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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151화 (151/379)
  • 151화

    “고양이랑 좀도둑이 그런 말 해도 전혀 안 무서워.”

    “뭐?”

    태운의 말에 둘은 가당치도 않다는 듯이 웃었다.

    그도 그럴 게, 둘 모두 고위 원로로 칠죄신교의 내에서도 나름 높은 위치에 있고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거대 몬스터를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C급 헌터로 있었던 거 보니 무슨 특수 요원 비슷한 거였나 본데… 겨우 그 정도 힘으로는 아무것도 못 한다.”그들도 신정훈의 정체가 강태운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쟝은 어째서인지 절대 칠죄신교가 신정훈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방금 멘트는 그것을 위한 연기였다.

    그러나 쟝의 부하인 헤클레인과 셰인의 생각은 달랐다.

    명령이기 때문에 이행하기는 했지만 그가 왜 그런 명령을 내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차피 죽을 녀석이 그런 걸 알아봐야 뭘 한다고….’사자 가죽을 뒤집어쓴 칠죄신교의 전사, 헤클레인의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었다.

    헤클레인이 죽이지 못한 적은 아직까지 없었고 그중에는 노련한 A급 헌터까지 있었다.

    게다가 좋은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셰인까지 있으니 태운 정도는 아주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그들은 A급 헌터 중에서 약한 사람 정도는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이 태운을 얕잡아 보았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칠죄신교에는 태운의 전력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는 거의 전무했다.

    있다면 마르기가스의 증언과 김상연을 전력으로 상대했다는 사실뿐이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상당한 과거의 이야기다.

    그간의 시간은 다른 성장형 헌터에 비해서도 성장 속도가 확연히 빠른 태운에게는 아예 다른 사람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강태운

    LV:62

    마나 총량:10

    체력(83+5) 근력(90+5) 민첩(84) 유연성(48) 지력(103) 변이된 마나(5) 감각(10) 마나친화력(17) 용기(10)

    특성

    상위 특성-명장(3개)

    상위 특성-용사(편린-비활성화)

    변이된 마력(LV.M)

    정직한 사냥꾼(LV.M)

    트롤의 피(LV.M)

    냉철(LV.2)

    스킬

    마정석 흡수(LV.7)[S]

    마정석 저장(LV.5)[S]

    상급 마법(LV.8)

    웨폰 마스터리(LV.5)[S]

    마법 파괴(LV.4)[S]

    명중(LV.5)[S]

    사고 가속(LV.4)[S]

    적의(LV.2)[S]

    고정(LV.5)[S]

    오버 서플라이(LV.3)[S]

    육감(LV.M)[S]

    도적의 기술(LV.4)[S]

    열화(LV.1)[S]

    100이 넘은 지력 스탯과 함께 태운의 스탯은 대폭 상승했다.

    모든 스탯이 거의 5 이상씩 올랐고 스킬의 레벨도 많이 올랐다.

    이게 다 마법을 사용하지 않으며 던전을 돌아다니면서 스킬의 숙련도를 올린 덕분이기도 했다.

    “잡이야기는 이제 다 집어치우고 시작하자고.”

    “알아서 해.”

    헤클레인은 여전히 태운을 무시하고 있었다.

    부-웅.

    헤클레인은 순식간에 태운의 코앞으로 거리를 좁힌 후 주먹을 휘둘렀다.

    그의 근력 스탯과 민첩 스탯은 무려 120. 태운의 스탯을 무려 30 정도 상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하이 부스트와 육감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정도였다.

    태운은 녀석의 공격을 쉽게 피해낸 후 아공간 주머니에서 돌검을 꺼내 몸을 숨긴 채 태운에게 접근한 셰인의 공격을 막아냈다.

    “호오? 눈에 보이지도 않았을 텐데….”

    “눈으로 보는 게 전부는 아니거든!”

    퍼-억!

    태운은 셰인의 명치를 걷어차 멀리 떨어뜨렸다.

    다음으로 헤클레인의 공격이 날아올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태운은 방금의 공방으로 상대방의 힘을 대충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둘을 동시에 상대하면서 헤클레인의 힘을 받아치기에는 무리야.’헤클레인의 힘은 지금까지 만나봤던 상대 중에서는 단연 톱이었다.

    속도도 빨라 녀석의 공격을 피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저 덩치로 이 스피드를 내는 게 좀 언밸런스하긴 하지만…!’태운은 헤클레인이 주먹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려고 하는 것을 눈치챘다.

    눈치를 챈 이상 그 공격에 대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파-앙!

