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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화. 각성자 vs 각성자 vs 각성자(3) (116/249)
  •  116화. 각성자 vs 각성자 vs 각성자(3)

     로엘의 중화기 포격은 비정상적으로 강력하다.

     사실 레인과 르우벤이 작정하면 그보다도 강력한 공격을 쏟아낼 수 있긴 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딜레이’다.

     겨우 그 정도 딜레이에 그 위력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장점이다. 이런 난전 속에서 그만한 위력의 공격을 몇 번이고 쏟아낼 수 있는 것은 로엘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지만, 로엘의 공격은 장점 대신 단점도 뚜렷하다. 그것은, 공격 궤도가 일직선이라는 것.

     웬만한 상대라면 포격이 날아드는 속도가 압도적이므로 단점을 느끼지조차 못할 터다. 뭔가 느끼기도 전에 상황이 종결되겠지. 그렇지만 진짜 실력자들에게 이 단점은 치명적이다.

     레인쯤 되는 달인이면 공격이 날아오기도 전에 궤도를 읽어 자리를 피해버리는 것이 가능하다. 바로 지금처럼.

     레인이 잔영을 남기며 자리에서 사라졌다. 포격은 무의미하게 바닥에 내리꽂혔다. 로엘이 혀를 차며 다시 견제를 위해 미니건을 뽑아 들었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

     그런데, 무언가가 지축을 울리며 로엘에게 달려들었다. 어느새 탱커 세트(Tanker Set)를 착용한 르우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돌진하고 있는 것이었다.

    로엘은 지체 않고 금속 탄환을 난사했다. 수없이 많은 탄환이 허공을 가로질러 르우벤에게로 날아들었다. 그러나- 

    “하하! 이젠 안 통한다!”

     탄환들은 르우벤에게 충격을 주지 못하고 모조리 튕겨 나왔다. 압도적인 방어력을 자랑하는 갑주엔 위력에 한계가 있는 금속 탄환 따위 무용지물이었다.

     심지어 옆에서 레인이 십여 개에 달하는 검강을 발출해왔다. 로엘은 급히 보법을 밟아 전차처럼 달려드는 르우벤을 피해냈다. 하는 김에 교묘하게 그를 방패 삼아 움직였다.

     콰콰콰콰콰쾅!

     르우벤의 갑주에 몇 개의 검강이 작렬했다. 그렇지만 갑주는 흠집 하나 없이 멀쩡했다. 레인이 인상을 찌푸렸다.

     르우벤은 레인을 신경 쓰지도 않고 급격히 신형을 틀어 로엘을 공격하려 했다. 신형을 반전시키기 힘든 갑주의 특성 때문에 바닥에 길게 족적이 남았다.

     곧바로 주먹질. 맞기만 한다면 곧바로 상대를 전투 불능으로 만드는 게 가능한 공격이 로엘을 향해 날아들었다.

     콰드드드드드!

     그러나 로엘은 이미 다시 마력포로 무기를 바꿔 든 상태였다. 주먹이 다다르기 전에 로엘의 포격이 먼저 르우벤의 복부에 작렬했다.

     거체가 튕겨 나갔다. 백여 미터를 밀려 나가 그대로 뒤쪽의 바위에 작렬해 통째로 처박혔다. 그러나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하고 일어섰다.

    “으아, 이걸 착용하고 이렇게 나가떨어져 본 적은 또 처음이네.”

     말과 달리 르우벤은 멀쩡했다.

     압도적인 힘에 떠밀리긴 했어도 갑주 자체엔 그다지 손상이 없었다. 약간 우그러진 정도. 이 정도 손상 따윈 얼마 지나지 않아 갑주의 자가 복원력에 의해 사라져 버릴 터였다.

    ‘검성’의 필살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무형검(無形劍)’ 정도가 아니면 갑주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르우벤에게 직접적인 충격을 주긴 무리였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방어력.

     로엘이 갑주를 입고 있는 르우벤에게 충격을 입히기 위해선 몇 번이고 연속으로 포격을 명중시켜야 할 터. 말하자면, 로엘과는 상성이 좋지 않은 세트였다.

    “후우.”

    “억?! 어느새?!”

     갑작스레 뒤쪽에서 들려오는 숨 고르는 소리에 르우벤이 기겁했다. 소리소문없이 르우벤의 뒤를 점한 레인은 어느새 검에 막대한 기운을 응집시켜놓고 있었다.

