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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화 - 대한제국(大韓帝國)
대한제국 출범일까지 10일.
처음에는 광평으로 물자와 군대, 상인들만 움직이던게 이제는 점차 출범식을 구경하기 위해 백성들이 삼삼오오 모이
기 시작했다.
입가에는 웃음이 만연했다.
몬스터대륙으로 넘어와 희망이라고는 눈 씻고도 찾을 수 없던 이 적막한 땅에 축제라니.
신기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그런 만큼 행복을 뺏기 위한 수작이 부려진다.
스피리아 왕국.
궁전.
그곳에 내신각료들이 모여있었다.
척척척.
기사들이 들어와 호위자세를 갖춘다.
"전하께서 납시옵니다~"
그러자 귀족들이 자세를 고쳐잡는다.
거대한 궁궐 회의실의 문이 열린다.
귀족들이 밖을 바라본다.
스피리아 근위기사단이 호위를 서고 그 중앙으로 왕이 들어왔다.
스피리아 드 페리시아.
스피리아 역대 왕중 가장 난폭하고 전쟁에 미친 자.
하지만 그 만큼 무력은 카르다니아 대륙에 별로 없는 소드 마스터.
또한 역대 왕중 스피리아의 영토를 가장 많이 늘린 자.
군대의 힘이 가장 쎈 시기.
그가 도금을 한 갑옷을 입고 상석에 앉는다.
철그럭.
옆구리에 달린 화려한 문양이 수놓인 검이 소리를 낸다.
"모두 자리에 모였군."
그가 상석에 앉은 채 내려본다.
모두 벌벌 떨었다.
그것은 무장이든 문인이든 상관없었다.
본능적인 두려움.
"내가 왜 이곳에 불렀는지 아는가."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아무도 모르겠지. 북쪽으로 파폔공국과 네르니아 왕국이 위치해 있고 서쪽으로는 게르퓐 제국, 동쪽산맥너머로 게
르니아 왕국이 있지."
"맞습니다~ 전하~."
"맞습니다~ 전하~."
모두 고개를 읊조리며 답했다.
"영광스럽게도 전쟁을 치루지 않아도 차지할 수 있는 전부 차지했다. 왕국의 영토가 사분의 일이나 늘어났지. 헌데,
이 정도로 해서야 우리가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느냐 이 말이다."
"……."
"……."
"……."
말 없이 땅만 바라보는 그들.
"잘 알다시피, 군대는 쉬면 쉴 수록 약해지는게 군대다. 군대가 약해지면 그 밑에 있는 일반 백성들도 헤이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군대로 먹고사는 여러 상인들이 무너져 내리면 곧 경제기반이 무너진다."
"……."
"……."
스피리아 왕국은 지금 최대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몬스터대륙과 유일하게 연결되어 있는 수로.
그것이 스피리아 왕국에 있다.
하기에 그곳에 검은머리, 검은 눈동자를 가진 사람들을 보내며 그와 함께 많은 돈이 굴러들어왔다.
보통이라면 그렇게 굴러들어온 돈은 굴러나가기 마련.
하지만 그는 굴러나가게 냅두지 않았다.
가장 포악하며 잔인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똑똑하고 영리하며 강한 왕.
"물은 흐르고 흘러야 한다. 마찬가지로 돈 역시 흐르고 흘러야 한다. 고이면 썩기 마련. 그것은 곧 그대들의 배를
불리우겠지."
직서럭인 말에 모두 부르르 떨었다.
일전에 그의 말을 무시하고 귀족들끼리 뭉쳤던 일이 있었다.
허나 그는 냅두었다.
오히려 기다렸다. 마치 호랑이처럼.
그리고 반란을 위해 병력을 거의 다 모았을 때.
야간 기습으로 공작과 후작, 백작들 대부분이 숙청 당했고, 그의 측근들이 자작과 남작에서 백작에서 후작으로.
혹은 공작으로 올랐다.
이 자리는 지금 왕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해서 물꼬를 틀어 물이 흐르게 할려 한다."
"어떤 것입니까."
무장 하나가 묻는다.
"무엇일것 같으냐."
"……잘 모르겠습니다."
페리시아가 내려다본다.
그가 눈을 내린다.
"몬스터대륙. 다음 우리 기사단과 군단의 목표는 그곳이다."
"……."
"……."
모두 말 없이 눈을 크게 뜬채 쳐다봤다.
"물론 이것은 기밀이다. 만약 이게 새어나간다면 지금 이 자리 전부다 내 손에 죽는다. 그것은 기사들 역시 마찬가
지."
풀 플레이트 메일에 둘러싸여 보이진 않지만 그들 역시 떨고 있으리라.
"공작."
"예, 전하."
"재정에는 문제가 없는가."
"초대왕이래 가장 든든합니다."
공작에게서 시선을 돌려 옆을 본다.
"공작."
"예, 전하."
"병력의 강함에는 문제가 없는가."
"역시 초대왕이래 가장 강합니다."
"……."
페리시아가 일어났다.
