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지털 키스-10화 (10/119)

# 10

10화 명문대 입장권

작은 카페. 구석진 자리에 재훈과 태현이 맞은편에 앉은 남자아이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혀를 굴려 맛을 음미하고 있었다. 재훈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너 이름이 뭐랬지?”

“정우찬요.”

“그래 우찬아, 올해 고3이라고 했지?”

“예.”

“근데 너, 어떻게 펩스를 갖게 된 거니?”

“그건, 절대 말 못 해요.”

“물론 선뜻 말하긴 어렵겠지. 시술은 어떻게 한 거니? 잘못하면 너네 부모님까지 아주 곤란해질 수 있어.”

“전… 아무것도 몰라요. 그냥 시키는 대로 한 거뿐이에요.”

“그래? 누가 시켰는데?”

“…”

“혹시, 부모님이니?”

“…”

“너, 바른대로 말해. 안 그러면 큰일 난다. 몇 살 때 펩스 달았니?”

“열일곱 살 때요.”

태현이 물었다.

“너, 그럼 대입 때는 어떻게 하려고 했어? 분명 고사장 입구에서 감지장치에 바로 걸릴 텐데.”

“엄마가 걱정할 거 없다고 했어요. 그냥 들어가면 된다고…”

“그냥 들어가신다…”

“저, 오래 못 있어요. 엄마가 학원 안 가면 금세 알아요.”

“그렇겠지…”

재훈은 우찬에게 명함을 주며 말했다.

“나중에 아저씨가 전화 한 번 할 건데, 그때 몇 가지만 더 대답해줘.”

“그럼… 저 지금 가봐도 되는 거예요?”

“그만 가봐.”

“알았어요. 그럼 가볼게요, 커피 잘 마셨어요.”

우찬은 일어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급히 카페를 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던 태현이 재훈에게 말했다.

“쟤 그냥 보내도 돼? 잡아서 부모를 조사해야 하는 거 아냐?”

“저한테 생각이 있어요. 일단 보내요.”

“그나저나 미성년자한테 펩스라니… 그럼, 그 대입 비리 소문이 다 진짜네,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애들한테 몰래 펩스를 심어 두고 대입 시험을 보게 하는 거 같아요.”

“그거 완전 반칙이잖아! 야, 그러면 아무나 서울대 가겠다.”

“돈 있는 사람들만 가지는 인생의 치트 키인 거죠.”

“어쩐지, 있는 집 자식들이 공부도 잘하더라. 그나저나 말해봐, 어째서 쟤가 범인을 잡을 열쇠라는 거야?”

“제 추측이 맞다면, 애들이 꽂는 저 펩스는 뭔가 다를 거예요. 그걸 알아내면 분명 법인을 잡는 열쇠가 될 거예요.”

“그놈의 직감은…”

재훈은 병원에 있는 서 순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 순경, 몸은 좀 어때?”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서 순경, 혹시 말이야 본부에 있는 자료 좀 검색해 볼 수 있어?”

“여기 서요? 무슨 일이신데요?”

“혹시, 고등학생들한테 펩스를 심어서 대입에 통과시켰다는 이야기 들은 적 있어?”

“예, 있긴 하죠. 근데, 공식적으로 없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해도 뭐, 워낙 비밀스럽기도 하고, 또 고위층이 관련돼 있을 가능성도 있어서 아무도 건들려고 하질 않아요.”

“암튼 있다는 거 아냐? 뭐든 있으면 좀 모아서 보내줘.”

“예, 그럼 조 팀장님한테 부탁해서 정리해 볼게요.”

“어, 그래 부탁 좀 할게.”

며칠 후, 재훈과 태현은 우찬을 불러 안전가옥에 있는 원웅을 찾아갔다. 태현은 안전가옥의 위치가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차 유리에 블라인드를 작동시켜 밖을 볼 수 없게 해두었다. 안전가옥에 도착하자 재훈은 우찬을 안심시키며 말했다.

