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장 #
보라디옷과의 협상은 쉽지 않았다. 그는 이사진이었고, 걸맞은 자존심과 실력이 있었다. 마법 도구가 편리하고 좋다지만, 쉽사리 원한다고 표현할 존재는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여느 난쟁이들과 같이, 광물의 성질을 바꾸는 마법에는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덕분에 성질을 바꾸는 마법과 도구 몇 개를 교환함으로써 어떻게든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뭐, 그렇게 했어도 3500포인트가 소모되긴 했지만, 인형 10개 값으론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디 작업을 해 볼까.”
“아. 잠시만요. 한 가지만 더 상담 드릴 게 있는 데요.”
자리를 뜨려는 보라디옷에게 영혼과 기계의 조합에 대해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여러 가지로 이해가 안 가는 군. 기계와 영혼을 합친다는 게 무슨 말인가? 기계가 영혼을 쓰는 건가, 아니면 영혼이 기계를 쓰는 건가?”
그 질문에 말문이 턱 막힌다.
“그런 식으로는 생각 못 해봤어요. 그냥 조합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착각을 단단히 한 모양이군. 자네 몸이 영혼을 쓴다고 해서, 영혼과 하나가 된 것 같나? 역할을 구분해서 기준을 잡아보게. 그게 우선이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뭔가 잡힐 듯한 감각을 손에 쥔 채로, 보라디옷의 거처를 나섰다. 이 주제는 한동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았다.
‘펌프치가 맡긴 일의 마무리부터 하자.’
나는 기계와 벌레가 가득했던 차원으로 돌아갔다.
“···어라?”
차원을 이동한 나는 눈앞의 광경에 살짝 놀라야 했다. 이곳에 여러 가지 조치하긴 했지만, 솔직히 지성체가 없을 거라고 결론지은 탓이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마법진이 주변 대지와 함께 통째로 붕괴되었다. 그것도 일부만 무너뜨린 게 아니라, 재활용할 수 없이 철저하게. 이건 분명 지성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보험을 들기 잘했네.’
먼저 공중에 떠 있는 강령술의 눈동자를 확인한다.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지켜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은 저 멀리 광경을 살피고 있다. 이 반응이라면 감지 거리를 벗어나거나, 아니면 포착도 못 한 거다. 거리를 벗어난 건 예측한 일이기도 했으니, 당황하지 않고 설치해둔 마법을 살폈다.
[너의 기록을 보여라 -기록 열람-]
습격자들은 바보가 아니라서, 기록 마법 또한 뭉개놓았지만, 안타깝게도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은 속임수다. 위에 꽂아놓은 지팡이 같은 물건 자체가 마법 도구인 것이다.
‘예상대로 마법에 대해 잘 아는 종족은 아닌 것 같네.’
마법은 도움 없이 시작하는 게 쉽지 않은 기술이다. 차원 간의 교류나 용이 나올만한 환경이 아닌 만큼, 당연한 상황이라 하겠다.
이제 기록에 남겨진 지성체를 찾아 이야기만 하면 될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지성체의 존재만 증명하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며 기록을 펼친 순간, 나는 멍하니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스사사삭!
처음에는 모래나 나무 같은 것들이 몰려왔다. 마법진이 그려진 땅을 헤집기 위해서다. 그러나 신의 손으로 만들어진 마법진은, 땅을 긁는다고 해서 어쩔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이 방법이 소용없다는 걸 깨달은 듯, 나무와 모래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그긍!
약간의 시간이 흘렀다. 아마도 지성체들이 회의를 한 것 같다. 그들이 지혜를 짜낸 방법은 지각을 뒤집는 것. 그때부터 내가 보기 시작하는 광경이 만들어졌다.
추측이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 하지만 여기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존재했다.
‘안 보이네.’
지성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명백하게 수상한 상황. 투명한 종족이나 보호색이 극도로 발달한 존재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면 내가 기다리고 있을 때, 습격해야 맞다.
‘혹시 늦게 도착한 건가?’
영상이 녹화된 시간을 살핀다. 그러자 흥미로운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존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내가 차원을 떠난 직후. 즉, 그들은 이미 내 주변에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공중에 띄워 올린 원념의 시야는 반응하지 않았다.