     그 웅혼한 기파가 전신을 압박하자 르우벤의 등에 절로 식은땀이 흘렀다.

    ‘무형검(無形劍)!’

     저런 것에 적중되었다간 순식간에 전투 불능이 된다!

    “이런 빌어먹을!

    르우벤이 뒤돌아볼 새도 없이 급히 자리를 박찼다. 일단 달아나야 했다. 그러나 레인이 그것을 그냥 두고 볼 리도 없어서, 곧바로 따라붙어 검을 휘둘렀다.

     아니, 휘두르려고 했다.

    “쯧.”

     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투!

     수없이 날아드는 금속 탄환에 레인이 혀를 차며 검을 거뒀다. 잔영을 남기며 자리를 이탈, 아예 공격 범위 바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덕분에 르우벤도 수월하게 자리를 이탈했다. 그에게도 금속 탄환들이 날아들긴 했지만, 갑주에 맞고 전부 튕겨 나왔다.

    “안 되지. 1:1:1 구도가 깨져서야.”

     로엘이 레인과 반대쪽으로 움직이며 중얼거렸다.

    냉정하게 평가해서 세 사람 중 최약체는 자신. 난전이라곤 해도 어쨌건 간에 정면 전투니 이쪽이 불리한 것이 당연했다. 한 사람이 떨어져 나가 1:1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의 구도를 유지해 두 사람의 힘을 빼놔야 했다. 1:1로도 해볼 만하다고 여겨질 만큼 저들이 지치기 전까진 현 구도를 유지해야만 했다.

    “읏차.”

     어느새 지근거리에 다다른 주인 없는 검이 견제를 가해 오기 시작했다. 로엘은 이리저리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그것을 피했다.

     * * *

    “혼란하군. 혼란해.”

     로카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야말로 눈이 핑핑 돌아가는 접전이었다.

    ‘미친.’

     그 옆에서 칼비오가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경이 정말로 현실일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세 사람 모두가 초인에 육박하는 실력자라니. 게다가 모두가 15살.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하면 웃기지 말라며 비웃음을 살 터다.

     그나마 로엘, 그리고 르우벤이라는 소년까진 이해가 간다. 황당무계하지만 어떻게 강해진 것인지 짐작이 가는 이들이다. 마법, 그리고 아티펙트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힘이니까.

     그런데 레인이라는 소년 쪽은 대체 뭔가. 저 녀석은 아무리 봐도 정통 검사였다. 그런데도 저 나이에 초인이 되는 게 가능하다는 말인가.

     로엘이 ‘괴물’이라 표현했던 인물인 만큼 뭔가 있을 거라 생각하긴 했다.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상상 이상이었다.

     저 나이에 검성이라니, 그야말로 전대미문이다.

     마법사와 달리 검사는 경지와 수련 시간이 비례하는 게 아니었던가. 개인의 자질에 따라 그 편차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저건 그 정도가 심했다.

    ‘과연 괴물에게서 괴물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녀석이군.’

     칼비오가 침음을 흘렸다. 로엘의 발언은 그저 옛 친구를 향한 막연한 동경 같은 게 아니었다.

    “…….”

     저 세 사람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자격지심이 밀려 들어왔다.

     후계자 경쟁이 끝난 이후부터 자기 개발에 힘써온 덕분에 지금은 한 사람의 당당한 마도사가 되었다. 남들은 평생 걸려서도 오르지 못하는 경지. 그렇지만 지금만큼은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옆에서 중얼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괴물 검사의 제자라던 셀린이라는 소녀였다.

     사실 칼비오는 셀린을 처음 봤을 때부터 호감이 갔었다. 아름다운 외견에 날카롭게 벼려진 듯한 분위기. 거기다 엘프이기까지.

     토우런트 왕국 사람들에겐 셀린의 종족이 단점으로 비쳐 보질지 몰라도 칼비오에겐 아니었다. 그는 제국 출신인데다 생각이 유연한 편에 속했으니까.

     그가 문득 궁금증이 일어 대체 그녀가 무엇을 중얼거리고 있는 건지 신경 써서 들어보니…….

    “저 상황에선 내력을 저런 식으로 운용해야 하는구나.”

     그녀는 세 사람의 대련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얻어내고, 그것을 되새기고 있었다.

     칼비오는 일순 소름이 돋았다. 제대로 알아보기도 힘든 저 난전을 관찰하고, 거기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얻어낸다는 말인가?

