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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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도와주시지 않겠습니까?"
라비린토는 '벌집'에게 부탁했다. 그는 언제나 정중한 자세를 취하긴 했지만, 직접 도와 달라 하는 건 드물다. 대부분은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왔으니까. 그건 라비린토보다 두 배는 더 살아온 말벌 역시 마찬가지였다.
[네가 부탁이라니. 정말 드문 일인데.]
온갖 곤충이 모여서 몸의 형체를 이룬 벌집은 모양을 뒤틀어 놀란 듯한 표정을 만들었다. 반은 진짜, 반은 조롱이라도 하는 듯한 말투와 행동. 마치 라비린토가 해왔던 것과 비슷한 모습에, 악마는 어깨를 으쓱였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있는 법이지요."
[그것참 예상 밖이면서도 기분 좋은 일이군. 그래. 기왕 기분 좋은 거 더 좋아져야겠어. 부탁은 거절하지.]
"취미가 나쁘시군요."
[너만 할까. ···으음. 좋아. 일단 어떤 일인지 이야기 정도는 들어 볼까?]
마치 선심 쓰듯 말하는 벌집. 그러나 라비린토가 어찌할 순 없었다. 이번만큼은 정말로 부탁이었기 때문이다.
"독점의 지배자를 지켜주십시오."
[거절하마.]
명검이 부럽지 않은 단언이었다. 사실 이 결과는 예측된 거였다. 벌집은 독점의 지배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를 보는 모습에 편견이 담기는 걸 싫어했다.
[어차피 그쪽도 괴물에게 지켜지는 건 사양하겠지. 그리고 녀석도 힘이 있잖아?]
"본인의 힘은 아니죠. 하연성의 능력을 생각해 봤을 때,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뭐야. 너 그 녀석을 이렇게나 많이 생각하고 있던 건가? 내가 알던 라비린토가 아닌데?]
"변덕이란 겁니다."
벌집은 그 말에 속지 않았다. 악마가 변덕스러운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눈앞의 라비린토는 달랐으니까. 오직 협회장만을 위해 움직이는 악마. 1좌의 악마 마신의 뒤통수마저 때리고 이쪽에 붙은 존재다. 그의 집착을 알고 있는 벌집이 속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진짜 호위가 필요한 건 아니지?]
"정말로 필요한 겁니다."
벌집은 라비린토를 노려보았다. 아무래도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모종의 사정으로 인해 정말 호위가 필요한 모양이다. 그러나 벌집은 스스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마법사와 상성이 좋지 않은 탓이다. 때문에 다른 방식의 도움을 주기로 했다.
[이거나 가져가.]
그는 사람만 한 형체와 그보다 큰 형체. 총 두 개의 형체를 넘겼다. 라비린토 조심스럽게 그걸 받아들곤 고개 숙였다.
"지원에 감사합니다."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있었군. 하여간 잔머리 하나는 잘 돌아가네.]
"여러모로 쓸데가 많아서."
[그래. 얻을 거 다 받았으면 돌아가.]
"알겠습니다. ···아참. 제가 계획하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혹시 들어보시겠습니까?"
라비린토가 저렇게 말한다면 필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벌집은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손 모양의 벌레 덩어리를 휘저어 말하게 했다.
[해봐.]
"근 시일 내에 회사. 문명의 탑을 공격할 예정입니다. 함께해주셨으면 합니다."
그것 봐라.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면서 부탁하는 척하는 저 말투. 그게 라비린토의 대화법이었다. 벌집은 불쾌한 웃음소리를 냈다.
[하겠어. 무슨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봐.]
벌집의 수락 후에 라비린토는 자리를 이동했다. 이젠 모자란 팔푼이에게 보디가드를 붙여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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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뤼엣의 연락 두절은 날 불안하게 만들었다. 물론, 사정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루가 넘도록 연락이 오지 않는 건 이상했다. 게다가 날 급히 만나자고까지 한 상황. 좋지 않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건 내가 직접 가보는 게 빠르겠어.'
