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 먹는 헌터-199화 (199/379)

199화

“으윽….”

태운은 낯선 병원의 침대에서 일어났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은 자신밖에 없는 독실이었고 팔에는 링거가 꽂혀 있었다.

“며칠이나 기절해 있던 거지?”

태운은 자신이 기절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사고 가속을 여러 번 사용해 기절했던 일이 꽤 있었으니 대충 짐작하고 있던 것이다.

그때, 태운은 벽에 걸린 달력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아직 한 달은 안 지났나 보네. 달력 안 넘어간 거 보면….”그때, 손등의 문양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음…?”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스탯 지력이 ‘30’이 늘었습니다.]

[스탯 초감각이 ‘5’가 늘었습니다.]

[스킬 ‘사고 가속’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

[뇌가 엄청난 충격을 버텼습니다.]

[뇌의 지속적인 충격에 스킬 ‘정신 방벽’이 생성되었습니다.]

“대박인데…?”

태운은 상상치도 못한 엄청난 성장에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상태창을 불러왔다.

강태운

LV:100

마나 총량:150,000

체력(105+10) 근력(105+10) 민첩(107) 유연성(64) 지력(154) 변이된 마나(6) 초감각(10) 마나친화력(35) 용기(27) 재생력(55)

특성

상위 특성-명장(3개)

상위 특성-용사(편린-비활성화)

변이된 마력(LV.M)

정직한 사냥꾼(LV.M)

트롤의 신체(LV.M)

냉철(LV.4)

수호신(LV.3)

파괴자(LV.3)

회피의 귀재(LV.2)

스킬

마정석 흡수(LV.8)[S]

마정석 저장(LV.8)[S]

상급 마법(LV.M)

웨폰 마스터리(LV.7)[S]

마법 파괴(LV.6)[S]

명중(LV.8)[S]

사고 가속(LV.8)[S]

적의(LV.8)[S]

고정(LV.M)[S]

오버 서플라이(LV.6)[S]

육감(LV.M)[S]

도적의 기술(LV.6)[S]

열화(LV.2)[S]

달빛 추락(LV.2)[S]

더블링(LV.2)[S]

직감(LV.4)

괴력(LV.1)

정신 방벽(LV.M)

“정신 방벽이라…. 대충 짐작은 가는데… 한번 확인해보자.”태운은 방금 얻은 스킬인 정신 방벽의 설명을 불러왔다.

정신 방벽(LV.M): 패시브 스킬, 그 어떤 정신적인 피해나 제약, 저주도 막아내는 방벽입니다. 추가로 정신력이 인간의 범주를 넘어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 사고 가속이랑 브레인 부스트의 데미지 때문에 생긴 스킬이니까 당연히 두 스킬의 반동은 막아줄 테고…. 괜찮은데…?”태운은 사고 가속으로 인해 뇌사 상태에 빠질 뻔한 적이 있었다.

김현우 헌터의 빠른 조치가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깨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사고 가속류의 스킬을 한 번에 많이 사용하는 것을 꺼려 했다.

‘내가 동귀어진을 할 정도로 정의감이 넘치고 용감한 사람도 아니니까.’얼마전에 드래이그 고흐를 잡을 때는 상황이 워낙에 급하기도 했고 지력 스탯도 그때에 비해 많이 늘어서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 사용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기절하긴 했지만 말이다.

“앞으로는 마음껏 쓸 수 있겠는데. 이건 굉장히 마음에 드네. 게다가 정신력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정신력이라는 것은 굉장히 추상적인 것이다.

마나, 체력, 근력과 같이 수치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태운은 정신력에 높고 낮음, 강하고 약함, 많고 적음이라는 개념이 통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태운의 무기인 ‘돌검’이 사용자의 정신력에 비례해 강도와 경도가 높아지는 무기였기 때문이다.

‘내 정신력이 약해졌을 때 돌검의 위력도 내구력도 약해졌었어.’태운만큼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태운의 생각이 멈춘 순간 다시 태운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력 스탯이 ‘150’이 넘었습니다. 특성 ‘유연한 사고’를 얻습니다.]

