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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태제-174화 (17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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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21話 - 휴식(休息)

한 남자의 무릎 꿇은 모습에 배긴스도 진지해졌다.

"어째서 강해지고 싶은거냐."

이렇게라도 해서 강해지고 싶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숙였던 고개를 들어 쳐다본다.

"강해지고 싶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왜 그렇게 까지 강해지고 싶으냐."

하론이 자신의 오른팔을 슥 보더니 입을 연다.

"혹여 배긴스님께서는 친구가 불에 타 죽고, 아끼던 부하가 창에 찔려 울부짖으며 숨이 꺼지고, 아직 집에서 어리광

이나 부려야 할 녀석이 빌어먹을 전쟁터에 와서 팔과 다리가 차례로 잘리며 악을 지르며 죽고, 사랑하는 전우의 눈알

이 눈 뜬채로 뽑히며 이빨을 꽉 다물며 버티는 모습을 생생히 보신 적 있으십니까. 그들을 지키려 강해지고 싶습니다

."

배긴스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하론을 일으킨다.

후에 무릎을 털어주었다.

"너는 이미 강하다.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자체가 강하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배긴스님. 저는 그런 허상만을 쫓고 싶지 않습니다."

나뭇가지를 든채 뒷짐을 쥔다.

그러고는 지그시 쳐다본다.

"……나라고 왜 없겠는가. 내 눈앞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죽었네. 나의 아버지가 죽었고, 나의 아들이 죽었네. 나의

부하가 죽었고, 나의 형이 죽었네. 나의 부인이 죽었고, 나의 딸이 죽었네. 내가 아끼는 제자가 죽었고, 심지어 내

주군도 죽었네. 헌데, 너가 그토록 갈망하는 힘만으로도 안되는게 있네."

나뭇가지 끝에 걸린 나뭇잎이 그의 손동작에 따라 흔들린다.

"그게 무엇인지 아는가."

"미숙한 저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바로 강함이네."

"네?"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다.

"너가 원하는 강함으로도 막지 못했던것은 더 큰 강함이야. 욕심만 부리다 결국 내 주변 사람들이 죽어버렸네. 남은

건 손주 하나 뿐이야."

"아르셀……."

"그래. 지금은 아르셀만 보며 살아가는 걸세. 아르셀만 아니었다면 진즉에 산중에 묻혀 살았을거야."

"……."

나뭇가지를 입에 문다.

"그래, 그럼 어떻게 강해지고 싶은가. 설마 막연히 강해지고 싶다는 아닐테고."

"……이 왼손을 자유로히 쓰고 싶습니다. 근력이 부족하니 만큼 그것을 매꾸고 싶습니다."

"강함을 매꾸는 건 부드러움과 속도지."

배긴스가 나뭇가지를 질겅질겅 씹다가 빼 든다.

"쓰구만. 성격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느긋한 놈은 아닌 것 같고."

이미 견적은 다 뽑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갯짓을 했다.

"따라와라. 전하께는 다 보고 했겠지?"

"네. 이미 상부에 다 보고해서 무기한 휴가를 얻어낸 상태입니다. 강해지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허어, 만약 내가 거부했으면 어찌하려고."

"받아주실거라 믿었습니다."

배긴스가 하론을 본다.

하론의 눈동자는 흔들림없이 단단했다.

"강단 하나는 믿을 만 하겠구만. 어차피 이 늙은이 없어도 잘 돌아갈테니. 마르테사이트. 혹시나 날 찾으면 이 애송

이 데리고 몇 달 놀라간다 전하거라. 하르트만. 체스 내기는 나중으로 미뤄야 겠구만."

하르트만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채 답한다.

"나도 제법 재미난 장난감을 찾은듯 하이."

배긴스와 하론이 아벤톡크를 쳐다본다.

"뭐요?"

하르트만의 소매에서 스태프가 나오더니 아벤톡크를 가르킨다.

마법사에 당한 트라우마가 있는 만큼 반응은 확실했다.

"스태프 저리 치우시오."

"못한다면."

"……후우. 지금 벗이 있어 참지만……."

스태프가 아벤톡크의 투구 끝을 친다.

그와 함께 이성끈이 끊겼다.

"으르릉."

짐승소리를 내며 검을 뽑는다.

스촹!

오러가 뿜어져 나와 검을 감쌌다.

"내가 한 경고를 무시한 죄요!"

"안돼!"

하론이 말릴려 외쳤지만 단말마에 그쳤다.

훙!

검이 허공을 가른것이다.

마치 담배연기마냥 허리만이 흩어진다.

이내 몸 전체가 흩어졌다.

스륵.

좌측에 나타났다.

바로 검을 휘두른다.

또다시 잔영만이 남더니 우측에 나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눈동자는 푸른색을 띄었다.

얼굴역시 일그러져만 갔다.

"역시. 미러(Mirror)."

아벤톡크의 주변으로 수십의 하르트만이 자리한다.

