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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13話 - 연천(漣川)
"내 너희 둘에게 부탁할게 있다."
지현철의 말에 둘이 무릎을 꿇으며 답했다.
"하명하십시오."
"하명하십시오."
"내가 너희를 알고 받은지 벌써 4년이 가까워 진다. 그리고 드디어 걸음마를 시작했다."
"그렇습니다."
둘이 무슨 이야긴가 하고 귀를 기울인다.
"헌우야."
"예."
"너 아들있지."
"그렇습니다."
"김민우."
"그렇습니다. 올해로 아홉입니다."
"그렇구나."
한동안 말이 없었다. 창문으로 노을이 새어 들어온다.
그 빛속에 먼지가 둥 떠 돌아다닌다.
"지금까지 받은 자들 전부 믿을 만한가."
"그게 무슨……."
김태진이 의문을 품는다.
"3년동안 광평에 살면서 바쁘게만 쫓겨다녔다. 그리고 그들과 동거동락하며 많은 이들을 받았고 그들을 믿었다. 물론, 지금도 믿는다."
김헌우가 전부 들은 후 답한다.
"저는 전부 믿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이 붕괴되는건 금방입니다."
"그렇지."
"게다가 전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륙에 회의감이 들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자 하고 귀족들도, 평민들도, 천민, 노예들도 전부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모인 곳이 조선입니다. 목숨을 각오하고 대륙을 넘어온 이들입니다. 믿을 수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이곳에서 모인 자들. 그들을 저는 믿지 못합니다. 그들은 언젠가 등 뒤에서 칼을 찔러 올겁니다. 지금 있는 자들중에는 없더라도 언젠가 그렇게 계속해서 받아들인다면 언젠가는 큰일이 날것입니다."
말을 듣고 고민하다가 입을 뗀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새로이 받은자들의 능력을 시험하여 증명하게끔 하고, 앞으로는 일종의 시험을 통해 들어오게 하되 거리를 두는 것이 옳은 줄 압니다."
김헌우의 말은 지현철에게 다시끔 생각하게 하는 말이었다.
"좋다."
"아닙니다. 괜스레 심기를 편치않게 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다. 너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 내 불찰이다. 좀 더 세심히 봐야 했거늘. 감각이 무뎌져 그런거 같구나. 앞으로는 더욱 조심하지."
"감사합니다."
김태진이 입을 연다.
"저는 그저 주군만을 모시고 끝까지 함께 할 뿐입니다."
"그래 난 너희들을 믿는다."
"충."
둘이 나갔다.
혼자 남은 지현철은 나름 깨끗하게 관리된 집무실의 의자에 앉고 눈을 감는다.
그날 밤.
일단의 무리들이 일상복을 입고 빠져나간다.
그 수가 적어 아무도 의심치 않는다.
또한 불규칙한 시간으로 조금씩 빠져나가니 수가 사백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헤아릴 수 없었다.
다음 날.
공문이 뜬다.
공문은 곧 군 전체에 퍼져나간다.
경계근무를 빼고 어젯밤까지 이루어진 보수공사에 오침이 주어져 자고 있던 병사들이 일어나 확인한다.
─특별공문.
바람이 슬며시 불어 춘곤증에 졸림을 억지로 이겨내며 나라를 위해 수고하는 장병들을 먼저 치하하는 바이다.
하여 점령한 주둔지에서 3일간의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니 쉴 수 있길 바란다.
01. 루이후작이 쓰던 마을의 이름을 연천(漣川)으로 칭한다.
몬스터산맥에서부터 흘러들어온 내가 쭉이어져 남에서 북서로 관통하는 내의 그 흐림이 잔잔하고 고요해,
새벽과 저녁에 그 조용함이 극을 이루니 연천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02. 3일동안의 휴식동안 어떠한 폭력, 강간, 방화, 강탈과 같은 죄는 참수로 다스려 군기를 엄중히 하라.
03. 각 군과 단의, 간부와 단장, 분대장들은 병사들로 하여금 막사와 투구, 갑옷, 개인 병기등 청결히 수입하게 하여 전염병을 예방하게 하라.
04. 이번 전투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들의 치료를 치료하게 하고, 더 이상 나오는 후속 환자들이 나오지 않게끔 조치하라.
05. 부대별로 소수인원들을 모아 주민들의 에로사항을 파악 후 해결하여 민심을 얻도록 하라.
06. 혹시나 모를 게릴라 부대와 저항군을 대비해 각 부대는 경계근무를 강화하라.
지현철. 朝
서문후에 본문과 마지막에는 서명과 조선의 옥새를 뜻하는 아침 조(朝)가 찍혀있다.
간부들은 공문을 각 부대원들에게 교육한다.
또한 소수의 대민지원 병력을 뽑아 경계근무를 열외시키고 주민들을 도와 집 보수 및 건물 보수에 투입된다.
덕분인지 3일동안 민심은 루이후작의 것보다 훨씬 우호적으로 변한다.
출정 전날.
루이후작의 집무실.
또다시 인원들이 모였다.
마르테사이트, 에리히 하르트만은 작전때문에 빠졌다.
"각 부대는 인원을 보고하라."
"예."
가장 먼저 단에서 보고한다.
"붉은날개, 단장 신(臣) 김헌우. 총인원 이천칠십이명. 열외 무, 부재 무. 현재원 이천칠십이명 이상없습니다."
"푸른날개, 단장 신 김태진. 총인원 삼천이백명. 열외 무, 부재 무. 현재원 삼천이백명 이상없습니다."