[지력 스탯이 ‘150’이 넘었습니다. 특성 ‘유연한 마나’를 얻습니다.]

[특성 ‘유연한 사고’와 ‘유연한 마나’, ‘변이된 마나’가 합쳐져 특성 ‘에테르의 소유자’로 진화합니다.]

“에테르의 소유자…?”

태운은 그것을 본 순간 알아챌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오러, 신성력, 마기와 같이 마나의 진화 형태라는 것을 말이다.

태운은 즉시 에테르의 소유자의 설명을 불러왔다.

에테르의 소유자(LV.1): 마나와 격이 다른 에너지인 에테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끝?”

태운은 생각보다 짧은 특성의 설명에 살짝 당황했지만 금방 납득할 수 있었다.

변이된 마나의 진짜 가치도 얻은 지 1년이 넘어서야 알아냈는데 에테르라고 쉽게 알아낼 수 있을 리가 없었으니까.

“음…?”

그때, 태운은 옆에 띄워놨던 상태창의 일부분에 무언가 일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상태창의 마나 총량 밑에 무언가가 새로 새겨지는 것 같았다.

약 5초가 지나자 그것은 완전한 문자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게 뭐…. 어…?”

태운은 그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강태운

LV:100

마나 총량:150,000

에테르 총량:1,000

체력(105+10) 근력(105+10) 민첩(107) 유연성(64) 지력(154) 변이된 마나(6) 초감각(10) 마나친화력(35) 용기(27) 재생력(55)…….

그것은 바로 마나와 분리되어 새겨진 에테르의 총량이었으니까.

‘잠깐…. 따로 새겨졌다면… 혹시….’

태운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팔에 꽂혀 있는 주삿바늘을 뽑아내고 정자세로 앉았다.

그러고는 눈을 감고 자신의 몸에 있는 마나 회로에 마나를 돌려보기 시작했다.

‘마나 회로는 정상이야…. 하지만 다른 무언가가 있어.’그 양도 적고 힘도 강하지 않았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엄청났다.

마치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와 같은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따라가 보자.’

태운은 그것의 정체를 에테르라고 판단했고 순식간에 에테르를 감지해 그것을 따라갔다.

그것을 따라가며 온몸을 돌아다닌 끝에 태운은 알아낼 수 있었다.

“내 몸에 에테르 회로가 하나 더 생겼어.”

에테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마나 회로와 평행하고 있는 에테르 회로가 하나 더 만들어져 있었다.

게다가 지금 자신의 몸에 있는 마나는 변이된 마나가 아닌 일반 마나로 돌아가 있었다.

‘에테르…. 한번 써보고 싶은데….’

하지만 태운은 성급하게 이 자리에서 바로 마법을 사용해보지는 않았다.

제어는커녕 정체로 모르는 에너지를 병원에서 어떤 피해가 생길 줄 알고 사용하겠는가.

드르륵!

“강태운 환자님? 괜찮으신 겁니까?”

그 순간, 의사가 태운의 병실에 들어왔다.

어떻게 알고 들어왔나 했더니 태운이 주삿바늘을 뽑으면서 맥박을 체크하던 기구까지 같이 떨어져 문제가 생긴 줄 알고 달려온 것 같았다.

“아…. 네. 괜찮습니다.”

의사는 태운의 상태를 보고 굉장히 당황했다.

“분명 3일 전 까지만 해도 자가 호흡도 힘들어했는데… 이게 무슨….”“하하…. 제가 헌터 중에서도 꽤 회복력이 좋아서 말이죠….”의사의 말로는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은 기절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원래라면 뇌사 판정을 내렸겠지만 기적적으로 천천히 회복 중이라 그렇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고작 10일 만에 깨어났으니 놀라지 않는 게 이상한 것이었다.