그의 우람한 덩치와 기세는 주눅들기에 충분했다.
스피리아 왕국에 있는 두 명의 소드 마스터. 그 중 하나가 본인이다.
"좋다. 얼마나 걸리는가."
"……다, 당장이라도 갈 수 있습니다."
바로 갈 수 있다는 말에 고개를 젓는다.
"나도 알고 있다. 허나, 그럼 뒤가 구려서 안돼."
"……."
반란을 이야기 하는 것인가. 아니면 차지한 땅의 폭동을 이야기 하는 것인가.
"2년이다. 2년 뒤. 모든 불안전한 것들을 처리 한 후. 내가 직접 출정하겠다. 모두 철저히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예~ 전하!"
"예~ 전하!"
회의실이 울렸다.
그의 눈빛은 욕망과 열정으로 번들거렸다.
* * *
스피리아 왕국만 바쁜 것이 아니었다.
광평의 동쪽.
강을 쭉 따라 올라가면 도시가 나온다.
허나 그 도시는 지금 텅텅 비었다.
총 4만 5천의 군세.
두 개의 부대로 나뉘어 출발했다.
폐루가 이끄는 3만 5천의 병력은 광평으로.
기사가 이끄는 1만의 병력은 아산으로.
"이제 이곳에는 새로운 나라가 태어날 것이다."
폐루의 말에 옆에 있던 제장들이 킥킥 거리며 웃는다.
그 중에는 페르게이크의 아들.
카제이르코도 있었다.
'이놈. 얼마나……. 하아, 내가 미련한 애비로구나.'
페르게이크는 그저 말 없이 한숨을 푹 쉬며 카제이르코가 이끄는 부대의 부하로 들어가 분대장으로써 열 명을 이끌
고 있었다.
그 부대원 중에는 파폔공국의 기사단장 카이어가 있었다.
"아저씨, 이제 승부가 날 겁니다. 전투가 벌어지면……."
"그래……."
혹독한 훈련을 한 것을 보여주듯 그들의 눈빛은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기사가 이끄는 곳.
"대장님."
그가 쳐다본다.
늙은 마법사다.
"기억 나십니까? 처음 아산이란 곳을 도착했을 때 감옥 같지도 않던 곳에 갇혀 있던 기억."
"하하. 어렴풋 기억이 나는 군."
덩치큰 센로크가 고개를 좌우로 꺾었다.
"내래 창잽이는 주시라요."
"창잽이?"
기사가 묻는다.
"아아, 저 덩치를 구석까지 몰았던 자입니다. 카로파라던가……."
"으르릉."
구석까지 몰았다는 말에 센로크가 이빨을 들어내며 으르렁 거렸다.
"……쿠르비크족."
기사는 처음 산맥을 넘어오며 봤던 백승원을 생각해내며 피식 웃는다.
"그 자리에 있어라."
허리춤에 있는 클레이모어를 움켜쥐었다.
"반드시 목을 잘라주마."
그렇게 위험은 속속 들이닥쳤다.
* * *
대한제국 출범일까지 3일.
광평은 더 이상 발 디딜 틈도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미 이곳은 축제 분위기였다.
그들은 출범식인지, 아니면 새로운 나라가 나오는지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저 공짜 밥과 술에만 관심이 있었다.
카르다니아대륙에서 인형연극을 하던 이들은 인형연극을.
서커스를 하던이들은 서커스를.
그림을 그리던 이들은 초상화를 그리며 축제에 동화되어 더욱 활기를 불어 넣어 주었다.
시끌벅적.
광평 자체가 시끄러웠다.
그러면서 그 틈으로 경찰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무언가를 나눠주고 있었다.
그것은 아산에서 보내온 천으로 만들어진 작은 태극기였고, 그것을 짧은 나무 막대에 꽂아 흔들 수 있게 만들었다.
경찰들이 하나씩 나눠주었다.
수레로 들어오는 것 역시 수천 장의 태극기.
그리고 광평 관청 3층의 회의실.
안에는 3일 뒤 있을 출범식에 대비한 연습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가서 무릎을 꿇고……."
"어찌 전하가 저에게……."
"팍 씨."
"충."
즐거운 분위기에 연습은 이루어 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팍 씨.
깃발 아래서 절찬 연재중
아직 1화ㅠㅠ
STAGE님 걱정마세요ㅎㅎ 깃발 아래서 절찬 연재중ㅎㅎ 아직 1회지만ㅋㅋㅋㅋㅋ
샤이닝나이트님 ㅎㅎ2부는 언제 나올지 몰라서;;
유니C님 그렇지요^^ 2부는 거의 날라다니죠ㅎㅎ
해모수님 감사합니다^^
dkssid00님 어후... 정말.. 직장인ㅠㅠ 정말 힘드시겠어요ㅠㅠ 저도 곧 직장인에 합류할게요ㅋㅋㅋㅋ
프리언데드님 감사합니다아아아~ 새벽연재ㅠㅠㅠㅠ
술마실까?님 1부 완결이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