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임 #
-하하핫! 계약자의 능력이 인간 같지 않은 건 다들 아는 모양이군!
'넌 집 가면 설거지하고 청소할 줄 알아라.'
-쳇! 속 좁은 계약자 같으니.
즐거운 듯 웃음을 터트리는 악마를 격추하며, 나는 심사 위원에게 항변했다.
"진짜 인간 맞는데요··· 회사에서 제 이름으로 제작 의뢰를 찾아보세요."
"아, 있군요.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전 대회에 한번 희소 종족으로 속여서 참여한 전례가 있었던지라."
"그렇군요."
다행히 쉽게 오해가 풀려 심사위원이 고개 숙여 사과했을 때, 마침 지팡이를 가져간 사람이 테스트를 끝내고 돌아왔다.
"굉장히 좋은 지팡이입니다. 어떻게 이런 재료로 이런 물건이 나오는지 궁금할 정도로···."
딱 예상한 수준의 호평. 테스트 한 사람의 얼굴을 보니, 역시 예선은 문제없이 통과할 듯싶었다.
그런데 예상외로 심사위원의 표정이 어두웠다.
"이건 예상외의 상황인데."
"어··· 뭔가 잘못된 거라도?"
괜히 불안해진 내가 물어보자, 그는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잘못 됐다기 보다는, 조금 곤란해졌군요. 음···. 혹시 이 지팡이를 더 빌려도 되겠습니까? 아니, 제가 사겠습니다."
곤란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인 그는 방금 만든 지팡이를 가리켰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팔 물건이었으니까. 그러자 심사위원은 다급히 지팡이를 안고 경기장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중간에 같은 심사위원으로 보이는 사람 몇몇이 연유를 묻는다. 그리곤 몇 마디를 나누더니, 그를 놓아주곤 이쪽으로 몰려들었다.
"이걸 그렇게 짧은 시간에 만들었다고?"
"사실이라면 정말 놀라운데."
갑자기 부정행위를 감시하다 말고 내 물건을 관찰하는 심사위원들. 비록 전부는 아니더라도, 몇몇이 몰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참가자들의 시선도 쏠렸다.
덕분에 나는 다른 사람들의 예선을 지켜보지 못해서 곤란해졌다. 게다가 상황이 해소될 때 즈음에는 나갔던 심사위원이 돌아왔다.
"하연성씨. 딕먹 록디님께서 직접 보고 싶어 하십니다."
이젠 참가들이 대놓고 쳐다보며 의문을 품는 상황. 그들은 내 작업대를 쳐다보곤, 딸랑 올려진 지팡이의 모습에 더더욱 고개를 갸웃거렸다. 물론, 마법 물품 제작 쪽에서는 숨을 들이켜며 놀라워했지만 말이다.
"딕먹 록디님을 뵈러 가면 예선 대회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건 본선 출전권을 바로 주신다고 하셨으니, 걱정하지 마시길."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회에 관한 걸 묻자, 어떻게 된 일인지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이쯤 되자 참가자들은 입이 떡 벌어진 채 침을 뚝뚝 흘린다.
나는 이 상황을 조금 즐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 될 건 없겠네요. 알겠습니다."
"그럼 따라오시죠."
물건을 챙겼다. 그리곤 심사위원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이동했다. 장소는 대회장 바깥에 있는 10층 높이의 건물.
'위치가 한가운데네.'
이곳의 경기장은 총 세 개. 건물은 딱 그 사이에 있었다. 심사위원은 입구의 경비병으로 보이는 거구들과 몇 마디를 나누더니, 나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높다.'
건물 내부의 천장은 지구의 것과는 수준이 달랐다. 안에 여러 종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가장 큰 종족에게 기준을 맞춘 듯싶었다.
"올라가겠습니다."
꽤 혼잡한 1층을 지나 위로 올라간다. 이동 수단은 개방형 엘리베이터랄까? 동그란 판 위에, 난간이 달린 구조였다. 도착한 곳은 최상층. 안전문 같은 것을 열자마자, 곧장 넓은 공간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것은 두 존재. 하나는 의자에 앉은 여섯손잡이와, 옆에 있던 슬렌더 형의 미녀였다.
그 중 여섯손잡이. 그러니까 딕먹 록디가 입을 열었다.
"반갑. 나. 딕먹 록디. 그대. 환영."
"반갑다. 내가 딕먹 록디다. 그대를 환영하지."
여섯손잡이인 그는 당연하게도 말이 짧았다. 그리고 그것을 보완해 준 것은 옆에 있던 미녀였다. 나는 저 여성. 비서처럼 보이는 존재의 말만 집중해서 들으면 될 것 같다.