강령술로 띄워 올린 눈은 영혼을 바라보는 기술임을 생각하면 단순히 주변과 동화된 건 아니라는 뜻. 나는 가장 유력한 가능성으로 ‘작은 생명체’를 꼽았다.
‘염동력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원념의 시야에서 벗어나서 쓰려면 천룡은 되어야 할 테니까.’
곧장 주변을 탐색 마법을 사용한다. 상황을 봤을 때, 아직 주변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높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찾았다.’
주변에 곤충들은 데드하울이 존재감을 드러냈을 때부터 대부분 도망쳤다. 그리고 마법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니, 최대한 멀리 떨어지는 것을 선택했다. 자연스러운 일이었기에, 그 이상 곤충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그게 실수였다. 나는 지반이 무너진 한쪽 구석을 뒤졌다. 개미만큼 작은 존재들이 한가득 쏟아져 나온다. 그들을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안녕하세요.”
누가 옆에서 보면 미쳤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 그러나 답변은 돌아왔다.
-···세계의 파괴자에게 안녕이란 말을 들을 줄은 몰랐군. 이걸 어떻게 답해줘야 하지? 몇 시간 전만 해도 어떻게 멸망을 막을까 고민하고, 겨우 막았더니 우리의 존재까지 알아낸 이 상황에 대해서 말이야.
대표자로 보이는 존재 하나가 꼬물꼬물 움직이며 이야기한다. 곤충 흉내를 내려고 생각하진 않은 모양이다. 하긴, 인간이란 존재나 다른 차원에 대해 알아야 가능한 일이긴 할 테니,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나는 마치 세상을 멸망시킬 마왕과 대화하는 듯한, 말투의 그들에게 사정을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이 세계에 지성체가 있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 짓을 저질렀다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군. 정신이 나갔다고 해야 하나?
“덕분에 여러분들을 찾긴 했잖아요.”
-그래. 결론적으로 보자면 그렇기도 하군. 우리 입장에서는 아주 끔찍한 악몽이었지만 말이야.
“으음. 죄송합니다.”
-뭐, 좋아. 지나간 일은 넘어가기로 하고··· 우리랑 교류하고 싶다했는데. 어떤 건지 들을 수 있겠나?
“아··· 그건 제가 아니라··· 아, 오셨네요.”
한쪽 공간이 일그러졌다. 메시지를 보낸 펌프치가 도착한 것이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다가왔다.
“이곳에 정말로 지성체가 있었을 줄은. 정말 차원은 다양하군요.”
그의 말에 따르면 내가 찾은 이 종족이 회사에서 가장 작은 종족의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단다. 앞으로 인사과가 바빠질 거라며, 여러 가지 설명을 신 종종에게 해주었다.
-···조건이 신기할 정도로 좋군. 목숨을 걸어 실험해 봐도 나쁘지 않을 정도야. 왜 이런 조건을 주는 거지?
펌프치는 그들 종족에 전속 계약을 제안했다. 크기가 너무 작아서 회사의 장치를 채워주기 애매한 탓이다. 게다가 까딱 잘못하면 밟혀 죽을지도 모르니, 아예 종족 전체를 묶어서 계획하려는 모양. 당연히 그 조건은 후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답하기 쉬운 건 이거군요. 당신들이 들어와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회사에선 이득이 생깁니다. 구체적으로는 더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겠죠.”
종족 수천 마리가 모이면 지반을 뒤집는 이들이다. 섬세한 기계나 장비를 다루는 데 이보다 좋을 수는 없으리라. 그 부분에 대하려 설명해주니, 다행히 이해해 주었다.
-다만 내 종족을 전부 데려갈 순 없다. 아직 너희를 믿을 수 없으니까.
“지당하신 말씀이군요. 알겠습니다. 당분간 소수만 거래하고 싶군요. 그럼··· 접촉할 위치와 시간을 정해도 괜찮을까요?”
-그게 좋겠군. 우리 종족이 계속 여기에 머무를 순 없으니까.
