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차원 파견 회사-140화 (140/207)

# 대리 #

시작은 마리아나 해구에 마법진을 그리는 것부터였다. 이건 지구에 있는 존재들을 확인하는 마법으로, 일반적이지 못한 방법. 차원 이동이나 공간 이동으로 갑작스럽게 늘어난 존재들을 파악하는 거다.

물론,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마리아나 해구 전체라 해 봤자, 지구 전체와 비교하면 극히 일부분. 그것이 마법을 증폭시켜주는 지역이라 해도, 지구 전체를 가리기엔 턱도 없다.

그 때문에 사장에게 지원금을 삥 뜯은 거다.

소모품이 나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으니까.

"이곳이면 되겠습니까?"

"네."

사장의 배달이 도착했다. 심해에 사는 종족 수십이 커다란 상자를 내려놓았다. 뭐, 컨테이너보다도 크니, '상자'라고 표현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커다란 상자에 있는 것이 전부 보석이었다.

약 100t가량의 보석. 물론 이게 끝이 아니다. 이건 일차적으로 보내진 거고, 전부 소모하면 다음 것이 오도록 되어 있다. 지구 전체를 감싸는 마법을 그리는 데, 겨우 보석 100t밖에 들지 않는다면, 이미 회사는 전 차원에 마법을 설치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100t의 보석은 그냥 쓰이지 않았다. 전부 하나하나 내 세공으로 촉매의 성능을 끌어 올릴 예정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각오는 끝냈다. 나는 마법으로 보석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사흘 후. 나는 보석 100t을 만지는 것이 얼마나 미친 짓인지를 깨달았다. 먹고 자는 시간 빼곤, 전부 보석을 가공하는 데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5t가량밖에 처리하지 못한 것이다.

원래 길어봤자 2~3주 정도로 생각했던 일. 그러나 이 속도로 봤을 때, 주(週)는커녕, 년(年) 단위로 시간이 걸리게 생겼다.

하지만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은 전적으로 내 탓이니 어디에다가 탓할 수도 없었다.

'이 빌어먹을 손가락!'

기계로 보정을 해도 잘 말을 듣지 않는 손가락과 실력 때문에 촉매에 쓰이는 보석량이 원체 적었던 것. 사람 머리만 한 걸 하나 만드는데 1~2시간씩 걸리다 보니, 오래 걸리는 건 당연했다.

결국 나는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보석에 보석을 심는 것이 아니라, 보석에 보석으로 만든 틀을 끼우는 것으로. 저번에 해골 수정을 만들 때 썼던 방법이다.

촉매로서의 가치는 더 떨어진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렇게 결정한 뒤론, 난쟁이들에게 대량의 의뢰를 발주했다.

내용은 보석의 가공이다. 모양은 창작품. 보석의 종류는 다양하게. 성질을 바꾸는 내 마법을 쓰게 해주자, 보석을 다루는 난쟁이들 사이로 소문이 났다. 머릿수는 금방금방 차올랐고, 나는 그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해주는 대가로, 싸게 가공된 보석을 받을 수 있었다.

싼 건 중요했다. 사장이 지원해 줄 수 있는 건 보석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특혜와 다름없는 일이다. 보석의 무한한 지원은 지구 전체를 둘러싸는 마법에 대한 실험 지원과도 같았다.

'할 수는 있어도 하진 않았던 모양이니.'

차원 하나를 둘러싸는 마법. 거기에 필요한 자원과 효과에 흥미가 있는 모양이다.

그가 시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저 특별 상점이 전부 전설이나 민간 신앙, 실물에 의존해 있는 것으로 보아, '물질 창조'는 할 수 있어도 응용력이 뛰어나진 않다고 추측만 할 뿐이다.

예측이긴 했지만 아마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아니라면 문화나 종의 발전에 대해, 그가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사장 혼자서 발전하는 게 모두의 발전이 될 테니까.

하지만 그는 신이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지켜보는 거다.

혹시나 뒤틀린 현재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뭐, 나로서는 고마울 따름이지만.'

덕분에 대량의 보석 값이 굳었다. 난쟁이들은 독특한 마법을 접하곤, 미친 듯이 자신들의 실력을 뽐냈다. 나는 그들이 만든 작품에, 성질이 무르게 변한 수정을 끼얹고 틀로 모양을 냈다.

