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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먹는 헌터-74화 (74/379)
  • 74화

    “아…. 그런….”

    “그자를 찾아 죽이면 아티팩트의 마기는 사라지고 1~2일에 걸쳐 본래의 성능으로 돌아올 거다.”정일준은 전대섭의 속 시원한 해답에도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을 지울 수 없었다.

    “저는 그 녀석을 추적할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간단하네. 잠깐….”

    전대섭은 팬과 종이를 꺼내 마법 수식을 적어 정일준에게 주었다.

    “이 마법을 사용하면 마기의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지금 한번 사용해보게.”

    “네, 감사합니다.”

    정일준은 바로 전대섭을 적어준 마법을 사용했고 아티팩트에 잔류해 있는 마기를 흔적으로 삼아 목표물을 추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일준이 눈을 뜨고 말했다.

    “강원도입니다. 강원도 산 중턱에 있는 숨겨진 동굴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강원도라…. 협회에 얘기를 해서 소탕하고 싶지만 지금 인원을 따로 뺄 만한 여유가 없을 게야. 나도 내일 당장 배반자 녀석들 때문에 싱가포르로 가야 해서 말이야.”홍대 테러 사건 이후로 배반자에 의한 크고 작은 테러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협회와 헌터 길드는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우리 학교 마스터 등급 학생 3명과 협회의 믿을 만한 헌터 한 명을 붙여주도록 하지. 직접 해결해 보는 건 어떤가.”정일준도 바라던 바였다.

    기사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아티팩트를 더럽혀놓은 녀석을 용서할 수는 없었다.

    “좋습니다. 언제쯤 출발하면 좋을까요.”

    “1시간 뒤, 내일 하루 공결로 처리해주마.”

    “예…? 내일은 명운전이….”

    “그들이 명운전이 끝났을 때도 그곳에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그들이 자신들의 본거지로 돌아간다면 그들을 잡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아티팩트는 완전히 오염당해 폐기처분 해야 할 수도 있다.”일리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강태운, 자네도 소탕 작전에 참여해라.”

    “음…. 알겠습니다.”

    태운은 기사단장인 정일준도 빠지는데 자신이 명운전에 참여하겠다고 빠진다고 말하면 그것도 모양이 빠지기에 순순히 승낙했다.

    애초에 배반자 소탕 작전에 흥미가 있기도 했으니까.

    “전 그럼 남은 시간 동안 명운전의 인수인계를 해놓겠습니다.”정일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에 태운도 연정아에게 말했다.

    “정아야, 내일 명운전은 네가 지휘해. 모르겠다 싶은 게 있으면 동연이 형이나 진영이 형한테 물어보고.”

    “알겠어.”

    연정아의 전력은 소탕 작전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피치 못할 상황에 연정아의 힘을 보이게 되면 연정아의 정체가 들킬 위험성도 생기니 그녀는 소탕 작전에서 제외하는 게 맞았다.

    “알겠어. 조심하고.”

    “조심할게. 내일 메달 많이 따놔.”

    “당연하지.”

    연정아와 태운은 그렇게 간단한 대화를 끝으로 헤어졌다.

    한 시간이 지나자 명운 헌터 아카데미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인 마스터 등급 학생 3명이 나타났다.

    그중 한 명은 굉장히 익숙한 사람이었다.

    “공전하 선배님, 안녕하세요.”

    “선배님은 무슨, 형이라 불러.”

    홍대 테러 사건 당시 태운과 같이 싸웠던 발도 술사 공전하였다.

    태운이 공전하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 다가와 태운의 어깨를 건드렸다.

    “그때 그 마법 배우고 싶은데 알려줄 수 있어?”

    “무슨 마법….”

    “그때 A급 두 명 갈아 버렸다는 폭풍 마법.”

    “아…. 그 마법…. 근데 누구세요?”

    “마이클이야. 홍대 테러 사건에서 찬영이랑 같이 싸웠었어.”

    “아, 안녕하세요.”

    “그래서 그 마법 알려줄 수 있어?”

    “음….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근데 이거 쉽지는 않은 겁니다.”“당연하지. 그 정도 위력의 마법을 쉽게 쓸 수 있을 리는 없으니까.”마스터 등급에서 지원 온 나머지 한 명은 거인화를 사용하는 조강현이었다.