그는 펌프치와 대화하면서 최대한 종족의 보존을 생각했다. 지도자로서는 당연할 것이다. 어쩌면 대화가 끝나고 도망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탓할 순 없으리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둘을 보며, 나는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약 1시간이 지난 후. 이야기를 끝낸 펌프츠와 함께,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몸을 뉘었다.
“이거 정말 잘 풀렸군요. 연성 씨에겐 감사드립니다.”
“그게 잘 풀린 상황인가 보죠?”
고개를 기울이며 가볍게 묻자, 펌프치는 겪어왔던 온갖 상황을 말해주었다. 폭력은 기본이고, 밑으로 들어오라는 이들부터, 어마어마한 경계심이나, 무작정 적인 거절까지. 그런 각종 상황에 비하면 이 정도는 엄청나게 신사적으로 끝난 거라고.
“으음. 뒤는 생각 안 하고 협박으로 불러낸 건데, 이렇게 잘 될 줄이야···”
“그거 운이 좋은 겁니다. 원래는 반발을 일으키기 딱 좋아요.”
“죄송합니다. 앞으로 이런 의뢰는 안 받을게요.”
“안 하겠다는 선택지는 없는 겁니까···. 하아. 어쨌든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니, 감사해야겠군요. 이걸로 빚은 끝입니다. 말씀하신 인공 지능은 모레 정도에 완성될 것 같으니, 넣을 물건을 가져와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뵐게요.”
보라디옷은 인형을 만드는 데 일주일이 걸린다 했지만, 하나라면 문제없을 것이다. 나는 가볍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날 하루를 영혼과 기계의 조합에 대해 고민했다. 지금 생각하지 않으면 다른 일에 묻힐 것 같아서였다.
‘영혼과 기계를 조합하는 게 아니라, 다루는 거라.’
다분히 난쟁이다운 사고방식이었지만 일리가 있는 말이다. 사람이라고 한들 결국 영혼이란 에너지를 쓰고 있을 뿐이니까. 그렇다면 이야기는 바뀌어야 한다. 영혼과 기계를 조합하는 게 아닌, 어느 쪽이 우위에 설 것인가에 대해서다.
거기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와 있었다.
‘영혼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세계의 진리와 공명하는 것은 영혼이다. 육체나 기계는 보조에 불과하다. 자, 그럼 여기서부터 문제의 시작이다. 어떻게 해야 영혼을 보조할 수 있을까. 그 부분을 알아보기 위해, 내 몸을 분석한 뒤, 좌절했다.
‘인간의 육체는 영혼이 보조구나.’
인간에게 있어서 육체와 영혼을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 묻는다면 육체라 할 수 있다. 이 이치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증명할 수 있는데, 내가 영혼의 일부를 떼어내서 쓴 게 그 증거이다.
영혼의 일부만 떨어트린다 해서 사람이 죽진 않는다. 물론, 영적으로 약해지는 건 있지만, 어디까지나 에너지의 역할이다.
그러나 육체는 다르다. 떼어낸 부분은 쓸 수 없다. 또한 음식이나 영양분을 섭취함으로써 영혼 에너지를 흡수, 생성하기도 한다. 영혼은 육체를 만들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사람의 몸과 내 스펠북은 다른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건데.’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나는 그날 생각을 거기서 마무리한 뒤, 다음날 보라디옷을 찾아갔다.
“보라디옷 님, 혹시 인형 중 하나만 먼저 받을 수 있을까요?”
“이 미친놈.”
보자마자 맹렬한 욕설을 얻어먹었다. 다수의 작품을 만들 때,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건 기본이라면서 말이다. 실제로 그는 하루 동안 인형 10개 분량에 들어갈 겹철을 모았을 뿐이었다.
결국, 펌프치와의 약속을 6일 뒤로 미뤘더니, 할 일이 없어졌다. 머리를 긁적이며 예전에 받아두고 신경 쓰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서 몇 가지 챙겨보았다.
‘다른 기술을 익히는 거랑··· 회사 시스템이 생긴 거, 그리고 마녀가 준 종이인가.’
회사 시스템은 나 혼자서 할 게 아니니 미뤄둔다. 차장이 되며 해야 하는 의무인, 인턴 의뢰만 내놓고 끝냈다. 다른 기술은 스승을 찾기도 어렵고 인형술도 완성되지 않았으니, 패스. 자연스럽게 마녀가 남긴 종이에 집중하게 되었다.