"풍차단, 단장 신 카로파. 총인원 삼천 오백사명. 열외 무, 부재 무, 현재원 삼천오백사명 이상없습니다."
단의 보고가 끝나자 군의 보고가 이어진다.
"명군, 임시대장 신 예비군. 인원보고, 열외 무, 부재 무, 현재원 이만 사십칠명. 이상 없습니다."
"아르센왕국 2왕자. 루네, 왕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현재원 사천이명. 이상 없습니다."
모두 보고가 끝나자 김헌우가 대표로 보고한다.
"총 원, 삼만 이천 팔백 이십오명입니다."
3만 2천 8백 2십 5명.
천군과 하얀이빨이 빠져서 이 정도다. 아르센국의 병사들 때문인지 처음 출정할때와 비슷한 숫자였다.
"알겠다."
지현철이 석판을 가운데로 드민다.
위에 무언가 적혀있었고, 그 크기는 탁자 위에 있는 모든 이들이 보기에 충분히 컸다.
"보다시피 전군 공격에 들어간다."
"알겠습니다."
당연한듯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거기에 적혀있는 것은……, 아니지. 그려져 있다는게 맞겠군. 그려져 있는 것은 파폔국의 마을지도다. 붉은날개에 파견간 베넨과 단원들의 정보를 토대로 그린것이다."
모두 집중한다.
"해서 이곳 연천의 수비를 위해 명군 명군 천과 아르센국의 병사 천을 남겨 총 2천의 병력을 남겨 수비를 맡긴다. 그들은 남아 주변의 마을들을 재점령 및, 조선에 대해 교육을 하고 이주민들을 뽑아 옮기는 작업을 할 거다. 또한 후에 오는 병력과 조선에서 넘어오는 이주민들을 위해서도 건부관 게프의 도움을 받아 목책을 허물고, 석성을 지을 것이다."
숨을 고르고 말한다.
"석성을 지을 병력은 병사들이 아닌 남은 주민들이다. 그들로 하여금 돈을 주어 정착비를 마련케 하고, 기술을 가르쳐 노예 와 거지들의 자립도를 높일 것이며, 앞으로의 계획들을 위해서 성을 짓는 고급인력들을 양성할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그의 노련함에 모두 혀를 내두른다.
"내일 아침 우리는 바로 출발 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지현철이 말한다.
"예비군과 루네는 남은 인원들을 추려 경계근무를 서게하라. 공격을 하는 병사들은 오늘 밤 전부 취침에 이르게 하라. 또한 환자들을 이곳에 둬 완전히 치료하게 해서 병력을 보존하라."
"충!"
"알겠습니다."
르세르가 침을 꼴깍 삼킨다.
'이렇기에 조선군이 강군인 것인가. 대단한 자다. 역시 일국의 왕이구나. 아르센국의 적이 아닌게 참으로 다행이구나.'
지현철이 명령을 다 내리자 질문한다.
"건의사항이나 질문사항 있는가."
없었다.
"좋다. 그럼 이쯤에서 끝내고 전부 쉬도록하라. 그리고 맡은 바 임무는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충!"
"충!"
"끝내자."
지현철이 자리에서 일어나 집무실에서 나간다.
그리고 그 집에서도 나온다.
김태진, 김헌우, 카로파가 뒤따라 나온다.
예비군과 루네는 명령을 받은지라 서로 말을 맞추기 위해 집무실에 남아 상의한다.
당연히 르세르또한 남는다.
포개 배긴스도 원래없지만 임시로 명군의 대장을 따라다니며 조언과 함께 배우는 직책이기에 예비군 뒤에서 대기한다.
처음 넘어올때만 해도 보름달이던 달이 반달이 되어 그들을 비추고 있다.
"날이 제법 차구나."
"그렇습니다. 감기 걸릴까 두렵습니다. 어서 들어가 쉬시지요."
"그래."
조선의 깃발이 박힌 막사에 들어간다.
들어가는 것을 본 셋은 물러난다.
"아따, 나는 전하만 보면 두렵당께요."
"……."
"강인한 분이시다."
김헌우는 말이 없고, 김태진만 답한다.
"확 전투 빨리해야 안칸디요? 빨랑빨랑 점령 해버리고 쉬잖께요."
"……."
"빨리빨리 해야지."
역시 말이 없고, 김태진만 말한다.
"거시기, 우덜들은 강한께 질리 없당께요."
"……."
"당연하지."
셋은 각자의 단이 있는 곳까지 갈동안 이 상태를 유지했다.
다음 날.
출발 준비로 부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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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4월 1일. 만우절이고, 3월에서 4월로 달이 바뀌었어요.
새로 시작한 달 답게 마음각오를 다지는게 어떨까요?
벚꽃 축제 시즌도 다가오니 한 번은 밖에 나가서
산책해 새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전 군부대라서ㅡㅡ
빡친다ㅡㅡ 벚꽃을 부대에서 보다니ㅠㅠ
4월 16일 말년휴가ㅎㅎ
치우1999님 감사합니다^^
크론다님 아무래도 사람이 부족하다보니까요^^
가족의힘님 그러게요ㅎㅎ 앞으로의 가능성과 당당함을 보고 바로 뽑으면 망하니깐 적어도 기회는 제공해줬으면 좋겠네요^^
LoL헤헷님 어떻게 보면 참... 어리석은 군주죠ㅠㅠ
솔숲바람소리님 님의 말처럼 항상 이런 때는 뒷통수가 존재하고, 위험하죠^^
STAGE님 감사합니다^^
에리히하르트만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Sprit GunMaster님 그래서 천천히 준비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