‘이게 트롤의 신체 덕분인가…. 트롤은 뇌를 다쳐도 회복할 수 있다고 하던데. 거짓말은 아니었나 보네.’태운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의사가 태운에게 말을 걸었다.

“음…. 일단 한번 정밀 검사를 받아보시죠. 그 이후에 퇴원을 해도 될지 안 될지 확인하겠습니다. 아무리 몸 상태가 좋아도 일주일은 입원해 계셔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태운도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었다.

지금 당장 일어나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긴 했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으니까.

‘회복도 훈련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건 이제 나도 잘 알아. 뼈저리게 깨닫기도 했고.’앞으로 억지 부리며 무리할 일은 없을 것이다.

태운은 그렇게 생각하며 의사의 뒤를 따라 걸어나갔다.

* * *

‘드래곤 슬레이어.’

‘인류의 검.’

‘신이 내린 헌터.’

태운이 깨어난 지 일주일.

퇴원하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들은 자신의 수식언들이다.

오그라드는 표현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불편하지는 않았다.

모두 자신을 칭송하는 말들이었으니까.

-난 명헌 시절부터 강태운이 대단한 사람 될 줄 알았다니까 ㅋㅋ

└헛소리 ㄴㄴ

└진짠데? 명운전 보고 오셈. 그때부터 떡잎이 달랐음.

-1년 전 홍대 테러 사건 공적 몰아주기라고 했던 사람들 다 어디 갔음?? 이번 것도 공적 몰아주기라고 말해보지?

└아ㅋㅋ ㄹㅇㅋㅋ만 치라고 ㅋㅋ

└ㄹㅇ ㅋㅋ

└ㄹㅇ ㅋㅋ

-명헌 시절에 강태운이랑 같은 반 학생이었다. 질문받는다.

└강태운은 지금 저러고 있는데 님은 지금 여기서 뭐 함?

└너 죽는다;

온갖 인터넷 커뮤니티는 강태운의 이야기로 도배되었고 그 열기는 태운이 정신을 차리고 일주일이 지나서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식지 않았다.

그것은 태운의 눈앞에 있는 이 광경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태운이 한국 공항에 발을 내디디자마자 셔터 소리가 어마어마하게 들렸고 인파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태운은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고 옆에 있던 한국 헌터 협회 소속 헌터가 태운을 재촉했다.

“기자회견이 준비되어 있는데… 지금 당장 그곳으로 가지 않으면 좀 늦을 것 같습니다. 빨리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어…. 이 인파를 뚫고 가기에는 좀 무리겠죠?”“네, 지금 한국 헌터 협회의 남는 인력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쉽게 제어가 되지 않고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곤란하네요….”

태운은 끝까지 늘어선 인파를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공항 측에 천장 수리비는 내겠다고 전해주세요.”

“네…?”

“꽉 잡으세요.”

“네?”

태운은 협회 소속 헌터를 끌어안고는 천장을 뚫고 도약했다.

“으아아악!!!”

한 헌터의 실없는 비명과 함께 태운은 공항에서 사라졌다.

“기자회견장이 어디죠?”

“네에에에?!?!”

태운은 증폭의 룬과 함께 신장의 룬, 비상의 룬을 사용해 엄청난 속도로 날고 있었다.

태운의 팔에 잡혀 있는 헌터는 태운의 질문에 대답하려 했으나 역시나 실없는 비명처럼 들릴 뿐이었다.

태운은 어쩔 수 없이 잠깐 어느 아파트의 옥상에 잠시 멈춰 협회 소속 헌터를 내려주었다.

“위치가 어디라구요?”

“크에에엑…. 허어억….”

그는 겨우겨우 숨을 고르고는 태운에게 답해주었다.

“협회 본부 2층 세미나실입니다….”

“아, 감사합니다. 지금부터는 혼자 가겠습니다.”

“아니, 지금 제가 차량을 부르겠습니다.”

“아뇨, 이게 더 빨라요.”

태운은 그렇게 말을 남기고 다시 날아가기 시작했다.

‘중대 발표를 할 건데 늦으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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