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7화. 투기장(2) (87/249)

 87화. 투기장(2)

 마법사는 검사와 다르게 경지와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검사가 치우침 없는 고른 성장을 하는 데에 비해, 마법사는 그 자신의 특기 분야에만 매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엔 현자라 칭송받음에도 변변한 공격 마법 하나 발현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반면 다른 것은 다 형편없지만 강력한 마법 한 발을 날릴 수 있는 이들도 있고.

 로카인과 같이 특수한 마법을 극한으로 익혀 정점에 이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보편적인 원소 마법을 극한으로 익혀 정점에 이르는 이가 있다. 그야말로 가지각색이다.

‘내 경우엔 치우침이 더 심하고.’

 로엘의 경우엔 마법이라곤 일절 익히지 않았다. 그럴 이유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반이 되는 마력 제어 능력만큼은 마도사급에 육박했다. 지금도 빠른 속도로 그 성취가 높아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것만큼은 이후에 필요해지기에 시간을 들여 수련하고 있었다.

‘후계자들도 비슷할 테지.’

 후계자들의 경우엔 훗날 로카인에게서 공간 마법을 전수받을 것을 가정하고 그 기반을 닦는 데에 주력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렇기에 대체로 경지가 그리 높진 않았다.

 다만 그럼에도 수련한 범위 내에서만큼은 고위 마도사들조차 혀를 내두를 성취를 보였다. 괜히 차기 마탑주 후보로 내정된 인재들이 아니었다.

‘일단 내 대련 상대로 후계자들이 직접 나서진 않겠지. 그럼 누가 나오려나.’

 칼비오와 그리든은 분명 뛰어난 이들이지만 그 한계가 명확했다. 자기 개발보다는 후계자 경쟁에 힘을 써온 이들이니. 비슷한 사례가 로엘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이전의 메이엘이었다.

 그러니 그들은 분명 자신의 파벌에 속한 대리인을 내세울 터였다.

‘적어도 뜬금없이 초인이 등장한다든지 하는 일은 없을 테니, 어떤 상대가 나와도 이길 자신은 있지만.’

 로엘은 슬쩍 웃었다. 제약은 확실히 걸어뒀다. 혹시라도 저들이 외부에서 초강자를 초빙하는 일은 없다.

 적어도 레인 정도로 자신과 상성이 맞지 않는 상대가 아니라면 자신이 질 일은 없었다. 그럴 거라는 자신이 로엘에겐 있었다.

 * * *

‘어째서 스스로 제약을 건 거지?’

 그리든은 투기장으로 향하며 미간을 좁혔다. 그의 뒤를 파벌 구성원들이 따르고 있었다.

 일단 내기는 수락했다. 수락하지 않을 수가 없는 조건이었다. 공방 마법사 하나 쓰러뜨리는 조건으로 그만한 인재의 전폭적인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니 그야말로 날로 먹는 장사였다.

 상대는 휘하 세력이 없다. 아니, 있긴 하지만 전부 전력으로 활용할 수 없는 이들이다. 공방 마법사들이니까.

 그는 이상할 정도로 휘하에 무력 집단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그 때문에 지금까지 껄끄러워 건드리지 못했다. 감춰둔 패가 있을까 봐.

 그러나 이렇게 공개적인 대련이라면 껄끄러워할 이유가 없었다. 무력 조직을 몰래 키우고 있었다 해도 여기선 드러낼 수 없으니까. 공식적으로 없던 놈들이니 드러난다 해도 인정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공증인으로 메이엘 플루비나라는 영향력 있는 인물을 내세웠다. 로카인에게 보고서까지 올렸다. 이제 로엘이 빠져나갈 구멍 따윈 없었다.

‘그런데 뭔가 찜찜하단 말이지.’

 로엘은 스스로 외부에서 용병을 초빙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무려 캐틀린 데이드람이라는 초강자와 그만한 친분을 쌓았으면서도. 그게 못내 마음에 걸렸다.

‘듣기로 그녀의 아들을 완치시켰다고 했지. 그녀라면 그의 부탁은 무슨 일이든 들어주려 할 텐데, 왜 그 본인이 알아서 부탁할 길을 막은 건지.’

 그야말로 확고한 자신감이 없다면 쉽게 내걸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만큼 부유하고 인맥 넓은 이가 스스로 강점을 포기하다니.