“이것만 니가 좀 도와주면 다신 귀찮게 안 할게.”

“정말요? 그럼 우리 부모님도 안 잡혀 가시는 거죠?”

“그래.”

잠시 후, 원웅이 있는 집 안으로 세 사람은 들어갔다. 우찬이 먼저 들어가자 태현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재훈에게 조용히 말했다.

“야, 어떻게 저런 대형 비리 사건 용의자와 부모를 니 맘대로 그냥 놓아주고 봐주고 그래?”

“쟤 부모님에 대해 신원 조회를 넣었는데요. ‘예외 신원 보호자’라고 뜨더라고요.”

“뭐? 그거 거의 대통령이나 측근 급 사람들한테만 있는 거잖아?”

“예, 저희는 절대로 못 건드리는 사람들인 거죠.”

“나 참, 골치 아프게 됐구만. 그나저나 서 순경은 뭐래?”

“저렇게 미성년자에게 몰래 펩스를 장착해 명문대에 보내는 것을, 업계 은어로 ‘입장권’이라고 하는 데, 건당 의뢰 비용이 최소 25억이 넘는 데요. 펩스가 원래 600만 원 정도 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돈이죠.”

태현이 눈이 똥그래지며 말했다.

“뭐? 명문대 입장권이 25억이야? 이야! 근데, 돈 있으면 나라도 사겠다. 야, 아무리 꼴통이래도 그것만 있으면 명문대든 뭐든 다 갈 수 있는 거 아냐?”

재훈이 원웅에게 말했다.

“원웅 씨 저 애 펩스를 두 가지로 분석해주세요.”

“어떻게요?”

“먼저 펩스가 뉴로해킹[1]이 되는지 시험해 주시고요, 그리고 ED가 깔려서 작동되는지도 시험해 주세요.”

『각주[1] 뉴로해킹: Neurohacking. 한 사람의 생각이 컴퓨터나 펩스에 업로드될 때 누군가가 그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것.』

태현이 놀라며 말했다.

“뭐? 그건 애한테 너무 위험 부담이 큰 거 아냐?”

원웅이 골똘히 생각하다 말했다.

“뉴로해킹은 저도 완벽하게 할 수는 없어요. 기본적인 해킹 프로그램을 심어서 제 컴퓨터로 업로딩이 되는지만 보면 될 거고… ED는 뭐, 가벼운 걸로 한번 심어보죠. 맥주에 취한 정도면 되지 않겠어요?”

우찬이는 의자에 앉아 전선이 연결된 헬멧 같은 기계를 머리에 썼다. 원웅이 말했다.

“꼬마야, 긴장하지 마라, 아프거나 이상한 게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곧 실험이 시작되고 원웅은 다섯 개의 모니터에 나오는 각종 자료들을 보며 키보드를 눌러대고 있었다. 잠시 후 원웅이 말했다.

“다 끝났습니다.”

재훈이 우찬에게 말했다.

“수고했어 우찬아. 이젠, 귀찮게 안 할게. 아까 타고 온 차를 타면 자율주행으로 집에 태워다 줄 거야. 그럼 잘 가고, 고맙다.”

“네, 안녕히 계세요.”

잠시 후 원웅과 재훈과 태현은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재훈이 원웅에게 물었다.

“어때요?”

“꼬마의 펩스는 셀트사의 ‘밀키웨이 SB-1’이 기초로 약간 개조가 되어 있었어요. 뉴로해킹은 시도해 봤는데 해킹 프로그램 자체가 실행되지 않았고 내부 백신에 의해 바로 차단이 되더군요. 그리고 ED도 바로 차단되었습니다.”

태현이 말했다.

“원래 ‘SB-1’은 해킹이 잘 안 되나요?”

