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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성장(4) (7/249)

 7화. 성장(4)

‘정찰대인가?’

 오크는 모두 4마리였다.

 3년 전 첫 사냥 때 교전했던 오크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 ‘집단’에 소속되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놈들이었다.

 놈들은 그때의 떠돌이 오크와는 달리 조잡하긴 해도 나무가 아닌 철제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래 봐야 오크 대장장이의 작품이기에 외견이 형편없는 것은 물론 성능도 떨어졌지만.

 옷차림에서도 차이가 났다. 국부만 겨우 가리고 돌아다니던 이전의 야성미 넘치는 오크와 비교되는, 투박하지만 가벼운 경장 차림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 다른 몬스터는 없다.’

 실력이 향상된 만큼 더욱 예민해진 감각이다. 그 감각에 다른 생명체의 기척은 걸려들지 않았다.

 거리낄 것은 없었다.

‘그래도 시간을 끄는 건 좋지 않겠지.’

 펠라키 산맥에서 몬스터와 장시간 전투를 벌이는 것은 자살행위다. 그 전투가 주변의 다른 몬스터를 불러들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은신하고 있었던 이유도 빠르게 치고 빠지기 위해서였다.

‘속전속결.’

 마침 바위틈 앞쪽을 지나쳐가는 오크의 뒤통수에 검을 내질렀다. 일격에 끝낼 수 있도록 검에 내력을 충분히 실었다.

 푹!

 오크의 머리통이 단번에 꿰뚫렸다.

 검 끝이 오크의 미간을 꿰뚫고 튀어나왔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리는 오크.

 레인은 곧바로 다음 표적을 노렸다. 바위틈에서 뛰쳐나와 또 다른 오크의 목덜미를 꿰뚫었다.

 3년 전과는 달랐다. 실력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만큼 오크 따위를 상대하면서 시간이 지체되는 일은 없었다.

 크륵!

 목이 꿰뚫린 오크가 쓰러지면서 미약한 신음 소리를 흘렸다. 그제서야 남은 두 오크가 레인을 인지했다.

 레인은 곧바로 검을 회수해 또 다른 오크에게 쇄도했다.

 두 오크는 눈에 띄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을 받은 오크가 손에 든 글레이브를 들어 올려 검격을 막아내려고 했지만, 레인의 공격이 한발 빨랐다.

 쿠웍!

 피에 젖은 검이 순식간에 오크의 목을 딱 필요한 깊이만큼 베고 지나갔다.

 남은 오크가 크게 당황하며 허리춤에 메여진 호각에 손을 가져가려 했다. 그러나 그것을 불도록 내버려 둘 레인이 아니었다.

 서걱.

 쿠엑!

 호각을 입으로 가져가던 오크가 비명을 토해냈다.

 호각을 든 손목을 깊게 베였다. 힘을 잃은 손가락 사이로 들고 있던 호각이 빠져나가,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반대편 손에 들린 투박한 도끼를 레인에게 휘두르는 오크.

 그러나 이미 전의를 잃은 오크가 휘두른 도끼에서는 힘도, 날카로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레인은 딱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도끼를 피해냈다. 그리고 곧바로 오크의 품으로 파고들어 심장에 검을 박아 넣었다.

 푸콱!

 쿠엑!

 검이 심장을 지나 등을 뚫고 튀어나왔다. 오크의 눈이 빠른 속도로 빛을 잃어갔다.

“흠.”

 순식간에 오크 넷을 처리한 레인은 곧바로 그치들이 사용하던 무기부터 회수했다.

 헤이슨 자작령은 몬스터들과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 영지. 철의 수요가 다른 영지에 비해 굉장히 높았다.

 이런 형편없는 무기라도 가져가면 최소한의 값은 받을 수 있다. 철을 녹여서 재활용하는 것이다.

 나무로 된 손잡이 부분들은 검기를 피워 올린 검으로 잘라냈다. 그리고 쇠 부분만 따로 챙겨 준비한 자루에 넣었다.

