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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306화 (306/379)
  • 306화

    “석화라….”

    석화에는 아직 마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과거에 칠죄신교의 원로가 헌터들을 한두 명씩 석화시켜 죽이다가 적발되어 사살한 적이 있었지만 석화에 대한 비밀은 풀지 못했다.

    ‘애초에 우리가 사용하는 석화 마법은 진짜 석화 마법이 아니라 근육 경직과 환영 마법을 섞은 거니까.’정말로 사람을 돌로 만드는 마법은 전대섭도 만들지 못했다.

    그러니 석화에 대응하는 마법도 만들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쾅!

    태운은 석화된 자신의 오른팔을 부숴 버렸다.

    그러자 태운의 오른팔이 빠른 속도로 재생되기 시작했다.

    ‘벌써 재생을 몇 번이나 한 거야…? 녀석의 꼬리에 맞고 내장이 죄다 난리가 나서 그것도 재생했는데….’태운의 리제너레이션은 굉장히 좋은 능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대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리제너레이션으로 신체 일부를 회복하면 그 부위와 상처의 정도에 따라 태운의 체력을 빼앗는다.

    태운의 체력이 다한 상태에서 상처를 입으면 더 이상 회복하지 못한다.

    ‘벌써 머리가 어지러워.’

    오른팔을 두 번 재생했고 손도 한 번 재생했다.

    거기에 내장도 전체적으로 한 번 재생했다.

    아직 체력적으로 달리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계속해서 상처를 입는다면 위험했다.

    ‘이제 최대한 공격은 피하면서 움직여야겠어.’허덕륜에게 어그로가 튀지 않게 최대한 공격을 맞아주려 했지만 생각보다 체력의 소모가 더욱 컸다.

    “난 생각하지 말고 네 페이스대로 싸워라. 내가 따라가마.”허덕륜도 태운의 생각을 읽었는지 자신을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을 했다.

    “네, 알겠습니다.”

    허덕륜도 수년간 싸웠던 전투의 베테랑이다.

    태운이 배려하며 싸울 필요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럼 이제 제 페이스대로 가겠습니다.”

    태운은 에테르 부스트를 사용하고 달려들었다.

    ‘완전히 내 페이스대로 간다.’

    태운은 마력 폭풍을 사용한 뒤 시전하지 않고 오버 서플라이를 사용해 계속 마나를 쌓아놓았다.

    그리고 열화를 시전해 검과 몸에 열화의 신성한 불꽃을 피워냈다.

    신성력이 몸을 감싸는 것이 느껴지자 태운의 몸과 마음이 진정되었다.

    [심신의 안정으로 인해 마나의 근원이 활성화됩니다.]

    태운의 마나가 빠른 속도로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좋아.’

    그리고 태운은 자신 대신 드네이크의 공격을 받아줄 방패들을 소환했다.

    “그림자 방패병.”

    그러자 태운의 앞에 5명의 그림자 방패병이 소환되었다.

    그림자 방패병은 키 2M에 몸무게 100kg이 넘는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자신의 덩치보다 큰 타워 실드를 들고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든든한데?’

    그림자 야수와 그림자 괴수에 비하면 포스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만 그런 거한의 방패병들이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든든했다.

    ‘그리고 신태연을 죽이고 얻은 생명 에너지가 꽤 많아.’신태연을 죽이면서 그림자에 생명 에너지가 꽤 많이 차올랐다.

    대원로가 되면서 그의 존재가 강해져 꽤 많은 생명 에너지를 얻은 듯했다.

    그림자 방패병을 5명 소환하고도 8할이나 남아 있었으니까.

    “그, 그게 뭐냐?”

    허덕륜은 갑자지 나타난 그림자 방패병을 보고 놀랐다.

    “따라오세요. 조금 빠를 겁니다.”

    태운은 엄청난 속도로 드네이크에게 돌격했다.

    쿵쿵쿵쿵!

    방패병도 태운을 따라 달려갔다.

    촤악!

    태운은 비늘이 얇은 곳을 노려 공격했다.

    빠악!

    허덕륜도 태운과 같이 드네이크의 공격을 피하면서 천천히 공격을 꽂아 넣었다.

    촤-악!

    드네이크의 혓바닥이 태운을 향해 날아왔다.

    드네이크의 혓바닥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날아와 태운의 심장을 꿰뚫을 것 같았다.

    쾅!

    하지만 태운의 방패가 남아 있었다.