 굳이 내기까지 내걸었다면 이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 터였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찾아와서 파벌에 속하겠다고 했겠지. 굳이 이런 조건을 내건 게 겨우 몸값이나 높이려는 수작은 아닐 터.

‘대체 뭐지?’

 확실히 이전에 로젤리아를 보냈을 때 낭패를 보긴 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기본적으로 은신 마법이 특기인 인물. 마법을 간파만 할 수 있다면 제압하는 게 어렵지도 않다.

 이렇게 정면으로 대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리고 자신의 파벌엔 제대로 된 실력자들이 충분히 있었다.

 한참을 생각해 보아도 내기에 질 요소가 떠오르질 않았다. 아무리 숨겨둔 한 수가 있다 해도 상대는 공방 마법사가 아닌가.

‘쯧.’

 그런데 왜 이렇게 목에 가시가 걸린 듯 껄끄러운 기분이 드는 것인지. 상대의 의도를 읽을 수 없다는 건 정말로 짜증 나는 일이었다.

‘쓸데없이 고민하지 말자. 의심스럽다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없고. 뭐가 어찌 됐든 승리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후계자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에 이것저것 재고 있을 틈이 없었다. 가능성이 눈앞에 주어졌다면 일단 붙잡아야 했다.

 내기에서 승리하고 경쟁자인 칼비오를 제쳐 로엘의 협력을 얻어야 했다. 그렇게 해야지만 엘리제 파르테인, 그 괴물 같은 년과 그나마 동등한 위치에 오를 수 있게 될 터였다.

 아마 한두 달 내로 후계자 경쟁이 마무리될 것이다. 탑주와 마탑의 간부들, 그리고 원로들에게 최종적인 선택을 받기 위해선 지체할 틈이 없었다.

 솔직히 너무 상황에 떠밀리고 있는 듯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메이엘처럼 패기 없이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죽어도 싫었다.

‘일단 이긴다.’

 그리든이 눈을 번뜩였다. 그의 시선이 이제 막 다다른 대형 투기장 쪽으로 향했다.

 참고로, 마찬가지로 투기장으로 향하던 칼비오 또한 그리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 * *

 투기장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관객들은 저마다 흩어져 바깥으로 향했고, 관계자들은 어질러진 투기장 곳곳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휴식을 겸한 대련 장소 관찰을 위해 오늘의 경기를 쭉 관람하고 있었던 로엘 또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젠 슬슬 대련 장소로 이동할 때가 되었다.

 잠시 후.

 로엘은 일단의 무리와 마주해 섰다. 물론 상대는 그리든과 칼비오, 그리고 그들의 파벌 구성원들이었다.

 메이엘이 참관해서 근처 관객석에 앉아 있었다. 루나 또한 그녀를 따라 자리에 동석했다.

 두 여인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우려의 기색이 드러나 있었다. 로엘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로엘의 무력 수준에 관해선 보고들은 바가 없으니 당연했다.

‘지는 건 상관없지만 큰 부상을 입거나 하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어차피 로엘이 진다고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한쪽 파벌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힘을 좀 실어주기만 하면 될 뿐. 말하자면 영향력과 금력만 어느 정도 빌려주면 될 일이었다.

 그가 다치지만 않는다면 아무래도 좋았다. 인간적인 마음으로 걱정하는 측면도 있었지만, 그보단 실리적인 이유가 더욱 컸다. 벌여 놓은 일이 많은 만큼 차질이 생기지 않길 원했다.

 토지매입부터 품종개량, 거기에 인력 확충까지 수많은 일을 벌이고 있었다. 진척도가 대충 중반 이상은 넘어간 상황. 이 시기에 총책임자가 앓아눕는 것은 곤란했다.

“자, 그럼 시작하죠. 어느 쪽이 먼저 나서실 겁니까?”

“우리가 먼저 나서지.”

“이쪽이 먼저다.”

 두 파벌의 수장이 서로를 흘겨보았다. 뭐가 어쨌건 이런 일은 먼저 나서는 쪽이 유리했다. 먼저 상대를 쓰러뜨리는 쪽이 목소리를 높이기 용이하니까.