    “근데 동굴 안에서 거인화 사용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야 마스터키, 나한테 거인화만 있는 게 아니야.”태운은 그들과 오랜만에 수다를 떨었다.

    그러고 있으니 정일준이 들어왔다.

    “여, 기사단장, 오랜만이네.”

    “오랜만입니다. 저 때문에 이런 위험한 일에 끼게 해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상관없어. 이거 아니었어도 어디 테러 진압에 투입됐을 테니까.”

    “감사합니다.”

    정일준도 익스퍼트 1위답게 마스터 등급의 학생들과 구면인 듯했다.

    그렇게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문을 열고 협회 소속의 헌터 한 명이 들어왔다.

    “태운아, 오랜만이다. 그때는 스타지에르였는데 지금은 익스퍼트네?”

    “김현우 헌터님…?”

    “누구셔? 아는 사람이야?”

    전대섭이 말했던 믿을 만한 헌터는 명운 던전 사건 때 태운 조의 교관을 맡았던 C급 헌터 김현우였다.

    “C급이라니 이제 B급이야. 다시 승급했거든.”김현우 헌터의 실력은 태운이 직접 봐서 알고 있었다.

    화력에 치중한 고위력의 공격을 구사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섬세한 단검 컨트롤로 적의 급소를 공격하는 아주 노련하고 세련된 공격 스타일의 소유자였다.

    어찌 됐든 그의 실력이 아주 믿음직하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김현우는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말을 이어나갔다.

    “이 소탕 작전의 지휘는 내가 맡기로 했다. 다들 상황은 들었을 테니 생략하고 작전을 설명하도록 하겠다.”모두 하던 말을 멈추고 김현우 헌터의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진형에 대해 의논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김현우 헌터는 전달받은 그들의 스탯을 담은 서류를 꺼내서 읽었다.

    “여기서 메인 탱커를 맡을 만한 스펙은…. 조강현밖에 없는 것 같고 서브 탱커는 정일준이 맡아줘야겠다.”

    “알겠습니다.”

    김현우는 둘에게 역할을 할당하고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렸다.

    “웨퍼가 조금 부족한 조합이다. 강태운을 리프렉터로 쓰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원거리 공격이 너무 약해져.”

    “두 개 다 할 수 있습니다.”

    태운의 실질적인 마나량은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마정석의 양만큼이다.

    마정석만 바닥나지 않으면 무한정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태운의 메테리얼은 11개.

    평균 3~5개 정도의 메테리얼을 다루는 다른 웨퍼들의 역할을 하면서 리프렉터의 역할도 할 수 있다.

    “버퍼도 제가 맡겠습니다.”

    “그때 네 능력을 보긴 했지만 가능하겠어? 이번 작전은 저번 F급 던전과는 차원이 다를 거야.”“가능할 겁니다. 아까 깃발 빼앗기 종목에서 4명한테 버프를 주면서 저와 호각으로 싸웠거든요.”“흠…. 일단은 맡기고 무리라고 판단되면 바로 웨퍼 역할만 할당하겠다.”정일준의 도움으로 태운은 3가지 역할을 동시에 부여받을 수 있었다.

    “나머지는 전부 조강현을 중심으로 전선을 맡는다. 정일준은 후방으로 진입해서 공격해오는 적들을 집중해서 막아주면 된다.”

    “알겠습니다.”

    “그럼 나머지 작전은 이동하면서 설명하겠다.”김현우를 따라 밖으로 나가니 전대섭이 준비해놓은 차량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시간은 11시. 3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고 3시에 돌입할 거다.”김현우는 차에 타고 작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작전은 심플했다.

    그 동굴은 입구가 둘이고 한쪽은 돌입함과 동시에 폭파시켜 막을 것이라고 한다.

    탈출을 막음과 동시에 시선을 돌리는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진입한 이후로는 더 단순했다.

    보이는 배반자들을 모두 죽이는 것.

    “그래도 생포는 작전에 없어서 다행이네.”

    “배반자 놈들 생포가 쉬운 것도 아니고 우리한테 맡길 리가 없지.”“날고 기는 현직 헌터들한테도 생포는 쉬운 게 아니잖아.”다들 차량에 탑승하자 운전석에 누군가가 올라탔다.

