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
64화 슈퍼바이저
프레퍼 타운 상황실. 재훈이 원웅에게 말했다.
“위에 식물공장 연구소의 장비들 중에서 사용 가능한 것들을 가지고 내리고 와야겠어요. 그것들을 다시 재정비해주세요.”
“쓸 만한 것들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군요.”
재훈이 뭔가 생각난 듯 정욱에게 물었다.
“정욱 씨, 슈퍼바이저는 어떻게 움직이게 돼요? 제 예상에는 전파로 움직일 것 같은데?”
“맞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펩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능은 전파로 명령을 받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재훈은 대균에게 물었다.
“대장님, 혹시 가지고 있는 장비 중에 재머[1]가 있나요?”
『각주[1] 재머: jammer. 통신이나 레이더 체계의 사용을 방해, 제한시키는 장치.』
“예, 배낭 형태로 된 재머가 있습니다. 반경 3km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그 정도면 됐어요.”
재훈은 이번엔 강은탁 박사에게 말했다.
“아버지, 이곳에 실험용 펩스가 몇 개 있어요. 그중 하나를 증폭 신호기로 개조해 주세요.”
“알았다. 그런데 정말 그 슈퍼바이저란 변종을 잡을 셈이냐?”
“예. 그놈을 잡아서 분석하면 뭐라도 나오겠죠.”
핑크레드가 재훈에게 물었다.
“그래서 작전은 어떻게 되는 거야?”
“우선 여기가 아닌 장소에 펩스 증폭 신호기로 구조 요청 신호를 보낼 거예요. 그걸 확인하려면 분명 슈퍼바이저를 보낼 거예요. 놈이 나타나면 재머로 전파방해를 한 후 납치하는 거죠.”
“말은 쉬운데, 우선 작전을 펼칠 장소까지 이동하는 것도 문제야.”
“이제 우리도 뭔가 이동 수단을 확보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어차피 식물공장 연구실에 장비들을 확보하러 올라가야 하니까, 그때 쓸 만한 차량이 있는 지 확인해 보도록 해요.”
기룡이 일행들에게 개인용 무전기를 던져주며 말했다.
“그럼 다들 준비하고 올라가 보자고!”
재훈 일행은 해치를 열고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지상으로 올라갔다. 대균이 무전으로 말했다.
“변종들도 많이 없습니다. 다른 곳으로 대부분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룡이 무전을 듣고 재훈에게 말했다.
“여긴 먹을 게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갔겠지?”
“아마도요.”
재훈 일행은 식물공장 쪽으로 다가갔다. 몇몇 변종들이 있었지만 가볍게 총으로 제압했다.
두두두두!
변종들이 쓰러지자 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대균이 말했다.
“클리어! 다들 진행하세요.”
연구실에 다다르자 원웅은 대원들과 함께 쓸 만한 장비들이 있는지 확인했다. 재훈이 대균에게 말했다.
“저는 여기서 원웅 씨랑 장비들을 확인할 테니까, 주변에 쓸 만한 차량이 있는지 찾아주세요. 되도록 큰 차가 좋아요.”
“알았어요.”
대균은 몇몇 대원들을 이끌고 식물공장 근처 도로에 차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대균 일행이 버스 한 대와 RV 한 대를 끌고 왔다. 재훈이 대균과 함께 차들을 확인했다.
“꽤 괜찮은 차들이네요. 파손된 부분도 많지 않고.”
“이제 이 차들을 어쩔 셈입니까?”
“이 차들에 방탄판을 붙였으면 하는데, 가능할까요?”
“가능할 겁니다. 방탄판도 꽤 있으니 작업해 보도록 하죠. 그나저나 이 차량들을 보관하는 게 문제군요.”
“식물공장 주차장 입구 근처에 진지를 구축하는 건 어떨까요?”
“우선 그렇게 해 보죠. 정 위험한 상황이 펼쳐지면 대원들을 프레퍼 타운으로 복귀시키면 되니까요.”
곧 대원들이 프레퍼 타운에서 진지를 구축하기 위한 장비들과 방탄판을 가지고 올라와 작업을 시작했다. 재훈이 대원들과 버스에 방탄판을 붙이고 있는데 핑크레드가 다가와 작업을 보며 감탄을 했다.
“오, 탱크나 장갑차만은 못하겠지만 생각보단 쓸모 있겠는데?”
“유용하게 쓰일 거예요. 모터 파워도 꽤 올려놨어요.”
“이번 작전에 성과가 좋아야 할 텐데.”
“그래야죠.”
재훈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듯 보였다.
작전 당일. 출발 준비 전에 상황실에서 브리핑이 열렸다. 대균이 말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슈퍼바이저가 나타나면 재머를 이용해 전파방해를 해서 놈이 멈추게 하고, 전파가 차단되는 특수 캐리어에 담아 생포해 오는 것이다. 다들 단단히 조심하길 바란다!”