본격적인 양산화 작업. 나는 그것들을 작업하면서 마법진을 구상했다. 처음에 했던 것과는 다르다. 보석의 질과 종류가 달라진 만큼, 수정해야 할 것들이 늘어났다.

물론, 바뀌어도 3초면 끝나는 계산이긴 했다. 수천 개가 넘어가서 머리가 좀 아팠지만,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100t의 보석은 3일 만에 동이 났다. 나는 사장에게 다른 보석을 받고, 손을 하나 고용해서 보석의 마무리 작업을 맡겼다. 마법 도구만 있다면 틀로 겉을 수정으로 감싸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삐뚤어지면 큰일 나니, 나름대로 감각이 있는 존재를 고용했다.

그렇게 손과 시간이 남기 시작한 나는, 마리아나 해구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만드는 것은 형태가 어지럽게 꼬인 초대형 마법진. 나는 데드하울이 끌고 온 수레에 담긴 보석 촉매들을 해구에 박기 시작했다.

보석을 흡수시킬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원형을 남기는 게 지속성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 나는 반영구적인 것을 생각하고 있었으로, 더더욱 그러했다.

떠엉! 떠엉! 떠엉!

마법진과 보석 촉매가 하나씩 박힐수록 바다가 요동친다. 물이 움직인다는 게 아니다. 자연력 그 자체가 요동친다. 이곳에 거대한 힘을 갖춘 마법이 완성된다는 걸 세상에 알리는 것이다.

만약 다른 마법사가 있다면, 대번에 찾아왔을 일. 그러나 지구에서 그걸 느낄 수 있는 존재란 사원뿐이다. 그들은 내가 하는 작업을 알고 있었기에 찾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감이 좋은 일반인들의 반응을 잠재웠다. 본능적으로 이곳을 찾아오려는 사람들을 막은 것이다.

'이래서 차원에 영향을 줄 만한 마법은 쓰기 어렵다니까.'

마법의 규모가 클수록, 주변에 들키기 쉽다. 이전까지는 그래도 한 점에서 국한된 일이었다면, 이것은 지구 전체와 관련된 마법진이다. 그 여파는 클 수밖에 없었다.

'속도를 내자.'

100t의 보석 촉매는 곧 마리아나 해구에 가득히 박혔다. 어떤 것은 연결되어 있고, 어떤 것은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러나 30m만 떨어져서 봐도, '빼곡하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의 간격뿐이었다.

6km. 그 거리에 만들어 놓은 보석 촉매를 모두 썼다. 그다음부터는 이후에 만들어진 보석 촉매들을 사용했다.

그 상태로 한 달이 지났다. 흥미가 떨어진 난쟁이들이 다른 이들을 소개하거나 교체되고, 마무리하는 존재도 여덟 번이나 바뀌었다.

사용된 보석은 6만 톤이 넘는다. 중간에 해구의 크기가 달라지는 부분이 있었기에, 초반 단순 계산보다 더 들어갔다.

이렇게 해구를 온갖 보석과 마법진으로 치장한 결과. 어느새 해구 안쪽은 은하수와 같은 모습이 되어 있었다. 아마 사람들이 탐사를 위해 들어온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완전히 번쩍번쩍하게 바뀌었으니까.

그 덕분에 하구 안쪽의 심해 생물들의 생태계가 심하게 어지러워졌다. 한동안은 적응과 변화를 거칠 것이다. 죄책감이 없진 않았지만 무시했다. 생물이라면 꽤 많이 죽여 봤다. 약간의 죄책감은 느낄지언정 책임감은 없다. 만약 느껴야 한다면, 몬스터부터 죽이면 안 될 것이다.

"흠. 전부 끝난 건가?"

보석 촉매 만들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준 마구니로드가 물었다. 그는 이 장면의 끝을 보기 위해서 계속 나를 도왔다. 그리고 해구를 가득 장식한 마법진과 보석들을 보며 매우 흥미롭다는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제 절반쯤 됐을 뿐이에요."

나는 마구니로드를 비롯한 다수의 난쟁이에게 보석의 조각을 부탁하고, 다시 신의 손을 움직였다.

마법진이 그려지는 것은 '바닷물'. 봉황 촉매는 푸르게 물들어 바닷속을 입체적으로 수놓았다.

마리아나 해구. 그 속에 바닷물로 만들어지는 마법진. 그것들은 푸르게 빛나며, 파도에 흔들리면서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물고기가 통과할라치면 흔들리며 자리를 비켰고,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유연성도 있었다.

