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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공방(4) (66/249)

 66화. 공방(4)

“그렇게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딱히 해를 입힐 생각은 없으니까. 제가 하는 질문 몇 가지에 제대로 대답해 주신다는 가정 하의 이야기지만요.”

“…….”

 시선 앞에 위치한 로엘의 모습에 그녀가 입술을 깨물었다.

 실패한 것도 문제지만 정보를 뱉어내면 돌이킬 수가 없게 된다. 그리든이 그 성격에 그냥 넘어가려 할 리가 없을 테니.

 그 녀석과 마냥 수직적인 관계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루 말할 수 없이 피곤해진다. 앞으로의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가해지겠지.

“괜찮아요. 그다지 곤란한 질문은 하지 않을 테니.”

“…….”

 온화하게 말해봐야 전혀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녀가 인상을 미미하게 찌푸렸다.

‘그건 그렇고,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지? 왜 몸이 안 움직이는 거야?’

“그럼 첫 번째 질문. 그리든 씨의 특기 분야는 뭔가요?”

“뭐?”

“특기 분야요.”

“……?”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로젤리아의 얼굴이 의문으로 물들었다. 사실 그리든이 자신을 무엇 때문에 노렸냐느니, 그의 약점은 무엇이냐느니 하는 종류의 질문이 올 줄 알았다.

“이거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인가요? 이상하네요. 이 정도는 그냥 마탑 소속 마법사 중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알고 있을 것 같은데.”

“그, 그렇지.”

 다만 지금까진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로엘이 알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걸 알아보기엔 너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일단 지난번 친목회에서 ‘우리 연구회’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으니 특정 연구회 소속일 터였다. 묘하게 자기 자랑보다 소속 단체에 대한 자랑이 많아 저도 모르게 픽 하고 웃었던 기억이 있었다.

“연기 계통 마법에 관심이 있어. 단순 수증기부터 독 연기까지. 각양각색의 연기 마법을 개발해서 사용하지. 나중에 공간 마법을 전수받을 걸 염두에 둬서 그런지 그다지 열정은 없는 듯하지만.”

“연기 계통이라. 그럼 이게 중요한데, 나중에 후계자 경쟁이 끝난 후엔 그 분야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겠네요?”

“마치 그리든이 차기 탑주 자리에 내정되지 못할 거라고 여기는 듯한 말투네.”

“제 견해로는 그렇습니다.”

 로엘이 한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그리든이 승리하기엔 경쟁자들이 너무 쟁쟁했다.

“일단 네 질문에 답변하자면, 그는 전혀 그 경우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어. 그 녀석 성격을 보면 알겠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굉장히 높거든.”

“프라이드가 높은 것과 오만한 건 다른 겁니다.”

 정확한 사정을 파악하지도 않았고, 상대가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일을 벌였다. 로엘은 이 상황이 딱 그리든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것은 로엘의 개인적인 소견일 뿐이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로엘은 지금까지 본인의 안목을 벗어나는 인물은 접해보지 못했다.

“…….”

 로젤리아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그녀 또한 잘 알았다. 그리든이 오만하다는 것은. 그 점에 대해 지금까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듣고 보니 기분이 묘했다.

“그리든 씨는 분명 자신이 차기 탑주 자리에 내정되지 못했을 때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겁니다. 그걸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을 뿐.”

“…….”

“그럼 다음 질문.”

“잠깐만.”

“네?”

“왜 그런 걸 묻는 거지? 그런 걸 알아서 어디다 쓰려고? 넌 이 상황에 대해, 그리고 반격을 위한 정보에 대해 묻는 것엔 전혀 관심이 없는 건가?”

 쓸데없는 질문이라는 것을 알고서도 그녀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지금의 상황은 그녀의 상식을 벗어났다.

“글쎄요.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이유야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고. 굳이 약점 같은 걸 캐낼 필요성도 딱히 못 느끼겠습니다만.”

“뭐?”

