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수생 #
내가 미래의 암울함에 좌절하고 있자, 하운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별 수 없군요. 우선은 제가 좀 추천을 해드리죠."
그는 어느새인가 들고 있는 서류를 살폈다.
"하연성씨 출신이 분명 지구였죠···. 지구의 상황이···. 음, 과학을 빼면 나머지가 전부 바닥이군요."
하운드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 쉬었다.
"과학 계통은 포인트가 많이 드니···. 범용한 걸로 추천해 드리죠. 하연성씨는 정령을 고르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게 나한테 맞을 가능성이 높은 건가요?"
"아뇨, 그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죠. 정령술의 기초는 재능과 관계없이 익힐 수 있는 범용식입니다. 익혀서 나쁠 것도 없고, 맞지 않는 것을 익히는 것보다는 좋을 겁니다."
그러나 그 말을 뒤집으면, 딱히 차별화된 능력은 아니라는 거다. 흔하고, 쉽게 익힐 수 있는 만큼, 희소성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그렇다고 다른 걸 선택하자니, 방금 하운드가 흘리듯 말한 '맞지 않는 능력'이 마음에 걸린다. 저게 그냥 도움이 안 되는 수준이라면 모를까, 마이너스 요소를 품고 있다면, 매우 곤란하다.
그러니 결국 안전을 위해서는 정령을 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럼 그 능력이란 거는 어떻게 얻을 수 있죠?"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시면 못 보던 물건이 있을 겁니다. 그걸 조작해서 찾아보십시오. 다루는 데 그리 어렵진 않을 테니까요."
그리곤 하운드는 웃었다.
"그럼 이걸로 적성검사는 끝내도록 하죠. 나머지 궁금한 사항들은 스스로 알아봐 주세요."
그의 말에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아직 이해되지 않은 것도, 묻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러나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내 몸은 기울고 있었다.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거워지며, 시야가 흐려진다.
갑자기 몰려온 졸음. 그것을 이기지 못한 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보인 것은 익숙한 천장이었다.
그곳이 20년을 넘게 보아온 장소. 내방이라는 걸 알게 된 나는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가구들과 가재들이 보인다. 소파와 찻잔도 없었고, 양복남이나, 도복녀, 하운드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꿈을 꿨나."
바닥에서 잔 기억은 없지만, 그 정도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백번 양보해도 갑자기 낯선 곳에 납치됐다 돌아왔다고 하는 것보다야 현실성 있으니까.
하지만 머릿속에 있는 기억은 너무 선명했다.
"분명 주변에 물건이 있을 거라고 했던 거 같은데···."
누워있는 바닥을 이리저리 살피니, 원하는 물건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내 몸에 감겨 있다 보니 강렬한 위화감을 느끼게 했으니까.
나는 어느새 감겨있는 왼팔의 스마트 워치를 살폈다.
"이건가."
스마트 폰을 손에서 거의 놓지 않는 한국인의 특성상, 스마트 워치의 무용(無用)성 이미 유명한바. 그런 걸 내가 샀을 리 없을뿐더러, 불편하게 집에서 차고 있을 리 만무했다.
그러니 이 이질감 넘치는 스마트 워치가 하운드가 말한 물건이란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근데 이건 어떻게 쓰는 거야?"
사용법을 모르겠다. 나는 스마트 워치의 겉면을 두드리거나 버튼을 찾아보았지만, 허탕만 치고 머리를 짚었다.
"버튼이 없으면··· 언어 인식인가? 기동, 시작··· 우왓?!"
워치의 겉면에 대고 말했을 때였다. 갑자기 '찰칵' 소리를 낸 워치의 겉면이 쩍 벌어지더니, 태블릿 패드의 두 배만 한 수준으로 커진다. 그리고 그 위에 한 줄의 문장이 떠올랐다.
-하연성님을 환영합니다.
이윽고 화면이 바뀌자, 창은 '프로필'이라 쓰인 모습으로 변했다. 다만, 프로필이라는 이름 치고, 나와 있는 정보는 매우 간단한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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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하연성
출신 : 지구
종족 : 인간
직급 : 연수생
포인트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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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는 내 모습의 홀로그램이 떠올라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것 빼고는 나와 있는 게 없었다.
