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erse 35. 천사들의 도시(完) >
“다들 후드맨이 캄튼 블랙 블록에서 후드를 벗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
베버의 말에 상현이 반문했다.
“후드맨이면 티앤티에서 랩했다는 래퍼지? 나만 후드맨이란 단어가 후진가?”
“Hood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으니까 그렇게 이상하진 않은데? 근데 너 캄튼 블랙 블록 때 후드맨 때문에 완전 묻히는 거 아니야?”
“글쎄…… 일단 열심히 해야지.”
“그러고 보니까 티앤티에서 공연할 때 후드맨 본 적 없어? 비슷한 시기였잖아.”
“없어. 그리고 난 티앤티에서 금방 잘렸잖아.”
“아, 그렇지.”
“얼마나 잘하는지 궁금하긴 하다.”
상현은 몇 번의 공연 이후에 티앤티의 라인업에서 빠지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지만, 결론은 디제이가 상현의 랩이 티앤티에서 불리는 걸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엄청 잘한다고 하더라. 아니, 잘하는 걸 떠나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뭔가가 있다던데? 근데 내 생각에는 후드맨의 매니저가 일부러 얼굴을 가리게 한 다음 소문을 퍼트리는 것 같아. 마케팅의 일종이지.”
“왜?”
“이제 한 달 반 정도밖에 안됐는데, 너무 요란한 거 같아서. 뭐, 길거리에서 굴러다니던 동네 친구들이 갑자기 인기를 얻는 거야 LA에서 흔한 일이지만, 좀 과하다고 할까?”
“흠, 후드맨 공연한 거 본 적 있어?”
“아니, 없지.”
“그럼 캄튼 블랙 블록에서 보면 알겠지. 실력이 진짜인지 아니면 마케팅의 힘인지.”
상현의 원론적인 말에 베버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마케팅의 힘일 걸. 그러니까 너도 베보 레이블에 들어오라니까. 들어오기만 하면 내 패밀리들이 네 음악을 홍보해줄 거야. 공연할 때 호응도 해주고. 그래서 캄튼 블랙 블록에서 후드맨보다 더 잘해버리는 거야!”
“Fuck. 뮤지션도 없고, 디제이도 없고, 매니저도 없고, 공연 커넥션도 없는 게 무슨 레이블이야.”
“디제이야 너가 들어오면 스탠다드가 들어올 거고, 매니저야 내가 하면 되지!”
“어휴, 저스틴 베버 같은 놈. 간다.”
“저스틴……? 그게 뭐야?”
영업 마감 뒤 베보와 함께 맥주를 마시던 상현이 가게에서 나왔다.
거리로 나오니 추위가 확 느껴졌다. LA의 11월은 서울의 10월 날씨와 비슷하다고 했는데, 느낌은 훨씬 추운 것 같았다.
“어우, 추워.”
상현은 걸어서 집으로 향했다.
도보로 30분이 넘게 걸리는 거리기에 보통은 차를 타고 다니는데, 오늘은 베버가 술을 마시자고 해서 차를 놓고 온 상태였다.
상현은 늘 가지고 다니는 CD 플레이어로 노래를 들으며 LA의 밤거리를 걸었다. 술에 취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훨씬 크게 튼 음악이 그의 귀를 때리는 것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아니, 뭐. 노래를 들으면 항상 기분이 좋지 뭐.’
그때였다. 두 명의 흑인이 상현의 앞으로 튀어나와 길을 막은 것이.
상현은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요즘은 치안이 많이 좋아져서 캄튼의 흑인 후드(거주지)를 제외하면 딱히 위험하지 않았다. 물론 강도나 소매치기의 위험이 없을 순 없었지만, 그건 서울에서도 있는 일이니까.
그러나 이렇게 자정이 넘은 시간에 건장한 두 흑인이 나타났는데 긴장하지 않기도 힘든 일이었다.
“무슨 일이야?”
상현이 이어폰을 벗으며 물었다. 잘 몰랐는데, 노래를 얼마나 크게 듣고 있었던지 쿵쿵 하는 드럼 소리가 이어폰 밖으로 들리고 있었다.