'비서라. 번역 비슷한 걸 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모든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이건 나중에 생각해야겠다.'
속에서 약간의 궁금증 떠올랐지만, 장소를 생각해 끊은 뒤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하연성입니다. 제 물품을 보고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 듣자 하니, 이 지팡이를 제대로 된 재료 없이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만들었다고."
"맞습니다. 정확히는 한 시간 15분이 걸렸죠."
내가 수긍하자 딕먹이 손가락 하나를 튕긴다. 그걸 본 비서는 살짝 고개를 숙이곤, 잠깐 나갔다가 돌아왔다.
손에는 주먹의 반만 한 보석 하나를 쥔 채로.
"이걸 마법 물품으로 만들어주게. 사용할 것은 마법 증폭으로."
비서에게 보석을 받아 살펴본다. 원석의 품질은 평범한 수준. 가공은 대충 되어 있지만, 부족했고, 연식도 그리 대단치 않다.
이걸로 무언가를 만든다 해도, 변변찮은 물건이 나올 게 틀림없었다.
'실력을 보려고 시키려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대충 할 수 없지. 나는 가방에서 고무판을 꺼내고, 보석의 재가공부터 들어가며 물었다.
"제작비는 주실 거죠?"
"잘 만들어졌다는 가정하에 주지."
딕먹은 그렇게 말했지만, 가공비를 안 줄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왜냐하면 지금 방 안에 있는 세 존재가 내 손안의 보석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어디 보자. 마법 문자를 쓰기에는 면적이 좀 부족해 보이니까···.'
수수하게 보석만으로 만들기엔 양이 적었기에 꾀를 써보자. 나는 보석의 모양을 판처럼 만들었다. 그러자 손바닥만 한 크기, 손가락만한 두께의 보석이 완성된다. 그 후, 이것을 얇게 썰어서 같은 모양의 두 장으로 만든다.
마법 문자가 쓰이는 것은 지금부터. 나는 앞면, 뒷면, 안쪽 면이 될 세 면적에 마법진을 그려 넣었다.
마지막으로 두 개의 판을 잘 합치면 완성. 당장 보석과 마법펜 만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작업이 끝났다.
나는 그것을 딕먹의 비서에게 넘겨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품에서 작은 막대기를 꺼내더니, 보석에 대었다.
"···증폭률은 1.053배 정도입니다."
퍼센트로 치환해서 5.3%. 마법을 썼을 때 간신히 체감되는 수준 밖에 안 되지만, 이게 저 보석으로 가능한 한계였다.
그것은 딕먹도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떻게 만들었지?"
왔구나. 언제나 한 번씩 겪는 상황. 남들은 내가 한 것에 항상 방법을 물어보지만, 내가 해 줄 수 있는 대답은 같았다.
"선천적 마법사라서··· 그냥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거예요."
그리고 예정된 반응인 못 믿겠다는 표정을 기다린다. 하지만 놀랍게도 딕먹과 옆의 비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오!"
'레인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믿는 사람이!'
비록 실력을 보여줘야 했지만, 그건 당연히 필요한 일이고. 그 후에도 한 번에 믿는 사람이 없다는 걸 생각하면, 그들이 두 번째였다.
"제 말을 믿어 주시는군요!"
"나는 그대 말고도 선천적 마법사를 알고 있다."
나는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속으로 조용히 그의 말을 곱씹은 뒤, 물었다.
"저 말고도 다른 선천적 마법사요?"
"그래. 그리고 이번 대회에 흥행을 위해 참가하고 있다."
"오오오오오오!?"
머릿속이 순식간에 상상으로 가득 찼다. 다른 선천적 마법사는 어떤 종족에 어떻게 생긴 걸까? 나는 영창에 재능이 없는데, 다른 존재는 어떤 거지? 마법 물품 제작 실력은? 지식은? 순식간에 가슴이 뛰며, '본선 대회'란 것에 어마어마한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기쁜가 보군."
"당연한 말씀을! 비슷한 재능을 가진 존재들끼리 비교할 기회가 생겼는데, 기쁘지 않을 리가 없지요!"
"···그런가. 그럼 제안을 하나 하겠네. 본선 경기에서 그대의 소개와 등장 순서를 정하게 해다오. 그러면 다른 선천적 마법사와 옆에 있게 해 주겠네."
몽마(夢魔)의 유혹보다도 달콤한 제안! 나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했다.
"거기에 하다 더. 자네가 나온다는 광고를 해도 되겠나?"
