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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107화 (107/379)

107화

강태운은 계속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마법으로 죄다 처리하며 나아갔다.

그렇게 10분 정도가 지나자 이윤호 헌터가 태운을 불렀다.

“그… 강태운 씨?”

“네? 왜 부르세요?”

“혹시 F급 헌터 맞으세요…?”

“맞아요. 슬프게도 F급 헌터네요. 헌터 등록 매뉴얼에 이상한 항목이 있어서….”

“예…?”

태운은 싸우거나 말을 하면서도 계속 육감을 활성화해 특별한 마정석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 주변의 마정석들이 씨가 말랐는지 특별한 마정석은커녕 일반 마정석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번 던전은 꽝인가…. 높은 등급의 던전을 가야 마정석이 많으니 특별한 마정석도 찾을 수가 있는데…. F급 헌터는 D등급 이상의 던전은 출입 허가가 되질 않으니…. 차라리 C급 던전까지 출입 가능한 명헌 익스퍼트 학생인 게 낫지….’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이의 신청한 게 받아들여져서 다음 주에 B급으로 승급시켜준다고 했으니…. 기다려봐야지.’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걸으니 어느 순간 보스룸에 도착해 있었다.

“이제 클리어하고 집에 갑….”

태운이 보스룸을 연 순간 안쪽에서 상당한 양의 마기가 흘러나왔다.

“하필 내가 가는 곳마다 이 녀석들이….”

태운은 세 명에게 솔리드 아머를 씌워주었다.

“입구로 달리세요!”

“예?”

“도망치라고!”

태운의 호통에 정신을 차린 셋은 그제야 달리기 시작했다.

‘일단 셋은 살리고 봐야지…. 살고 싶으면 따라오라고 했는데 죽으면 얼마나 억울하겠어.’태운은 셋이 어느 정도 멀어지자 보스룸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보니 왜 자신의 앞에 배반자가 나타났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내가 악운 타고나서 이런 우연을 겪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보면 운명이네. 3일 동안 날 따라다니더니 여기까지 따라온 거야?”

“뭐야, 알고 있었어?”

지금 태운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근 3일 동안 태운을 따라다니던 칠죄신교, 원로회의 벨이었다.

태운은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너무 따라다녀서 한적한 곳으로 유인해서 잡아보려고 했는데. 알아서 들어와줬네.”“흐…. 입도 센스 있게 털 줄 아네. 근데 김상연 그 자식이 그렇게 좋아할 만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일단 싸워봐야 뭐가 보이겠군.”벨은 오른팔의 붕대를 풀었다.

그의 오른팔은 본래 수십 개의 팔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팔 하나하나가 죄다 100kg 이상은 들 수 있는 괴력을 가지고 있다.

“크…. 너 많이 징그럽게 생겼다.”

태운은 어떻게든 여유로운 척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제대로 싸울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마정석도 넉넉히 챙기지 않았고 무기도 그냥 평범한 숏소드뿐이다.

‘젠장…. 방심했어….’

고작 E+급의 던전에 온다고 놀러 가는 심정으로 왔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태운은 앞으로는 어딜 가든 싸울 준비는 해놔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지금이 싸우지 못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야.’지금 주머니에 있는 마정석들을 모두 흡수하면 약 200,000 정도의 마나를 얻을 수 있다.

“배리어 소드.”

태운은 일단 배리어 소드를 사용해 숏소드의 길이를 익숙한 1.2m의 장검으로 만들었다.

‘하이 부스트.’

벨은 거대한 오른팔‘들’을 휘둘렀다.

서걱! 서걱! 서거거걱! 서걱!

태운은 벨의 오른팔들을 잘라내며 벨에게 접근했다.

‘이 녀석, 팔을 잘리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걸 보니 재생력이 뛰어난 것 같아.’태운의 추측이 맞다고 말해주듯 벨의 오른팔에서 실이 빠져나와 잘린 팔을 끌고 와 봉합했다.

“젠장…. 그럼 목도 회복할 수 있나 보자!”

태운은 벨의 오른팔이 회복되는 것을 보곤 바로 벨의 목을 잘라냈다.

“목도 회복할 수 있냐고? 당연한 거 아닌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회복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 없잖아?”