“예. 사실 저희 같은 ED메이커들이 제일 꺼려하는 게 ‘SB-1’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SB-1’은 원래 강력한 보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SB-2’부터는 ED가 먹히기 시작하더군요. 사실 뭐든지 새로운 게 나올 때마다 업그레이드가 돼야 하는데, 이상하게 ‘밀키웨이’는 그렇지 않았어요.”

재훈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셀트사가 어떤 목적에 의해 일부러 ‘SB-2’부터는 해킹이 가능하게 했다는 소문도 있었죠.”

태현이 놀라며 말했다.

“일부러? 왜?”

“뭐, 이런저런 음모론들 있잖아요. 정부가 국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국가정보원 같은 데서 무작위로 펩스를 해킹할 수 있도록 셀트사에 명령을 했다는 거죠.”

“에이! 말도 안 돼. 국가가 국민들을 왜 감시해.”

“우리도 가끔 범인 잡을 때, 승인을 받아서 범인의 펩스 위치 추적을 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거랑은 다르지, 그건 단순 위치 추적인 거고.”

원웅이 말했다.

“그 간단해 보이는 위치 추적을 하는 것도 쉽진 않습니다. 펩스는 원 소유자가 아니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범인을 잡기 위한 위치 추적 시스템만은 예외로 심어둔 거죠. 일종의 ‘합법적인 범죄 해결용 해킹 프로그램’인 셈이에요.”

태현이 자기 머리를 만져보며 말했다.

“그럼 제 펩스에도 그런 ‘합법 해킹 프로그램’이 심어져 있다는 말이에요?”

“그렇죠. 소유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외부에서 위치추적을 가능하게 하려고 정부에서 법 조항까지 만들어 가며 만든 해킹 프로그램입니다. 덕분에 사고로 실종된 사람들도 찾아내곤 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왠지 소름 끼치네요. 내 머릿속에 그런 게 있다니…”

재훈이 말했다.

“우선 애들한테 펩스를 심어 준 놈부터 찾아야겠어요.”

“이거 쉽지 않겠는걸. 정말로 돈 많은 거물들이 이런 입시 부정을 저질렀다면 이걸 수사하는 거 자체가 우리한테 아주 위험할 수 있어.”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저번 사건의 범인은 오히려 이런 돈 많은 사람들의 자식들은 아예 건드리지 않고 있어요. 여태까지 놈의 범행 수법으로 볼 때 충분히 노릴만한 손쉬운 먹잇감인데도 말이죠.”

“그럼 혹시 범인도…”

“바로 그거예요. 이 애들 펩스는 그놈도 해킹이 불가능한 거예요. 그리고 이걸 잘 활용하면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는 거고요.”

“그래, 일리가 있어. 근데 뭐부터 해야지?”

“일단 블랙마켓에서 ‘밀키웨이 SB-1’을 거래하는 사람을 찾아야죠.”

“오케이! 그럼 출발해보자고.”

원웅이 말했다.

“당신들 지금 한 가지 잊은 거 같은데요. 지금 정직 중이라는 거.”

재훈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어떤 상황에도 우리는 낚시를 해야 되거든요.”

용산 전자상가 뒷골목. 노숙자들이 숙소로 이용하는 지하통로로 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가 긴장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며 걷고 있었다. 그때 맞은편에서 한 남성이 다가오고 있었다. 가죽 재킷의 남자가 손가락 세 개를 펴자 마주 오던 남자는 그냥 지나가 버렸다.

“아이 씨, 아닌가 보네.”

혼잣말을 한 남자는 주변을 또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또각 또각.

앞에서 섹시한 차림의 여성이 걸어오고 있었다.

“설마…”

가죽 재킷의 남자는 여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다시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였다. 그러자 여자는 주변을 살피더니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였다. 남자가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의외네요. 남자일 거라 생각했는데.”

“나한테 말 걸지 마세요. 주변에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요.”

“뭐 어때요, 노숙자들인데.”

“물건은 어디에 있어요?”

남자는 씩 웃으며 말했다.