    그림자 방패병이 태운의 앞에 서서 방패로 막아주었다.

    그림자 방패가 부서지고 그림자 방패병의 오른쪽 어깨가 날아갔지만 상관없었다.

    스스스….

    태운의 마나가 소모되고 그림자 방패병은 순식간에 회복되었으니까.

    그리고 태운이 시전해 놓은 마력 폭풍에 마나가 충분히 쌓인 순간 태운은 마력 폭풍을 터뜨렸다.

    “마력 폭풍.”

    콰아아아!!!

    태운의 마력 폭풍은 태운을 중심으로 터지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그와 동시에 태운의 몸에 있던 열화를 마력 폭풍에 옮겼고 그 때문에 드네이크는 더욱 고통스러워했다.

    ‘신성력은 마계의 존재들에게 더욱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게 해주니까.’게다가 특성 파괴신의 효과로 광역 공격의 피아 구분이 가능해져서 그림자 방패병과 허덕륜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았다.

    퍼퍼퍼퍽!

    마력 폭풍의 입자들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드네이크의 몸을 찢어발겼다.

    물론, 비늘이 두꺼운 부분은 피해가 없었지만 비교적 얇은 비늘을 가지고 있는 곳은 피해가 없지 않았다.

    어떤 곳은 완전히 찢어져 버리기도 했고 어떤 곳은 비늘이 벗겨지기도 했다.

    ‘좋아…. 이제 큰 공격 하나 먹여야겠어.’

    태운은 방패병들에게 전선을 맡기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해본 마법 중 가장 뛰어난 위력을 가진 마법을 사용했다.

    “아스트라페.”

    과거 드레이그 고흐를 죽인 태운의 마법이었다.

    전에는 전대섭과 같이 사용해야만 했던 마법이었지만 지금은 태운의 역량이 늘어 혼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지금 사용한 것은 에테르를 얻어 안정성을 더욱 높인 아스트라페였다.

    ‘위력은 유지하고 안정성은 높이는 데 얼마나 고생했던지….’태운은 뒤로 물러나 아스트라페 세 자루를 만들어냈다.

    지끈!

    태운은 약간의 두통을 느끼며 아스트라페를 완성했다.

    “방패병, 붙잡아라.”

    태운의 말에 방패병들은 방패를 집어 던지고 온몸으로 드네이크를 붙잡았다.

    [프스스스슷!]

    드네이크는 어떻게든 움직이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방패병들의 근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허덕륜 선생님! 피하세요!”

    태운은 그렇게 말하고 아스트라페를 집어 던졌다.

    광역 공격이 피아 구분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아스트라페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한 마법이다.

    공격의 여파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수준이었기에 허덕륜에게 피하라고 한 것이다.

    파칙!

    아스트라페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드네이크는 더욱 크게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 명의 그림자 방패병을 뿌리치는 데 성공했다.

    “……!”

    그것을 본 태운은 급하게 드네이크를 약화시키기 위해 열화의 불꽃을 방패병에게 주입했다.

    그러자 태운의 의도와는 다른 일이 벌어졌다.

    [그림자 방패병에게 신성력이 주입되었습니다.]

    [신성력의 근원은 ‘기억의 신’입니다.]

    [‘기억의 신’이 자신의 신성력을 사용하는 것을 허가합니다.]

    [그림자 방패병이 ‘신성의 방패병’으로 변화합니다.]

    그림자 방패병은 평소의 검고 어두운 기운을 벗어던지고 순백의 성스러운 기운을 가진 병사가 되어 있었다.

    “무슨….”

    태운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아스트라페는 드네이크에게 격돌했고 방패병은 그 여파로 인해 소멸했다.

    [‘신성의 방패병’은 파괴되어도 회복되지 않습니다.]

    태운은 눈앞의 알림창을 보고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입꼬리를 올렸다.

    “재밌네.”

    태운은 남아 있는 생명 에너지를 모두 사용해 그림자 정예병을 소환했다.

    태운의 눈앞에 단 한 명의 그림자 정예병이 나타났다.

    그림자 방패병과 비슷한 덩치를 가진 그림자 정예병은 자신의 팔뚝만 한 대검을 들고 태운의 앞에 서 있었다.

    그림자 방패병도 충분히 위압감이 있었지만 그림자 정예병은 그와 조금 다른 위압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림자 방패병은 태산 같은 든든한 위압감을 보여주었지만 그림자 정예병은 달랐다.