“칫...!”

태운은 자세를 바꿔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하지만 벨이 그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왜 네 턴만 있다고 생각해?”

꾸득…. 꾸드득….

벨의 거대한 오른팔이 점점 부풀어올랐다.

오른팔이 터질 것 같이 팽창한 순간.

부-웅!

폭발적인 속도로 날아온 벨의 주먹이 태운의 안면을 노리고 있었다.

태운은 그 공격을 어렵지 않게 피하고 이번엔 심장에 검을 찔러넣었다.

푸-욱!

“이번엔 심장이냐!”

퍼-억!

“크윽!”

벨은 왼주먹으로 태운의 안면을 가격했다.

태운은 순간적으로 반응해 얼굴에 하이 프로텍트를 세 겹이나 생성해 충격을 덜었다.

‘왼팔 힘도 괴물이잖아!’

태운은 공중에 뜬 상태로 날아갔고 벨은 그것을 노리고 오른팔을 휘둘렀다.

태운은 공중에 떠 있는 상태였기에 벨의 공격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마법을 하나 만들어냈다.

“전격, 스피어, 체인, 강화.”

태운은 체인이 달린 전격의 창을 만들어 쏘았다.

체인이 벨의 오른팔에 감긴 후 창이 벽에 박히며 그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근육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감전은 덤이었다.

“크으으윽!”

태운은 급하게 만든 마법으로 시간을 끈 덕분에 땅에 내려와 벨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후….”

“크윽….”

전투는 잠시 소강상태에 돌입했다.

‘마정석을…. 벌써 절반이나 사용해 버렸어….’‘강태운…. 무슨 임기응변으로 만든 마법 수준이 왜 이래….’태운은 요새 자신의 전투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항상 마정석을 듬뿍 가지고 다니니 위력만 생각하고 연비를 생각하지 않았다.

최근에 마르기가스를 만난 C급 던전인 우중충한 늪에서도 그랬다.

초반 전투에서 마나를 너무 많이 사용해 마지막 전투에서 전력을 쏟지 못했다.

지금도 똑같았다.

200,000이면 웬만한 각성자들보다 많은 마나양이다.

그것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는 것부터 태운의 마법은 연비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 내가 배가 불렀었구나.’

태운은 마정석의 마나를 흡수해 저장했다.

“전격, 화폭.”

태운은 오랜만에 화폭을 사용했다.

‘저녀석의 피부 자체는 강하지 않아. 화폭의 마나 파편들이 피부에 박히기만 하면 되니까 창 같은 걸 사용할 필요도 없었어. 대신 전격 마법에 힘을 조금 더 실어주면…. 연비는 훨씬 좋아진다.’

“크아악!”

‘전격 속성에 약하다? 아니면 물리적인 공격에 강하고 속성 공격에 약한 건가?’태운은 초심으로 돌아가 적을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적을 쓰러뜨릴 방법을 강구했다.

‘빙결, 화폭.’

태운은 이번에 다른 속성을 사용해 벨을 공격했다.

하지만 빙결 속성에는 벨이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장난치지 마라!”

부-웅!

태운은 하이 부스트를 사용한 후 벨의 공격을 피해냈다.

이번의 하이 부스트는 전신이 아닌 하체에만 사용해 마나를 아꼈다.

“화폭, 화염.”

이번에는 뜨겁게 타오르는 마나 파편들이 벨의 몸에 박혔고 굉장히 고통스러워했다.

태운은 이번 공격으로 알 수 있었다.

벨은 ‘열’을 발생시키는 속성을 가진 마법에 큰 데미지를 입는다는 것을 말이다.

“이 자식이…!”

‘사고 가속.’

태운은 사고 가속을 사용했다.

굉장히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벨의 주먹을 가볍게 피해내고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열에 약하면…. 녹여 버려야겠어.’

마나 소모가 큰 마법은 확실하게 적을 죽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있을 때 사용한다.

‘인페르노, 폭풍, 라바.’

그의 약점인 열이라는 특성을 더욱 살리기 위해 블레이드를 빼고 라바를 넣어보았다.

“지옥의 용암 폭풍.”

태운이 이 마법을 완성하자마자 사고 가속의 지속 시간이 끝났다.

