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한태제-113화 (11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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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13話 - 연천(漣川)

그 바람은 그대로 내려가 평원을 훑으며 군영의 막사를 철수하고 있는 병사를 지나 목책위를 보수하고 있는 병사들까지도 훑는다.

목책 위에 있던 병사들도 붉은날개를 보았는지 목책에서 수십의 병사가 달려온다.

"정지, 정지! 부대와 직급, 성명을 말하시오!"

기는 명군의 기였다.

"붉은날개 분대장 베넨. 붉은날개 단장 김헌우님의 명령을 받아 작전수행을 마치고 복귀중이다."

"확인했습니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군기잡힌 모습에 하르트만이 조용히 감탄한다.

삼백의 대원들이 목책안으로 들어가자 마을에 붙어 보수를 하고 있는 모습이 가장 먼저 보였다.

또한 목책과 집사이에 있는 공터에 포로들을 수용하며 감시하고 있었고, 집안에 있는 병장기를 모두 수거해 공터에 쌓아놨다.

"전투가 막 끝났나 보구나."

"그런거 같습니다."

베넨이 맞장구친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자 분주히 움직이는 병사들이 보였다.

주변에 있는 난잡하게 지어진 목조건물들을 전부 철거시키고 평탄화 작업을 한 후 평원에 있던 막사를 그대로 가져와 펼친다.

중앙 루이후작이 쓰던 건물이 나왔다. 건물이 제법 깨끗해 지금 지현철이 들어가 있는 상태다.

"정지. 이곳은 출입제한구역입니다."

집문 앞에 조(朝)가 적혀 있는 깃발이 박혀 있다.

조선의 왕을 뜻하는 깃발이다.

"전하께서 안에 계시냐."

"그렇습니다."

"혹, 김헌우단장님께서 어디 계신지 알아?"

"안에 계십니다."

"그래? 안에 신호를 넣어줄 수 있나. 작전을 나갔던 베넨이 돌아왔다고."

"알겠습니다."

병사가 옆에 신호를 주자 병사가 안에 들어간다.

잠시 후 그 병사가 나오더니 귓속말을 건넨다.

"베넨님.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알겠다."

베넨이 뒤를 돌아본다.

"너희들은 지금 붉은날개가 있는 곳에 합류해 쉴 수 있도록. 그리고 마법사님이랑 마르테사이트 가시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루이 후작이 쓰던 집으로 들어가 안쪽에 있는 집무실로 들어갔다.

"아벤톡크."

"하명하시옵소서."

"삼천의 병력은 어찌 두었느냐."

"……."

김헌우도 알고 있는지 눈을 감고 뒤로 물러선다.

명령을 내리고 중간에 합류한 김태진또한 김헌우 옆에 선다.

아벤톡크는 그들 가운데서 대답을 하지 못한채 고개를 숙인다.

"말해봐라."

"전투에 패배했습니다."

"허면. 그들을 찾으려고 했는가."

"……아닙니다."

"어째서 찾지 아니했는가."

"……저 또한 인질로 잡혔기 때문입니다."

등을 돌리며 아벤톡크를 똑바로 쳐다본다.

"그럼 지금은 어떻게 여기 서있는가."

"붉은날개 분대장 중 한 명인 하론분대장이 저를 구하였습니다."

"전우는 죽었는데 너는 살았는가."

"……."

"마법사가 그리 무서웠던가."

"무섭지 않습니다."

"허면."

아벤톡크가 무릎을 꿇는다.

"마법사는 무섭지 않았습니다. 두렵지도, 떨지도 않았습니다."

"헌데."

"다만 저를 마법으로 멈추게 하여 무력감을 갖게하는것이 치가 떨리고 분노가 솟아올랐습니다."

"그럼 복수를 하면 될 것아니냐."

"그 복수를 할 수 없음이 저는……."

마지막말을 잇지 못한다.

"그럼. 탈출하고 나서 부하들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는가."

"……."

"이곳에 104명이 민간인으로 잠복하고 있더군.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들은 우리에게 힘을 주었다."

"……."

"너는, 분대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

"붉은날개라는 왕실근위대 삼천을 허무하게 잃은 죄. 전우의 뒷일을 책임지지 않은 죄. 핑계를 대는 죄."

"저를 죽여주십시오."

아벤톡크가 읊조렸다. 음울한 목소리다.

"그래. 참수감이다. 너의 목을 베도 할 말이 없다!"

"……."

"허나, 그 분대장을 지휘한 대장의 잘못 아니냐! 그 죄인 김헌우를 참수해야한다."

김헌우가 말없이 검을 꺼내 자신의 목에 댄다.

"내가 언제 바로 죽으라 했나!"

"……."

검을 목에 댄채 조용히 대기한다.

"아까 까지만 해도, 나는 너의 목을 베려 했다."

"……."

"근데, 그 104명의 대원들은 나에게 말하더군. 절대 죽이지 말아 달라고. 그는 좋은 분대장이며, 뛰어난 분대장이라고."

지현철이 아벤톡크 앞에가 쪼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췄다.

"해서, 누군지 궁금했다. 나를 가장 근접에서 호위하는 분대장이 누군가. 나는 궁금했다. 그리고 분대원들의 신뢰를 무한히 받고 있는 분대장이 누군지 궁금했다."