    그림자 정예병은 마치 파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그림자 정예병은 그 어떤 분야에서도 그림자 방패병보다 강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열화.”

    태운은 그림자 정예병에게 열화를 사용했다.

    [그림자 정예병에게 신성력이 주입되었습니다.]

    [신성력의 근원은 ‘기억의 신’입니다.]

    [‘기억의 신’이 자신의 신성력을 사용하는 것을 이미 허가했습니다.]

    [그림자 정예병이 ‘신성의 정예병’으로 변화합니다.]

    그림자 정예병은 신성의 정예병으로 변화해 대검에서 신성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가라.”

    태운의 말에 신성의 정예병은 드네이크에게 달려가 공격했다.

    드네이크는 아스트라페에 의해 큰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아스트라페의 전력에 의해 비늘은 부들부들 떨다가 거의 전부 떨어진 상태였고, 몸의 온 구멍에서 피를 흘리는 것을 봐서 내상도 상당히 심한 것 같았다.

    ‘석화를 거는 것 같았던 뱀의 눈도 실명해 버린 것 같고.’하지만 드네이크는 죽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림자 정예병 아니, 신성의 정예병이 얼마나 강한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부-웅.

    푸욱!

    그림자 정예병이 검을 휘두르자 비늘이 없는 드네이크의 피부는 그대로 베였다.

    [프스스스슷!]

    드네이크는 고통에 울부짖으며 난동을 피웠고 신성의 정예병을 공격했다.

    쿵!

    신성의 정예병은 드네이크의 공격을 막아냈다.

    큰 피해는 입지 않은 것 같았다.

    단순히 옆으로 조금 밀려났을 뿐이었다.

    ‘내가 상대했을 때보단 약화되어 있긴 하지만….’저 정도면 웬만한 A급 몬스터들의 공격에는 큰 문제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아. 조금 더 상대해봐야겠어.’

    드네이크의 몸은 신성력에 의해 점점 타들어 갔고 상처도 계속해서 늘어났다.

    드네이크도 신성의 정예병을 계속해서 공격했지만 정예병을 쓰러뜨리지는 못했다.

    “끝나겠네요.”

    “그러게 말이다. 그런데 데블스 에이지 시절에 상대했던 녀석이 특출나게 강했던 건지…. 고작 이 정도로 끝날 녀석은 아닌 것 같은데….”허덕륜은 목숨을 걸어야 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고작 이 정도로 끝날 것 같지 않기는 했지만 죽기 일보 직전인 이 상황에서도 별다른 대처를 보여주지 않고 있었다.

    “후….”

    태운의 공격 몇 번에 죽기 직전까지 내몰린 녀석을 보니 왠지 힘이 빠졌다.

    그 순간.

    파-앙!

    어디선가 흘러나온 강력한 마기에 신성의 정예병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무슨….”

    [조금 놀아주고 있었더니 어디서 그런 천박한 위선자의 힘을 내비치느냐.]

    “……!”

    태운과 허덕륜은 동시에 얼어붙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칠죄종의 악마….’

    그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칠죄종의 악마였다.

    “네놈….”

    [닥치거라.]

    목소리만으로도 정신이 나가 버릴 것만 같은 아득한 악의.

    하지만 태운은 절대 악의에 물들지 않는 존재였다.

    “너는 누구냐.”

    [너 같은 벌레에게 알려줄 이름은 없다.]

    “나는 너에게 알려주마. 나는 너희를 다시 마계에 처넣은 강철운의 아들이고 너희를 다시 쳐죽일 사람이다.”

    [들을 필요도 없는 이름이었군. 죽어라.]

    거의 다 죽어가던 드네이크의 머리 위로 엄청난 양의 마기가 모이기 시작했다.

    “미친!”

    저게 터지면 서울은 물론 경기도 전체가 날아가 버릴 것이다.

    “에테르 배리어!”

    태운은 즉시 에테르로 결계를 만들어 마기 구체를 둘러쌌다.

    하지만 태운에게 남은 에테르는 약 8,000.

    충분히 많은 양이었지만 저 마기의 폭발을 막기에는 부족한 양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있으면….’

    막아내야만 했다.

    안 그러면 모든 게 끝장난다.

    하지만 에테르의 양이 부족했다.

    ‘이대로… 끝인가?’

    그때.

    “태운아, 계속해라.”

    누군가가 태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늦어서 미안하구나.”

    전대섭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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