“당했으니 곧바로 갚아준다라. 굉장히 심플한 행동 원리네요. 레인도 아니고.”

 로엘이 한 손으로 턱을 괴며 그렇게 답변했다. 과거 스콜피온을 쓸어버렸던 기억을 떠올랐다. 괜히 입술을 비집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

“?”

“뭐 굳이 그런 데 심력을 쏟을 이유가 없다는 이야깁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또다시 손을 쓰려 할지도 모르는데? 원래 사람이란 건 상대가 잠잠하면 자중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기세등등해지는 법이니까.”

“그것도 딱히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후계자로서 악명을 날리지 않기 위해 제약에 매여 있으니 손을 쓰는 범위도 한정적일 테고. 그 수준 내에서의 견제라면 전부 오늘처럼 가볍게 격퇴할 수 있어요.”

 로엘은 정말로 추가적인 견제에 대해선 별걱정이 없었다. 여차하면 요즈음 새롭게 개발한 무기들의 성능이라도 시험해 보면 그만이었다.

“너무 자신만만한 것 아냐?”

“상대가 무엇을 감추고 있는 인물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성급히 일을 저지른 그쪽보단 나은 것 같지만요.”

“……할 말이 없네.”

“제가 그리든 씨와 굳이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어디 있답니까. 전 성격이 글러 먹어서 그렇게 비생산적인 일은 영 내키질 않군요. 차라리 제게 유용하도록 이용해 먹는다면 모를까.”

 사실 정말로 로엘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로엘이 합리적인 성격이라도 그렇게까지 느긋하게 생각할 턱이 있겠는가. 그도 당하면 열 받는 인간인데.

 물론 별다른 세력도 갖추지 않은 지금 당장 보복을 감행하면 여러모로 귀찮아질 것이 당연하긴 했다. 천천히 세력을 갖춘 뒤에 제대로 갚아주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인 것도 옳았다. 하지만, 사람 기분마저 그럴 수만은 없지 않은가?

 마음 같아선 로엘도 이참에 귀찮게 구는 작자를 치워버리고 싶었다. 지닌 바 세력이 부족함에도 보복이 실패할 거라곤 생각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모처럼의 즉흥적인 판단에 제동을 거는 또 다른 요인이 등장한 것이 문제였다.

“그러니 지금 당장은 저에 대한 걱정을 접어두셔도 좋을 겁니다.”

 로엘의 이 발언은 그냥 둘러대느라 나온 것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로젤리아에게는 이런 식으로 말해두는 것이 좋으리라.

 로엘은 현재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감시자의 기척을 느끼며 내심 혀를 찼다.

‘쯧.’

 누가 무슨 목적으로 보낸 것인지 알 도리가 없는 감시자.

 아무래도 그가 빤히 지켜보고 있는 앞에서 움직임을 취하는 것은 꺼려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는 행동이니까.

“너, 내가 그 말을 그리든에게 전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아니면 역시 입막음을 할 셈?”

 로젤리아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어차피 그녀 자신에게 있어서도 그리 유쾌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정말로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전할 생각은 없었다. 그랬다간 그리든의 화만 키운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런 속내를 숨긴 채 도발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로엘의 반응을 보고 싶었기 때문.

“전한다고 해도 딱히 상관없습니다. 알아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갈 생각이니까요.”

 로엘은 그리든이 최종적인 후계자 경쟁의 승리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어차피 알아서 스러질 인물이라고.

 그가 그렇게 고배를 마시고 있는 동안 자신은 빠른 속도로 기반을 다질 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압도적인 격차가 벌어지게 되리라.

 그때가 되면 입장이 변한다. 상대를 이용하는 입장에 서는 것은 이쪽이다.

 당한 건 이후에 실컷 괴롭힘으로써 갚으면 그만이다. 천천히 말려 죽이는 것도 재미있지 않겠는가. 그때를 대비해서 지금 여러모로 정보를 얻어내려 하는 것이고.