 물론 패배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후발주자에게 정보만 넘겨주는 꼴이 된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패배할 가능성보다는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목소리가 겹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든과 칼비오의 시선이 맞붙어 불똥을 튀겼다. 그러자 로엘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차라리 동시에 가는 건 어떠신지?”

“뭐?”

“3명이서 진행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1:1:1 형태로. 최종 승자만 가리면 되니까 말이죠.”

“오호.”

“괜찮은 생각이군.”

로엘의 의견은 금세 수렴되어 1:1:1 구도가 형성되었다. 예상대로 칼비오와 그리든은 대리인을 내세웠다. 로엘은 물론 자신이 직접 나섰다.

‘기대되네.’

 로엘이 살짝 웃었다. 솔직히 마법사와 제대로 된 전투를 치러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전에 스콜피온에서 사살한 마법사의 경우엔 제대로 대치해 보기도 전에 상황이 종결되었었고.

 지금껏 상대한 이들 중 최고 실력자는 당연히 레인이었다. 이들은 과연 어느 정도의 실력자일지. 이왕이면 실전 경험을 쌓는 데에 도움이 될 정도로 수준이 높았으면 싶었다.

 일단 진짜로 사살할 수는 없으니 위력이 조절된 마력 압축체를 탄환으로 삼는 소총을 손에 들었다. 괜찮다 싶으면 위력이 높은 다른 무기를 들 생각이었다.

‘어떻게 풀어갈까. 그냥 일단 부딪칠까? 아니면 1:1:1 구도라는 점을 적절히 이용해 심리적으로 압박을 가할까?’

 그가 가볍게 고민하며 그가 몸을 풀었다. 이내 객석의 메이엘이 손뼉을 치며 크게 외쳤다.

“시작!”

 로엘은 곧바로 몸을 날렸다. 그의 신형이 잔상을 남기며 자리에서 사라졌다.

 * * *

“…….”

 침묵.

 모두가 멍한 눈길로 바닥에 쓰러진 두 사람과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 사람을 응시했다.

 그리고 떨떠름한 표정의 로엘.

‘이 녀석들, 약해도 너무 약한데.’

 자신만만하게 나왔으면 뭔가 보여줘야 할 것 아닌가. 이렇게 쉽게 제압되어 버리면 어쩌자는 건지.

 뭔가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금세 쓰러져 버렸다. 뭔가 이것저것 열심히 생각하고 있던 방금 전의 자신에게 미안해질 정도였다.

‘너무 기대가 컸나.’

 기준을 너무 높게 잡았다.

 기준점을 레인이나 적룡대의 대원들 정도로 잡고 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들에게 전혀 미치지 못했다.

‘그것도 그렇지만, 상대가 마법사라는 점도 크다.’

 기본적으로 마법사는 아무리 실력이 높아도 전위를 세우지 않으면 영 부실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로카인의 경우엔 그런 것 없지만, 그건 그가 특별한 것이었다.

 심지어 기동성이 높은 로엘이 상대라면 더더욱 그 점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다. 상성이 최악이었다.

 보아하니 두 사람 모두 마도사의 경지에 근접한 실력자인 듯싶었다. 미약하지만 자신의 그것과 같은 영역 지배의 느낌이 전해졌으니 분명 그럴 터였다.

‘내가 평범한 마법사나 검사였다면 오히려 쉽게 제압당했을지도.’

 그럴지도 몰랐다. 공격의 딜레이가 길다고 해도 사실 그게 크게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닌지도 몰랐다. 상대가 자신이 아니었다면.

‘뭐가 어쨌든 간에 실망이네.’

 로엘은 뭔가 석연찮은 기분에 볼을 긁적였다.

 반면 주위 사람들은 충격에 빠져 있었다. 특히 내기를 받아들인 당사자인 칼비오와 그리든이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이, 이게 무슨!’

‘말도 안 돼!’

 숨겨둔 실력이 있을 거라 생각은 했다. 그렇지만 저 정도로 압도적일 줄이야. 상대 파벌을 경계해서 파벌 내 최고 실력자를 내보냈건만 이렇게 허무하게 패배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보아하니 직접 개발한 마도구를 사용한 듯싶었다. 그런데 그 연사 속도와 유용성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대단했다. 저런 게 대량생산되기라도 했다간 당장 전쟁의 판도가 뒤바뀐다.

