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차원 파견 회사-113화 (113/207)

# 대리 #

넓은 장소에서 마법사를 찾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마법 자체는 흔적이 잘 남는 편이지만, 지우는 게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리아로부터 전문가들을 동원해도 실패했다는 말을 들은 나는, 탐색이 매우 난항이 되리라고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마법 물품을 만들어서 유혹하는 게···"

"아무래도 그래야할 것 같네요···."

마법 물품으로 유혹을 하는 건 어렵지 않다. 강렬한 이펙트 하나를 넣거나, 숲의 정령에게 도움을 받으면 그만이다. 그가 설령 자신의 몸속에 들어온 존재의 위치는 모를지라도, 정신적으로 대화하는 거라면 가능할 거다.

어찌 되었든 숲에 있다는 건 정령의 영향권 내에 들어가 있는 거니까.

'···아니지. 이럴 게 아니라, 그냥 숲의 정령에게 부탁하면 되는 거잖아?'

자신과 상관없는 명령이라면 거절하겠지만, 관계가 있다면 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봤을 때 지금 이 일은 숲의 정령이 부탁한 것과 완전히 무관하지 않았다.

'아리아는 적군에게 회유되는 것을 막아야 한댔어.'

그렇다면 분명 숲속에서 수색을 하는 존재가 있을 것이다. 아마 그들이 숲의 정령을 불안하게 하는 원인이리라.

그 부분을 말하면 숲의 정령에게 협조받을 수 있었다.

내 생각을 아리아에게 말하자, 그녀는 손뼉을 치면서 기뻐했다.

"저는 할 수 없는, 아주 좋은 방법이에요!"

해결법을 찾은 우리는 곧장 프리디아 차원으로 이동했다.

아리아가 원래 있던 곳은 여러모로 제약이 많은 곳이었으므로, 장소는 숲의 정령을 기준으로 잡았다.

[일을- 처리하러- 온 건가?]

오래만에 숲의 느린 숲의 정령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자 그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마법사가- 내게- 피해를- 주었단- 말이구나!]

마법사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러다간 엉뚱한 마법사 한 명 잡을 모양새라, 열심히 상황을 설명해 보았다. 그러나 숲의 정령은 한 가지 이론만을 관철했다.

[마법사가 다른 인간을 끌어들였다! 나는 마법사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건만, 마법사는 내게 피해를 주었다!]

거래라고 해야 할까. 나 역시 원흉에 한 가닥이지만, 고블린을 잡아 줬기 때문에 용서받았다. 그러나 다른 마법사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으니 죄인이라는 뜻이었다.

도무지 기준을 알 수 없는 계산. 나는 설명하기를 포기하고, 설득으로 방향을 돌렸다.

"마법사를 제게 주시면 일을 빨리 해결할 수 있어요."

[협조하겠다!]

설득은 긴말이 필요 없었다. 그냥 이 상황을 빨리 해결해 준다고 약속한 것만으로 숲의 정령은 협조해 줬다.

그 후, 우리는 정식으로 의뢰를 체결하고 해결에 나섰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역시 마법사를 부르는 거였다.

[원하는 대로 말하였다!]

"고맙습니다."

부탁한 말은 '현자의 숲 가장 높은 곳에 굉장한 마법 물품이 감춰져 있다'는 거였다. 딱 한 번만. 어떠한 다른 말도 하지 않은 채, 그것만 말하게 했다. 마법사라면 호기심에 오지 않고서는 못 버틴다.

경계심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최소한 살펴보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지역은 높으면서 나무가 많은 곳이지.'

숲의 정령이 담당하고 있는 곳 중에서 가장 높은 곳은 언덕이었다. 상당히 높게 솟아오른 그 장소는 완만하게 높아짐으로 당연히 나무가 빽빽이 들러선 곳이다.

게다가 근처 나무보다도 높은 곳이라 다른 곳에서 관찰하기도 어려웠다.

여기에 내가 환영 마법으로 감쪽같이 가린 결과, 반경 약 1km 부분이 외부에선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네요."

"그럼 그사이에 확실하게 의뢰를 하죠. 음··· 그런데 이 경우에는 포인트를 얼마로 해야 하나요?"

"그러고 보니 일이 좀 꼬였군요."

원래는 마법 물품만 만들어줘도 될 일이, 다른 존재의 소개까지 이루어졌다. 숲의 정령이 그녀에게는 들리지 않게, 나하고만 이야기 한 모양이지만, 이미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으니, 다를 바 없었다.

"실질적으로 제가 한 것보다는 숲의 정령님이 다해주신 거죠. 그러니 300포인트 정도?"

내가 만약 숲의 정령에게 공식적으로 의뢰를 한다면 그 정도 걸었을 거 같다. 물론, 숲의 정령은 얼마를 건든 마음에 안 들면 안 움직이겠지만, 대략 그 정도는 될 것 같다는 거다.

"그렇다면 소개비로 100 포인트를 더 얹어서 400포인트를 드릴게요."

"그게 좋겠네요."