‘이런 방식도 내 취향에 부합하긴 하지. 시간이 끌린다는 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지만.’

 성격이 어쨌건 그리든은 미래에 마탑의 중역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인재’다. 일단은 그렇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빚으로 지워둔 채 조용히 넘기는 것도 좋지 않은가. 이후에, 골수까지 빨아먹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이런 것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이 녀석. 그녀와 동류다.’

 로젤리아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로엘과 같은 성향을 지닌 인물을 한 사람 알았다.

 현재 차기 마탑주의 자리에 가장 가까운 인물, '엘리제 파르테인' .

 이 녀석도 그녀와 같은 유형의 인간이었다. 철저히 미래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유형. 그리든이나 자신과 같은 사람들과는 세상을 보는 시선 자체가 다른 인물.

“질문은 끝입니까? 그럼 제 질문을 계속하죠.”

 로엘이 다시 질문을 이어갔다.

 * * *

 로젤리아를 몸 성히 되돌려 보낸 로엘은 다시 상단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상단주와 만나 사업 현황 보고를 받는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서로에게 좋은 거래를 하고 있는 탓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매출 현황은 만족스러웠다. 로엘은 모든 자리가 파하기 전에 ‘다음’ 사업이 있을 것이라고 슬쩍 운을 뗐다. 그 계획의 간단한 골자 또한.

 상단 인물들은 크게 기뻐했다. 그 말대로만 이뤄진다면 지금의 사업으로 인한 소득보다 훨씬 큰 금액을 벌어들이게 된다.

 다음 사업도 함께할 것을 약속하고 상단을 나선 로엘은 다시 마탑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현 소득 내역을 공방 마법사들에게 공개했다.

 로엘은 분배에 있어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언제나 소득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그의 평판이 수직 상승한 데엔 이런 행동 또한 일조를 했다.

 로엘을 돕는 마법사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다른 마법사들이 그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날, 로엘은 감사의 의미로 마법사들을 이끌고 거리의 유명한 주점을 찾아가 회식을 벌였다. 이왕 하는 김에 자신을 돕는 이들 이외에게서까지 지원자를 받았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뜻을 담아.

 그리고 벌어진 술판. 로엘은 어린 나이이니만큼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주위의 우려를 가볍게 종식시켰다. 주당이라 소문난 마법사들을 찾아가 일일이 술 대결로 쓰러뜨림으로써.

 물론 내력을 운용한다는 편법을 동원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뒤로 열 명이 넘는 마법사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인사불성이 되어 쓰러지고 말았다. 다른 마법사들이 혀를 내둘렀다.

 * * *

“그래서, 가볍게 물리쳤다고?”

“그렇지. 그냥 단순한 공방 마법사는 아니었어.”

“실력을 숨기고 있었나. 아니, 그게 아니지. 굳이 드러내지 않고 있었을 뿐이라고 봐야겠군.”

 칼비오는 로엘의 감시를 맡겼던 마법사로부터 일의 전말을 전해 듣고 침음을 흘렸다. 상대에 대한 경계심이 한층 더 높아졌다.

“어떻게 할까. 너도 손을 쓸 생각인가?”

“아니. 그리든 녀석이 멍청하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손을 쓴 탓에 그럴 수가 없어졌다. 안 그래도 실력자인데 지금쯤 경계심이 최고조일 것 아냐. 당분간은 힘들겠지.”

“그리든, 이 성격만 쓸데없이 급한 놈 같으니.”

 파벌의 일원이자 오랜 지기인 소년의 중얼거림에 칼비오가 피식 하고 웃었다. 이래서 자신이 그리든을 경쟁자로 보질 않는 것이다. 행동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애초에 메이엘, 그 기분파의 대표 주자격인 여자의 행보에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점에서 그는 글러 먹었다. 상황을 읽는 능력이 영 부족한 녀석이다.

“그래서 어쩔 거지?”