 거기에 저 신출귀몰한 움직임은 또 뭔지. 저만한 경지에 다다른 무예 수련자가 어째서 공방지기란 말인가. 그야말로 기가 찰 노릇이었다.

“와.”

“…….”

 메이엘과 루나 또한 나름대로 놀랐다. 평소의 온화한 모습으론 상상하기 힘든 무력 수위였다. 워낙 걱정이 없어 보이기에 무언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 이렇게 일방적인 전개가 펼쳐질 줄은 몰랐다.

“지식량만 대단한 게 아니었네.”

“그러고 보니 애초에 공방 마법사가 된 것도 저 무구들을 제작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요?”

“그럴지도. 그런데 저런 건 또 대체 어떻게 만든 거지?”

 두 여인이 혀를 내둘렀다. 그가 개발한 갖가지 물품들도 대단하지만. 저 무구들은 더 대단했다.

“무력 기반도 다져야 한다고 했을 때 어쩐지 자꾸 웃음으로 넘기려 들더니만.”

“마음만 먹으면 그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더니, 그게 저런 의미였네요.”

“적당히 실력 있는 무도가들을 모아다가 무기를 지급하기만 하면 될 테니까.”

“그건 그렇고, 저 녀석들 표정이 완전히 맛이 갔네요.”

“그렇겠지. 해 온 게 아까워서 도저히 포기하지 못하고 죽어라 매달리고 있는 녀석들이니까. 기회가 날아가 버렸으니 충격이 클 테지.”

 재미있게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는 메이엘의 입가에 슬쩍 웃음이 떠올랐다.

 * * *

 로엘은 이내 새로운 제의를 꺼냈다.

“너무 가볍게 끝난 감이 없잖아 있는데, 내기 조건을 조정해서 다시 할 생각 없으신가요?”

 로엘이 도발하듯 물었다. 칼비오와 그리든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 내기에 로엘이 두 사람에게 내건 조건은 간단했다. 이후 이쪽이 부탁을 하면 3번은 그것을 들어달라는 것이었다. 질 생각이 전혀 없었던 두 사람은 그 조건을 받아들였고.

 그런데 예상치 못한 참패를 당했다. 그냥 진 것도 아니고 압도적인 패배였다. 그 패배를 안겨준 장본인이 갑자기 내기 조건을 조정하자 나서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재도전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대신 이번엔 3번 부탁을 들어주는 게 아닌, 제 산하로 여러분들이 들어오시는 조건으로.”

“장난하나?”

 그리든이 으르렁거렸다. 받아들일 턱이 없지 않은가. 그렇게나 실력 차가 나는 것을 봤거늘.

“물론 이외의 조건도 조정하겠습니다. 우선, 내기를 받아들인 파벌은 앞서 내기의 결과로 부과된 ‘제 부탁을 들어줘야 할 의무’를 없애 드리겠습니다.”

 로엘은 손가락 하나를 들고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이어서 두 번째 손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만일 제가 패배한다면 이후 승리 파벌에 이 무기를 일정량 생산해 지급하겠습니다. 워낙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단가가 높아서 대량 생산까진 무리겠지만······.”

“…….”

 로엘이 손에 들린 무구를 들어 보이며 말하자 양 파벌 구성원들이 일순 반응을 보였다.

 내기를 받아들일 생각이 든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이길 방법이 없으니. 그렇지만 눈빛에 담긴 탐욕만은 숨길 도리가 없었다.

 로엘은 세 번째 손가락을 들었다. 그리곤 빙긋 웃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마지막.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번 내기엔 참여자의 숫자 제한을 두지 않겠습니다.”

“?!”

“구도는 그대로 두겠습니다. 저와 그리든 파벌, 그리고 칼비오 파벌의 1:1:1 구도를 유지하도록 하죠. 다만, 이번엔 파벌 구성원 전부를 동원해도 좋다는 말입니다. 양 측 모두.”

“!”

 가벼운 어조로 절대 가볍지 않은 제안을 건네는 로엘. 빙글빙글 웃는 얼굴로 양 파벌에게 모 아니면 도를 강요하고 있었다.

“그 말, 정말이냐?”

“번복은 없겠지?”

 칼비오와 그리든의 표정이 일변했다. 두 사람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로엘을 응시했다.

“물론입니다.”

 로엘이 웃는 얼굴 그대로 고개를 한 차례 끄덕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