대원들이 장비 점검을 시작했다. 젤리가 재훈에게 다가왔다.
“항상 조심해요. 재훈 씨.”
“알았어요. 그나저나 젤리 씨도 할 일이 있어요.”
“뭔데요?”
“우리가 슈퍼바이저를 잡아오면 분석을 해야 하니까 원웅 씨를 도와서 위에서 가져온 장비들을 세팅해줘요.”
“알았어요.”
성규와 퍼시도 걱정이 됐는지 재훈에게 다가왔다. 재훈이 퍼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성규가 바운서를 건네주며 말했다.
“바운서를 슈퍼바이저 머리 근처에 갖다 대면 펩스가 정지하도록 세팅했어요. 생포할 때 도움이 될 거예요.”
재훈이 바운서를 받아 들며 말했다.
“고마워. 유용하게 쓰이겠어. 성규도 원웅이 아저씨랑 강박사님이랑, 젤리 누나 도와서 장비를 세팅해줘.”
“예. 꼭 무사히 돌아오셔야 해요.”
“알았어.”
퍼시도 잘 갔다 오라는 듯 짖었다.
“멍멍!”
재훈은 웃으며 장비를 들고 밖을 향해 나갔다. 재훈 일행은 방탄판으로 무장된 버스와 RV를 타고 작전 지역인 용인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가던 기룡이 재훈에게 말했다.
“강 형사, 그런데 왜 이번 작전지역이 용인에 있는 워터 파크인 거야?”
“우선 저희 프레퍼 타운에서 떨어진 곳이어야 했고요, 무엇보다 그곳만큼 우리가 몸을 숨기기 좋은 곳도 없어서예요. 가운데 대형 파도 풀 근처에 증폭 신호기를 설치할 거고, 만약 놈들이 나타난다면 가운데로 몰아서 공격하기가 쉽죠.”
“지역상 유리하다는 건가?”
“예. 무엇보다 제가 어릴 때 많이 가본 곳이라 내부를 속속들이 잘 안다는 점도 이점이라면 이점이고요.”
그때 앞을 보던 대원이 소리쳤다.
“변종들이다!”
대원들은 창문을 열어 소총을 조준했다. 대균이 운전을 하던 대원에게 말했다.
“그냥 몸체로 밀어붙여봐. 총알도 좀 아껴 볼 겸.”
“예!”
대원은 버스를 더 가속시켰다.
쿠쿠쿵!
변종들이 버스 바깥에 설치된 방탄판에 부딪히자 하나둘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대균이 재훈에게 말했다.
“거의 장갑차 같군요.”
“다행이네요. 쓸 만하게 개조가 돼서.”
재훈 일행은 큰 전투 없이 목적지인 워터 파크를 향해 갔다.
워터 파크에 도착한 일행들은 파도 풀 중앙에 펩스를 개조한 증폭 신호기를 설치하고 서둘러 주변 곳곳에 매복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끝났을 무렵 재훈 옆에 있던 핑크레드가 갑자기 피식 웃었다. 재훈이 궁금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왜요? 무슨 웃긴 일이라도 있어요?”
“아니야.”
“아니긴요, 뭔데요? 같이 웃어요.”
잠깐 눈치를 보던 핑크레드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니, 만약에 말이야 김 형사가 살아 있었으면 이런 긴장된 상황에서도 분명히 ‘아, 이런 워터 파크는 늘씬쭉쭉빵빵한 비키니 입은 여자랑 와야 되는 곳인데.’라며 농담을 했을 거 같아서.”
그말을 듣고 잠시 생각을 하던 재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말 그랬을 거 같네요.”
“아직 많이 생각나지? 김 형사 말이야.”
재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예. 가끔은 당장이라도 옆에 나타날 것만 같아요.”
“그럴 거야.”
그때 대균이 재훈에게 다가왔다.
“준비 다 됐어요. 이제 증폭 신호기로 구조 신호를 보낼 테니 기다려 보도록 해요.”
“예.”
이틀이 지났다. 밤인데도 폭염에 대원들 대부분이 지쳐가고 있었다. 핑크레드가 이마에 땀을 닦으며 말했다.
“아, 정말 덥네. 시원한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재훈이 워터 파크 구석에 한 매점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매점에서 팔던 아이스크림 정말 맛있었는데.”
“그래, 바닐라 초코! 기억난다.”
기룡이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자꾸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더 생각나잖아. 정말 덥네.”
재훈이 기룡의 티타늄 의수를 살짝 만져보며 말했다.
“팔이 뜨끈뜨끈 하네요.”
“그래, 이 쇠 팔이 왠지 더 덥게 느껴진다고.”
그때 입구 쪽 대원이 무전을 보냈다.