누군가에게 정보를 얻기도 까다로운 일이다. 행동으로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아, 곧장 회사 의뢰에 리브리엣의 차원인 몰갓 이동의뢰를 넣었다. 거의 보너스와 같은 의뢰였기에, 올리는 것과 거의 동시에 의뢰가 수락됐다.
의뢰 수행인에게 회사의 이동 기능을 사용. 차원을 넘었다. 이동하는 건 멜드멜과 디가, 데드하울에 지아까지였다. 원래 그녀는 데려가고 싶지 않았지만, 저번 의뢰에서 야위어 온 걸 지적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동행하게 되었다.
"수고하셨어요. 그런데 한 가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차원을 넘자마자 이동 좌표가 되어준 수행인에게 가벼운 인사를 하며, 도시에 대한 정보를 물었다. 목표는 당연히 리브뤼엣이 있었던 도시. 가장 먼저 그곳을 탐색할 생각이었다. 다행히 위치는 가까웠다. 데드하울을 타기에는 애매한 거리라, 지아와 함께 뛰어서 움직였다.
떨어진 곳은 숲이었으니 가도에 합류한다. 그리고 길을 따라서 걸어가는 와중, 일련의 무리와 마주치게 되었다. 커다란 마법 이동체 두 개와 용병으로 보이는 칼잡이와 마법사. 이동체는 마차로 보였다. 아마도 중요인물이 타고 있는 모양이다. 용병들이 나와 지아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왠지 묘한 위화감을 느껴야만 했다. 그건 과거의 경험과 현재가 충돌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원래 몰갓 차원이 이렇게 경계가 심하던가?'
속으로 부정한다. 몰갓 차원은 치안이 꽤 괜찮은 곳이다. 마법사가 많기에 발전도가 높고, 우민 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탓이다. 물론 비리나 어두운 부분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지구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다른 차원에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안전한 건 확실했다.
그렇기에 용병도 그렇게 사나운 편이 아니었다. 몬스터가 있기 때문에 주변을 경계해도, 소수의 사람을 경계하진 않는다. 지금 이 용병들은 마치 인간들의 습격에 대비한 듯한 모습이었다.
'···억지일 수도 있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나는 이동 의뢰를 받아준 존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포인트를 줄 테니 현재 몰갓 차원의 정세와 특별한 사건 사고에 대한 정보를 부탁한 것이다.
이 차원 토박이로 보이는 존재에겐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거기에 포인트를 꽤 두둑이 걸으니, 답장은 금방 도착했다.
내용은 현재 몰갓 전역에서 알 수 없는 습격 사건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때문에 각종 경계가 올라갔다고 한다. 또한 습격자는 인간, 혹은 유사종족으로 알려진 상태. 나하고 지아가 경계 받는 건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도시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져 있는 상태였다. 원래라면 적당히 흉내만 내며 확인하는 걸 꼼꼼히도 뒤져보고 있다. 불법 마법사 따위는 바로 체포할 기세다.
'몰래 침입해야겠네.'
의뢰 수행인에게 도와 달라 하고 싶지만, 그는 반대로 떠난 상황.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은 은신 마법을 두른 채 숨어드는 거였다. 다만 몰갓의 도시를 침입하는 건 쉽지 않았다.
마법사가 많은 만큼 마법에 대한 방비가 잘 된 탓이다. 그중 은신 마법은 가장 경계도 높은 마법이니만큼, 파훼법이 확실히 준비되어 있었다.
질량을 감지는 마법 도구와 그것을 부수지 못하게 확인하고 있는 마법사들. 골치 아픈 조합이다. 그러나 내가 뚫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마법 종이에 환영 마법을 작성했다. 그걸 마법사가 멈췄을 때 사용하고, 재빨리 감시망으로 설치된 마법 도구를 무효화시켰다. 그리곤 살포시 넘어간 뒤, 환영 마법을 파기했다.
감쪽같은 잠입. 그러나 안심할 순 없었다. 저들이 마법 도구가 부서진 걸 알면 경계가 훨씬 강화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즉, 들키기 전에 용건을 마쳐야 했다.
빠르게 이동한다. 목표는 리브뤼엣의 공장. 나는 그곳에 도착해서 한 번 더 위화감을 느꼈다.
'정상가동 되고 있잖아?'