     자세히 보니 그녀의 시선 끝에 있는 것은 레인뿐이었다. 다른 이들은 제치고 그만을 관찰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무인인 그의 움직임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

     사실 이것은 레인의 지시였다. 다른 사람에겐 무리겠지만, 희대의 재능을 지닌 그녀라면 그로부터 얻어내는 것이 많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 판단은 옳았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얻어낸 깨달음을 차곡차곡 머릿속에 정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

     칼비오는 조용히 다시 고개를 돌렸다. 지금 그녀를 방해해선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느꼈기에.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녀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괴물’의 영역에 들어설 것이라는 걸.

     그것이 어쩐지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마탑으로 되돌아가면 곧바로 수련에 힘쓸 것을 다짐하며, 칼비오는 주먹을 꾹 하고 말아 쥐었다.

     * * *

     접전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로엘은 계속해서 신형을 움직이며 탄환을 난사하거나 포격을 내쏘았다. 그러다 간혹 간격 내로 상대가 파고들면 냅다 산탄총을 내갈기며 자리를 벗어났다.

     대놓고 장기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인과 르우벤의 집중력이 떨어질 후반부를 노리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도구를 사용하다 보니 힘의 소모율이 적은 로엘이기에 내릴 수 있는 판단이었다.

     르우벤은 똑같은 도구 사용자지만 애초에 경지가 떨어졌다. 체력이 부족했다. 장기전으로 몰아갈수록 유리한 상대였다.

     레인의 경우엔 막대한 내력으로 체력을 보충한다지만 모든 것을 몸으로 때우고 있었다. 끊임없이 힘을 소모하고 있으니 제대로 휴식을 취하는 게 아닌 이상 언젠가 한계가 찾아올 터였다.

    레인은 로엘을 끊임없이 견제하며 르우벤을 몰아붙였다. 어차피 로엘과 1:1로 남게 되면 상성상 자신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여긴 것이다.

    1:1:1 상황인 탓에 현재는 상성상 로엘이 레인에게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1:1 상황이라면 그것이 금세 뒤집히게 된다. 로엘은 보다 기동성이 높은 상대에겐 약할 수밖에 없으니.

     반면 만능형이라 할 수 있는 르우벤은 그때그때 아티펙트를 갈아 치워가며 모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그야말로 난전에 대처하는 정석적인 자세라고 할까.

     아무래도 좀 수비적인 면모가 강하긴 했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전투를 수행했다. 레인이 끈질기게 따라붙는 탓에 그럼에도 위기를 몇 번 겪긴 했지만.

     검광이 번쩍였다. 아티펙트에 담긴 각종 화려한 마법이 쏟아져 나왔다. 수없이 많은 탄환이 허공을 갈랐다.

     암흑정령이 불시에 습격해 발걸음에 제동을 걸었다. 갑작스레 터져 나온 용의 포효가 고막을 뒤흔들었다. 라이플에서 은밀하게 격발된 마력 탄환이 방어막을 두들겼다.

     레인이 생성한 무형검이 대기를 찢어발겼다. 르우벤이 타이밍 맞춰 발현시킨 대범위 마법이 사방을 휩쓸었다. 어느새 거리를 잔뜩 벌린 로엘이 연속으로 포격을 날렸다.

     그들이 대련 장소로 삼은 땅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처참하게 망가졌다. 처음의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였다.

     쾅! 콰쾅! 콰과과과과곽!

    “크으! 아주 눈이 핑핑 돌아가시겠군!”

     르우벤이 날아드는 포격을 피하며 소리쳤다. 그도 용병 생활을 오래 하면서 이런저런 일을 다 겪어봤지만 맹세코 지금 이상으로 정신없는 상황을 맞이해 본 적은 없었다.

     특히 오늘 처음 겪어본 로엘의 힘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물론 1대1 대련이라면 이쪽이 질 일은 없겠지만…….

    ‘반대로 대련이 아닌 실전. 그것도 초장거리에서 저쪽이 준비를 갖추고 기습을 가하는 상황이라면 답이 안 나오겠다.’

     기껏해야 자리를 벗어나 달아나는 것 정도가 한계겠지.

     로엘이 가진 힘의 이질성은 결코 레인이나 자신의 그것에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한 느낌이었다.

     쉬쉬쉬쉬쉬쉭!

     그의 주위를 맴도는 일곱 자루의 검이 쉴 새 없이 춤을 췄다.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레인의 검강을 쳐내고, 날아드는 탄환을 갈랐다.