그때 길을 막은 두 명 중 검은색 뉴에라를 쓴 흑인이 입을 열었다.
“혹시…… 에스비(SB)?”
“에스비?”
이해할 수 없는 뜬금없는 소리에 상현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뒤에 있던 흑인이 끼어들었다.
“네가 에스비 아니야?”
“에스비가 뭔데?”
“그거야 우리도 모르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들의 말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위협적인 태도를 취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멜, 이걸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해?”
검은색 뉴에라를 쓰고 있는 멜이라 불린 사내가 뭔가를 생각하다 상현에게 물었다.
“이봐. 너는 SB하면 무슨 말이 떠올라? 이게 무슨 단어의 약자일 거 같아?”
“에스비?”
“그래, 에스비.”
“……시발?”
“……?”
웨스트런과 멜, 상현.
세 사람의 뮤지션에게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것 같았다.
***
캄튼 시티 쇼핑센터에는 한국의 ‘종합상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스왑밋(Swap meet) 거리가 있다.
이러한 스왑밋에는 그렇게 크지 않은 레코드샵이 하나 있는데,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사이커델릭 레코드(Cycadelic Record)였다.
사이커델릭 레코드는 근처에 월마트와 타겟마트가 들어오며 생존이 위태로워진 캄튼 시티 쇼핑센터 내에서도 아직 장사가 잘되는 가게 중 하나였다.
그 이유는 일견 허름해 보이는 레코드샵이 단순한 레코드샵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이커델릭 레코드샵은 LA의 지역 흑인 커뮤니티와 힙합 팬들 사이에서 ‘갱스터 랩’의 성지라고 불렸다. 왜냐하면 지금은 슈퍼스타가 되버린 캄튼 출신 뮤지션들이 첫 데모 음반을 들고, 제일 먼저 찾아오는 곳이었으니까.
N.W.A의 이지이, 닥터드레, 아이스큐브부터 아직 슈퍼스타는 아닌 스쿨보이 큐와 켄드릭 라마까지.
사이커델릭 레코드샵의 주인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그들의 첫 창작물을 팔아주며 이들이 세계적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서포터였다.
“뭐? 진짜!?”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
웨스트런이 어깨를 으쓱했지만 상현의 놀라움은 가시지 않았다.
상현도 몇 번 사이커델릭 레코드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다.
갱스터랩의 성지.
N.W.A가 탄생한 곳.
LA 씬을 겨냥한 레이블이 있는 곳.
또한 그곳의 주인이 ‘킴 아저씨’, 혹은 ‘파파’라고 불린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킴 아저씨’가 한국인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킴벌리(Kimberly) 따위의 이름을 흔히 킴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했고, 미국인 중에도 킴의 성을 가진 이들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다.
웨스트런과 멜을 따라 사이커델릭 레코즈의 작업실에 도착한 상현이 가장 놀랐던 것은 그들이 ‘LA inst 56'를 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사이커델릭 레코즈의 주인이 김완준이란 이름을 가진 한국인이라는 것이었다.
“김완준이란 분은 어떻게 만날 수가 있어?”
“뭘 어떻게 만날 수가 있어? 내일 날이 밝고 가게로 찾아가면 되지. 가게에 없으면 커크 김한테 말하면 돼.”
“커크 김?”
그때 멜이 CD를 꺼내 상현의 앞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커크 김은 파파의 아들이야. 일단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이 CD를 만든 게 너가 맞다는 거지?”
“맞아.”
“sb가 알파벳이 아니라 네 스테이지 네임인 56이고?”
“어.”
“젠장. 엉덩이에 펜을 꽂고 썼어? 무슨 글씨가 이 따위야?”
멜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투덜거렸다.
멜과 웨스트런은 상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안면을 튼 적은 없지만 스탠다드와 친한 동양인이 LA 언더그라운드에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동양인의 스테이지 네임이 숫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정확히 ‘56’이라는 것까진 몰랐지만.
“이게 오십육이었다니…….”
멜과 웨스트런이 비트 테잎의 주인을 추적하기 위해서 들인 시간과 공은 어마어마했는데, 참으로 허무한 결론이었다.