“이런 미친….”

벨은 그 마법을 보고 외마디 욕설을 내뱉고는 사라졌다.

“죽은 건가…? 아니야…. 그냥 없어진 거다. 뭐지? 텔레포튼가?”태운은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동시에 안도감이 들었다.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뭐 일단은 살았으니 된 건가. 보스도 죽었겠다…. 던전이 닫히기 전에 나가야겠네.”태운은 그렇게 던전 밖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출구까지 약 10분 정도 남은 지점에서 피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보지 않아도 누구의 피 냄새인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그러게 누가 혼자 도망가랬나….’

태운은 그를 애써 무시하고 던전 밖으로 나왔다.

던전 밖으로 나오자 태운이 도망 보낸 3명의 헌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태운 씨! 무사하셨네요!”

“네, 다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강태운 씨는 그렇게 강한데 왜 F급….”

태운이 던전에서 살아나온 그들과 대화를 하고 있던 그때, 태운에게서 겨우 살아난 벨은 밀레와 함께 있었다.

“벨! 미친놈아! 내가 강태운이랑 싸우지 말랬지!”벨의 파트너인 밀레가 벨에게 격하게 화를 내고 있었다.

“김상연 그놈이 그렇게 관심 있어 하는데 어떻게 해. 궁금해 죽겠는데.”

“그러다 진짜 죽어! 미친놈아!”

“에이, 그래도 안 죽었으면 됐잖아.”

“나 아니었으면 진짜 죽었을 뻔했잖아! 미친놈아!”밀레는 미리 지정해놓은 3명의 사람들을 원하는 때 자신의 옆으로 데려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항상 자신의 재생 능력을 믿고 설치고 다니는 벨에게는 위험 감지 장치를 달아놓았다.

그가 위험을 느낄 때 불이 들어오고 밀레가 그것을 보고 벨을 옆으로 데려오는 것이다.

“하여간… 못 말린다니까. 그래서 어땠어? 강태운이라는 녀석.”

“흠…. 강하긴 했는데 뭔가 이상했어.”

“이상해?”

“나도 뭔지는 모르겠는데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음…. 일단 알겠어. 그리고 앞으로 일주일 동안 외출 금지야.”

“아….”

* * *

태운은 F급 헌터로 있는 동안은 던전 공략 활동을 하지 않았다.

E급 이하의 던전은 마정석을 구하는 데에도 비효율적이었고 태운이 전투 경험을 쌓을 수도 없었다.

어차피 일주일이 지나면 B급 헌터로 올라가니 그때 C급 던전에 들어가 마정석도 수급하고 전투 경험을 쌓을 것이다.

그때, 태운이 보던 TV 프로그램이 갑자기 꺼지더니 뉴스로 넘어갔다.

[현재 한국에서 A급 던전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한국 헌터 협회는 초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전국에 있는 C급 이상의 헌터들에게 소집령을 내리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A급 던전……?”

A급 던전은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3번밖에 발생하지 않은 던전이다.

지금까지 A급 던전은 미국, 중국, 러시아에서 한 번씩 있었고 그들은 국력을 모두 쏟아부어 A급 던전을 겨우 클리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그들에 비해 국가 규모도 작고 인구수도 적다.

한국 단독의 던전 공략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다행히 A급 던전은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는 데 1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국은 그 1년 동안 어떻게든 A급 던전을 공략할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만약 공략에 실패하고 1년이 지나 던전 브레이크가 터진다면 한국은 망한다.

“1년….”

태운은 1년이라는 시간에 집중했다.

뉴스에선 1년 동안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태운의 생각은 달랐다.

‘1년이면 충분하지.’

A급 중에서도 격이 다른 전대섭 수준의 헌터 세 명과 B급 헌터 100명만 있다면 A급 던전을 어렵게나마 클리어할 수 있다고들 한다.

‘전대섭 선생님, 허덕륜 선생님…. 이미 A급 최상위 두 명은 확보됐어…. 이제 1년 동안 내가 저만큼 올라가면 돼.’태운에게 확실한 목표와 데드 라인이 생겼다.

목표는 전대섭, 허덕륜 그리고 데드 라인은 1년 후, A급 던전이 터지기 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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