'간단하긴 한데,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네···.'
오른쪽 구석으로 시선을 돌리자 '사내 연수'라고 쓰여 있는 작은 창이 보인다.
나는 그것을 건드렸다.
그러자 프로필 창이 오른쪽 구석으로 가고, 사내 연수 창이 열렸다.
'이렇게 쓰는 거구만.'
요즘 기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좋다. 기능을 알기 위해 여러 가지를 건드리자, 다양한 반응이 돌아왔다. 어떤 건 직급이 모자란다 하고, 때론 경고 문구가 뜨기도 했다. 물론, 경고는 무서우니 아니오를 눌렀다.
그렇게 한 10분 정도 가지고 놀았을까? 대충 워치의 기능을 파악할 순 있었지만, 썩 만족스럽진 않았다.
'시계, 프로필, 사내 연수, 입사 특전, 상점. 이게 전부인가.'
나머지는 조건이 안 되거나 락이 걸려 있었다. 얼핏 봐도 쓸 수 있는 게 아주 많아 보이는데, 겨우 다섯 개만이 쓸 수 있다는 건 꽤 아쉽다.
하지만 가장 필요한 기능은 사용할 수 있었다.
'상점. 하운드는 상점에 약이 있다고 했어.'
곧장 상점 창을 열어보니, 수도 없이 많은 물건이 목록에 나열됐다. 덕분에 잠시 약을 어떻게 찾아야 하나 당황했지만, 곧 위쪽에 있는 검색 기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항암 치료면 되겠지.'
재빨리 검색하자 수십 가지의 물건이 떠오른다. 나는 그중 하나를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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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제 Ap-4
제작자 : 로젠
설명 :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모두 죽이는 알약. 복용 시, 약간의 고통을 수반하며, 급격한 탈모, 대머리, 무정자증, 등의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죽은 암세포를 제거해야 할 필요성도 있으며, 재발률 30%를 동반한다.
가격 : 21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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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약이야, 독이야?'
현대에서 사용하는 항암치료제와 효과는 비슷한 거 같은데, 단기적으로 빠르고 강하게 작용하는 모양이다. 그만큼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이고.
정말 급하지 않다면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하는 물건이다.
'당장 급하신 것도 아니고 연세도 있으시니, 부작용은 걸러야겠어.'
다행히 검색 기능에 금지어 설정이 있던 터라, 부작용을 거르니, 남는 것은 겨우 세 개 제품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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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제 Ap-47
제작자 : 로젠
설명 : 암을 치료하는 알약. 구강으로 섭취하면 되며, 섭취 후 3일간의 정보를 수집해 암세포를 발견, 제거한다. 사람에 따라서 하루 정도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을 수 있다.
가격 : 378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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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용도 복합 치료제.
제작자 : 하퀴크란로벡뜨룩
설명 : 값비싼 약제와 회복약을 사용하여, 모든 질병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물약.
가격 : 536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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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회복제.
제작자 : 로칵코, 크릭탕, 노베룩 공동 제작.
설명 : 귀한 약제와 출중한 배합, 훌륭한 마법, 높은 신성력이 섞여 만들어진 물약. 마신 사람의 모든 질병을 해결하고, 지속해서 몸의 균형을 맞추며, 건강하게 유지해주는 효과가 있다.
가격 : 2287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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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 중, 내가 사야 할 목표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항암 치료제. 욕심을 부리면 복합 치료제를 사고 싶어.'
일단 당장 급한 것은 암이긴 했지만, 포인트를 버는 동안 아버지가 합병증이 오지 않았다는 보증이 없었다. 게다가 혹시 모를 재발이나 전이 가능성을 생각하면, 복합 치료제가 더 매력적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포인트가 문제인데···.'
사내 연수 창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표시되는 포인트들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수준.
'1~3포인트라.'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모으려면 한세월이다. 잘못하면 포인트를 모으기도 전에 아버지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었다.
'그럼 결국 할 건 하나인가.'
직급. 직급을 올려야 한다. 하운드는 직급이 올라가면 높은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일이 나온다고 했다. 물론 그만큼 일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건 보고 나서 판단해도 된다.