‘잘됐네. 마침 한번 찾아가고 싶었는데.’
종이에는 차원 좌표도 있었으니, 이동에 문제가 없었다. 나는 곧장 스마트 워치에 좌표를 수동으로 입력해서 이동을 시도했다.
-삑! 이동 지점에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 모르는 차원에 안전도 확보되지 않은 곳은 갈 수 없는 모양이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집으로 향했다. 회사의 시스템 말고도 차원을 이동할 방법이 더 있었던 것이다.
“레고드 씨. 도약용의 비늘 좀 빌려 갈게요.”
“알겠습니다. 아, 그런데 드릴 말씀이 좀 있습니다만.”
“? 네. 말해보세요. 아, 둘이서만 이야기하길 원하시나요?”
“아닙니다. 오히려 다 같이 있는 상황에서 천천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가 가진 또 하나의 차원 이동 도구. 도약용의 비늘을 빌려 가려는 찰라, 부탁해온다. 딱히 급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기에, 가던 길을 멈추고 거실의 소파에 모였다. 나, 위시, 러쉬, 데드하울, 멜드멜, 디가, 지아가 자리를 잡는다. 우리는 맞은편에 앉은 레고드와 애들리를 바라보며 말을 기다렸다.
“우선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어서 말씀하셔요.”
나 대신 지아가 대답한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라보니, 입가에 미소가 걸린 게 눈에 들어온다. 고리도 평소보다 살랑거리는 게, 분명히 이 일에 대해 알고 있는 눈치였다.
‘지아가 아는 데 내가 모른다고? 요즘 집안 사정에 너무 무심했나?’
속으로 혼자 반성하며 차를 한 모금 들이키려는 찰라, 레고드가 큰 결심을 한 모습으로 말했다.
“애들리와 결혼을 할 예정입니다.”
“푸헙!? 쿨럭! 콜록!”
“어머, 괜찮으셔요?”
놀라서 사레들렸다. 지아가 등을 두드려주며 손수건을 건넨다. 그걸로 가볍게 입가를 닦은 뒤, 어설프게 웃으며 물었다.
“추, 축하드려요. 그런데 그걸 왜 저한테···?”
“저희 신분 때문입니다.”
“신분?”
나는 레고드와 애들리의 입장을 떠올려 보였다. 협회에 쫓기는 몸. 회사에는 ‘익명의 제보자’라는 입장이다. 존재를 알고 있지만, 규정상 건드릴 방법이 없어 처분을 맡겨 놓은 상태. 확실히 이 상황이라면 안정적이라 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네. 회사에 소속되고 싶습니다. 그 부분에 다리를 놓아주십시오.”
“흐음···”
레고드와의 과거를 떠올려본다. 한차례 크게 위험을 겪은 뒤로, 그는 순응하는 삶을 살아왔다. 아마 회사에 들어간다 해도 크게 문제 될 건 없으리라. 벌어먹을 만큼 적당히 일하다가 지구에 정착하면 그것도 안 할 가능성이 컸다.
이 정도면 회사에 이야기를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긴 했다.
“뭐, 좋아요. 말하는 것뿐이라면 어렵지 않죠. 대신 승낙까지는 장담할 수 없어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뭘요. 그럼 이왕 이렇게 된 거 지금 당장···.”
남는 시간에 마무리하기 위해, 일어나려는 순간 지아에게 팔을 잡혔다. 반짝이는 눈과 살랑이는 꼬리가 엄습해 온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둘의 결혼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건 왜일까? 의문을 품은 순간 달콤하면서도 살벌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두 분 결혼이 참 행복해 보여요.”
“···.”
“결혼한 뒤에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독립? 하긴 그렇겠죠. 두 분도 사생활과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으실 테니. 정말 기쁠 것 같아요.”
“···.”
“아 참. 결혼 후에 혼수 물품은 어떻게···.”
나는 팔을 꼭 잡은 채로 특정 단어가 계속 들어가는 단어를 들어야했다. 그제야 지아가 어떻게 이 일을 먼저 알았는지 알게 되었지만, 뒤늦은 후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