    태운은 녀석의 공격에 견갑을 착용한 어깨를 가져갔고 헤클레인의 주먹은 말 그대로 튕겨 나갔다.

    ‘찬스다.’

    태운은 돌검에 마나를 주입해 절삭력을 높이고 검과 어울리는 인챈트 3개를 모두 검에 적용했다.

    서-걱!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헤클레인의 입장에선 어째서인지 공격이 튕겨 나왔고 아차 하는 순간에 팔이 잘린 것이었다.

    “헤클레인!”

    셰인은 투명화를 사용한 채 태운의 뒤로 돌아 들어갔다.

    그러나 셰인의 목소리는 태운의 측면에서 들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상대를 속이는 것을 잊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태운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이 그로우, 베지테이션 컨트롤.”

    태운은 아공간에서 돌검을 꺼내면서 뿌려두었던 광란의 씨앗 중 셰인에게서 가장 가까운 씨앗에 마법을 사용했다.

    콰가가각!

    “크읏! 이게 무슨….”

    광란의 씨앗은 미친 듯이 빠르게 자라나 셰인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리고 베지테이션 컨트롤로 인해 태운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광란의 줄기들은 셰인의 팔다리와 몸통, 목까지 전부 휘감았다.

    “아니, 잠깐….”

    “하나는 리타이어.”

    뚜두-둑.

    태운은 그대로 셰인의 목과 팔다리를 꺾어 버렸고 셰인의 몸은 그대로 축 처져 죽은 것처럼 보였다.

    “으아아아아!!!”

    그 모습을 본 헤클레인은 분노하며 남은 팔 하나로 태운을 공격했다.

    “멍청하긴.”

    서-걱!

    태운은 그런 멍청한 공격에 당해줄 리가 없었고 그의 남은 팔도 잘라 버렸다.

    “끄아아아아악!!!”

    헤클레인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고 태운이 그의 목을 치려는 순간.

    푸-욱.

    누군가가 검으로 태운의 등을 찔렀다.

    “무슨….”

    태운을 검으로 찌른 사람의 정체는 죽은 줄 알았던 셰인이었다.

    고개를 돌려 광란의 줄기가 있는 곳을 확인해 보았지만 녀석은 여전히 광란의 줄기에 사이에 끼어 죽어있었다.

    ‘육감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는데….’

    “크하하하하하!!!”

    그 순간, 헤클레인은 웃음을 터뜨렸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황한 태운을 발로 걷어찼다.

    “크웁!”

    “멍청? 멍청!!! 멍청하다니! 내가? 우리가?”

    헤클레인은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태운에게 소리쳤다.

    “정말 누가 멍청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웃기군.”태운은 녀석이 떠들어주는 사이 상황을 정리했다.

    ‘그때 김상연이 죽은 이후에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대원로에게 받았던, 인지를 뛰어넘는 사기적인 능력 덕분이지.’그들의 능력과 힘을 보면 고위 원로가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들도 대원로들에게 강력한 힘을 하사받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그걸 파악해야 한다.’

    태운은 이번 전투가 생각보다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도 애송이치고는 잘했다. 아주 재미가 없지는 않았어.”태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팩 인 디바인 포스로 몸을 회복하는 사이에 셰인은 광란의 줄기를 베어내고 죽어있던 자신의 사체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그 사체는 셰인의 몸에 빠르게 흡수되었다.

    “어딜 한눈을 팔아!”

    셰인의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그에게 집중하자 헤클레인이 갑자기 태운에게 달려와 주먹을 휘둘렀다.

    까-앙!

    태운은 녀석의 주먹을 급하게 막아냈고 그대로 날아가 착지했다.

    속도, 파워, 힘의 이동 모두 전과 똑같은 공격이었지만 전과 다른 게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녀석의 팔을 이루고 있는 물질이었다.

    헤클레인의 팔은 태운의 공격에 절단당한 곳이 강한 금속으로 구성된 팔로 회복되어 있었다.

    헤클레인이 자신의 팔을 바라보는 태운의 표정을 보더니 태운을 비웃으며 말을 꺼냈다.

    “내가 하사받은 힘은 숨길 것도 없지. 내가 위대한 대원로 쟝 님께 하사받은 능력은 ‘철혈(鐵血)’이다.”철혈, 직해를 하자면 철과 피를 뜻한다.

    전투를 하며 사용하는 무기와 흘리는 피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단어다.

    하지만 헤클레인의 입에서 나온 철혈이라는 단어는 그 뜻이 사뭇 달랐다.