곧 그들이 하나로 합쳐지자 아벤톡크가 검을 놓치고는 두 손으로 오른 눈을 감싼다.

"크억! 커허억!"

스륵.

마법을 풀자 연기처럼 아벤톡크의 발작이 멈췄다.

"허억. 허억."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하르트만이 다가가 부여잡은 두 손을 벌리고는 강제로 눈을 연다.

푸르렀던 눈은 검은색으로 돌아왔고 벌겋게 충혈 되어 있었다.

왼쪽의 가죽안대를 벗기자 눈살이 안쪽으로 말려 흉측하게 변해 있었으며 그것은 현재진행형이었다.

뭔가 조치가 필요해도 조속히 필요한 상황.

"너, 엄청난 고통이 매일 찾아올텐데도 참고 있었나."

하르트만이 기가 찬다는 듯 말했다.

아벤톡크가 눈을 감고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

"저 외팔잡이도 가만히 있는데 겨우 작은 눈알 없어진 고통 가지고 징징되기엔 쪽팔리지 않습니까."

"허어, 이 새끼 보소."

하르트만이 스태프로 머리를 쎄게 쳤다.

퍽.

마르테사이트가 한쪽 눈을 자신도 모르게 찡그렸다.

"예끼! 이눔아! 그런게 있으면 진즉에 치료를 했어야지! 보아하니 물로만 대충 씻고 이리 논거 같은데. 허어! 가자!

너도 저 놈 처럼 강하게 키워주며 치료해주마."

아벤톡크가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집어든다.

"됐슈. 어차피 나는 붉은날개 소속. 따로 나가지도 못할 뿐더러 나가고 싶지도 않소."

"야, 갔다와."

뒤쪽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모두 쳐다본다.

황급히 다들 예를 갖췄다.

"전하……."

아벤톡크가 고개를 숙인다.

"너 아벤톡크였지. 갔다와라. 치료도 할겸 강해지고와. 명색이 근위대인데 그리 약해서 어디다 쓰냐."

지현철의 양 옆으로 하르켄과 라브지르가 있었다.

오늘 그의 호위는 라브지르가 맡은 덕이다.

"그리고……."

지현철이 옆에 있던 하르켄을 밀어서 하르트만 앞에 억지로 세운다.

"아, 저기. 그러니깐……."

머리를 꾹 누른다.

"이 새끼. 마법사야. 2서클 마스터. 나이는 열 여덟. 근데 3서클을 책이 없어 배우지 못했다는 군. 그런데 당신이

나타나니 일도 안하고 안절부절 못하더라고. 저 늙은새끼도 그렇지만 얘 제법 머리가 좋아서 키우는 재미가 쏠쏠할

거다."

지현철이 환하게 웃었다.

"너도 가서 강해지고 와. 대륙에서 2년 여기서 3년. 5년째 2서클은 너무하지 않냐."

하르트만이 그를 살핀다.

"마나는 3서클 유저와 맞먹는데……."

"그게……, 계속 쓰다보니 늘어나서요."

하르트만 고개를 끄덕인다.

"마음 찾한 애니깐 울리지 말고. 아벤톡크 너도 가서 잘 배우고."

"전하……."

지현철이 하르트만을 본다.

"몇 년이고 상관없어. 완벽히 만들어오슈. 그리고 거기 포개 배긴스였나. 너도."

"네."

배긴스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손자는 걱정마라. 알아서 잘 크고 있으니깐. 너가 걱정할 만큼 무른 녀석이 아니다."

말없이 읍하며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그리고 가는 김에 광평 관청에 들려서 보따리나 받아가. 그냥 갈 생각은 아니지?"

"아……. 알고 계셨습니까?"

하론이 묻는다.

"넌 몰랐다. 미안. 사실 하르켄만 생각하고 저 늙은 마법사 찾은거다. 가서 말하면 너네도 챙겨줄거야. 거기에 돈은

없고 식량은 많으니깐 알아서 하고. 무기는 각자꺼 쓰면 되고. 붉은날개는 걱정마라."

"충."

"충."

지현철의 시선이 하르켄에 머무른다.

"너도."

"아, 아. 네, 넷!"

지현철이 라브지르를 이끌고 사라진다.

뭔가 큰게 휩쓸고 지나간 것만 같았다.

"그럼 가도록 해볼까. 당분간 마을에 올일이 없겠군. 늙은검사 자네는 어디로 갈텐가."

배긴스가 웃었다.

"껄껄껄! 산!"

"허허허허! 역시 나하고는 반대로구만. 난 강줄기 따라 밑으로 내려가지."

"나중에 봅세."

그들은 관청에 들리지 않았다.

허나 모두 신경쓰지 않는다.

배긴스와 하론은 산을 향해 북으로.

하르트만과 하르켄, 아벤톡크는 강줄기를 따라 강주로.

다만 관청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던 공무원만 뒤통수 맞은 격이었다.

*     *     *

붉은날개 단장 개인 연병장.