“뭔가 다가옵니다!”
대균이 무전으로 말했다.
“놈들인가? 규모는?”
“대략 100여 명 정도는 돼 보입니다.”
핑크레드가 무전으로 말했다.
“변종들 100여 명 정도야 총으로 갈기면 되니까 식은 죽 먹기지.”
그때 입구의 대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무전을 날렸다.
“놈들이 오기는 하는데 변종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대균이 깜짝 놀라며 무전을 했다.
“뭐? 자세히 말해봐.”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부분이 슈퍼바이저인 듯합니다!”
핑크레드가 깜짝 놀라며 재훈에게 말했다.
“제기랄, 납치해야 할 대상은 많아져서 좋구만!”
대균이 무전으로 전 대원들에게 말했다.
“다들 적외선 안경 착용하고, 각자 위치에서 사격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대기해!”
다들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슈퍼바이저 100여 명이 무장을 한 채 워터 파크 입구를 통해 들어와 파도 풀 쪽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눈에는 적외선 안경이 씌워져 있었다.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던 대균이 무전으로 말했다.
“적들도 적외선 안경을 장비하고 있다. 다들 조심하도록 해.”
과감하게 파도풀 쪽으로 온 슈퍼바이저들은 한가운데 놓인 펩스 증폭 신호기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슈퍼바이저들이 다 파도 풀로 들어온 것을 확인한 대균이 재훈에게 무전을 날렸다.
“강 형사, 어떡하죠? 생각보다 슈퍼바이저들이 많은데.”
“일단 재머를 가동시켜보죠.”
잠시 심호흡을 한 대균이 무전에다가 외쳤다.
“재머 가동! 가동 후에는 무전이 불통이 될 테니까 다들 유의하도록!”
대원 하나가 재머를 가동시켰다.
지잉!
대원들은 전부 바짝 긴장을 하며 상황을 주시했다. 슈퍼바이저들은 마치 얼음이 된 듯 곧 움직임을 멈췄다. 핑크레드가 그 장면을 보며 재훈에게 말했다.
“뭐야, 생각보다 상황이 쉽게 되어 버렸잖아?”
그때였다. 갑자기 슈퍼바이저들이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워어어어어어…”
그리고는 곧 온몸이 탈골이라도 된 듯 기괴한 몸 움직임을 보이더니 날뛰기 시작했다. 핑크레드가 깜작 놀라며 말했다.
“뭐야? 저 새끼들 전파가 막혔는데도 움직일 수 있는 거야?”
곧 슈퍼바이저들은 코를 킁킁 거리며 미친 듯이 대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대균이 소리쳤다.
“전원 사격!”
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
대원들의 총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슈퍼바이저들은 마치 변종들이 그랬던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대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너무 빠른 움직임에 대원들이 당하기 시작했다.
“악!”
대원 하나에 슈퍼바이저가 달려들어 물어뜯기 시작하자, 곧 수많은 슈퍼바이저들이 달려들어 같이 물어뜯었다.
“이런 미친놈들아!”
기룡이 소리를 지르며 사격을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
핑크레드 앞에 한 슈퍼바이저가 달려들었다. 달려들다가 벗겨졌는지 놈의 눈에는 적외선 안경이 없었다. 그러나 놈은 코를 킁킁 거리며 곧 정확하게 핑크레드가 있는 쪽으로 달려들었다. 핑크레드는 재훈과 함께 놈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두두두두두두!
두두두두!
놈은 총을 여러 발 맞고도 미친 듯이 뛰어왔다. 재훈은 유탄을 장전해 발사했다.
슈웅!
펑!
놈은 곧 유탄을 맞고 화염에 휩싸였다. 핑크레드가 재훈에게 물었다.
“방금 그 자식 적외선 안경이 없었는데도 어떻게 내 쪽으로 달려 든거지?”
재훈은 다른 슈퍼바이저를 살피기 시작했다. 몇몇 적외선 안경이 벗겨진 놈들이 달려들면서 유난히 코를 벌렁거리고 있었다. 재훈이 그걸 보고 핑크레드에게 말했다.
“냄새요! 냄새를 맡는 거예요!”
“뭐? 냄새?”
“예! 아무래도 놈들은 후각이 발달되어 있는 것 같아요!”
곳곳에서 대원들이 슈퍼바이저들에게 당해 쓰러지고 있었다.
“아악!”
“살려줘!”
혼란한 틈 속에 대균이 재훈이 있는 쪽으로 달려와 말했다.
“전파를 차단했는데 저렇게 변하다니, 어떻게 된 걸까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전파가 차단되면 변종들처럼 변하게 되어 있나 봐요!”
“이러다 다 죽겠습니다! 어떡하죠?”
재훈이 갑자기 워터 파크 가운데 높은 곳에 있는 워터 봅슬레이를 보며 외쳤다.
