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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화. 라미엔느 카트넬(1) (162/249)

 162화. 라미엔느 카트넬(1)

“스승님. 이 동작이 어려운데 조금 봐주세요.”

 백랑족 소녀의 요청에 레인이 고개를 돌렸다.

“봐줄 테니 일단 해 봐.”

“네.”

 레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녀의 무술 시연이 이뤄졌다. 그것을 지켜보는 다른 제자들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벌써 저만큼이나 실력이 늘었다니.”

“그야말로 일취월장했네요.”

“스승님 말마따나 최상위 마공을 익히고 있어서 그런지 성장 속도가 엄청 빠르네. 오래지 않아 경지에 들겠어.”

 그녀들의 표정은 상당히 복잡미묘했다. 백랑족 소녀, 루미아의 성향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

 그녀가 성장한 후에 그 발톱을 누구에게 들이밀지 상상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왜 스승님은 루미아를 제자로 받아들이신 걸까.”

“그러게요.”

 레이나의 우려 어린 목소리에 셀린이 맞장구쳤다. 그녀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은 존재인 루미아를 어째서 레인이 저렇게 공을 들여가며 성장시키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루미아와의 관계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평상시의 루미아는 그저 굉장히 귀여운 수인족 여자아이일 뿐이니까. 아주 간혹 내비쳐 보이는 특유의 광기에 한 번씩 소름이 돋아서 그렇지.

 그녀들이 루미아를 이토록 경계하는 이유는 한 가지였다. 루미아가 최상승의 무공을 수련하고 있다는 것.

 루미아가 천살성인 것도, 그런 그녀를 레인이 데려온 것도. 그 어느 것도 그녀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그녀들이 정말로 불안해하는 이유는 레인이 루미아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성장시키고 있다는 것. 레인이 왜 굳이 루미아를 무공 고수로 키우는 것인지 그녀들의 입장에선 의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뭐, 마족의 대륙 침공이 예정되어 있으며, 그때를 대비하기 위해 각성자 일행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력을 모으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그녀들에게는 당연한 의문이었다.

 솔직히 레인이 감수하고 있는 위험은 르우벤의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의 경우엔 아예 시한폭탄을 제 몸에 심지 않았던가.

“거기서 무릎을 더 굽혀야지.”

 얼굴에 한가득 걱정이 어린 제자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레인은 착실하게 루미아를 지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 ‘착실한 지도’가 한 손으론 책을 들고 다리 뻗고 앉은 채 이뤄지고 있긴 했지만.

 책을 들지 않은 반대쪽 손을 까딱이면서, 이기어검의 묘리로 목검을 조종함으로써 이뤄지는 지도였지만.

 아무리 봐도 루미아 쪽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긴 힘들긴 했지만!

“잘하네.”

 칭찬하는 어조인지 심드렁한 어조인지 모를 격려를 건네는 레인. 시선이 완전히 책에 고정되어 있었다.

 물론 기감으로 루미아의 움직임은 완벽하게 파악해가며 지도하고 있는 것이었지만, 제삼자의 시선엔 영 성의가 없어 보이리라.

“합! 합!”

 루미아의 힘찬 기합성이 반복적으로 연무장을 울렸다.

 * * *

 우우우웅!

 치르르르르르르르!

“제대로 찾아왔네.”

 르우벤은 주위를 돌아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렸다. 만 단위의 개체 수를 자랑하는 곤충들의 향연.

 수많은 말벌이 꼬리를 앞세우고 주위를 날아다녔다. 그보다도 많은 숫자의 흰개미가 주위를 포위한 채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그 이외 다양한 종류의 곤충들이 위협적인 소음을 발했다.

 르우벤이 찾아다니던 존재와 조우했다는, 명백한 증거.

“밀리아.”

“네.”

 르우벤은 밀리아와 함께 마법 장벽 안쪽에서 주위에 광범위한 탐색 마법을 펼쳤다. 이내 마법에 걸려드는 기척이 있었다.

“찾았다.”

<겁화(劫火)>.