“안전한 곳에 있어요. 위치는 디키[2]로 알려드리죠.”

『각주[2] 디키: 디지털 키스의 준말. 이 시대에는 보통 디키라고 말한다.』

여자는 똥 씹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에이 씨! 더럽게. 이딴 건 대체 누가 만든 거야?”

여자는 망설이다가 남자와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여자의 입에서 입을 땐 남자가 말했다.

“그 주소로 가면 물건이 있을 겁니다. 계좌에 잘 입금해 주시고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여자는 뒤돌아가며 바닥에 침을 뱉었다. 그런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남자는 신이 난 듯 말했다.

“예쁜 게 혀도 아주 달콤하네.”

남자는 담배를 하나 꺼내 불을 붙이려 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말했다.

“여긴 금연이야. 우리 생각도 좀 해줘야지. 담배 냄새 맡으며 자고 싶진 않다고.”

남자가 뒤돌아보니 노숙자가 서 있었다.

“인간 버러지 같은 노숙자 새끼 따위가 지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내가 담배를 피우던 말든 당신이 무슨 상관인데?”

남자가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 노숙자가 남자의 팔을 꺾어 뒤로 붙이더니 말했다.

“야! 노숙자는 뭐, 사람도 아니냐?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난 노숙자가 아닌데 말이지.”

노숙자가 스마트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선배, 중개인 한 놈을 잡았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어. 강 형사, 지금 간다.”

남자는 팔이 꺾인 채 말했다.

“뭐야? 당신 짭새야? 지금 금연구역에서 흡연 좀 했다고 이러는 거야? 이건 반칙이지! 뭔 수사를 변장까지 해가면서 해. 이거 봐, 이거 나 아직 불도 안 붙였어!”

“내가 지금 그깟 담배 때문에 잡은 줄 알아? 이렇게 감이 없나? 그러니까 잡히지.”

잠시 후 태현이 왔다. 재훈이 남자에게 말했다.

“좋은 말로 할 때 순순히 불어. 좀 전에 여자한테, ‘밀키웨이 SB-1’을 판 거지? 그 여잔 누구야?”

“무슨 말이야? 난 그냥 지나가던 여자 꼬셔서 키스만 한 번 해 본 거라고.”

“장난해? 아까 디키로 물건 위치랑 계좌번호를 전송한 거잖아.”

태현이 남자의 팔을 꺾으며 말했다.

“아! 아파! 경찰이 막 이래도 되는 거야?”

“경찰이 뭐? 나 원래 성질이 개 같아서 너 같은 놈들만 보면 팔이 아주 자동으로 올라가거든. 이번 기회에 왼손잡이로 만들어 줄까? 강 형사, 이놈 주민등록증 좀 꺼내봐.”

재훈이 남자의 주머니를 뒤져 지갑 안의 주민등록증을 꺼냈다. 태현이 그걸 보고 남자에게 말했다.

“그래 이용민 씨, 여자에게 물건 위치 전송했지?”

태현은 남자의 팔을 더 꺾기 시작했다.

“악! 맞아! 맞아! 디키로 위치 전송했어. 근데 그 여자는 정말 몰라. 모르는 여자야.”

“그럼 그 물건의 위치를 우리에게도 좀 전달해주지 그래. 나도 디키 있는데 키스를 하면 되나?”

태현이 남자에게 키스를 하려고 접근하자 남자가 소스라치게 질색을 하며 외쳤다.

“악! 하지 마! 하지 마! 용산역 간이 보관창고 28번. 비밀번호는 3137!”

태현은 씩 웃으며 남자를 놔줬다.

“땡큐! 나도 남자랑 키스하는 짓 따윈 안 해. 그리고 꺼져. 셋 셀 때까지 내 시야 안에 있으면 죽여 버릴 줄 알아.”

남자는 그대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태현이 말했다.