설령 마룡이 온다 해도, 마법진은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마리아나 해구를 통째로 부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렇듯 자유재로 움직이는. 그러나 고정된 푸른 선들로 해구의 면적을 꼼꼼히 써 내려갔다. 난잡하지만 규칙을 지켜가며. 바닥의 마법진과 보석 촉매에 얽혀서.

거대한 면적의 마법진. 게다가 입체적인 형태이다 보니, 단순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꽤 오래 걸렸다. 약 2주. 마치 그물과도 같은 마법이 완성되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동어를 외웠다.

[너의 감각을 뻗어라. 이 땅은 너의 몸이며, 대기는 숨결이고, 용암은 피가 되리라. 이곳이 곧 너라는 존재이니,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을 알며, 외부에서 온 것을 느끼리라. -내부 감지-]

마법진이 빛나며 지구와 일체 되었다. 아마 이 마법이 펼쳐졌을 때, 모든 지구의 생명체들을 이유 모를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 행성 자체의. 모든 생명체의 기록을 읽어 들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것은 거대한 기록장치. 지구 내부에 존재하는 생명체를 확인하고 분류하는 마법이다. 방어 체계를 이제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걸 위해 난쟁이들에게 조각을 부탁했다.

"자네가 원하는 대로 만들었다. 만족하는가?"

54명의 난쟁이가 달라붙어 조각한 것. 그건 거대한 보석의 천룡(天龍)이었다.

성질을 변환시켜 색색의 보석으로 만든 용. 그것이 섬세한 난쟁이들의 손에 닿아, 30km의 거대하면서도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듯한 형상이 되었다.

언뜻 가묵시와 닮으면서도 훨씬 흉포한 모습. 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리브뤼엣에게 부탁한 거대 마법 종이를 꺼내 들었다.

이미 이 부근은 마법진으로 꽉 차서, 신의 손으로는 더 이상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약 1km²의 초거대 마법 종이. 리브뤼엣도 한 달에 걸쳐서 만들어준 그것에, 마법 문자를 빼곡하게 써 내려간다. 거기에 보석을 넣고, 양산한 보석 촉매도 일부 넣는다.

마법 종이를 완성하는 게 걸린 시간은 3일. 나는 그것을 들고 완성된 보석 천용의 앞에 섰다.

그리고 인공 영혼을 그 입에 물려주었다.

"앞으로는 이게 너의 육체가 될 거야. 그 몸으로 내 고향을 지켜줘."

-어버이의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충성스러운 인공 영혼의 말을 들으며, 두루마리를 사용했다.

[본디 존재하지 않을 생명이여, 움직일 수 없는 존재여, 내 명을 받고 삶을 부여받아라. -생명의 태동-]

짧은 시동어. 그러나 그로 인해 벌어진 움직임을 수준이 달랐다. 보석의 용은 주변의 루비를 끌어당겨 심장을 만들고 피를 만들었다. 푸른 청옥으로 몸을 채워 근육을 생성했다. 흑진주로 만든 눈에는 영기(靈氣)가 번뜩이며, 푸른 사파이어는 폐를 만들어 바닷물을 마시며 숨 쉰다.

보석에 생명(生命)이 깃들었다.

그것은 인공적인 존재였지만, 동시에 정당하게 태어난 생명이기도 했다. 자연이 인정한, 세상에 거부되지 않는 온전한 인공생명체.

녀석이 말했다.

-어버이시여. 저의 이름을 정해주소서.

나는 가장 어울릴만한 단어를 꼽았다.

"해룡(海龍) 레비아탄(Leviathan)으로 하자."

바다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는 전설의 괴수. 용의 모습이라 생긴 것은 조금 다르겠지만, 나는 이것만큼 어울리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레비아탄이 포효했다.

-레비아탄! 저에게 맡기실 일은 무엇입니까!

"내 고향의 수호. 외부로 들어오는 적을 배제해라."

해룡의 몸이 빛났다. 녀석은 내가 만들어둔 마리아나 해구의 마법진과 얽혔다. 지구에 대한 정보를 받으며, 자신의 힘을 세상에 뻗어 나갔다.

녀석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생명체. 보석으로 만들어진, 기록으로 이뤄진 존재.

육체의 한계가 없는 레비아탄은 의식을 해구의 마법진을 매개로 정신을 뻗어 나간다.