"광고요?"
화제가 돌아가자 머리가 멈췄다. 나는 천천히 흥분을 가라앉혀 머리를 식힌 뒤, 차분하게 물어보았다.
"어떤 식으로 하는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광고 형식이라든지, 방식도."
회사는 소속된 인원이 사적으로 사용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개개인이 드러내는 정보는 매우 적으며,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에게 많이 노출 시켜야 하는 광고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이 대회에 참가할 때도, 메시지가 온 것이다. 만약 물품 제작 의뢰를 올리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제안은 오지 않았을 거다.
그렇기에 그가 하려는 광고의 방식과 형식이 매우 궁금했다. 잘하면 내 제작 의뢰 광고에도 쓸 수 있을 거 같았으니까.
"의뢰를 낼 거다. 다른 존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포인트를 주는 형식으로."
"아아. 그렇군요."
포인트가 너무 많이 드는 방법이었다. 게다가 고급 물품이 필요한 존재들에게 닿기에는 더더욱 어려운 광고 방식. 나는 조심 실망했다. 그러자 딕먹은 광고 방식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말을 덧붙였다.
"그대에게도 포인트를 주지. 광고에 이름도 넣겠다. 드물게 큰 명성을 얻을 기회가 될 거다."
그리고 그건 나쁘지 않은 말이었다. 어쨌든 제작 의뢰에는 내 이름이 들어가니까. 이 대회의 목적인 간접적인 광고가 될 것 같다.
"좋아요. 그럼 그렇게 하시죠."
"고맙군. 내 장담하건대 그대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딕먹은 바닥에 놓인 고무판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것 살 수 있겠나?"
나는 앞으로 포인트가 부족하면 보석 가공 마법을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보석 가공 마법의 구매 제안은 매력적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팔지 않았다. 이유는 내가 본선에서 쓸 보석 가공법에 이 마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직 가격도 못 정했고.'
이 마법이 얼마나 희귀하고, 중요한 것인지 감을 잘 못 잡겠다. 실제로 딕먹은 고무판 하나에 300포인트 정도를 제안했는데, 내가 거절하자 미련 없이 돌아섰다. 그 태도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상관은 없다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긴. 다른 선천적 마법사를 알고 있다고 했으니, 부탁하면 되겠구나.'
이래서 인맥이 중요한 거다. 나는 속으로 다른 선천적 마법사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심사위원과 함께 대회장으로 돌아갔다.
이미 본선 진출은 결정되었지만, 약간의 서류 작업과 대회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빈 부분을 적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서류 작업을 마친 뒤, 간단한 요깃거리를 씹으며 인간 대회를 지켜보았다. 그렇게 약 몇 시간 뒤. 어느덧 시간이 종료되고, 심사가 시작되었다.
'음··· 생각보다 눈에 확 들어오는 건 없네.'
일부러 완성될 때까지 기다렸건만, 대부분 익숙한 물건들을 만들어 냈다. 그나마 자연물 쪽이 좀 독특하긴 했지만, 그건 자연물만을 이용했기에 나온 차이점이었을 뿐. 내가 원하는 것과 달랐다.
'결국, 허탕인가.'
다른 사람들의 제작법에서 특별한 걸 얻지 못한 나는, 최초에 왔던 장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의뢰를 통해서 왔으니, 완료 처리를 받아야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게 자네! 잠깐만 기다리게!"
그런데 그때, 나를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이곳에서 아는 존재는 못 봤기에, 의아해하면서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보니, 대회 전에 말을 걸어준 중년 남성이 보였다.
"헉. 헉. 다행히 아직 안 갔군그래!"
그는 빠르게 달려온 듯,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나는 숨 고를 시간을 기다려 주곤, 용건을 물었다.
"무슨 일이신가요?"
"사과를 하러 왔네. 내가 괜히 자네 같은 실력자에게 참견했으니. 자존심을 구기진 않았나?"
"아아.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도··· 잠시만요."
나는 별생각 없이 괜찮다고 말하려다가, 잠시 의문을 느끼고 물었다.
"대회장에 제가 어떻다고 소문난 건가요?"
"예선이 필요 없는 실력가라 하더군. 실제로 자네가 나간 후에, 마법 물품 쪽에서 두 명이 출전권을 받았고."
"그렇군요. 하하. 그럼, 사람들이 제 이름에 대해 많이 알았겠네요?"
"알다 뿐인가. 심사위원이 인간의 명예를 높일 수도 있다면서 칭찬하는 바람에, 다들 본선을 구경하러 오겠다더군."