나는 프로필 창의 직급을 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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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생 승진 조건
'사내 연수' 1회 이상 만족도 4 이상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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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대충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평가하는 거겠지.'
사내 연수에 나와 있는 내용은 대부분 청소나 요리 같은 잡일들로 차 있었다. 즉, 전문가 수준을 바라는 게 아니라면, 노력으로 얼마든지 메꿀 수 있다는 뜻. 아마 이런 내용으로 차 있는 것은 잡일 그 자체보다는 선배에게 조언이나 요령을 듣는 게 목적일 거다.
그렇다면 점수를 쩨쩨하게 주는 일은 없을 터. 아마 만점은 10점쯤 되리라.
'한번. 많아야 두 번 정도면 통과할 수 있을 거야.'
정말 운이 없어 봐야 세 번 정도. 그렇게 단정 지은 난, 마지막으로 입사 특전을 확인했다.
거기엔 내가 얻을 수 있는 능력들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입사 특전 창에서는 무료지만, 상점에서는 분명 유료였어. 아마 이 입사 특전은 한번 사면 끝일 테지.'
신중하게 가장 좋은 것을 고르고 싶지만, 솔직히 아는 게 없다. 거기다 입사 특전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전부 100p로 구매 가능한 가장 낮은 능력들. 솔직히 뭘 골라도 비슷할 거 같다.
'맞지 않는 걸 피하기만 해도 이득이야.'
그렇다면 역시 하운드가 추천한 정령을 고르고 싶다. 능력이 특출나진 않지만, 이리저리 쓸 수 있는 범용성이란 건 분명 장점이 될 수 있는 요소니까. 게다가 '삼재 검법' '꼬마 불꽃 마법서' 같은 제목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수준의 능력은 커다란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다만 정령을 고른다 해서 고민이 끝나는 건 아니었다.
'정령이 네 종류란 말이지.'
상점에는 물, 불, 바람, 흙. 흔히 사대 원소(four elements)라고 말하는 속성의 정령들이 구분되어 있었다. 그중 내가 익힐 수 있는 건 하나.
'뭐가 좋을까?'
초점을 한곳에 맞춰보자. 내가 정령을 고른 이유는 '범용성' 때문이니까, 거기에 가장 어울리는 거로.
'그럼 일단 흙은 제외.'
다른 것에 비해 제한이 많을 거 같은 흙을 가장 먼저 뺐다. 내가 허공을 날아다닐 건 아니지만, 아스팔트 같은 것에 막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음으로 제외한 것은 불.
'잘못 쓰면 다칠 거 같아.'
양날의 검은 사양하고 싶다.
나머지는 물과 바람.
나는 그중에서 바람을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물은 쓸려면 물이 필요할 것 같아.'
'물의 정령-작은 물줄기'란 이름을 보고 고른 선택이었다. 뭐, 바람도 '바람의 정령-휘파람(Pawn)'이었기 때문에 기대는 없었지만, 최소한 어디서든 쓸 수는 있어 보였으니까.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선택하자, 갑자기 시계에서 책이 튀어나왔다.
"헐!?"
다급히 책을 받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설마 시계에서 튀어나올 줄이야."
그렇다면 이후 상점에서 사는 물건들은 전부 시계에서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사람들 앞에서 막 쓰면 안 되겠네."
스마트 워치라면 어떻게든 속아 넘길 수 있겠지만, 물건이 튀어나오는 건 상식 외의 일이다. 절대 들켜선 안 된다.
속으로 다짐을 한 채 거친 책 표면을 쓸어내렸다.
"좋아, 그럼 어디 책을 한번 볼까."
외관이 서양의 오래된 책 같으니 외국어로 되어 있겠지만, 하운드가 추천해 준 물건이다. 어떤 식으로든 익힐 수 있을 거다.
나는 하운드를 믿으며 책을 펼쳤고, 알 수 없는 언어로 가득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글자는 곧 밝은 빛을 내며 책에서 뜯겨 나와, 내 미간을 통해 머릿속으로 흘러들었다.
꽤 큰 두통이 몰려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웅크렸고, 누군가 머릿속에서 망치로 두들기는 기분을 참아야 했다.