두 손을 뻗어 아벤톡크의 투구를 직접 벗겼다.

머리에도 상처가 무수히 많았다. 누가봐도 이것은 전투가 아닌 고문에 의한 상처였다.

"……헌데 너의 모습을 보니 죽일 수 없겠더군. 부하들의 신뢰를 받는자를 죽인다면 신뢰있는 자를 죽인 신뢰없는 자가 될 테니까. 하지만 벌을 내리지 않는다면 분명 말이 있을터."

일어선다.

"너의 분대장 자리를 박탈한다."

"……알겠습니다."

"왜, 기분이 좆같은가."

"아, 아닙니다."

아벤톡크가 당황한다.

"좆같으면 너가 왕하든가."

"아, 아닙니다."

"그리고 너에게 후방이란 없다. 항상 최선봉에 서서 공을 세워라. 너의 직책은 분대장이 아닌 붉은날개 한 명의 대원일 뿐이다. 이 정벌이 끝났을 때 너의 능력을 보고 평가하겠다."

"……알겠습니다!"

"미친듯이 싸워라. 미친듯이 이겨라. 그리고 너를 나에게 증명해보아라. 또, 너를 위해 죽은 전우를 위해 증명하라. 헛된 죽음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과연 군법을 어기고 기회를 줄 정도의 인물인지."

"충!"

아벤톡크가 진심으로 고개를 숙여답했다.

똑똑.

노크소리가 들린다.

"전하. 밖에서 붉은날개 분대장 중 하나인 베넨이 들어오기를 청하옵니다."

"들어오라 일르라."

"충!"

발소리가 멀어진다.

"아벤톡크."

"옛."

"분대장 뱃지를 반납하고, 무기또한 일반대원의 장창과 검으로 바꾸어라."

"충."

"가보거라."

"충!"

아벤톡크가 일어나 허리춤에 묶인 중장검을 벗어 정중히 놓고, 두정갑 안쪽 왼쪽가슴에 붙어있는 분대장 뱃지를 빼 검 위에 올려논다.

"가보겠습니다. 충!"

아벤톡크가 문을 열고 나간다.

동시에 베넨이 들어온다. 뒤로 에리히 하르트만과 마르테사이트가 들어온다.

"전하를 뵈옵니다!"

들어오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를 표한다.

하르트만과 마르테사이트 역시 일국의 왕에게 예를 표한다.

지현철이 고개를 끄덕여 받아준다.

대충 내용을 알고 있는 턱에 따로 설명은 듣지 않았다.

"저들은 누군가."

베넨이 설명하려 했으나 하르트만이 직접 자기자신을 설명한다.

"반갑습니다. 저는 떠돌이 마법사 에리히 하르트만이라 하옵니다."

"마법사?"

"그렇습니다."

지현철이 눈동자를 돌려 앳된 소년을 본다.

"저 역시 떠돌이 음유시인 마르테사이트입니다."

"……."

에리히 하르트만은 생각보다 젊은 왕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마르테사이트는 어리지만 위압감있는 모습에 움츠러 든다.

지현철은 이 둘의 모습에 호감이 갔다.

마법사와 음유시인.

"신기한 조합이군."

"허허, 그렇지요."

에리히 하르트만은 늙은마법사답게 많은 것을 보고 왕들도 많이 만났다.

"베넨."

"하명하십시오."

"그래서 이들을 데리고 온 이유는."

"앞의 행로가 파폔국이라 알고 있습니다."

"……."

"이 둘 또한 파폔국과 척을 친 사이입니다. 잘은 모르겠으나 훈련단에서 교육받을때 적의 적은 친구라 배웠기에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마법사가 없기 때문에……."

끝 말은 잇지 못하고 눈치를 살폈다.

"아니다, 잘했다. 수고했으니 이만 가서 쉬거라."

"충!"

베넨이 예를 표하고 나간다. 나감과 동시에 샤인 비커스와 포개 배긴스, 데르가 들어온다.

"충!"

셋이 들어오며 고개를 숙여 예를 보였다.

"무슨 일인가."

샤인 비커스가 앞으로 나선다.

"전하. 보수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앞으로의 일을 회의 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런가……."

에리히 하르트만이 셋을 쳐다본다.

유약하게 생겼지만 자연스레 풍겨나오는 당당함이 신기한 비커스와 중후한 분위기를 풍겨 자신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포개 배긴스. 그리고 아직은 아니지만 분명 나중에 큰 인물이 될 듯한 데르.

그들을 보자 속으로 생각한다.

'어째서, 이런 몬스터대륙에 저렇게 커다란 인재들이 있는거지?'

지현철이 밖에 있던 병사들을 시켜 의자와 탁자를 준비시킨다.

곧 전부다 자리에 착석한다.

그리고 회의라는 소식을 들은 카로파와 루네, 르세르가 들어온다.

르세르는 루네 뒤에 가서 선다.

둥그런 탁자가 있고 지현철 문과 정면으로 앉았고 왼쪽부터 김태진 데르, 샤인 비커스, 에리히 하르트만, 마르테사이트, 루네, 카로파, 김헌우가 앉았다.

"알다시피, 부른 이유는 앞으로의 계획을 짜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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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2연참~

STAGE님 참 빠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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