"어, 거기까지는 예상 못 했는데. 제작 의뢰 광고는 정말 잘 될지도 모르겠네요."
"광고는 확실히 되겠지. 그래서 말인데, 혹시 메시지 좀 주고받을 수 있겠나? 내가 만든 물건에 종종 마법을 부여해 달라고 오는 사람들이 있거든."
"아하. 이제 보니 그걸 노리셨군요 ."
"하핫. 속셈이 없었다고는 못하겠군."
그는 머쓱하게 웃었지만, 나는 그런 직접적인 부탁이 싫지 않았다. 대회전에 있었던 충고도 그렇고, 꽤 솔직하고 순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흔쾌히 메시지를 교환했다.
"성함이 맥키알씨군요. 맥키알씨의 의뢰는 조금 세일해 드릴게요. 많이 좀 물어다 주세요."
"그러지. 난 록디칼에 사니까, 큼지막한 의뢰가 많이 와. 자네도 분명 만족할 걸세."
"어? 여기 살고 계신 거예요? 오, 그럼 이야기 좀 들을 수 있을까요? 저 궁금한 게 많았거든요!"
"그거 좋군. 괜찮은 곳으로 안내할 테니, 저녁 좀 먹고 가겠나?"
"좋아요!"
그와 만남은 꽤 갑작스러웠지만, 내겐 행운이었다. 록디칼은 다양한 종족과 식물, 몬스터들이 사는 만큼, 이곳에서 물품을 만드는 맥키알은 정말 다양한 것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저녁을 먹고 헤어지려 했던 인연은 밤늦게까지 이어지고 되었다.
"오늘은 즐거웠네! 그럼 다음 본선 때 만나지!"
"맥키알씨도 들어가세요!"
예상에도 없던 술까지 잔뜩 마시며 이야기를 끝내고, 나는 지구로 돌아와 이른 시간에 잠이 들었다.
록디칼에서 족히 9시간가량을 보냈지만, 시차로 인해 지구에서는 3시간만 흐른 상황. 시차 적응을 위해서는 늦게 자야 했지만, 수마를 이기지 못했다.
그 후, 이틀간은 시차 적응, 리보라 업무, 그리고 부모님을 찾아뵈면서 보냈다.
그리고 삼 일째 되는 아침.
갑자기 레인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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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발신자 : 레인 데 오르오
내용 : 너 정말 제작 대회에서 용족하고 붙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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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그건 정말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회사 Tip
여섯손잡이에 대하여.
여섯손잡이는 여섯 개의 각자 다른 손을 가진 종족이다.
그들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손이겠지만, 우선은 머리부터 이야기해 보자.
여섯손잡이의 머리는 사마귀와 비슷한 형태인데, 그 때문인지 겹눈을 가진 존재들이다. 덕분에 일반적인 종족과 달리 매우 튼튼하며, 사각이 적은 눈으로 빠르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곤충보다 수정체가 월등히 많아, 겹눈의 단점인 시력저하도 없다.
다만 그 때문인지 후각과 미각은 심하게 퇴화하였고, 청각은 간신히 인간 수준이다.
육체는 인간을 닮긴 했지만, 피부가 딱딱하며, 발에는 발가락이 없다. 그 때문에 빨리 달릴 수 없으며, 전투 요원으로는 매우 부적합하다.
그럼 이들의 장점은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들은 해체의 장인이다. 특히 넓은 시야와 여섯 개의 다른 특징을 가진 손은, 어떠한 몬스터의 시체라도 손쉽게 해체할 수 있다.
때문에 여섯손잡이는 주로 감시, 부산물의 해체를 받으며 록디칼에서 살아왔다.
그런 이들이 회사를 만나면서 변화한 방식은 몬스터 시체의 1차 가공 및 판매였다.
록디칼의 다양한 몬스터들은 이들에게 구매되어, 해체 및 가공의 작업을 거쳐 회사에 판매되었으며, 그것은 곧 여섯손잡이들이 부를 축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여섯손잡이는 축적한 부를 혼자 나누는 일이 없었다. 그들은 부를 벌어들인 몇몇 종족들과 함께 록디컬의 발전을 꾀했으며, 지금은 차원의 유력 종족 중 하나가 되었다.
그 중 록디 가문은 대대로 여섯손잡이를 이끌어온 가문인데, 현재 100년 전부터 정체된 소재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제작 대회를 개최 중이다.
참고로 여섯손잡이는 1차 가공 사업을 하는 만큼, 제작자들과 인연이 많고 친해지려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