    “네가 사람이냐!”

     르우벤이 레인을 노려보며 그렇게 외쳤다.

     사람이라면 저럴 수가 없다. 저놈은 무슨 오라 저장 탱크란 말인가.

     어떻게 그렇게나 오라를 소모해 놓고도 저렇게까지 멀쩡하단 말인가. 대체 무슨 놈의 검강이 끝도 없이 날아들 수가 있단 말인가.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이냐 그건.”

     레인이 기막히다는 어조로 내뱉었다. 르우벤의 팔에 새겨진 문신에서부터 뼈로 만들어진 방패가 우득우득 튀어나오는 장면을 목격한 레인 입장에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다수의 검강을 사출. 대부분은 르우벤에게, 일부는 로엘에게 견제용으로 날려 보냈다. 곧바로 보복이라는 듯 날아드는 포격.

     콰아아앙!

     훌쩍 포격을 피해서 물러난 그에게 어느새 르우벤이 달려들었다. 주변을 맴도는 일곱 개의 검 중 두 개를 양손에 쥐고 폭풍처럼 몰아쳤다.

     수없이 불똥을 튀겨가며 검격을 주고받는 도중, 레인이 발을 굴렀다.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터어어엉!

    “크으.”

     주위를 잠식하는 파장에 르우벤이 일순 휘청거렸다. 제대로 빈틈을 찔렸다. 장기화된 전투로 인해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 탓이었다.

     레인이 검을 등 뒤로 돌렸다. 검을 크게 휘두르기 위해. 일순 르우벤이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레인을 향해 재차 포격이 떨어져 내렸다.

     콰드드드드!

     레인이 인상을 찌푸리며 검의 방향을 틀어 포격을 받아냈다. 막대한 힘과 힘의 충돌이 폭음을 자아냈다.

     길게 족적을 남기며 뒤로 레인이 뒤로 밀려난 사이에 르우벤이 발을 빼냈다. 그런데 그가 곧바로 로엘을 향해 달려들었다.

    “윽, 기껏 구해줬더니.”

    “뭘 그런 걸로 생색을 내고 있냐!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배신은 네가 제일 많이 했지!”

    “쯧. 안 통하네.”

     곧바로 르우벤이 손에 들린 검을 크게 휘둘렀다. 일곱 자루의 검이 순식간에 채찍처럼 이어져 로엘을 향해 쇄도했다.

     그런데, 로엘이 회피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질 않았다. 르우벤은 직감적으로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로엘이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키며 빙긋, 하고 웃었다. 찰나의 순간, 르우벤의 고개가 저절로 아래로 내려갔다. 동시에 훅 하고 밀려 올라오는 마력의 파장.

     삑!

     르우벤이 밟고 선 바닥에, 무언가가 있었다. 르우벤의 몸무게가 전해지자마자 옅은 빛을, 그리고 압도적인 마력 파장을 뿜어내는 무언가가.

    “으억?!”

     콰아아아아아앙!

     대폭발. 고밀도로 뭉쳐 있던 마력의 덩어리가 일순간 해방되어 상당한 규모의 재앙으로 화했다. 마력 지뢰라 이름 붙인 대인용 병기가 처음으로 실전에서 사용되는 순간이었다.

    “크으.”

     공격을 포기하고 급히 방어막을 둘러침으로써 무사할 수 있었던 르우벤. 그가 폭발의 여파로 방어막째로 공중에 뜬 채 신음을 흘렸다.

    “하하.”

     로엘이 얄밉게 웃으며 멀찍이 물러났다. 거리를 벌린 것이다.

     * * *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후우, 후우.”

     결국 승자가 정해졌다. 최후의 1인으로 남은 사람은 결국 레인이었다.

     가장 먼저 쓰러진 인물은 르우벤. 어째 짜고 치지도 않았건만 이상하게 손발이 잘 맞는 두 환생자에게 여러모로 농락당하다가 일찍 지쳐서 나가떨어졌다.

     그리고 다음으로 로엘이 레인에게 제압당해 항복을 선언했다. 생각보다 르우벤이 일찍 쓰러져 버린 데다 레인의 스테미너가 로엘이 상상한 범주를 한참이나 뛰어넘어 있었기에 그렇게 되고 말았다.

     레인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핫, 하고 웃으며 어깨를 주물렀다.

     대련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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