공장은 마법 종이를 사러 왔을 때와 똑같이 가동 중이었다. 리브뤼엣이 사고를 당한 것 치고는 너무 멀쩡하다. 나는 안으로 들어가서 직원 한 명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리브뤼엣 사장님은 어디 계신가요?"
"으음? 뉘신··· 어이고. 마법사님이시군요. 사장님은 나가셨는데요. 한 2주 정도는 안 돌아오실 겁니다."
"어디로 가신건지는 아시나요?"
"브림먹으로 가셨습니다. 거래처도 뚫을 겸 근처 도시에 납품으로 가신 거죠."
공장에는 나를 아는 직원이 남아 있었다. 그에게서 정보를 얻은 후, 상점에서 지도를 샀다. 화폐는 없었지만, 마법 물품과 교환했다.
구매한 지도에서 브림먹을 찾아 표시했다. 동쪽으로 약 500km가량 떨어진 도시. 나는 침음성을 삼켰다.
'어디에서 사고를 당했는지 특정할 수 없어.'
거리가 너무 멀다. 만약 중간에 사고를 당했다면 찾을 방법이 없어진다. 흔적을 특정할 수 없으니, 탐색 마법도 못 쓰고, 거리가 멀며 냄새를 맡을 물건도 없으니 러쉬의 추적도 불가능. 외통수나 다름없었다.
나는 혀를 찼다. 방법이 없지만 일단은 브림먹으로 갈 생각이었다. 가능성은 적지만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니까.
"문제가 있으신가요?"
"으음. 흔적이 애매해요. 일단 브림먹에서 탐문 수색을 한 다음, 지났을 거라 추정되는 도시들을 하나씩 뒤져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해도 찾을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었다. 내가 답답한 심정에 작은 한숨을 내쉬는데, 지아가 손뼉을 치며 외쳤다.
"그럼 제가 점을 쳐볼까요?"
"···점요?"
지아가 점을 친다는 말은 못 들었다. 그러나 여우 요괴니 약간은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면 딱 좋은 상황이다. 이렇게 단서가 사라진 상황에서 점보다 좋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꼭 좀 부탁할게요."
"미숙한 실력이지만, 열심히 해보겠어요."
그녀가 필요하다는 점술 도구를 골라 사줬다. 마치 다우징처럼 생긴 물건이었는데, 그걸 잡고 지도 위에 몇 분 정도 있으니, 동쪽으로 움직였다.
"동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확신이 없는 애매한 대답. 그러나 이게 점이라는 기술이다. 원리는 부정확하고 결과도 모호하지만, 대상을 압축하기엔 충분하다. 대략 어떻게 하는 게 좋다. 그걸 정하는 게 점이었다.
"좋아요. 그럼 움직이죠. 혹시 데드하울 위에서도 점이 가능한가요?"
"아뇨. 움직이지 않는 땅이 필요해요."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고, 도시를 빠져나와 근처 숲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커다란 환영 마법으로 모습을 가린 뒤, 하늘을 날아올랐다.
나아간 방향은 동쪽. 약 30km 정도를 이동한 다음에 멈춰서 다시 한번 점을 쳤다. 동남쪽. 방향을 수정 후 이동. 이걸 반복했다. 약 300km 정도 거리를 이동하니, 지아가 더 이상 방향을 잡지 못했다.
"나머지는 이 안에 있는 것밖에는 알 수 없어요."
그녀는 의뢰를 통해 받은 지도에 원을 그렸다. 꽤 커다란 범위. 도시만 7개가 넘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몰갓은 농촌이 적어서 거미줄처럼 마을이 퍼진 건 아니라는 것. 나는 지도의 도시들 중에 원래 브림먹을 찾아보았다.
'없다.'
리브뤼엣은 예상대로 중간에 봉변을 당한 것이다.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도시부터 들려보기로 했다. 목적지는 병원. 리브뤼엣이 연락하지 못할 정도로 다쳤다고 추측한 것이다.