    거기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익숙한 얼굴이었다.

    “허…덕륜 선생님?”

    “엉야, 다들 오랜만이구나.”

    “선생님이 여길 어쩐 일로 오셨어요?”

    허덕륜은 운전석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메면서 말을 이었다.

    “전대섭 선생님이 나에게 부탁하더구나. 운전을 해줄 만한 사람이 없다고 말이야. 시간도 널널하고 심심하기도 하니 나왔다.”

    “아…. 그러셨구나….”

    “오랜만입니다! 선생님!”

    허덕륜은 현재 마스터 등급의 학생들이 스타지에르 등급에 있었을 당시 그들을 가르쳤었다.

    그는 나름 인기 있던 교사였기에 마스터 등급 학생들은 그를 매우 반가워했다.

    “하고 싶었던 말들은 가는 길에 말하자꾸나. 일단 출발해야지.”허덕륜은 그 말을 한 직후 시동을 걸고 악셀을 밟았다.

    * * *

    소탕 개시 3분 전

    “너무 긴장하지 말고 잘하고 오려무나. 나는 여기서 기다릴 테니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돌아오고.”

    “알겠습니다.”

    모두 검은 옷으로 갈아입고 어둠 속에서 개시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동굴 입구에 두 명이 경비를 서고 있다.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고 진입한다.”

    “누가 할까요?”

    “내가 하겠다.”

    김현우는 경비 둘을 동시에 아주 조용히 처리할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남은 시간을 체크하고 천천히 움직였다.

    “5초.”

    그는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 양손에 쥐었다.

    “3초.”

    손에 있는 단검을 던질 준비를 한 상태로 기다리다가.

    “1초.”

    퍼-엉!

    “뭐야!”

    “동쪽 문에서 폭발 소리가 들…. 크억!”

    김현우는 폭발 소리에 그들의 주의가 흩어졌을 때를 노려 그들의 목에 단검을 꽂아 넣었다.

    여전히 깔끔한 실력이었다.

    “죽었습니다.”

    “여기도 죽었습니다.”

    공전하와 정일준이 각각 한 명씩 맡아 그들의 생사를 확인했다.

    그리고 정일준은 천리안으로 동굴 안쪽을 보더니 말했다.

    “한 명 더 옵니다.”

    “숨어.”

    김현우의 한마디에 모두 미리 짜기라도 한 듯 순식간에 기척을 감췄다.

    “동쪽 입구에서 폭발이…. 크어억….”

    입구에서 가장 가까이 숨었던 태운이 창을 뽑아 그의 목을 관통했다.

    그리고 그의 어깨를 잡고 창을 반대쪽을 확 꺾어 그의 목을 비틀어 버렸다.

    “이건 볼 것도 없이 즉사네.”

    이미 한번 배반자들에 의한 비극을 본 태운이다.

    손속에 자비를 둘 이유가 없었다.

    “조강현, 먼저 진입한다.”

    김현우는 조강현을 앞세워 동굴로 진입했다.

    “누구냐! 크억!”

    “거인화”

    조강현은 동굴의 크기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팔을 거인화하여 마인의 목을 잡고 으스러트렸다.

    “이제 조용히 처리할 필요 없다!”

    김현우는 단검 8개를 공중에 던지고 마력 실을 활용해 단검을 휘둘렀다.

    ‘관찰.’

    태운은 더 강해진 것 같은 김현우의 상태창을 관찰했다.

    김현우 (LV.64)

    마나량: 500,000

    체력(60+40) 근력(74+40) 민첩(83+40) 유연성(52+20) 지력(38+15) 감각(12+5)

    특성

    정의의 파동(LV.M)

    스킬

    상급 대인 단검술(LV.M)

    마력 실 조종(LV.3)

    상급 검술(LV.6)

    …….

    태운은 그의 상태창을 보고 그가 더욱 강해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의의 파동(LV.M)

    정의의 파동: 악인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으며 악인과 같은 장소에 있을 때 그 장소와 상황, 모든 것이 악인을 죽이려 든다. 악인과 싸울 때 능력치가 대폭 상승한다.

    [현재 김현우의 특성 ‘정의의 파동’이 매우 활발하게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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