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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극초월 무기를 제작하다 (2) (59/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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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월 무기를 제작하다 (2)

‘드디어 극초월 무기가 완성됐군.’

상훈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재료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차원력의 병기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적게 들었다.

스윽.

상훈은 결계에서 검을 끌어당겨 손에 쥐었다. 검신 뿐 아니라 자루까지 불완전한 혼돈석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극초월급의 초월자가 아니면 이 무기를 손에 쥐는 것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다.

우우우웅.

상훈에게는 어느덧 익숙하다 못해 친숙해진 기운이 되어버린 불완전한 혼돈력. 이제 드디어 그것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무기가 생긴 것이었다.

‘이 검 하나면 번거롭게 지금처럼 굳이 소멸의 차크람 블레이드를 만들지 않아도 혼돈의 괴수를 충분히 처치할 수 있다.’

그냥 검으로 가서 후려치기만 해도 혼돈의 괴수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만일 소멸의 차크람을 초월 등급의 무기가 아닌 극초월 무기들로 구성한다면? 만약 수백 개의 극초월 무기로 소멸의 차크람 블레이드를 만들어 공격을 한다면?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는 나도 상상이 안가는군.’

언젠가 가능해지면 그때 생각해보기로 하자.

상훈은 검을 만지작거리며 흐뭇하게 웃었다.

‘본래라면 내가 이걸 얻었다고 혼돈계에 알림이 울렸겠지.’

다행히 미리 알림방지권을 쓴 덕분에 앞으로 30일 동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허헛! 검은 마음에 드십니까?”

“물론이다. 아주 마음에 든다. 오늘 너의 공로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 게로드.”

“공로라니 과분합니다. 군주께 작은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저는 충분합니다. 저의 삶에서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이었습니다.”

“아주 좋은 자세군. 그럼 계속해서 무기를 만들자.”

그러자 게로드는 곤란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보시다시피 저 결계 안의 힘이 다 채워져야 다시 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결계 안에 있던 각종 어비스의 작업도구들 환영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상훈은 혹시나 싶어 차원력을 주입해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런 식으로 회복될 수 있는게 아닌 모양이었다.

“그럼 언제쯤 되어야 저것들이 다시 복구되는 거지?”

“못해도 십 년은 지나야 할 겁니다.”

“십 년씩이나 걸린다고?”

“어쩌면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결계가 회복되면 그 즉시 군주께 기별하겠습니다.”

“그래주면 고맙지.”

“그리고 다음 어비스가 열릴 때까지는 716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어비스는 30일 주기로 열리는 모양이군.”

“정확히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비스가 닫히면 저는 다음 어비스가 언제 열릴지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게로드는 눈을 빛내며 말을 이었다.

“군주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혼돈계의 행성들 중에는 저처럼 어비스의 작업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이들이 또 존재할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왠지 그럴거라 생각해 물어보려고 했다. 혹시 그들의 위치를 알고 있어?”

“저로서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만 중립 행성의 거점 관리자라면 어떤 식으로든 알고 있을 것입니다.”

상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중립 행성으로 가봐야겠군. 좋은 정보 고맙다, 게로드.”

“마지막으로 부탁이 있습니다.”

게로드가 머리를 긁적였다.

“뭔데? 말해봐라.”

“허헛! 이제 제가 해야 할 큰 임무를 수행했으니 여행이나 하며 쉬고 싶습니다. 지구라는 행성에 가보고 싶고요.”

“어려운 일은 아니야. 행성 포탈이 열려 있으니 얼마든지 갈 수 있다.”

“지구의 각성자들 중에 자질이 있어보이는 이가 있으면 제가 가진 변변치 않은 재주일망정 전수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혹시 추천해주실 만한 인재들이 있으신지요?”

“어비스의 대장장이로서의 능력도 전수가 가능해?”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것 말고 그저 대장장이로서 각종 무기 제작과 관련된 비법들을 전수해줄 제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대장장이 직업이라. 이는 게임으로 치면 생산관련 부직업이었다.

게임 식으로 능력을 얻는만큼 각성자들도 그런 부직업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게로드라면 행성에 오직 하나만 존재하는 초특급 대장장이라 할 수 있으니 그에게 배울 수 있다면 일반 대장장이가 아니라 초특급 히든 부직업을 얻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상훈은 그런 걸 배울 필요가 없다.

그는 이미 차원력의 무기까지 제조할 만큼 그쪽에도 빠삭하기 때문이다.

게로드가 말을 이었다.

“제 능력이 비록 별볼일은 없지만 아무에게나 전수할 수는 없고 오직 군주께서 추천한 이들에 한해서만 제자로 받을 생각입니다. 허헛! 저에게 배우면 전설 등급 장비는 우습게 만들 수 있거든요.”

말만 별볼일 없다할 뿐 그에게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혼돈계의 군주가 추천한 자에 한해서만 자신의 비술을 전수해주겠다는 것이니 말이다.

“알았어. 그럼 내 대리자라 할 수 있는 아크엘이 추천해도 상관없겠지.”