시간에 비해서 손해였지만, 애초에 그런 걸 따지는 성격은 아니었으니, 적당히 합의를 끝냈다. 그리고 그녀는 일이 있다며 돌아갔고, 나는 남은 짬을 이용해 러시아 마피아인 페트로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내용은 아직도 상대와 결판을 보지 못했냐는 것. 그러자 곧장 신경질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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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발신자 :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르이치 페트로프

내용 : 요령을 바꿔서 해결될 일이면 연락도 안 했다. 상황이 그리 좋지 않으니 바로 묻지. 로봇한테 통하는 무기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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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이 상당히 골 때린다. 저번에 매직 튜너가 있던 오르논씨의 세계에서 한번 로봇을 본 적은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이야기해 본 바로는 더 크고 좋은 것이 있다는 모양이다.

-그 근처는 국경지대였으니까 군사용을 움직이진 못했죠. 바로 전쟁이 날 테니까요. 군사용 로봇, 웨폰 기어(Weapon Gear). 줄여서 W.G는 화력부터가 틀려요. 기본적으로 기관총을 사용하고, 미사일을 장착했을 정도죠.

즉, 페트로프가 어떤 로봇과 마주쳤나에 따라, 일의 난이도가 널뛰기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의 성정을 생각해 봤을 때, 나는 반쯤 군사용과 마주쳤을 거로 예측하며 로봇의 생김새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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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발신자 :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르이치 페트로프

내용 : 2족 보행. 양팔에 기관총. 몸통이 머리를 겸한 것 같고, 조종자도 거기 있군. 크기는 약 5m. 수류탄 비슷한 미사일도 쓰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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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상대다. 코트도 총알 양이 많은 기관총은 쉽게 막을 수 없다. 한곳에 집중 타격을 받으면 방탄 마법이 뚫리기 때문에, 이리저리 움직여야 할 거다.

그런 것을 상대로 페트로프가 어떻게 살아있는지 궁금할 정도다.

'이걸 어찌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여유가 넘치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아는 상대가 죽으면 꺼림칙하니, 도와주겠다고 마음먹은 나는, 적의 숫자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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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발신자 :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르이치 페트로프

내용 : 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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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던 중 다행인 말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마법에 대한 방어가 얼마나 되어 있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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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발신자 :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르이치 페트로프

내용 : 마법진은 보인다. 성능은 모르겠어. 그리고 원거리에서는 총알이 통하지 않아. 대물저격총으로 맞춰봤는데, 그냥 흠집 좀 나고 말더군. RPG는 좀 충격이 있어 보이던데, 장갑을 못 뚫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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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차 로켓포를 막아내는 방어력의 성능에 기겁했다. 그런 물건이라면 일반적인 화약 무기로는 피해를 주기 어려울 것이다. 외부 장갑을 뚫고 들어가는 것보다는 내부에서 파괴하는 걸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에 특화된 마법을 아주 잘 알았다.

'강령술을 담아야겠네.'

상점을 열어 물건을 본다.

마법의 한 갈래지만, 강령술을 사용하는 촉매가 다르다. 일반적인 보석의 형태도 쓰지만, 중심축이 될 촉매는 시체, 원념, 저주받은 물건 등을 써야 했다.

회사의 특성상 그런 물건은 물량이 적다. 따라서 가격은 높았지만.

'어차피 엄청 희귀한 것만 아니라면 딕먹 록디에게 청구할 수 있으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2500 포인트 짜리를 구매했다. 검은색 흑요석으로 만들어진 해골. 만들어진 뒤, 시체들이랑 같이 50년 정도 있던 물건인 듯하다.

사실 이 가격은 가치에 비해서 비싼 축에 속했다. 일반적으로 남들에게 보여주기 어려운 강령술의 촉매 중에서 그나마 괜찮은 거라, 높게 측정된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이걸 선택한 게 아니었다.

약간의 실험을 하고 싶어서였다.

'미리 만들어진 물건으로 보석 촉매를 만들 수 있을까?'

이게 바로 다른 걸 놔두고 보석으로 된 촉매를 고른 이유. 남이 주는 포인트와 남이 쓸 물건으로 하는, 책임감 제로의 실험이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찌 되었든 좋은 물건만 만들어주면 되는 거니까.

'우선은 첫 실험이니, 간단하게 보석을 뒤에 뒤덮는 것부터 해보자.'

마법진을 새로 만든다. 보석을 물렁물렁하게 만드는 건 같았지만, 좀 더 점도를 낮추고, 특정 보석만 반응하게 했다.

베이스는 틀. 거푸집이라고도 말하는 형태. 겉은 네모난 정 사각형에, 안쪽은 동그란 구체를 찍어 낼 수 있는 형태다.

참고로 내 손으론 예쁜 구체 틀을 만들 수 없었으므로, 기계의 힘을 좀 많이 빌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틀에 수정을 넣고 치대자, 금세 밀가루 반죽처럼 변했다. 여기에 흑요석 해골을 꾹 눌러 넣는다.

'···안쪽으로 스며들지를 않네.'