 다음으론 오크의 가죽을 벗겨내 다른 자루에 챙겨 넣었다. 최소한의 상처만 입히고 단숨에 절명시킨 덕분에 가죽의 상태는 최상이었다.

 모든 작업을 끝낸 후엔 빠르게 자리를 벗어났다.

 전투, 그리고 도축으로 인한 피 냄새가 이미 충분히 퍼져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몬스터들이 몰려오리라.

 * * *

 그렇게 사작된 몬스터 사냥.

 레인은 몬스터 사냥 개시 첫날부터 오크 가죽 열 점, 그리고 철제 무기 8개를 획득했다. 지금까지의 사냥과는 비교가 되질 않는 굉장한 실적이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펠라키 산맥에선 몬스터들을 피해 숨어 생존하는데 도가 튼 산짐승들보다 제 영역을 대놓고 활보하는 몬스터들을 발견하는 것이 훨씬 쉬우니까.

 애초에 지금까지 펠라키 산맥까지 올라와 산짐승들 따위나 사냥해온 레인이 이상한 것이었다. 일전에 로엘이 이야기했듯이.

 거기다 부산물의 부피가 줄어드는 만큼 이전에 비해 사냥의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오크에게선 가죽만을 채취하면 그만이었으니까.

 사냥에 한 번 성공하면 그 덩치 큰 사냥감을 들고 집으로 복귀했다가 다시 산을 올라야 했던 이전과는 양상이 전혀 달랐다. 심지어 부산물의 가치도 오크 가죽 쪽이 높았다.

 여러모로 충실한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었다.

 * * *

 로엘은 외성 내부에 위치한 한 저택 앞에 서 있었다.

 상당한 규모의 저택이었다. 거상이나 귀족들의 거주구인 내성 내에 위치한 저택들을 제외하면 가장 규모가 크지 않을까 싶었다.

 평소처럼 진료를 목적으로 환자의 거처를 방문한 것이 아니었다. 오늘 로엘이 이 저택을 찾아온 이유는 다른 데에 있었다.

“이런 식으로 가정교사 일을 맡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곳에 찾아오게 된 이유를 떠올린 로엘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운이 좋았지.”

 정말로 운이 좋았다.

 로엘이 셈에 상당히 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환자가 가정교사 일을 추천해온 것도.

 추천받은 집의 가장이 마법사라는 것, 그리고 그가 얼마 전 가족을 두고 제국으로 유학을 떠났다는 것도.

 가장이 제국에 가 있는 탓에 지출을 줄이려고 생각한 안주인이 값싸게 고용할 수 있는 가정교사를 수소문한 것도.

 가정교사 일을 하면서 매일 일정 시간 동안 마법사의 서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 낼 수 있었다는 것도.

‘어쩌면 곁가지로라도 마법을 익힐 수 있을지 모르지.’

 로엘은 그렇게 생각하며 저택의 문을 두드렸다. 잠시 기다리고 있자니 문이 열리고 안쪽에서 시녀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신가요?”

“아, 오늘부터 가정교사 일을 맡게 된 로엘이라고 합니다.”

 로엘은 우선 빙긋 웃는 얼굴로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

 타인을 대할 때엔 우선 웃는 얼굴로. 로엘의 지론이었다.

 첫인상을 좋게 해둬서 나쁠 게 없었다.

“아,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들어오세요.”

 시녀로 추정되는 여성은 이미 로엘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곧바로 그를 응접실로 안내했다.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가 드는 방이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가서 사모님을 모셔오겠습니다.”

 로엘을 테이블 한쪽에 앉혀둔 시녀가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곱게 나이를 먹은 중년 여인이 응접실로 들어섰다.

 로엘은 그녀가 자신의 고용주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제국으로 유학을 간 마법사의 부인이자, 앞으로 가르쳐야 할 소년의 어머니 되는 인물이었다.

 그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부인.”

“어머, 부인이라니. 난 귀족도 아닌데.”

 중년 여인은 ‘후후’하고 웃으며 로엘의 인사를 받았다. 싫지는 않은 표정이었다.