“다들 저쪽으로 올라가요!”
대원들은 그 말을 듣고 워터봅슬레이를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곧 그들의 뒤를 슈퍼바이저들이 덥쳐왔다.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악!”
“저리 가! 악!”
대원들이 죽을힘을 다해 달려가고 있는 그때, 하늘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쏴아아아!
재훈이 워터봅슬레이에 막 도착했을 때쯤 갑자기 핑크레드가 빗물에 넘어지고 말았다. 슈퍼바이저 한 놈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핑크레드에게 날아왔다. 재훈은 재빨리 자기 몸을 날려 개머리판으로 슈퍼바이저를 쳤다.
퍽!
재훈은 동시에 놈과 함께 바닥으로 굴렀다. 재훈이 바로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놈이 입을 크게 벌리며 재훈의 얼굴을 물려고 했다.
딱!
둔탁한 소리가 나며 놈은 이빨이 부러진 채 무언가를 물고 있었다. 그것은 기룡의 티타늄 팔이었다. 기룡이 팔로 재훈이 물릴 뻔한 걸 막은 것이었다. 기룡은 놈을 발로 차 넘어뜨린 후 총을 발사했다.
두두두두!
놈이 죽자, 기룡은 재훈을 일으켜 주며 말했다.
“놈의 이빨이 내 쇠 팔까지는 뚫진 못하네! 어서 뛰자고!”
“예!”
재훈은 고맙다는 말을 할 겨를도 없이 뛰기 시작했다.
남은 대원들이 26m 높이의 워터봅슬레이에 거의 다 올라왔을 때 재훈이 맨 뒤에 올라오던 대균을 향해 소리쳤다.
“대장님! 유탄으로 계단을 날려버려요!”
대균은 곧 유탄을 장전해 계단을 향해 발사했다.
펑!
커다란 소리를 내며 계단이 사라지고 말았다. 대균이 올라와 재훈에게 말했다.
“이젠 어쩌죠?”
재훈이 고민을 하며 아래를 보자 슈퍼바이저들이 밑에서 올라오지 못해 안달들이었다. 그 장면을 본 핑크레드가 말했다.
“저 자식들 그나마 하늘을 날지 못해서 다행이네.”
재훈이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방탄복을 벗더니 안에 있던 티셔츠를 벗었다. 핑크레드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강형사! 뭐해? 여기서 정말 물놀이라도 할 생각이야?”
재훈은 옆에 있던 대원들에게 말했다.
“티셔츠 좀 벗어 봐요.”
대원들은 조금 당황하면서 티셔츠를 벗어 주었다. 재훈은 그 티셔츠들을 대충 묶어 덩어리로 만든 후 대원들에게 말했다.
“제가 이걸 슬라이드를 통해 아래로 내리면 아마 놈들이 모여들 거예요. 그때 집중적으로 사격하세요! 대신 한 두 명 정도만 남겨 놓으시고요.”
재훈은 곧 티셔츠 뭉치를 슬라이드를 통해 아래로 내려 보냈다. 잠시 후, 티셔츠 뭉치가 내려가자 슈퍼바이저들은 코를 벌렁 거리며 그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재훈이 외쳤다.
“지금이에요! 사격!”
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
모여들었던 슈퍼바이저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두두두!
두두두!
잠시 후, 총소리가 사라지고 밑을 보니 한 명의 슈퍼바이저만 남기고 모두 쓰러져 있었다. 재훈이 말했다.
“자, 이제 내려가서 저 놈을 생포하죠!”
대원 중 한 명이 슬라이드 아래를 보며 말했다.
“저 실은, 이런 무서운 걸 안 좋아해서 타본 적이 없는데요.”
재훈이 대원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려면 어쨌든 한 번은 타야 해요. 힘내요.”
슬라이드는 마치 방학 시즌에 개장한 것처럼 소나기로 인해 물이 신나게 흘러 내려가고 있었다. 재훈과 기룡이 먼저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갔다.
쫘아아아악!
밑으로 내려가자마자 슈퍼바이저가 달려들었다. 기룡이 예상했다는 듯이 왼팔로 놈의 얼굴을 가격했다.
퍽!
슈퍼바이저가 쓰러지자 기룡이 놈의 몸 위로 올라타 제압하며 재훈에게 외쳤다.
“강 형사! 지금이야!”
재훈은 재빨리 바운서를 꺼내 슈퍼바이저의 머리에 갔다 댔다.
“으으…”
슈퍼바이저는 괴성을 내더니 곧 움직임을 멈췄다. 대원들이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고, 핑크레드가 재훈에게 다가와 말했다.
“성공이야?”
재훈이 슈퍼바이저를 살피더니 말했다.
“성공인 것 같아요.”
대원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재훈이 말했다.
“자, 다들 집으로 돌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