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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164화 (164/379)
  • 164화

    [스킬 ‘달빛 추락’을 얻습니다.]

    [특성 ‘파괴자’를 얻습니다.]

    * * *

    “파괴자라….”

    태운은 새로 얻은 특성을 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다.

    고작 스킬 하나 써서 임무를 클리어한 것치고는 엄청나게 좋은 보상을 받은 것 같았다.

    태운은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강태운

    LV:91

    마나 총량:10

    체력(98+5) 근력(97+5) 민첩(99) 유연성(58) 지력(122) 변이된 마나(5) 감각(13) 마나친화력(31) 용기(20)

    특성

    상위 특성-명장(3개)

    상위 특성-용사(편린-비활성화)

    변이된 마력(LV.M)

    정직한 사냥꾼(LV.M)

    트롤의 피(LV.M)

    냉철(LV.3)

    수호신(LV.2)

    파괴자(LV.1)

    스킬

    마정석 흡수(LV.7)[S]

    마정석 저장(LV.7)[S]

    상급 마법(LV.9)

    웨폰 마스터리(LV.6)[S]

    마법 파괴(LV.6)[S]

    명중(LV.7)[S]

    사고 가속(LV.6)[S]

    적의(LV.7)[S]

    고정(LV.9)[S]

    오버 서플라이(LV.5)[S]

    육감(LV.M)[S]

    도적의 기술(LV.6)[S]

    열화(LV.2)[S]

    달빛 추락(LV.1)[S]

    태운은 자신의 상태창을 열어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일전의 작전에서 거대 몬스터를 많이 처치해서 그런지 레벨도 꽤 올랐고 특성란 과 스킬란이 점점 가득 차는 것을 보니 피큐어를 모으는 것 같기도 했다.

    요즘은 상태창을 자주 열어보고 자신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하는 게 취미가 되었을 정도니까.

    “다음 마정석도 빨리 흡수하자.”

    최대한 빨리 흡수하고 강해져서 드래이그 고흐를 잡는 데 도움이 되어야만 했다.

    그래야만 다른 헌터들이 목숨을 잃지 않고 녀석을 잡을 수 있다.

    ‘물론, 녀석 같은 괴물을 상대하는데 아무도 죽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되긴 하지만….’거대해지기 전의 드래이그 고흐를 공격할 때도 수십 명의 헌터들이 죽어 나갔다.

    드래이그 고흐는 거대해지면서 사람을 하나하나 찾아서 죽이는 능력은 떨어진 것 같지만 움직임 하나하나가 헌터들도 단숨에 죽일 수 있는 흉기가 되었다.

    거기에 광범위 살상기술을 사용한다면 헌터들은 순식간에 죽어 나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가 아니라 그 누가 와도 막을 수 없어.’그럼 답은 간단했다.

    ‘녀석이 정신도 못 차릴 정도의 강력한 마법을 쉴 틈 없이 꽂아 넣고 죽이면 되는 거야.’태운은 다른 중상급 마정석을 들고 침대에 누워 마정석을 흡수했다.

    * * *

    [스킬 ‘더블링’을 얻습니다.]

    [특성 ‘파괴’를 얻습니다.]

    [특성 ‘파괴’가 특성 ‘파괴자’에 흡수됩니다.]

    * * *

    “이번 마정석도 좀 싱겁게 끝났네. 그래도… 얻은 스킬은 나름 쓸 만하겠어.”태운은 자신의 천막 정중앙에 얼음 기둥을 하나 세웠다.

    “마력탄, 더블링.”

    퍼-펑!

    태운은 얼음 기둥을 향해 아주 약하게 마력탄을 쏘아냈고 그 덕분에 얼음 기둥은 부서지지 않았다.

    하지만 마력탄이 닿은 곳에 자국을 내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두 개의 자국이 나 있었다.

    “별도의 마법이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스킬만 사용하면 같은 위력의 공격이 두 번 나가.”게다가 태운의 두 번째 공격은 지정한 곳에 정확히 꽂힌다.

    그리고 첫 번째 공격에 귀속된 공격이기 때문에 첫 번째 공격이 맞기만 하면 더블링으로 생성된 두 번째 공격도 태운이 원하는 곳에 정확히 들어간다.

    적의 약점을 노릴 때 아주 괜찮은 스킬이 되어줄 것 같았다.