“손을 쓰는 건 보류하고. 일단은 감시를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게 좋겠다. 공방 마법사들 중 몇 명을 매수하는 정도면 충분하겠지.”

“괜찮은 생각이군.”

“일단 오늘 고마웠다. 다음에도 여러모로 부탁하지.”

“적당히 부려 먹어라.”

 오랜 시간 함께해온 친우는 옅게 웃으며 방을 나섰다. 혼자 남은 칼비오가 길게 숨을 내뱉었다.

‘역시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그 녀석을 내 파벌로 끌어들이는 건데.’

 역시 그건 힘들 터였다. 자신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다른 후계자들도 당연히 따라서 움직인다.

 십중팔구 진흙탕 싸움이 될 터였다.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현상 유지가 낫지.

‘뭐 이렇게까지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중립 선언을 깨지만 않는다면 딱히 내게 해가 될 것도 없는 녀석이니까. 견제는 조금 나중으로 미뤄두기로 해야겠군.’

 그는 이내 상념을 털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 한 잔만 마시고 오늘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움직일 생각이었다.

 * * *

 다음 날.

 숙소 구역 중앙으로 나와 승강기로 향하던 로엘은 마찬가지로 승강기로 향하고 있던 두 사람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칼비오 펠트만. 그리고 그리든. 두 사람 모두 4강의 일원이었다.

“반갑습니다. 두 분.”

 로엘은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칼비오는 무덤덤하게 그 인사를 받았다. 반면 그리든은 떨떠름하게 표정을 굳혔다.

‘적당히 전할 것은 전하고 나머진 묻어둔 모양이네.’

 그리든을 힐끔 곁눈질한 로엘이 그런 판단을 내렸다. 전날 로젤리아에게 말한 내용이 전부 그리든에게 전해졌다면, 지금 눈앞의 그리든이 자신을 보고 격분했어도 이상하지 않다.

 조금 아쉬웠다. 솔직히 일부러 그렇게 도발하듯 말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그리든의 반응을 보고 싶었는데 그건 힘들 듯했다.

‘나도 성격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니까.’

 로엘이 속으로 웃었다.

 되려 호기심이 고개를 쳐들었다. 저렇게나 떨떠름해 하는 반응이라니. 어떻게 이야기가 전해졌기에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어제 그분은 잘 돌아가셨나요?”

“그래.”

 로엘의 천연덕스런 질문에 그리든이 한껏 인상을 썼다. 칼비오가 그 광경을 보고 눈을 빛냈다.

“안부 좀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젠 실례가 많았다고.”

“…….”

 그리든은 대답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승강기는 타지 않으시나요?”

“숙소에 두고 온 게 있어서.”

 그리든이 짜증 가득한 얼굴로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리곤 승강기를 뒤로하고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자리를 피한 것이다.

 로엘은 어깨를 한 차례 으쓱이고 칼비오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 모습에 칼비오가 저도 모르게 작게 실소했다.

 이내 승강기가 도착하고, 두 소년이 그 위에 탑승했다.

 로엘은 지하에 위치한 공방에, 칼비오는 마탑 바깥에 볼일이 있었다. 각각 지하층, 1층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조용한 소음과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승강기.

“…….”

 두 사람은 잠시간 말이 없었다. 멀뚱히 서서 허공을 응시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로엘이 입을 열었다. 어디까지나 지나가듯 물었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그러고 보니, 어제 그분은 잘 돌아가셨나요?”

“……!”

 그리든에게 했던 것과 완전히 같은 질문.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챈 칼비오의 눈이 미약하게 떨렸다.

“그분에게도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너무 멀리 떨어진 채 지켜보기만 하셔서 그럴 수가 없더군요.”

 방금 전. 그러니까 그리든의 뒷모습을 보고 칼비오가 실소를 흘렸던 때. 칼비오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던 로엘은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자신의 추측이 옳았음을.

 전날 자신을 감시하던 그 인물은 칼비오가 보낸 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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