히 살려둘 수는 없지.”게이치로는 오른손에 마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네놈의 심장을 꿰뚫어주마.”

태운은 그 공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전대섭 선생님!”

“알겠다!”

그때, 게이치로의 손에 있는 마기가 멈췄다.

“데몬 페네트레이트.”

“텔레포트!”

그 순간, 전대섭이 텔레포트를 사용해 구찬영을 옆으로 데리고 왔다.

핑-.

게이치로의 마기는 정확히 찬영의 심장이 있던 곳을 노리고 날아들었고 애꿎은 벽만 깊숙이 관통했다.

“맞았으면 죽었어.”

찬영은 차분하게 상황을 살펴보았다.

“태운아, 저거 대원로급, 아니면 그 이상이라고 봐야겠다.”

“그래, 그래야겠어.”

아스모데우스를 만나기 전까지 A급 헌터들은 힘을 아끼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건 사치였다.

태운은 에테르 돔을 해제하며 말했다.

“모두, 총력전입니다.”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여기서 전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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