 르우벤의 손에서, 정확히는 그가 착용한 붉은 반지로부터 검붉은 불꽃이 쏟아져 나왔다. 불꽃은 순식간에 한쪽을 통째로 휩쓸어 버렸다. 그 방향에 위치한 풀과 나무가 일거에 잿더미로 화했다.

 그러나 그 방향에 위치한 곤충들도, 그리고 그 끝에 위치한 ‘그녀’도 그 불꽃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오로지 풀과 나무만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을 뿐.

“윽.”

 훤히 드러난 그 공간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한 여인. 난데없이 사위를 휩쓴 불꽃의 소용돌이에 움츠러들었던 몸을 바로 세운 그녀가 르우벤을 경계하는 얼굴로 응시했다.

 마치 도서관의 사서가 연상되는 이미지의 여인이었다.

 연갈색 머리칼을 땋아서 정리했다. 색이 진하고 헐렁한 로브로 몸을 감쌌다. 수수하면서 지적으로 보이는 얼굴. 거기에 조그마한 외눈 안경까지.

“곤충과 벌레의 현자 릴리스 레비아틴. 맞지?”

 르우벤이 물었다. 여인이 표정을 굳혔다.

“왜 나를 찾은 거지?”

 그녀의 경계심은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르우벤이 어느 정도의 강자인지 방금의 마법을 통해 대충 유추할 수 있었으니까.

 그녀 또한 세간에서 ‘현자’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마법사지만, 그것이 그녀가 르우벤과 동등한 수준의 강자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마법사의 능력의 종류는, 무력 수위는 어떤 마법을 파고들었는가에 따라 천차만별. 그런 의미에서 여인은 그다지 강하다고는 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물론 그녀가 가진 힘은 굉장하다. 유용성이 굉장히 높을 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대규모 전투의 흐름마저 뒤집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규격 외의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힘은 ‘강력한 개인’을 상대하기에는 굉장히 부적합하다. 쉽게 말해 르우벤이 그녀에게 악의를 품고 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선 저항할 수단이 없었다. 당연히 경계할 수밖에.

“릴리스 레비아틴. 올해 나이 19세. 몰락한 레비아틴 남작가의 차녀. 이곳에 거처를 정한 지 올해로 7년.”

“넌 뭐지? 내 스토커인가? 그렇다고 보기엔 내 명성이 그렇게 높지도, 외모가 뛰어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내심 마음속의 경계심을 한층 더 높였다. 이유야 뻔하지 않은가. 어디선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끌어들일 마음을 먹은 게 아니라면 이쪽을 찾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상대가 온건한 방법으로 회유하려 들지 강경책을 동원해 끌고 갈 생각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

“스토킹은 아니야. 네 능력이 필요해서 끌어들이려고 하는 거지.”

 르우벤이 피식, 웃으며 답변했다.

 역시나.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여인, 릴리스는 눈을 가늘게 떴다.

“돌아가. 난 내 마법의 끝을 보기 전엔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어. 이만한 환경을 지닌 곳은 달리 없으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르우벤의 반응을 살폈다. 만일 강경책을 사용할 생각이라면 여기서 힘을 행사하거나 협박을 가할 터였다. 반대로 회유책이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지.”

 르우벤은 가볍게 빙긋, 하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마치 로엘의 그것과 비슷한, 친절한 미소.

 좋아, 하고 릴리스는 오른손을 꾹 말아쥐었다. 상대가 회유책을 준비해 왔다는 사실에 속으로 안도했다. 상대가 이렇게 나와준다면 이 상황을 모면하기에 용이할 테니까.

 상대가 회유에 실패해 낙심해서 돌아가 주면 가장 이상적이다. 반대로 회유에 실패했을 때 무력을 동원할 것 같은 낌새라면 적당히 혹한 척하고 틈을 봐서 달아나면 그만이고.

 그녀는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였다. 그것은, 그 자신의 전공 분야 이외엔 관심을 두지 않는 마법사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성향. 그녀의 경우엔 그 성향의 정도가 굉장히 심했다.

‘지금 나는 내 수련만 해도 벅차. 다른 잡다한 일에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다.’

 그녀는 근본적으로 르우벤의 영입 제안에 응할 생각이 없었다.