“앉아요. 그렇게까지 예의를 차릴 건 없어요.”

 그녀가 로엘의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로엘이 따라서 자리에 앉았다.

 * * *

 약간의 시간이 지나, 로엘은 앞으로 자신이 가르쳐야 할 학생과 대면할 수 있었다.

 나이는 11살. 조금은 왜소해 보이는 체격. 그리고 반항적인 기색 가득한 눈동자.

‘베르딘’이라는 이름을 지닌 소년이었다.

“반갑다. 나는 로엘이라고 해.”

“······.”

 로엘의 자기소개에 소년, 베르딘은 뚱한 표정을 지었다. 딱 봐도 로엘을 탐탁잖아 하는 기색이었다.

‘조금 반항적이라더니.’

 로엘은 베르딘의 모친과 한 대화를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앞으로 잘 부탁해.”

 입가에 영업용 미소를 그린 로엘이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권한 것이었다.

“됐고, 얼른 공부나 시작하지? 한 달 계약직이잖아? 쓸데없는 데에 시간 낭비할 틈 없지 않아?”

“그럴까?”

 베르딘이 불퉁한 얼굴로 홱 고개를 돌렸다. 로엘은 손을 거두고 어깨를 한 차례 으쓱였다.

 조금 건방진 감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짜증이 나지는 않았다. 그래봐야 11살 어린아이의 투정에 불과하지 않은가.

‘어차피 나도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가정교사니까.’

 이왕 교사 역할을 맡았으니 학생과 친하게 지낼 수 있다면 좋긴 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딱히 상관은 없었다. 교육자로서의 권위를 세우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으니까.

“자. 이건 내가 직접 만들어 온 건데, 한 번 봐봐.”

 로엘은 그렇게 말하며 품속에서 둘둘 말린 종이 다발을 꺼내 들었다. 미리 준비해뒀던 학습 용지였다.

“······이리 내.”

 베르딘이 인상을 찡그리며 종이 다발을 받아들고 그것을 묶은 끈을 풀어냈다. 공부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지는 않을 모양이었다.

‘엄포를 놓아뒀다고 그랬던가.’

 베르딘의 성격을 고려한 모친이 사전에 무언가 조치를 취해뒀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다. 그게 정확히 무슨 조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야 편해서 좋지.’

 저쪽이 원치 않는다면 굳이 다독여가면서까지 의욕을 고취시킬 생각은 없다. 불평하면서도 제 할 일을 해 준다면 그걸로 족하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의 마인드로썬 영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로엘은 그 부분을 딱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원래 그런 성격이었으니까.

 * * *

 수업을 마치고 미리 양해를 구해뒀던 대로 저택의 서재에 들어설 수 있었다.

 역시 마법사의 서재라고 할까, 마법 관련 서적량이 상당했다. 로엘은 그중 원하는 것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흐음.”

 마법의 기초에 관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는 책을 몇 권 뽑아 들고 비치된 탁자에 앉았다. 그리곤 쭉 정독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런가.”

 책을 전부 읽고 난 뒤, 로엘은 얻은 정보를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들인데다 기본적으로 독서 속도가 빠르기도 했기에, 전부 읽는데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독학으로 마법을 익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거지.”

 책의 내용대로라면, 마법을 독학으로 익히는 것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한 일인 듯싶었다.

 세상의 어떤 학문이 선구자에게 도움받는 것보다 독학이 게 낫겠냐마는, 아무래도 마법은 그 정도가 심한 모양이었다. 특히 입문 초기에는 더더욱.

“역시 나중에 마법사 연줄이 생기면 그때 익혀야 하려나?”

 독학으로 익히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았다. 다만 안정성이라던가, 효율성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마음에 걸릴 뿐.

‘거기다.’

 서적으로 배울 수 있는 내용은 아주 기초적인 부분일 뿐이었다. 그 이상의 것을 익히려면 걸맞은 환경이 마련되어야 했다.

“그렇지만 더 뒤로 미루는 것도 싫은데······.”