그 가운데 뜨거운 햇빛을 제대로 맞으며 두명이 서있었다.

"그래, 이제 너가 받아온 그 도. 도에 맞춰 검법을 다시 수정해보았네. 한 번 해보겠는가."

반 시르가 팔짱을 끼고 지켜봤다.

김헌우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검로를 그대로 펼쳤다.

훙~ 후웅~

도를 휘두를 때마다 도풍이 사방으로 퍼진다.

덕분에 반 시르는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아니야. 뭔가 어색해. 여기를 수정해보는게 어떻겠는가."

"그렇습니다. 뭔가 막히는게 있는데."

막히는게 있다면 도중에 수정하고 또 서로 대련해가며 맞춰갔다.

둘다 옷이 땀으로 절였다.

"이봐. 다들 더운거 같은데."

새로운 검술을 만들고 수정한다는데 정신이 팔려 인기척을 놓친 둘이 황급히 목소리가 난곳을 쳐다봤다.

"저, 전하!"

"전화를 뵙사옵니다."

둘이 고개를 숙여 예를 갖췄다.

"이거라도 들고 하지."

지현철과 라브지르가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앉아서 수박을 쪼개고 있었다.

"스릅. 사각."

수박을 한 입 베어물자 과즙이 주륵 흐른다.

그리고 옆에 커다란 통에는 얼음이 담겨져있었다.

하르켄이 떠나기전에 만들어 주고간 마지막 마법이다.

나무 통을 그대로 들어 쭈욱 마셨다.

"크아~ 역시 시원하네!"

지현철이 라브지르에게 건네자 쭉들이키고는 반 시르에게 건넸다.

다들 그렇게 열기를 식혔다.

시간이 지나 얼음은 전부 녹고 수박은 그 뼈만 남겼다.

"어때, 좀 진전이 있나."

"그렇습니다."

"아닙니다."

서로 다른 대답이 나왔다.

"하하하! 스승과 제자가 이리 안 맞아서야 쓰나."

지현철이 만들고 있는 양피지 뭉치를 집어들었다.

글과 그림으로 읽기 쉽게 적혀 있다.

"대단하구만. 노력이 가상해. 평소에 좀 그렇게 하지. 그래, 수고하게."

지현철이 일어나자 전부다 따라 일어난다.

"아, 그래. 이걸 말 안해줬군."

"무엇을……."

"아벤톡크와 하론이 떠났다."

"아벤톡크까지 말씀이십니까."

"그래. 그 아이도 강해져야지."

"맞습니다."

그늘을 벗어나기 싫은지 그늘 선에서 우뚝선다.

"너네도 지지 말고. 그리고 그림보니깐 무지막지하게 현란한데. 내가 이런 말 해도 되나 모르겠지만 굳이 사람 죽이는 건데 현란할 필요가 있나 싶다."

그렇게 마지막말을 남기고 라브지를 대동한채 연병장을 빠져나갔다.

"아……."

반 시르가 무엇을 깨달았는지 김헌우를 본다.

"무엇을 깨달으셨습니까. 전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김헌우는 어깨만을 으쓱했다.

"그래, 전하의 말이 맞아! 굳이! 우린 지금 이 대충 만든 검법에 회의감이 들어 뭔가 대단한 걸 만들려 노력해서 아다리가 안 맞은거였어!"

"그……, 아다리라는 말은……."

"됐고! 이걸 봐봐. 이건 이미 그림자체로 검술이 아니라 춤이 되버렸어. 광대라는 거야! 아무리 미사여구를 붙힌다 해도 결국 사람죽이는 것! 최대한 고통을 없애고 간단하게 만드는게 중요해."

"아……."

그렇게 둘이 양피지를 찢어버리고 머리를 맞댄다.

새로운 양피지에 빠르게 적힌다.

다 적고나자 서로 껴안았다.

"그래, 이거야! 이건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어!"

"맞습니다."

둘이 양피지를 잡고 한참을 뿌듯하게 쳐다봤다.

뜨겁던 태양은 이미 반쯤 몸을 감춘채였다.

그들의 집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     *      *

게로프자크.

붉은날개 분대장 중 한 명.

그 존재감이 가장 없던 자중 하나다.

그는 푸는 전투에서 불에타 죽어간 소년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소년의 집으로 향한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이제 자야지.

소설은 판타지님 구버전이요? 저는 신버젼도 괜찮은거 같던데;;

저스튼M님 감사합니다^^

LoL헤헷님 조작설ㅋㅋㅋ 이제 다신 안쓸라고요ㅋㅋㅋ

STAGE님 정말 감사합니다^^

샤이닝나이트님 아니요! 나라대 나라요. 서로 몬스터대륙에 세운 나라요!

dkssid00님 이번편 역시 복선!

무적인간님 그게.. 사실 담주에 제가 제주도 가서 부득이한 휴재때문ㅠㅠ

술마실까?님 감사합니다^^

프리언데드님 이제 강해지는 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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