 누군가에게 힘을 빌려줘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 대가가 무엇이든 간에 타인을 위해 수련 시간을 할애할 의향이 그녀에겐 없었다.

 그러나, 르우벤이 가져온 ‘대가’는 그녀의 상상을 가볍게 초월하는 것이었다.

“인벤토리 툴(Inventory Tool).”

 르우벤의 뒤편에 수많은 간이 선반이 출현했다. 그가 그중 한 선반에서 서책 몇 개를 집어 들었다.

“사실 난 협상에는 그다지 재능이 없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이건 머나먼 초고대 시대의 현자가 남긴 서책이다.”

“?”

“식물과 곤충, 벌레의 생태를 조사하는 데 평생을 바친 현자가.”

 쿵!

 릴리스의 얼굴이 일변했다.

“그게?”

 그녀는 방금까지 르우벤을 경계하고 있었던 것도 잊어버린 채 성큼성큼 다가와 서책을 확인하려 했다. 그러자 르우벤이 서책 중 하나를 그녀에게 휙 하고 던졌다.

“으앗!”

 릴리스는 기겁해서 곤충들을 부렸다. 수백의 벌들이 뭉쳐 책을 안전하게 받아냈다. 그 사이, 르우벤은 슬그머니 나머지 서책들을 등 뒤로 숨겼다.

“진짜잖아!”

 룬 어가 빼곡히 적힌 책 안쪽의 내용을 확인한 릴리스가 경악을 토해냈다. 그녀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연속해서 소리쳤다.

“나머지 것들도 보여줘!”

“에이, 내가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지 잘 알잖아?”

“…….”

 그녀가 갈등하는 얼굴을 했다. 이렇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용을 살펴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르우벤이 가진 서책들을 모두 깊게 탐독한다면 단숨에 몇 년, 아니 몇십 년에 걸쳐 얻어야 할 지식을 단숨에 습득할 수 있음을.

 이만한 물건을 내놓고 내걸 조건이 무엇인지 상상이 가질 않았지만, 그럼에도 심하게 끌렸다. 다른 사람도 아닌 그녀에게는 르우벤이 내보인 서책들이 굉장히 절실했다.

 그러다 문득, 그녀가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채고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너, 너구나! 적룡대와 함께 유적 ‘자이언트 플랜츠’를 공략했다는 소년 의원이!”

 곤충과 벌레에 심취한 현자인 그녀가 ‘자이언트 플랜츠’라는 유적의 존재가 알려졌을 때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턱이 있나. 이미 그녀는 소문의 유적지에 찾아간 적이 있었다.

 다만 제대로 허탕을 쳤다. 1차로 레인과 로엘이 포함된 탐사대가 쓸어간 데다, 2차로 르우벤이 마지막 남은 유물까지 챙겨갔으니까.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한 릴리스는 적룡대를 직접 찾아갔고, 그녀들에게 유적에서 발굴한 서책이나 연구자료를 혹시 보유하고 있냐고 물었다. 이미 팔아치운 뒤일 거라 생각하면서도.

 그런데 들려온 답변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종류의 것이었다. 함께 유적을 탐사했던 의원 소년이 발견된 서적이나 연구자료는 모두 챙겨갔다는 것.

 그녀는 곧바로 소년의 소재지를 물었지만, 적룡대는 그것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다. 정체도, 목적도 알 수 없는 여인에게 그 이상 지인에 대한 정보를 파는 것은 꺼림칙했기에.

 결국 릴리스는 별다른 소득 없이 홈그라운드인 밀림으로 귀환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다.

“네가 바로 ‘로엘’이구나!”

“아닌데.”

 르우벤의 표정이 괴상해졌다.

 그 악랄한 친구와 자신을 헷갈리다니, 이 무슨 실례인가. 물론 그 ‘로엘’에게서 서책과 연구자료들을 받아서 온 것이긴 하지만.

“아니라고?”

“내 정체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지. 중요한 건 네가 내 조건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 그것뿐.”

“좋아. 조건이 뭐지?”

“향후 내가 창설할 용병대에 합류해 20년간 함께 활동할 것.”

“20년?!”

 20년이 뉘집 개 이름도 아니고!