이런 일은 아크엘에게 맡겨야 한다. 상훈은 일일이 각성자들을 선별해 인재를 추천할만큼 한가하지 않으니까.

게로드는 미소 지었다.

“물론입니다. 그래도 수제자로 들일 한 명만 직접 추천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저는 오직 수제자에게만 신화 등급 장비 제조 비법을 전수할 생각입니다.”

“그야 어렵지 않지. 유서린. 그 녀석이라면 수제자로 충분할 거야.”

“유서린. 기억해두겠습니다.”

서린에게 초특급 히든 부직업 하나 얻게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초월자들에게는 별 의미없는 일이지만 인간 각성자들에게는 로또와 같은 행운이리라.

“그럼 수고해라, 게로드.”

“살펴 가십시오. 군주께서 속히 혼돈계를 평정하시기를 고대하겠습니다.”

게로드는 넙죽 엎드렸다. 상훈은 다크 포레스트 숲을 떠나 C1018행성으로 이동했다.

‘일단 극초월 무기가 생겼으니 혼돈의 괴수들부터 빨리 처치한 후에 중립 행성에 가는 게 좋겠지.’

여기는 혼돈의 괴수가 있던 행성이었다. 여기서만 혼돈의 괴수 소환권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혼돈의 괴수 소환권 1장을 사용했습니다.]

[잠시 후 혼돈의 괴수가 소환됩니다.]

중립 행성 관리자를 만나 정보를 얻는다 해도 어비스 대장장이들을 찾아 다니다 보면 몇 날 며칠이 걸릴지 모른다.

그 전에 우선 소환권 30장부터 다 쓰기로 했다.

극초월 검 한 자루가 생긴 이상 혼돈의 괴수들을 처치하는 건 이제 매우 쉬운 일이니까.

[혼돈의 괴수가 소환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거대 키메라 형상의 괴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쿠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은 나타나자마자 크게 포효를 날리며 불완전한 혼돈력의 충격파를 날려보냈다. 동시에 입을 쩍 벌리고 시뻘건 화염의 브레스를 쏟아냈다.

우르르르르! 콰콰쾅!

화염의 광풍이 몰아치고 땅이 갈라지더니 주변의 지형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상훈은 그것들을 사뿐히 무시한채 혼돈의 괴수의 뒤쪽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츠으으읏!

그의 손가락이 원을 그리는 순간 혼돈의 괴수가 소멸의 홀에 갇혀 허우적거렸다.

‘좋아. 이제 이 검의 위력을 볼까?’

상훈은 곧바로 괴수에게 접근해 검을 휘둘렀다. 광채에 휩싸인 그의 검이 괴수의 몸체를 가격한 순간 가죽이 맥없이 갈라지며 붉은 연기같은 것이 뿜어져나왔다.

촤악!

“꾸아아아악!”

혼돈의 괴수가 고통에 몸부림쳤다. 저 붉은 연기는 인간으로 치면 혈액과 같은 것이다. 본래라면 소멸의 차크람 블레이드로도 한참이 걸려야 이 정도 피해를 줄 수 있는데, 이제는 단 한 방에 그것이 가능했다.

‘금방 끝낼 수 있겠군.’

이제 상훈에게 저 녀석은 혼돈의 괴수가 아니라 일반 괴수에 불과할 뿐이다. 곧바로 그의 검에서 무수한 빛줄기들이 쏟아져 나갔고, 그것들이 거대한 혼돈의 괴수의 몸체를 그물처럼 감싸버렸다.

촥! 촤악! 촤촤촤촤촥-!

“꾸어어어어어억-!”

그것이 끝이었다. 혼돈의 괴수는 무수한 조각으로 잘려나가더니 이내 먼지가 되어 흩어져버렸다.

[혼돈의 괴수를 처치했습니다.]

[상급 차원석 10개를 얻었습니다.]

[중급 차원석 44개를 얻었습니다.]

[132,000,000루나를 얻었습니다.]

불완전한 혼돈석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덕분에 그는 또 강해졌기 때문이다.

[혼돈의 괴수 소환권 1장을 사용했습니다.]

[잠시 후 혼돈의 괴수가 소환됩니다.]

상훈은 담담히 혼돈의 괴수가 소환되기를 기다렸다.

[혼돈의 괴수가 소환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초거대 문어 몬스터를 연상케하는 괴수였다. 물론 문어와는 달리 촉수와 같은 다리가 수천 개가 넘고, 그 크기가 산만큼 거대했다.

번쩍! 파파파파팟-

그러나 상훈이 기다렸다는 듯 소멸의 홀로 그것을 무력화시킨 후 검을 휘두르자 그것은 제대로 대항도 못해보고 사라졌다.

[혼돈의 괴수를 처치했습니다.]

[상급 차원석 12개를 얻었습니다.]

[중급 차원석 48개를 얻었습니다.]

[167,000,000루나를 얻었습니다.]

[불완전한 혼돈석을 얻었습니다.]

“오!”