    ‘특성 파괴자의 레벨도 올랐어.’

    특성 파괴자는 다른 특성과는 조금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특성은 레벨이 오르면 그 특성의 효과가 더욱 강해지는데 특성 파괴자는 달랐다.

    특성 파괴자는 레벨이 오르면 특성의 효과가 추가되는 신기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방금 마정석 흡수로 관련 특성을 얻어 파괴자의 레벨이 하나 올랐다.

    특성: 파괴자

    LV.1 모든 공격의 범위가 늘어난다.

    LV.2 모든 공격의 위력이 늘어난다.

    아직은 많이 부족한 특성이었지만 이 특성만큼 장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성장을 가져올 특성은 또 없을 것이다.

    ‘벌써 마지막인가.’

    태운은 자신이 세운 얼음 기둥을 소환 해제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마정석을 바라보았다.

    상급 마정석이다.

    ‘예전에 흡수했던 상급 마정석들은 죄다 힘들었던 것들인데.’처음으로 흡수했던 상급 마정석은 헥티르의 마정석이었다.

    헥티르의 마정석은 시작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감각을 차단당한 상태에서 다짜고짜 공격을 해오는 바람에 자신의 힘이 부족해 마정석이 임무를 내어주지 않는 줄 알았을 정도니까.

    하지만 태운은 분명히 알고 있다.

    마정석이 내어주는 임무의 난이도가 마정석의 등급과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지막 마정석이니 제대로 흡수해보자고.”태운은 침대에 누워 마지막 마정석을 흡수했다.

    하지만 태운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태운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뭐야…?’

    태운은 마정석을 흡수하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눈을 떴다.

    원래는 마정석이 내어주는 환경이 눈에 들어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지금 태운은 아주 익숙하고도 익숙한 환경을 마주하고 있었다.

    “선생님, 이 친구 자주 보이네요. 제가 온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10번은 본 거 같아요.”“이 친구? 이름은 강태운이라고 하는데 유명해. 아직도 모르고 있었어?”

    “뭘로 유명한데요?”

    “체육 시간에 매일 쓰러져서 보건실 오기로 유명한데.”

    “그 정도로….”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대화였다.

    게다가 목소리도 엄청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냥 한두 번 들은 목소리도 아니다.

    2~3년 동안 매일같이 들었던 목소리였다.

    “체력이 그렇게 안 좋아요? 어디 안 좋은 건가….”“몸에는 별문제 없어. 수용 가능 마나양이 적어서 그런 거지.”“마나양이 적어서 체력이 약해요? 진짜 엄청 낮은 수치인 8만도 체육 수업은 소화할 수 있을 텐데…. 일반인 수준이 아닌 이상….”

    “그거보다 낮으니까 문제지. 10이야 10.”

    태운은 그 대화를 듣고 확신했다.

    지금 태운은 자신이 마정석 흡수를 얻었던 그 날로 돌아온 것이다.

    ‘마정석이 왜 이런 임무를 내준 거지?’

    마정석에 붙어 있는 영혼의 특징은 전부 다 다르지만 공통점으로는 한이 있다는 것이다.

    태운은 그 한을 풀어주는 대가로 보상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마정석에 담긴 영혼의 한이 뭐길래 내 과거를 임무의 배경으로 넣어주는 거지?’땡땡땡~.

    “이제 점심시간이네. 갈까?”

    “그래요.”

    드르륵 탁.

    태운은 침대에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대화도 똑같은 것 같고 종이 울리는 타이밍도 정확히 일치하네.”분명하다.

    이건 자신의 과거가 맞다.

    “설마….”

    태운은 자신의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강태운

    LV:1

    마나 총량: 150,000

    체력(3) 근력(3) 민첩(2) 유연성(2) 지력(10)

    특성

    없음

    스킬

    없음

    “역시….”

    태운은 자신의 힘을 모두 잃어버리고 과거 약하기만 했던 자신으로 돌아왔다.

    “와… 이거 지금 보니까 말도 안 되네.”

    특성도 스킬도 없이 텅 비어 있는 상태창을 보니 참 감회가 새로웠다.

    ‘스탯도 초기화된 것 같고….’

    태운은 스탯을 확인하며 몸을 움직여보았다.

    옷만 걸치고 몸을 움직이는데도 몸이 너무 무거웠다.