 릴리스는 욕설을 내뱉을 뻔했다. 솔직히 아무리 서책의, 연구자료의 가치가 높다지만 그것은 자신에게나 그렇지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것은 아니다.

 어차피 자신에게 넘기지 않으면 적당한 가격에 팔려나갈, 아니 제대로 값도 받지 못할 물건 아닌가! 바가지를 씌워도 정도가 있지!

“미쳤군.”

“아 그리고.”

 르우벤이 릴리스의 말을 잘랐다. 쐐기를 박기 위해.

 그가 간이 선반에서 또 다른 물건을 끄집어냈다. 이번엔 주먹 크기만 한, 줄을 잡아당기면 입구를 줄이는 게 가능한 주머니였다.

“이건 그 현자가 말년에 공간의 현자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최고 걸작이다. 특수한 조치를 취해둬서 내게 귀속되어 있긴 하지만, 타인에게 빌려주는 데엔 아무런 문제가 없지.”

“……?”

“네가 용병대에 속해 있는 기간 동안 이 물건을 대여해 주지. 기간을 모두 채우고 나면 물건의 소유주를 너로 바꿔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렇게 말하며 르우벤은 손에 들린 볼품없는 주머니의 쓰임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래 역사에서라면 릴리스 본인이 직접 입수해 수차례 실험 끝에 알아내게 되는 최상위 아티펙트의 쓰임새에 대해.

 그저 은거한 젊은 현자였던 그녀의 명성이 대륙 전역에 널리 알려지는 기폭제가 된 아티펙트. 그녀에 한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보조 아티펙트가, 시간을 거슬러 본래의 주인에게 소개되는 순간이었다.

“말도 안 돼.”

 르우벤에게서 모든 설명을 듣고 난 뒤, 릴리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르우벤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면, 자신은 저 물건을 반드시 손에 넣어야만 했다. 20년은 고사하고 평생이 걸리더라도.

‘이거 좀 죄악감이 드네.’

 그녀의 표정을 주시하고 있던 르우벤의 머릿속에 문득 든 생각이었다.

 미래에 대한 정보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니 괜히 양심이 찔리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자신의 개입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평범하게 승승장구했을 것을.

‘아무튼, 영입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겠지.’

 릴리스의 얼굴을 보아하니 영입에 실패할 일은 없을 듯했다.

 그가 밀리아를 돌아보며 씩 하고 웃었다. 밀리아가 살짝 고개를 끄덕여 축하해 주었다.

 * * *

 방학 기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지난 정비 기간과 같이 모두가 바쁜 시간을 보냈다.

 레인은 자기 개발부터 제자 지도, 모든 전투팀의 훈련을 도맡았다.

 로엘은 확충한 인원을 제대로 부리기 위해 조직을 두 차례에 걸쳐 개편했다. 물론 상단 업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르우벤은 네 차례에 걸쳐 옛 동료들과 앞으로 이름을 떨칠 인재들을 모으러 다녔다. 천마신공 수련은 물론 아티펙트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카트란은 수련에 수련을 거듭해 초일류의 목전에 다다랐다. 내면에 존재하는 ‘그’와의 소통은 이젠 아무런 문제도 없이 이루어질 정도로 진전되었다.

 카트란을 제외한 세 각성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대련을 하곤 했는데, 승률이 가장 높은 것은 역시 레인이었다. 그만큼 난전에 익숙한 인물이 없었다. 다음이 르우벤, 로엘 순이였다.

 그리고, 펜타트리움 아카데미의 여름방학이 종결을 고했다. 2학기의 시작.

 르우벤은 평범하게 친우들과 재회해 환담을 나눴다. 카트란 또한 1학기와 그다지 다를 것 없는 생활에 돌입했다.

 그리고 레인은…….

“저기, 혹시 괜찮다면 우리 스터디 그룹에 들지 않을래?”

“2학년의 카르레이넘이다. 괜찮다면 잠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번에 우리가 스터디 그룹을 만드려고 하는데.”

“혹시 어깨에 있는 고양이 좀 만져봐도 될까?”

 1학기의 조용한 생활과는 전혀 동떨어진, 쉴새 없이 러브콜이 쏟아지는 일상을 구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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