납치는 쉽게 생각하지 않았다. 들은 바에 의하면 습격 사건은 물건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리브뤼엣이 습격당한 이유도 납품 때문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납치는 아닐 거다. 점이 제대로 발동했으니, 죽지도 않았다. 이런 경황들을 조합해 내린 결론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는 리브뤼엣을 찾을 수 없었다.
"일이 고약하게 돌아가네요."
"내일은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우리는 도시 중 한 군데에 자리를 잡았다. 이동과 수색으로 저녁이 되었으니, 하룻밤 보낼 생각이었다. 사실 나는 수색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지아가 막아서 어쩔 수 없이 쉬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콰앙!
도시에 습격이 있었다.
본래 습격이란 것은 부정적인 의미를 품고 있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위협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순간적으로 기뻐했다. 리브뤼엣을 납치한 자들과 습격자들이 연관성이 높을 거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더러운 생각임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먼 존재보다 가까운 존재를 챙기는 사람이었다. 따라서 습격자를 막는 게 아는 숨어서 살피는 걸 선택했다.
"···기분 나빴다면 도와도 상관없는데요."
"괜찮아요. 저도 마냥 선량하지만은 않은지라."
지아가 기분 나빠할까봐 물었는데, 전혀 개의치 않은 모습이라 다행이었다. 나는 자기 혐오를 느끼며 습격자를 관찰했다.
거의 대부분이 인간이거나 유사인류인 습격자들. 그들의 실력은 꽤 괜찮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이 가진 기계 장비가 썩 좋은 물건이었다.
사이보그 같은 느낌의 기계들. 본적이 있는 물건이다. 협회의 말단들이 많이 쓰던 거다. 게다가 몰갓 차원에서는 생산할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가자!"
"빨리빨리 움직여!"
"크윽!? 마법사 주제에 귀찮게 하지 마라!"
"막아! 막아야···컥!"
"제길! 어디서 이딴 놈들이!"
"당황하지마! 수로 밀어붙여!"
습격 현황은 의외로 부진했다. 도시에는 많은 방어인력이 있었지만, 그들의 무력은 마법에 편중된 편이다. 기계와는 상성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숫자가 있어서 어떻게든 싸움은 됐지만, 습격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헤헷! 이쪽은 성공이다!"
"크히힛! 부산물도 좀 챙겨 보실까!"
"이제 됐다! 가자!"
"쫓아라! 절대 놓치지 마!"
"추적대를 편성한다!"
결국 전투의 끝은 습격자의 승리였다. 그들은 뚫린 구멍으로 들어가 약탈을 한 뒤 도망쳤다. 그것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던 나와 지아는 은신 마법을 유지하며 그 뒤를 따라갔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글쎄요. 최악의 경우에는 다른 차원으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리브뤼엣이 이 차원에 있다고 점으로 나왔으니 그건 아니리라 예측했다. 그것은 딱 맞아떨어졌다. 일정 거리를 이동한 그들이 갑자기 바닥을 열더니, 숨겨진 통로로 이동한 것이다. 나와 지아는 그들이 사라진 다음에 그곳을 살폈다.
"이건 어떻게 여는 걸까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기계인 거 같은데···."
강제로 뚫기에는 리브뤼엣이 위험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회사에 의뢰를 놓으려는 순간, 스마트 워치가 머리를 찌르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특별 의뢰가 왔을 때의 알람음. 곧장 스마트 워치를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사장이 보낸 특별 의뢰였다. 다만 평소처럼 일만 던져주는 의뢰가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해킹하러 왔습니다."
저번에 지구에서 뒤처리를 해줬던 인물이 느긋하게 인사하며 차원을 넘어온 것이다. 그는 잠시 얼빠진 우리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선 불평을 늘어놓았다.
"아 이건 또 귀찮은 방식이네. 후딱후딱 해버려야지."
주머니에 선을 꺼내 몇 개 던진다. 그러자 선들이 바닥을 파고들더니 아래에 있는 기계와 연결된 듯했다. 그는 선과 단말기를 연결하고 타자를 몇 번 두드리더니, 손쉽게 지하로 가는 문을 열어버렸다.
"자 얼른 들어가세요. 5분밖에 못 열어요."
"아, 네! 고맙습니다."
정신을 차린 나와 지아는 안쪽으로 뛰어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