    ‘이런 몸을 가지고 생활했었다니… 놀랍다.’태운은 여러모로 자신의 몸 상태에 놀랐다.

    그때, 태운의 눈에 경악할 만한 것이 들어왔다.

    “마나 총량… 15만….?”

    태운은 급하게 부서진 펜던트를 들여다보았다.

    펜던트 안에 있던 마정석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때, 태운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당신은 마정석을 활용하는 능력을 잃고 일반적인 마나양을 얻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남은 시간: 1년]

    “와우.”

    이번 마정석 임무는 간단했다.

    마정석 흡수라는 스킬을 잃어버리고 일반적인 재능만 가지고 있었다면, 강태운은 얼마나 강해질 수 있었을까.

    “재밌네….”

    태운의 입꼬리가 한없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목표는 현실 세계의 나다.”

    무려 1년 혹은, 고작 1년.

    현실 세계의 나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태운의 승부욕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태운은 보건실의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즉시 교실로 돌아갔다.

    가방을 챙겨 학교 밖으로 나가기 위함이었다.

    “오~ 강태운~ 정신 차렸네?”

    “신태연… 오랜만이네.”

    과거 태운이 최악의 열등생으로 취급받던 시절 태운을 괴롭혔던 녀석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같이 다니는 친구도 없었고 그리 강한 녀석도 아니었다.

    그러니 브론즈 C반으로 입학을 한 거겠지.

    “오랜만?”

    “아, 너에게는 몇 시간 안 됐겠구나.”

    태운은 신태연에 대한 앙금이 이미 없어진 지 오래였다.

    딱히 그런 것을 신경 쓸 시간이 없기도 했으니까.

    “아니 근데 이 새끼가…!”

    태운이 아무렇지 않게 했던 말이 신태연에게는 자신을 무시하는 것으로 느껴졌는지 신태연은 주먹을 뒤로 당겼다.

    ‘허리는 더 틀어야 하고 어깨에는 힘이 너무 들어갔어. 팔꿈치의 각도는 그게 아니지….’태운은 순식간에 신태연의 주먹을 피해내고 문제점까지 지적했다.

    지금은 관찰력 스탯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니고 육감을 활성화한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태운의 실력으로 해낸 것이다.

    “피, 피해?”

    신태연은 태운이 자신의 주먹을 아무렇지도 않게 피해냈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고 다시 달려들었다.

    ‘정작 수치심을 느껴야 할 부분은 외면하고 있구나.’지금 보니 신태연이 왜 이러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각성 당시에는 강한 헌터가 될 줄 알았을 것이다.

    일반인들은 헌터 업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헌터가 되어 수억의 연봉을 올리며 성공한 인생을 살게 될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카데미에 들어오고 업계의 현실을 알게 되었고, 헌터들도 밑바닥은 목숨을 걸어도 회사원과 비슷한 수준의 돈을 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신태연 자신이 그 밑바닥 헌터가 될 가능성이 높은 브론즈 C반의 학생이 되었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 것이다.

    그 와중에 2년이나 스타지에르에서 탈출하지 못한 열등생이 자신보다 강인한 눈빛을 가지고 있으니 그게 아니꼬웠을 것이다.

    그래서 태운을 꺾기 위해 태운을 심하게 괴롭힌 것이겠지.

    ‘하지만 이유를 알았을 뿐, 이해가 가진 않아.’태운은 신태연의 주먹을 그대로 받아넘기고 신태연의 힘과 자신의 체중을 실어 신태연의 목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커… 커억!”

    신태연은 그 공격을 맞고는 바닥에 누워 목만 부여잡고 있었다.

    꽤나 고통스러울 것이다.

    한동안 말할 때마다 목이 쓰라리겠지.

    “그래도 각성자는 각성자네.”

    태운은 오른 손목을 돌리며 말했다.

    “몸이 워낙 튼튼해야지. 내 손목이 돌아갈 뻔했잖아.”태운의 실력과 상관없이 태운의 몸 상태는 최악이다.

    각성자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으니까.

    “일단 몸부터 키워야겠네.”

    태운은 켁켁거리는 신태연을 놔두고 교실로 들어가 가방을 가지고 나왔다.

    학교를 나온 태운의 행선지는 정해져 있었다.

    태운이 지금 당장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 어디겠는가.

    태운은 즉시 지하 훈련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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