득템이다. 역시나 두 마리에 하나씩은 불완전한 혼돈석이 나오는 것인가? 상훈은 뿌듯하게 미소지으며 다시 소환권을 사용했다.

[혼돈의 괴수가 소환되었습니다.]

[혼돈의 괴수가 소환되었습니다.]

······

그런 식으로 계속 5마리를 소환해 처치한 후에 상훈은 새로운 도전을 해보았다. 그 사이 그는 계속 강해진 상태라 이제는 소멸의 홀로 혼돈의 괴수를 무력화시키지 않고도 충분히 처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혼돈의 괴수가 소환되었습니다.]

곧바로 수백 미터가 넘는 눈알 형상의 괴수가 나타났다.

이미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녀석이라 어떤 식으로 공격해올지는 다 파악이 된 상태.

상훈은 소멸의 홀을 펼치지 않고 괴수가 공격해오길 기다렸다.

번쩍! 번쩍! 화아아아악-

그러자 괴수가 물 만난 고기처럼 미친 듯 날뛰기 시작했다. 불완전한 혼돈력의 파장을 날림과 동시에 붉은 광선을 마구 쏘아댔다.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상훈이 그 상태에서 검을 휘둘러 데미지를 주자 그것의 크기가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 광폭의 상태로 변했다.

확! 확! 화아아아아아아아악-

파멸의 붉은 광선이 소나기가 쏟아지듯 날아들었다.

그야말로 천지의 종말이 온 듯 사방의 모든 것이 무너져내렸다.

이대로라면 이 행성 자체가 파괴되어 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그간 행성이 아무리 엉망이 되어도 혼돈의 괴수가 죽고나면 모든 건 원상으로 복구되곤 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이것을 기다렸다.’

예전같으면 이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소멸의 홀로 놈을 무력화시켰을 것이다. 미처 그렇게 못했다면 잽싸게 이 행성을 탈출한 후 광폭 상태가 끝난 후 돌아왔을 거고 말이다.

그러나 이제 상훈은 피하지 않았다.

이 상태로도 놈을 처치할 수 있다면 그만큼 자신이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몸집과 파괴력만 좀 더 강해졌을 뿐 패턴이 바뀐 건 없다. 충분히 이길 수 있어.’

빛살처럼 쏟아지는 붉은 광선들의 공격을 상훈은 모두 피해냈다. 그리고는 연거푸 광채의 그물을 쏟아냈다.

파파파파파-

불완전한 혼돈력이 깃든 광채의 그물들이 괴수의 몸체를 지속적으로 훑고 지나가자 결국 괴수는 더 이상 버텨내지 못했다.

“꾸으으으으으으!”

그러나 아까와 달리 그대로 소멸되지 않고 전신을 팽창시키더니 그대로 폭발해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앙!

본래라면 최악의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상훈은 그 즉시 검막을 형성시켜 폭발의 충격을 어렵지않게 막아냈다.

[혼돈의 괴수를 처치했습니다.]

[상급 차원석 13개를 얻었습니다.]

[중급 차원석 47개를 얻었습니다.]

[157,000,000루나를 얻었습니다.]

[불완전한 혼돈석을 얻었습니다.]

‘역시 별 거 아니었어.’

상훈은 뿌듯한 미소를 흘렸다. 이런다고 그냥 쉽게 처치한 것에 비해 보상이 더 많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상훈 자신의 만족감은 매우 컸다.

그에게는 이것도 일종의 수련이기 때문이다.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할 대상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는 외부의 보상과는 관계없이 강해질 수 있으니까.

[혼돈의 괴수를 소환했습니다.]

[혼돈의 괴수를 소환했습니다.]

······

그런 식으로 상훈은 계속 폭주한 혼돈의 괴수들을 처치해나갔다.

어느덧 소환권 25장이 사라지고 5장만 남았다.

‘이제는 혼돈의 괴수를 죽여도 특별히 강해진다는 느낌도 없네. 그냥 아이템이나 얻는다 생각하고 잡아야겠어.’

게임식으로 치면 상훈의 레벨이 너무 상승해 혼돈의 괴수로는 더 이상 경험치를 얻을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뜻이다.

좀 더 강한 혼돈의 괴수를 소환할 수 있다면 모를까 지금 상태로는 차원석이나 불완전한 혼돈석을 얻는다는 목적으로 소환서를 써야 할 것이다.

‘그래도 이걸 그렇게만 쓰기엔 아깝잖아.’

혹시나 싶어 그는 이네르타와 사로스를 불러 파티로 혼돈의 괴수를 잡아보기로 했다. 상훈에게는 경험치의 효율이 사라졌지만, 그들에게는 어쩌면 엄청나게 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물론 본래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네르타는 혼돈의 괴수가 날리는 기본적인 광역 공격 한 방에 먼지가 되어버릴 것이고, 사로스 또한 몇 번은 버티겠지만 그 이후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되면 버텨내지 못할 테니까.

그러나 이제 상훈은 그들을 충분히 보호하면서도 혼돈의 괴수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네르타, 사로스! 지금 즉시 C1018행성으로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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