 마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진작부터 해왔다. 정확히는 무력 수준을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한참 전부터 해왔다. 더 이상 나중을 기약하고 싶지는 않았다.

 한참을 고민하던 로엘은 이내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아’, 하고 작게 탄성을 뱉어내며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이참에 전공이나 살려볼까.”

 * * *

 로엘은 적당히 서재에서 시간을 보내다 저택을 나섰다.

 외성을 지나 빈민가로 진입하면서도 머릿속엔 온통 방금 전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바빴다. 시행착오를 좀 겪어야 하겠지만, 성공만 한다면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듯했다.

 그가 그런 생각을 하며 막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였다.

“?”

 로엘이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아는 얼굴이 보였다.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이쪽을 향해 뛰어오고 있는 아이는 로엘이 하수구 청소를 하던 시절의 지인이었다.

 항상 밝은 표정을 달고 다니던 꼬마였는데 저런 표정을 짓는 것은 처음 보았다. 로엘이 소녀를 불러세웠다.

“애나.”

“로엘 오빠!”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잔뜩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로엘은 빈민가의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간혹 레인이 사냥해 온 고기를 처분한 나머지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곤 했기에.

 그렇게 따지면 레인도 인기가 많아야 하지 않나 싶겠지만, 그는 그 특유의 날카로운 분위기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다가가기 힘들어했다.

“무슨 일이야?”

 로엘이 물었다.

 질문을 받은 소녀는 주황색 머리칼에 푸른색 눈동자를 가진 귀여운 인상의 아이였다. 옷차림은 수수했다.

 평소에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비롯한 몸가짐을 항상 깔끔하게 가다듬고 있어 부모의 성정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소녀였다. 나이는 11살.

‘안 좋은 일이 있었나?’

 그런데, 어쩐지 눈앞의 소녀는 평소 같지 않았다.

 헝클어진 머리칼에 지저분해진 옷가지, 창백한 안색까지. 항상 주위에 두르고 있던 활기찬 분위기는 어디에서도 느껴지지 않았다.

 애나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로엘의 물음에 답했다.

“의, 의원들을 좀 찾아다니고 있었어요.”

“의원? 아픈 사람이 있어?”

“엄마가 아프셔요.”

“음? 어디가?”

“그게······.”

 애나의 말을 요약하면 이러했다.

 요새 힘들어하는 기색이던 어머니가 이틀 전 갑자기 쓰러졌다고 한다. 쉴 새 없이 기침을 하는 것만으로도 걱정스러운데, 두통, 구토, 설사 증상까지 있어 도저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고.

“흐음.”

 다 듣고 보니 오래전부터 앓아온 병인 듯했다. 그것을 억지로 참아오던 게 최근 완전히 악화된 모양이었다.

 미련하게 참았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으리라. 컨디션이 좋지 않음을 인지했더라도 선택지가 참는다는 것밖에 없었을 테니.

‘애나네 집은 가난하니까.’

 하루하루 벌어서 먹고사는 애나네 집안 사정상 그럴 수밖에 없었을 터였다. 애초에 그만한 재정적 여유가 있었다면 극빈층이라고 불리지도 않았겠지.

“오빠! 저 좀 도와주세요. 오빠가 의원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다른 의원들은 돈이 없다고 하니 저를 거들떠보지도 않아요. 제발 한 번만 도와주세요!”

 로엘은 애나의 절박해 보이는 얼굴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로엘이 의원 노릇을 하고 있단 사실은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퍼져 있는 정도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관심 없는 사람은 모르는. 딱 그 정도의 정보.

 딱히 교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원래라면 이런 어린아이가 알 법한 내용은 아니었다. 로엘에 대한 것을 듣기까지 이 어린 소녀가 얼마나 발품을 팔고 돌아다닌 것일까.

 로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가자.”

“네? 가다니요? 어딜?”

“어디긴. 너희 어머니가 계신 곳이지.”

 애나의 얼굴이 확 하고 밝아졌다.

 로엘은 기뻐하는 얼굴의 애나에게 길을 안내받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빈민가에서도 가장 외진 곳에 위치한 장소, 판자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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