    헤클레인이 말한 철혈(鐵血)은 말 그대로 철로 된 피라는 뜻이었다.

    “내 몸에는 피 대신 금속이 흐른다. 그리고 내 몸이 절단되었을 때 그 금속으로 된 피는 순식간에 잘린 부위의 모양을 재현해 회복할 수 있게 해주지.”

    “젠장….”

    그때 태운이 셰인에게서 잠시 눈을 떼었고 그사이 셰인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전과 달리 육감을 사용해도 그의 움직임을 느낄 수 없었다.

    “이런 씨….”

    셰인의 위치를 찾아내기 위해 육감에 신경을 집중하자 헤클레인이 다가와 주먹을 휘둘렀다.

    “크읏…!”

    “뭘 하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놈 마음대로는 안 된다!”태운은 헤클레인의 주먹을 피해내며 마법을 시전했다.

    “라바 스피어, 고정.”

    태운이 4개의 라바 스피어를 장전한 순간, 자신의 오른쪽에서 날아오는 칼날을 느낄 수 있었다.

    휘릭!

    태운은 급하게 녀석의 팔을 휘어 감은 후 그대로 헤클레인에게 집어 던졌다.

    태운의 판단은 아주 적절했다.

    셰인은 태운에게 잡힌 후 기척이 드러났고 헤클레인은 태운을 향한 공격을 멈췄다.

    잘못하면 셰인에게 공격이 적중할 수도 있었으니까.

    태운은 그대로 밀어붙이려 라바 스피어를 쏘아내면서 돌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헤클레인은 걸리적거리는 셰인의 멱살을 잡고 뒤로 던진 후 태운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쿵!

    푸푸푸푹!

    라바 스피어는 헤클레인의 가슴에 모두 박혔다.

    태운은 급하게 공격을 회수한 후 헤클레인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그 반발력 때문에 그대로 멀리 날아가 전투는 잠시 소강상태가 되었다.

    “내 기척은 대원로님들 수준이 되어야 느낄 수 있는데… 네까짓 게 잠깐이나마 느낀 걸 보니 탐지 계열 스킬 중 괜찮은 게 있나 보군.”셰인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다시 기척을 숨겼다.

    “후….”

    태운은 방금 공방에서 알아냈다.

    녀석이 기척을 잘 숨기는 것은 사실이나, 지금의 태운도 녀석의 기척을 감지해낼 수는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셰인을 헤클레인에게 던졌을 때 당황한 것을 보면 헤클레인도 셰인이 어디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즉, 녀석은 기척을 감지하는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는 뜻이었다.

    “인비저블 코트.”

    태운은 투명화 마법과 은신술을 사용해 기척을 감췄다.

    그러자 셰인이 태운을 비웃었다.

    “참으로 조잡한 기술이군! 내 완벽한 은신을 그딴 잡기술로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그런 생각한 적 없다.”

    태운은 적을 인정할 줄 안다.

    하지만 헤클레인과 셰인은 적을 인정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에서 오는 차이는 무시하지 못할 정도. 태운은 지금부터 그것을 몸소 증명해 보일 것이다.

    태운은 빠르게 헤클레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헤클레인도 태운이 자신에게 가까이 왔다는 사실은 알고 었지만 정확한 위치는 알지 못했다.

    “쥐새끼 같은 놈!”

    쾅!쾅!쾅!쾅!

    헤클레인은 태운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애꿎은 바닥만 난타했다.

    ‘그런 식으로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공격만큼 피하기 쉬운 공격도 없지.’태운은 그 안에서 헤클레인의 공격을 피하며 사고 가속을 사용했다.

    ‘염라의 검.’

    지옥의 칼날 폭풍을 검에 인챈트한 태운만의 마나 블레이드, 그것의 이름이었다.

    태운은 염라의 검에 오버 서플라이를 사용한 후 헤클레인에게 휘둘렀다.

    상반신을 날려 버릴 생각이었다.

    “야! 근돼!”

    그때, 셰인이 헤클레인의 팔을 잡아끌었고 태운의 공격은 적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헤클레인의 오른팔부터 가슴까지 날아가 있었다.

    태운의 공격이 끝나자 인비저블 코트가 벗겨졌고 태운의 모습이 헤클레인에게도 보이기 시작했다.

    “명줄이 생각보다 기네. 한 2cm 정도.”

    헤클레인은 처음으로 눈앞의 적에게 두려움을 느꼈다.

    태운은 차가운 눈빛으로 헤클레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음은 안 빗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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