"으으···."
통증은 약 5분간 이어졌다. 그리고 증상이 가라앉을 때쯤, 나는 머릿속에 돌아다니는 지식에 놀라야 했다.
'이런 식으로 뭔가를 배우는 거라곤 생각 못 했는데.'
솔직히 정령술을 익힌다고 했을 때, 최소 며칠 정도는 걸릴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뇌에 지식을 때려 박을 줄이야. 예상 밖의 일이지만, 나쁘진 않다.
'시간을 아꼈어.'
두통도 처음에만 좀 심했을 뿐,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나는 이 긍정적인 상황에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머릿속에 들어온 내용을 떠올렸다.
'···정령에 대한 기초 지식과, 휘파람 급의 정령을 불러내는 방법인가.'
책의 내용이 온전히 머릿속에 들어온 것을 깨닫자, 이번엔 실험 정신이 솟아올랐다.
'바람의 정령은 별다른 게 필요 없어. 그냥 일정 수준 공기만 통하면 돼.'
원래는 바람이 필요하지만, 휘파람 급은 공기의 흐름만으로도 충분했다. 나는 곧장 방문과 창문을 열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바람이여, 모습을 드러내라."
소설책에서 봤던 것처럼, 마력이나, 특수한 마법진 같은 것은 필요 없었다. 휘파람 급 정령은 본래 세계에 퍼져있는 정령들이니, 그 존재를 인식하고, 계약하겠다는 의지만 있어도 충분했다. 그 상태에서 이렇게 가볍게 부르기만 해도 눈앞에 나타난다.
퐁-!
그러니 귀여운 소리를 내며 소환된 것에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하지만 바람의 정령의 외모에는 꽤 놀랐다.
"···민들레 씨앗인가?"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생물이었다. 정확히는 씨앗이 날아가기 전의 민들레꽃의 머리를 닮은 녹색의 덩어리. 뭔가 내가 생각한 '정령'과는 거리가 꽤 멀었다.
'···판타지 소설에서 하급정령은 작은 요정처럼 나왔는데.'
계급 구분이 다르긴 했지만,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이리라.
'뭐, 따지자면 이게 더 어울리기는 하지.'
외관만 따지면 이 모습이 더 '바람의 정령' 같기는 했다. 마치 민들레 씨앗처럼 날아가 버릴 듯한 형태였으니까. 그러니 무너진 기대는 뒤로 제쳐두고, 정령을 손 위에 두며 물었다.
"계약할래?"
정령과의 계약은 서로의 신상정보를 기억하는 것과 비슷했다. 정령과 나를 연결함으로써 '이 정령만 부르겠다'고 표시하는 거니까. 그렇기에 정령의 의사 또한 중요한 요소였다.
퐁! 퐁!
그리고 지금 이 정령은 나와의 계약이 상당히 기쁜 모양이었다. 솜털 같은 몸으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이, 퍽 즐거워 보인다.
"좋아. 그럼 계약하자."
의견이 합치된 순간, 나와 정령이 연결되었다.
회사 Tip
정령에 대하여.
정령은 자연계에 있는 존재들과, 정령계에 있는 존재로 나뉜다. 정령사는 어느 쪽이든 계약을 할 수 있는데, 양쪽 다 장단점이 존재한다.
우선 자연계 정령의 경우, 정령이 동의한다면 누구라도 계약할 수 있지만, 찾는 것부터 마음을 움직이는 것까지 보통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니다. 또한, 이렇게 계약을 한다 하더라도, 불러서 힘을 쓰려면 정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거기에 익숙해지는 것도 필요하다.
반면 정령계의 정령은 소환사의 친화력을 보고 계약한다.
그들은 소환사의 친화력을 먹으며 힘을 발휘한다. 이때, 친화력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들은 힘을 엉뚱한 데 쓰거나, 소환자가 약하면 공격하기도 한다.
정령은 따로 이름을 붙여주기 전까지는 힘의 크기와 특징으로 구분하며 부른다. '휘파람' '계곡 바람' '폭풍' 등이 그 예다.
그리고 정령 중에 가장 큰 힘을 가진 정령은 '바람' '불' 등 원소 그대로의 이름을 가진 존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