그리고 지구라는 행성 자체를 하나의 촉매로 인식. 스스로의 근본으로 삼았다.

레비아탄과 지구가 연결된다. 녀석이 지구고, 지구가 녀석이다. 둘 중 하나가 사라지면 다른 것도 사라진다. 운명을 공유하는 것이다.

둘은 하나가 되었다.

어떠한 제한도 없이 최대로 발휘된 선천적 마법사의 능력이 그렇게 만들었다.

세상의 끝을 일부나마 본 능력으로 만든 것.

레비아탄은 지구와 함께 살아갈 '수호룡(守護龍)'이 되어 세상에 외쳤다.

-내 이름은 레비아탄! 이 지구를 외적으로부터 지키는 수호자! 나의 어버이의 명으로 이 땅의 끝을 보는 날까지, 이곳을 지키리라!

영혼까지 울리는 소리였다. 지구와 동화된 녀석은 이 땅에서는 이미 마룡이나 천룡에 필적하는 힘을 갖추게 되었다. 아니, 단순히 지키는 것이라면 그보다도 뛰어나니라. 지구라는 제약 내에서 녀석은 그 정도의 존재였다.

따라서 녀석의 울림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에. 이 지구의 생명체들에게 존재감을 흩뿌렸다. 이제 지구의 존재들은 레비아탄이 수호한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게 되며, 외부의 존재를 퇴치하는 것에 대해 자연히 돕게 될 것이다.

나는 자기 일을 훌륭히 마무리한 녀석을 칭찬했다.

"내가 예상한 것보다 더 대단한걸. 앞으로 지구는 너에게 맡겨도 문제없겠어."

-감사합니다, 어버이시여.

전 차원에서 누구도 무시 못 할 존재감을 갖춘 녀석이었지만, 마치 애교를 부리듯이 몸을 쓸어 왔다. 나는 녀석의 콧잔등만 어루만져 주었다. 뭔가 더 해주기엔 너무 컸으니까.

"그럼 이제 슬슬 정리해 볼까요?"

나는 벙쪄 있는 난쟁이들의 정신을 일깨웠다.

주변 정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남은 보석과 깎여나간 찌꺼기를 정리하는 게 전부였으니까. 그마저도 레비아탄이 힘을 쓰니 간단했다. 녀석은 지구의 만물을 움직일 수 있어서, 가볍게 바닷물을 훑는 것만으로 보석들이 모인 것이다.

나머지는 도구의 정리가 끝. 그리고 돌아가려고 하니, 난쟁이들의 가벼운 요구가 있었다.

"더 보고 싶다."

"움직임이나, 속에 들어간 보석들의 활동이 아주 흥미로워!"

"이건 보석에 흥미가 없는 녀석들도 감탄할 거야!"

"마법사, 혹시 이 존재를 종종 보고 갈 수 있게 해줄 순 없나?"

레비아탄의 모습이 그들의 흥미를 크게 자극한 모양이었다. 관광지로서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나는 당황했다.

"레비아탄, 네 생각은 어때?"

-어버이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아니, 내 생각 말고. 네가 생각하는 것을 말해줘."

-...혼자 있기는 쓸쓸하니, 말동무가 오는 것은 기쁩니다.

나는 사장에게 이 상황을 전달했다. 레비아탄이 있는 곳에 사원들이 오게 하기 위해서는, 사원이 이곳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메시지를 받은 사장은 화끈한 결단을 내렸다. 레비아탄을 회사의 사원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비록 지구에 고정되어 활동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문화권의 존재들에게 큰 자극이 되리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회사의 방침에 어긋나는 건 아니었다. 정령처럼 좁은 영역에서 활동하는 존재도 있었기에.

사장은 앞으로 레비아탄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보겠다고 하면서, 나와 메시지를 완전히 차단했다. 이사급이 아니고선, 핫라인을 계속 유지하는 건 방침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꽉 막혔다고 해야 하나. 아니지. 규칙을 지켜나가니까 이만큼 큰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거겠지.'

사장의 행동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며, 근 두 달째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하루 정도 지아와 시간을 보낸 뒤, 다음 안건. 그러니까 도플갱어의 일을 처리하기로 했다.

"연인이 붙잡혀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래."

"협회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요. 당신이 가진 정보 수준에 따라, 풀어주거나 협조해 줄 수도 있어요."

집안일이 처리됐으니, 이제 바깥으로 나갈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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