사실 상현의 비트 테잎이 파사디나의 레코드샵에 깔린 것은 두 개의 레코드샵을 운영하는 베보의 실수 때문이었다.
“근데 왜 날 찾은 거야?”
상현의 물음에 웨스트런이 대답대신 반문했다.
“아, 그 전에 하나만 더 물어보자. 내가 듣기로 넌 래퍼라고 했는데? 디제이가 본업이야?”
“아니. 난 래퍼야. 프로듀싱은 겸업하는 거지. 칸예 웨스트나 닥터 드레처럼.”
상현의 단호한 말에 웨스트런이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상현의 랩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그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동양인? 실력의 여부를 떠나서 다 가짜지. 동양인이 어떻게 힙합을 해?’
‘덤파운디드(Dumbfoundead)가 있잖아. 너랑 친하지 않아?’
‘덤은 난민출신에다가 3살 때부터 LA에 살았어. 가난과 차별을 토로하는 힙합 문화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동양인은 아니잖아?’
웨스트런은 친구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상현을 살폈다. 왠지 눈앞의 이 동양인이 프로듀싱 재능을 낭비하며 랩에 시간을 허비하는 부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이브라고 불러도 되지? 이봐, 파이브. 혹시 네 랩을 들어볼 수 있을까?”
“아니, 그 전에 대답을 좀 듣자. 내가 물어보기만 하면 다 질문으로 답하니 답답해서 살 수가 없네.”
“아, 그렇군. 물어봐.”
“사이커델릭 레코드는 나도 와보고 싶었던 곳이라 따라오긴 했는데, 왜 날 부른 거야? 비트 테이프의 비트를 사고 싶어? 미안하지만 팔지 않을 거야.”
상현의 말에 웨스트런이 고개를 저었다.
“파이브. 우린 이 비트 테잎을 사고 싶은 게 아니라, 너와 같이 작업을 하고 싶은 거야. 이걸 듣고 우리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니가 만든 비트는 미쳤다고! 무슨 말인지 알아?”
처음 비트를 들었을 때를 떠올린 웨스트런이 갑자기 흥분하며 ‘u know what i'm saying?’을 몇 번이나 외쳤다.
그러나 상현은 잠시 생각해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래퍼로써의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면 사양하겠어.”
“뭐? 왜!”
“내가 프로듀싱을 배운 건 어디까지나 래퍼로써의 나와 내 친구들을 보조하기 위함이니까.”
상현의 말에 웨스트런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보조라는 건 어디까지나 잘하는 걸 도와주는 거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파이브가 프로듀싱보다 랩을 잘할 것 같지 않았다.
만약 정말 그런 랩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언더그라운드에서 구르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일단은 친해지는 수밖에 없겠군. 아니면 랩을 들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디렉팅을 봐주면서 한 두곡 정도는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도 있고.’
웨스트런이 그렇게 생각하며 상현이 듣고 있던 CD 플레이어를 가리켰다.
“좋아. 일단 네 랩을 듣고 이야기하자. 그거 데모 테잎이지?”
“아, 여긴 한국어 랩이 너무 많아. 저 컴퓨터 인터넷 되는 거지?”
상현이 컴퓨터를 키고 자신의 메일에서 10곡의 노래들을 다운시켰다.
“비트도 전부 네가 찍은 거야?”
“스탠다드가 찍은 게 두 개고, 한국에 있는 프로듀서가 찍은 게 세 개야. 나머지 다섯 곡은 내가 찍은 거야. 근데 여기 화장실 어디 있어?”
가만히 서있던 멜이 아래층을 가리켰다.
그들이 있는 작업실은 사이커델릭 레코드샵의 2층에 위치해있었다. 1층은 레코드샵이었고.
“그럼 혹시 1층을 좀 구경 해봐도 돼?”
“내 가게는 아니지만 상관없어. 구경해.”
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상현은 1층으로 내려왔다. 맥주를 잔뜩 마셨더니 오줌이 심하게 마려왔다.
또한 자신의 노래를 듣는 사람의 옆에서 가만히 기다리는 것은 민망한 일이기도 했다.