“저 놈 민증 번호 외웠지? 나중에 여차하면 소환하자고. 일단 보관함으로 뛰어가서 여자를 잡자.”

재훈과 태현은 용산역 보관함을 향해 뛰어갔다. 보관함 28번은 이미 비어 있었다. 재훈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미 찾아갔나 봐요.”

“그 여자 겁나 빠르네. 이제 어쩌지?”

“일단 주변을 뒤져 보죠.”

재훈과 태현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 기둥 뒤에서 몰래 쳐다보던 여자가 한숨을 쉬며 혼잣말을 했다.

“하마 터며 걸릴 뻔했네.”

여자는 주변을 살피며 그 자리를 떠났다.

다음날, 서울대학교 병원 제1센터 서 순경의 병실 안. 재훈과 태현이 와 있었다. 서 순경이 말했다.

“그래서 그 여자는 못 찾은 거예요?”

태현이 음료를 마시며 말했다.

“어, 그냥 펑하고 감쪽같이 사라졌더라니깐.”

재훈이 서류를 뒤져보다 말했다.

“이 자료로 보면 입시 비리가 굉장히 체계적인데요.”

“일부 애들은 중학교 때부터 펩스를 이식받는 것 같아요. 한 교통사고기록에 병원에 실려 온 중학생이 뇌출혈로 수술을 받았는데, 머리에 펩스가 심어져 있었다는 기록이 있었어요.”

“그 부모도 분명 처벌을 받지 않았겠지?”

“예. 그리고 대학입시는 대부분 평소 점수 50%, 대학 입학시험 50%로 점수를 평가하잖아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펩스를 사용하죠. 그리고 공부는 전문 중개인이 유명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펩스에 입력해주는 것 같아요. 공부 내용을 펩스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전문가들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입학 시험장의 감독관들이 분명 입구에서 펩스 감지 장치로 펩스를 잡아낼 텐데 그건 어떻게 하는 거지?”

“아마도 그 감독관들도 뭔가 사전에 청탁을 받는 거겠죠. 그리고 그 아이들이 20살이 되면 다시 새로운 합법적인 펩스로 교환을 하는 것 같아요. 불법 적인 펩스는 오래 쓸수록 들킬 가능성이 크니까요.”

태현이 과자를 먹으며 말했다.

“그놈의 명문대 때문에 그렇게 까지 한다는 게 웃기지 않아?”

재훈이 말했다.

“옛날부터 그랬잖아요. 그놈의 명문대, 명문대.”

“난 중고등학교 때 코피를 쏟아가며 공부했는데.”

“몰래 야동 보느라 그러신 건 아니고요?”

“뭐야?”

그때 재훈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보던 재훈이 놀라며 전화를 받았다.

“어, 우찬아 무슨 일이니?”

“아저씨, 죄송한데요.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돼요? 지금 어떤 아저씨들이 저를 납치하려고 해요.”

“뭐! 거기 어디야? 곧 갈게.”

태현이 놀라며 물었다.

“강 형사, 뭔데?”

“누군가 우찬이를 납치하려고 하고 있데요!”

재훈은 차를 길가에 세우고 급하게 골목으로 들어가며 우찬에게 전화를 했다.

“어, 우찬아. 무슨 건물? 그래? 그럼 움직이지 말고 거기 지하에 있어 다 왔으니까.”

재훈과 태현이 한 건물의 지하로 내려가자 우찬이 서 있었다. 재훈이 다가가며 말했다.

“우찬아 괜찮니? 다친 데는 없고?”

재훈이 우찬이에게 다가가는데 뒤에서 총을 든 한 무리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그중 한 남자가 말했다.

“허튼짓하면 죽는다.”

그때 뒤에서 양복을 빼 입은 남자가 걸어와 우찬이를 총을 든 남자들의 뒤로 보냈다. 그리고 재훈과 태현을 향해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우찬이 아빠입니다.”

재훈과 태현은 놀라서 그 남자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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