첫 시도는 실패. 틀을 새로 만든다. 이번에는 실패를 뒷받침 삼아, 보석의 점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물처럼 녹은 수정에 흑요석 해골을 넣고, 굳히는 데 성공. 나머지 반쪽 틀에 다시 수정을 물처럼 만들고, 합체. 수정을 굳혀서 분리했다.

"됐다!"

처음으로 만들어본 방식이었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깔끔했다. 다만 촉매로서의 가치는 마법으로 할 때처럼 높지는 않았다.

'작업을 손으로 해서 미세하게 변동이 생긴 건가.'

조각을 넣는 보석 촉매의 경우, 조각이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조각의 화려함. 움직일 수 있는 특징 등이, 보석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이다.

다만, 가치가 그것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다. 지금처럼 대칭되는 특정한 물건이 들어 있을 경우엔 위치가 중요해진다.

그걸 손으로 조정하다 보니, 미세한 흔들림이나 기울기가 생긴 모양.

하지만 이대로도 충분히 쓸만한 물품이었으니, 수정하진 않기로 했다.

'꽤 커져 버렸네.'

성인 남성의 주먹 두 개만 한 크기의 수정구. 아주 크진 않지만, 쉽게 들고 다니기엔 불편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크기는 무시하자.'

촉매를 달 본체로 그가 언급한 RPG-7을 선택했다. 혼자 의뢰하는 사람이 들고 다니기엔 부담스러운 물건이지만, 그 부분은 페트로프가 알아서 처리하리라 믿었다.

후미에 철을 추가해, 해골 수정을 예쁘게 붙였다. 그리고 각종 마법진을 그려가며, 장전 고리 하나를 더 만들었다. 안쪽이랑 연결된 게 아니다. 바깥의 마법진을 이루는 구성품 중에 하나다.

보석으로 된 손잡이로 장전하면, 장전된 로켓에 강령술이 스며드는 형식이었다.

상시 발동으로 하면 정비 자체가 불가능하고, 자동 장전이 아니니, 마법도 수동으로 추가한 것이다.

조금 번거로워지긴 했지만,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넣은 마법은 세 가지. 강화 마법은 필수였고, 장전하면 원념이 깃들어 부딪친 대상에게 파고들어 공격하는 것. 마지막은 근처의 원념들을 촉매에 흡수시키는 거였다.

'테스트를 한번 해 볼까.'

안에 깨끗한 돌멩이를 넣고, 보석 손잡이를 장전했다. 그리고 적당히 털어내어, 돌멩이의 상태를 확인한다.

-그어어어···

돌멩이엔 원념이 붙어 있었다. 그리 강한 건 아니지만, 상대방에게 파고들어 물리력을 행사하는 녀석이다.

그것을 만지자, 녀석이 내 몸속에 파고들려 한다.

하지만 이내 가볍게 튕겨 나가 사라졌다. 힘은 그럭저럭 있었지만, 제대로 영혼을 다루는 존재에게 충격을 중 정도는 아니다. 강도를 확인한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물건의 마지막 정비를 끝냈다.

'사람에겐 좀 부족해도 기계에 충격을 주긴 충분해.'

원념은 사람을 단번에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 않다. 그러나 그건 사람이나 생물을 대상으로 했을 때의 일. 몸에 있는 영혼이 본능적으로 저항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무생물. 특히 정밀기계는 대해서는 이런 원념과 천적 관계다.

내가 과거 강령술로 스마트 워치를 잠깐 렉 걸리게 만든 것처럼 말이다.

'이걸 얼마에 팔아야 할려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건의 값을 고민한다. 재룟값만 3500 포인트다. 틀 값은 빼도 이 정도. 강령술 촉매의 뻥튀기와 RPG가 은근히 비쌌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내 기술력을 생각하면 가볍게 봐도 7000 포인트를 넘어선다.

'가격이 훅훅 뛰는구나.'

최종적인 가격은 7300포인트로 정한 채,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곧장 답장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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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발신자 :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르이치 페트로프

내용 : 쳇! 알겠다. 이쪽으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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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야 하는 건가?'

그건 곤란하다. 여기에 언제 마법사가 올지 모르는 데 움직일 수는 없었다. 페트로프 쪽에서 묻자, 호위 의뢰 중이라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어쩌지. 아리아가 오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 같고.'

뭔가 남겨 놓을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디가, 아이자드는 나랑 떨어질 수 없었다.

'멜드멜은 호위라 남겨두는 일은 사양하고 싶은데.'

그러자 남은 것은 자연스럽게 하나였다.

'데드하울이라도 남겨 놓고 가자.'

마법사를 유인한 방법은 마법 물품을 미끼로 한 것이다. 해골용이 지키는 모습으로 있다면, 그럴듯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나는 그 가설이 꽤 타당하다고 생각하며, 데드하울의 축소화를 풀었다.

"사람이 오면 적당히 겁만 줘서 쫓아내면 돼."

그리고 간단한 명령을 내린 채, 페트로프의 의뢰를 받아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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