“오, 닥터 드레네.”
화장실을 다녀온 상현은 불을 키고는 가게 내부를 구경했다.
가게는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앨범 뿐만 아니라 티셔츠, 뉴에라, 후드 등의 사이커델릭 굿즈 상품들도 판매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현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은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가게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진들이었다.
사이커델릭 레코드의 주인인 김완준 씨로 추정되는 인상 좋은 아저씨와 닥터 드레, 이지이, 아이스 큐브 등등의 슈퍼스타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은 엄청나게 많았고, 상현도 이 래퍼들이 누군지 전부 알아볼 수가 없었다. 닥터 드레만 해도 상상 속의 모습보다 너무 젊어서 바로 알아보지 못했으니까.
‘이런 분이 있는데 왜 내가 몰랐지? 한국에 전혀 안 알려진 건가?’
그러나 상현이 모르는 것이었지 한국에서도 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2012년에 LA 타임즈에서 ‘Cycadelic Records의 김완준, 갱스터 랩의 탄생을 돕다’라는 제목으로 꽤 큰 기사가 나갔고, 덕분에 한국에서도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상현이라고 힙합에 관한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히 알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내 랩은 미국에서도 반드시 먹힌다.’라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사실의 영역은 아니고, 굳건한 자신감과 진실한 믿음이었지만.
상현이 괜히 웨스트런과 멜을 따라온 것이 아니었다. 저들이 LA inst 56를 접한 것은 우연이었지만, 이 우연을 기회로 만들고 싶었다.
‘10곡을 다 들으면 분명히 좋은 반응을 보일 거야.’
그러나 상현의 생각은 틀린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런 미친 놈!”
단 두 곡 만에 웨스트런과 멜의 비명과도 같은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오줌 싸다 뒤진 거 아니면 빨리 올라와봐!”
상현은 예상보다 훨씬 격렬하고 거친 반응에 잠시 당황했지만, 곧 웃으며 2층으로 올라갔다.
그런 상현에게 웨스트런이 달려들었다.
“너 뭐야? 왜 LA 언더그라운드 바닥에서 랩을 하고 있어? 아니, 그전에 왜 못 뜬 거지? 아무리 동양인이라고 해도 안뜰 리가 없는데?”
웨스트런은 그제야 친구들이 파이브에게 내렸던 평가들 중에서 ‘못한다’라는 말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부 ‘실력을 떠나서’, ‘랩이 문제가 아니라’라는 수식어를 붙인 채로 말했었다.
웨스트런은 편견과 차별을 떠나서 결국은 실력은 통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백인인 에미넴이 랩씬을 호령한 것이고, 마이클잭슨이 백인들의 뮤직 인더스트리에 깃발을 꽂은 것이고, 런디엠씨가 랩뮤직을 수면 위로 올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니 파이브가 뜨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그때 상현이 입을 열었다.
“내가 천사들의 도시에 온지 얼마 안됐거든.”
“요즘 누가 천사들의 도시라는 유치한 말을 써?”
“잘 모르니까. 그래서 난 이제 집에 가야해? 프로듀서 제안을 거절했으니까? 아니면 같이 랩을 할 수 있어?”
상현이 물음에 웨스트런과 멜은 처음부터 이놈이 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프로듀서 제안을 거절하고, 자신이 랩을 들려준 것을.
“네 프로듀싱이 래퍼로써 너와 네 친구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
“맞아.”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친구가 되는 일인 거 같은데?”
웨스트런의 말에 멜이 씩 웃었다.
“친구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이 있지.”
그렇게 말한 멜이 벽에 걸린 옷의 주머니를 뒤져서 뭔가를 가져왔다. 멜이 가져온 것은 마리화나였다.
한동안 마리화나는 절대 안 한다는 상현의 말을 ‘친구가 되기 싫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웨스트런과 멜의 투닥거림이 이어졌다.
LA. Los Angeles.
스페인어로 ‘천사들’이란 뜻을 가진 도시.
천사들의 도시에 본격적으로 상현의 날갯짓이 시작된 것은, 캄튼 블랙 블록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이었다.
< Verse 35. 천사들의 도시(完)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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